어설픈꿈

시 - 모든 비는 눈이었다

공현 2018. 12. 13. 00:45


모든 비는 눈이었다

모든 비는 한때 눈이었다
세상보다 먼저 온기를 만나
조금 일찍 흘러버린 눈물

그러니 모든 슬픔도 한때는
반짝이는 기쁨이었을지 모른다
말라버린 뒤뜰을 덮어줬던

녹아서 질척해진 빗물만이
땅속까지 적실 수 있듯이
아름답기만 하던 우리의 시간들도
체온을 만나 숨결에 부딪혀
아픔으로 슬픔으로 눈물로 흐르고

비로소 나는 너에게 스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