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조례'에 해당되는 글 81건

  1. 2013.11.19 따끈할 권리! 청소년 겉옷 규제 폐지하라!
  2. 2013.10.03 [논평] 교육부는 스스로 판 함정에 빠지지 말고 학생인권 보장에 적극 나서야 한다 - 교육부의 '임신․출산한 학생의 교육권 보장 등' 정책에 대해
  3. 2013.09.13 [아수나로 성명] 우리는 두렵다, 그래서 말한다. - 국가정보원 발, 우리 사회에 퍼져가는 ‘종북몰이’ 탄압에 대해
  4. 2013.09.02 『파란만장 -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백서』 발간! 신청받습니다~
  5. 2013.08.25 ‘청소년운동론’ 예고편
  6. 2012.03.16 『가장 인권적인, 가장 교육적인 - 학생인권이 교육에 묻다』가 출간되었습니다. (3)
  7. 2012.03.10 학생인권조례 없애기 나선 동아일보 (1)
  8. 2012.03.09 [한겨레21 노땡큐] '학생조합'과 민주주의 (1)
  9. 2012.01.30 왜 "학생인권조례"인가 (3)
  10. 2012.01.21 [인권오름] 서울 학생인권조례의 의미, 꼼꼼히 들여다보기
  11. 2012.01.19 01.25 “폭력이 부르는 폭력, 차별이 부르는 폭력” - 학교폭력의 해법 모색과 인권친화적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집담회 (2)
  12. 2012.01.18 미조직된 시민들의 호응으로 만들어진 서울학생인권조례 (1)
  13. 2012.01.09 [성명] 법적 요건조차 갖추지 않은 서울학생인권조례 재의 요구는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전면 부정!
  14. 2012.01.06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에서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 환영 서한을~
  15. 2012.01.06 치안, 정치, 청소년인권운동, 학생간폭력
  16. 2011.12.19 두 번째 노땡큐 칼럼 : 차라리 ‘차별하라’고 말하라 (1)
  17. 2011.11.17 UN아동권리위3.4차최종견해 : 한국에 성적 지향, 비혼모 등 차별금지, 체벌금지, 정치활동 보장, 경쟁적 교육 개선 등 권고
  18. 2011.10.21 이번주말, 경기도 상벌점제 토론회와 청소년 정치적 권리 토론회
  19. 2011.10.18 청소년운동을 하면서 받는 질문들 (2)
  20. 2011.10.13 학생인권조례의 기본 철학
걸어가는꿈2013.11.19 19:51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수원지부에서 거리 캠페인을 하면서 만난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한 게 추운 날 외투, 겉옷 규제여서

그 목소리를 담아 만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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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3.10.03 21:22


[논평] 교육부는 스스로 판 함정에 빠지지 말고 학생인권 보장에 적극 나서야 한다

- 교육부의 '임신․출산한 학생의 교육권 보장 등' 정책에 대해


  교육부가 학교에서 임신․출산한 학생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학칙, 연애(소위 "이성교제")나 신체접촉을 이유로 징계를 하는 학칙 등을 개정하도록 점검하라는 방침을 전달했다고 언론이 보도했다. 이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차별 없이 인권을 보장받도록 하기 위해 진작 이루어졌어야 할, 당연한 조치였다고 할 것이다. 학생의 사랑과 교제에까지 학교가 간섭하고 강제하는 것은 학생의 사생활의 자유와 성적 자기결정권을 짓밟는 반인권적․반교육적인 행태라고 여러 차례 지적되었다. 학생 비혼모 등 임신․출산한 학생에 대한 차별 문제도 여러 차례 개선 권고가 있었다. UN아동권리위원회와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는 각각 임신․출산한 학생에 대한 차별과 교육권 박탈 등을 개선하라고 권고했던 바 있다. 이에 따라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도 임신․출산한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을 내놓았었다. 이번 교육부의 조치는 그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학칙을 점검하도록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교육부의 이러한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환영한다. 또한 학생들의 인권 보장을 위해 더 실효성 있고 적극적인 노력을 주문한다.


