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꿈

시 - 감옥에서8 - 그립다, 늦잠이

공현 2013. 1. 23. 11:45



감옥에서 8

    - 그립다, 늦잠이



   그립다, 늦잠이. 물기 짜듯 몸을 비틀어 잠을 짜내도 폐부 어디쯤 남아있는 잠의 씨앗들이 덜그럭거린다 숨쉴 때마다 이물감 썩어 발효되며 열기가 손발에 머리에 오르고 다시 뒤척인다 아침을 뒤적거린다 괜스레


  그립다, 늦잠이. 남이 정한 같은 시간에만 잠을 깨는 일 단 하루의 일탈도 없이 좀 역겨운 일이다 역시 내일과 어제와 오늘이 아파트 단지처럼 도열한다 몹시 혼란스럽게 규칙적이라 울렁이는


  보고싶다, 늦잠이. 부드러운 거품 같은 여유가 목마르다 이번명절 특식은 늦잠으로 주시지요 감칠맛 나는 늦잠을 맛보게 안기고픈 사랑 숨쉬고픈 공기를 늦지 않아야 한다고 짧게 당겨진 가늘어진 잠 속에 늦잠을 꿈꾸고 다시 꿈꾸고


   그립다, 늦잠이. 햇살의 기척에 이유 없이 문득 눈을 뜰 권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