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영씨는 항상 편지를 새벽에 쓰는군요. 그것도 습관일까요? ㅎㅎ 며칠은 대구에 가서 부모님이랑 있었고, 또 며칠은 여행도 했고, 며칠은 몸살이 나서 누워있었고, 그러다가 답장이 많이 늦었어요. 어느새 봄이 다 됐네요. 발렌타인데이, 그날밤은 결국 홍대에 사는 다른 친구 집에 가서 신세를 졌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꾸역꾸역 일어나서 부천 법원에 갔지요. 그때 말했던 거 같은데, 병역거부로 수감이 되는 친구의 선고공판이었습니다. 법정에서 구속이 되어 눈앞에서 사라진(?) 친구를 보내고... 그날은 기분이 우울하고 싱숭생숭하기도 했고, 하루종일 숙취 때문에 정말 고생이 많았습니다. 저는 술을 좀만 많이 먹으면 몸이 다음날 바로 숙취를 호소하는 솔직한, 다른 말로는 술이 별로 세지 않은 타입이라서요. 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