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꿈

시 - 나의 분노

공현 2010. 5. 5. 02:05


나의 분노

나의 분노에는 답이 없다
구부러진 골목길 아무런
낙서조차 없는 벽 앞에 선
갈색 고양이처럼

나의 분노에는 꿈이 없다
더러워진 일기장을 팔랑이다
알람시계를 맞추고 곯아떨어진
자동입출금기보다도 잠이 부족한
알바생의 얼굴처럼

나의 분노에는 이름이 없다
희미한 눈썹의 꿈틀거림
더부룩한 뱃속의 뒤틀림
낙상한 적도 없이 눈두덩에 앉아서
술잔을 기울이던 눈물방울처럼

나에게는 분노가 없다
내 손으로 부숴버린 휴대전화와
슬픔으로 부어있는 몸뚱아리 말고는
나에게는 분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