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꿈

[출범선언] 시민의 힘으로 학생인권조례제정을 향한 힘찬 항해를 시작한다

공현 2011. 3. 25. 09:44



시민의 힘으로
학생인권조례제정을 향한 힘찬 항해를 시작한다

우리는 오늘, 학생의 인권이 존중되는 민주교육을 향한 힘찬 항해를 시작한다. 학생이 교사를 존경하기보다 두려워하도록 만드는 교육, 체벌․폭언․차별 등 온갖 인간적 모멸이 판치는 교육, 거짓 동의와 거짓 자백이 강요되는 교육, 격려와 소통은 온데간데없고 강압과 지시만이 지배하는 교육이 우리가 떠나온 출발지다. 존중의 기쁨과 자유의 공기를 갈망하는 학생들이 뱃머리에 서서 우리의 항해를 재촉한다. 부당한 규정을 둘러싸고 학생들과 숨바꼭질을 벌이느라 교육자로서 자긍심을 찾을 길 없던 교사들이 함께 승선했다. 가혹한 경쟁과 훈육 시스템에 학생들이 볼모잡혀 있는 사이 자신조차 볼모가 돼야 했던 학부모도, 인권과 민주주의를 가르쳐야 할 학교가 외려 독재와 차별의 가치를 확산하는 현실을 두고 볼 수 없는 시민사회도 우리 항해의 동반자다.

우리 앞에 놓인 기나긴 항해의 첫 정박지는 서울학생인권조례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이 자유와 참여 속에서 배움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학교, 감당할 만한 배움과 다양성이 꽃피는 학교, 차이가 낙인과 배제의 이유가 되지 않는 학교,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신뢰와 소통이 복원된 학교를 그리는 기본 설계도다. 신민 양성과 특권의 도구로 전락해버린 교육을 본디 자리로 돌려놓기 위한 변화의 물꼬다. 이 항해는 ‘다른 교육은 가능하다’고 믿는 시민들의 열망과 행동을 동력 삼아 전진한다. 교육감의 의지나 교육청의 역할만 믿고 기다릴 수 없는 이유다. 우리의 항해가 순조로울 리 없다. 벌써부터 학생인권조례를 좌초시키려는 보수의 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미성숙한 학생에게 인권은 위험하다는 꼬드김이 시민들을 현혹한다. 학교가 정치의 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부채질하는 손길도 바쁘다. 교권 보장이 우선이라는 으름장도 만만찮다. 우리는 ‘학생도 인간’이라는 소박한 진실, ‘성숙은 나이와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성숙할 기회에 비례한다’는 믿음, ‘학생이기에 더더욱 풍요로운 권리를 맛볼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나침반 삼아, 저 역풍을 단호히 돌파하면서 힘찬 항해를 이어나우리는 서울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는 그날까지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항해는 서울에서 멈출 수 없다. 학생인권조례가 전국 곳곳에서 힘찬 날갯짓을 펴는 그날까지, 힘차게 노 저어 나가자. 학생인권조례를 계기로 저 견고한 학교의 담장을 녹이고 인권이 꽃피는 새로운 교육을 일구어내자.

2010년 7월 7일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

함께하는분들: 건강세상네트워크,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관악동작학교운영위원협의회, 교육공동체 나다, 국제엠네스티 대학생 네트워크, 군인권센터, 대안교육연대, 대한민국청소년의회,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동성애자인권연대, 문화연대,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민주노총서울본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불교인권위원회,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 서초강남교육혁신연대모임, 어린이책시민연대, 원불교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운동사랑방, 전교조서울지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서울특별시지부,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즐거운교육상상, 진보교육연구소, 진보신당서울시당,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서울지부, 청소년다함께,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서울지부,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평등교육실현을위한서울학부모회,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학벌없는사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흥사단교육운동본부,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 개인활동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