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 3

시 - 우리의 항해

우리의 항해 홀로 새벽을 표류할 때면 무얼로 알 수 있을까 나의 경도를 별도 지워진 골목에 서면 별로 까닭도 없이 불안해진다 부지런한 걸음들이 부질없는 구름으로 감춰질까봐 지켜보던 나침반도 지쳐버린 침묵 아래 멈춰질까봐 햇빛이 눈썹까지 번져올 때야 입술로 기억해낸다 너의 번호를 널 부를 순 없지만 함께 탈 차편을 예매하기엔 우리의 예정이란 애매한 일이지만 외워둔 번호가, 외롭다고 말할 상대가 있다는 것 바라볼 사랑이 있다는 그 사실로 나는 출범할 수 있는 것이다

어설픈꿈 2018.04.28

2013년쯤 감옥 안에서 청소년 참정권 관련해서 했던 생각을 돌아보며

감옥 안에서 청소년 참정권과 선거권 제한 연령 기준 인하에 대해 썼던 글이 생각나서 뒤적여 보니까, 그때 18세 이하로의 선거권 제한 연령 기준 인하나 청소년 참정권 확대에는 우선 두 가지 정도가 필요할 것 같다고 적었었다. - 먼저, 4.19 혁명 이후 1960년에 선거권 제한 연령 기준이 인하되었고, 2005년 법 개정도 1987년 시민혁명 이후 지연된 민주화 이행 과정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1987년 6월 항쟁후 보수적 이행을 거쳐 2004년 이후에야 정치적-제도적 민주화가 달성된 것으로 평가하는 견해를 받아들여서.)... 그래서 어쩌면 만18세 이하로의 선거권 제한 연령 기준 인하는, 1987년에 준하는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사건이 있어야 가능할 수도 있다고. (*물론 선거권 제한 연령 기..

지나가는꿈 2018.04.18

안녕하세요, 언젠가 죽을 여러분.

안녕하세요, 언젠가 죽을 여러분. 돌이켜보니 제가 병역거부로 수감되어서 강제적으로 1년 이상 쉬는 기간을 가졌다가 출소하고, 다시 활동을 시작한 지가 만으로 4년 반 정도, 5년째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 이전에 6년 정도를 활동하다가 2011년 12월 정도부터 쉬었으니까, 긴 휴식 전에 살아왔던 만큼의 시간의 80% 정도의 시간을 또 어느샌가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일이라는 게 그렇지만, 오랫동안 활동을 해온 사람일수록 과거 자신이 했던 일들이 지금의 자신을 또 옭아맵니다. 요는 2013년 이후의 5년의 활동의 밀도가 훨씬 높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과거의 이야기를 공유하거나 정리할 사람이 나밖에 없구나 하는 고독감과는 별개로 나밖에 할 수 없는 역할들이나 내가 쌓아올려서 그 앞을 또 내다봐야만..

울것같은꿈 2018.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