"학생인권조례 반대" 입장과의 자가당착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교육부의 모순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부는 그동안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무효소송까지 강행하는 등 온갖 시비를 걸었다. 또한 학생인권조례의 차별금지 조항 내용 등을 들며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것을 반대 이유 중 하나로 거론했다. 그러나 비혼모 학생 등 소수자 학생들에 대한 차별금지 조치는 꼭 필요하며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교칙은 바꿔야만 한다는 것을 교육부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음을 이번 조치에서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교육부는 학생인권조례 시행을 지지해야 하는 것 아닌가? 또한 교육부는 학생인권조례의 "임신․출산을 이유로 한 차별금지"가 '임신 조장'이라는 황당한 오해와 편견에 대해, 앞장서서 차별금지 정책의 필요성을 설득했어야 맞는 것 아닌가? 교육부가 그동안 소위 '진보교육감'을 깎아 내리려는 정략적인 이유로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편견과 억지에 편승하고 학생인권조례를 공격한 것은 아닐까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또한 교육부는 학생인권조례가 학교장의 학칙 제개정권을 제한하므로 위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의 이번 조치에서 알 수 있듯이 인권을 침해하는 학칙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시정하도록 할 수 있어야 옳다. 학칙 제개정권이란 인권과 교육의 기준 안에서, 상급기관의 감독에 따라서, 그리고 민주주의의 가치와 절차를 따라서 행사되어야 할 권한이다. 인권 보장의 원칙이 학교의 자율성에 우선하는 것임은 당연하다. 학생인권조례 역시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원칙과 기준을 제시하고 교육청이 학교들을 감독․지도할 근거를 제공하는 법일 따름이다. 학생인권조례가 학교의 자율권을 침해한다는 것은 학교가 학생들의 인권을 짓밟을 자유가 있다는 말과 다름없는, 말도 안 되는 논리이다. 그러므로 교육부는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무리한 소송을 취하하고, 자가당착적인 억지 부리기를 중단해야 한다.


스스로 판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교육부는 이번 조치가 언론에 보도되자 <설명자료>를 내며 "권고하는 것"이라고 한 발 물러나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교육부가 처음에 보낸 자료 어디를 살펴보아도 권고한다는 내용은 없다. "학생 미혼모 등 학습권 보장 관련 점검을 실시"하라고 하며 "징벌적 학교규칙 제·개정 실태 점검"을 학교별로 교육청 단위로 실시하라고만 하고 있을 뿐이다. 교육부가 이처럼 꼭 필요한 인권 정책에 관해서 언론보도 뒤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전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우리는 교육부의 소극적인 <설명자료>를 보면서, 교육부가 학생인권조례를 무리하게 공격하며 스스로 판 함정에 빠진 것은 아닌가 우려스럽다. 교육부가 학생인권조례를 무력화하기 위해 학교에 대한 관리감독의 권한과 인권보장의 의무를 포기하는 길을 택한다면 이는 심각한 주객전도일 것이다. '임신·출산한 학생의 교육권 보장', '연애를 이유로 학생을 징계하는 학칙의 개정' 등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 인권 보장 조치이다. 교육부가 눈치를 보며 권고만 하고 말 사안이 아니다. 차별 없는 교육 등 인권보장을 위한 정책은 교육부부터 학교까지, 교육기관의 의무가 되어야 한다. 교육부는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무리한 제동 걸기를 철회하고, 학생인권 보장 정책의 필요성을 공식 인정해야 한다. 그 뒤에 한시라도 빨리 교육청, 학교 구성원, 시민사회 등과 함께 힘을 모아 학생인권 보장에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2013년 10월 2일
인권친화적 학교+너머 운동본부

강 원교육연대/ 건강세상네트워크/ 경기학생인권실현을위한네트워크/ 경북교육연대/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관악동작학교운영위원협의회/ 광주교사실천연대 ‘활’/ 광주노동자교육센터/ 광주비정규직센터/ 광주여성노동자회/ 광주인권운동센터/ 광주인권회의/ 광주청소년인권교육연구회/ 광주청소년회복센터/ 광주YMCA/ 교육공공성실현을위한울산교육연대/ 교육공동체 나다/ 국제앰네스티대학생네트워크/ 군인권센터/ 노동자연대 다함께/ 녹색당+/ 대안교육연대/ 대한민국청소년의회/ 대한성공회정의평화사제단/ 동성애자인권연대/ 무지개행동 이반스쿨팀/ 문화연대/ 민주노총서울본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불교인권위원회/ 서울교육희망네트워크/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 서초강남교육혁신연대/ 시민모임 즐거운교육 상상/ 십대섹슈얼리티인권모임/ 양평교육희망네트워크/ 어린이책시민연대/ 원불교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법률공동체 두런두런/ 인권운동사랑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공무원노동조합서울지역본부/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부설 한국아동청소년인권센터/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진보교육연구소/ 진보신당연대회의 청소년위원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청소년다함께/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충북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 통합진보당서울시당/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학벌없는사회/ 학생인권을위한인천시민연대/ 학생인권조례제정경남본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성폭력상담소/ 흥사단교육운동본부/ 희망의우리학교/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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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3.09.1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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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우리는 두렵다, 그래서 말한다.
- 국가정보원 발, 우리 사회에 퍼져가는 ‘종북몰이’ 탄압에 대해



  정말이지 말 그대로 시절이 수상하다. 국가정보원은 자신들이 선거 때 온라인에서 여론 조작을 벌여온 것이 드러나자 ‘종북세력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말한다. ‘종북세력’을 막기 위해서란 명분만 있으면 법이 정한 권한을 벗어나도 된다는 생각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던 국가정보원은 지난 8월 28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국회의원 등이 “내란예비음모”와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 혐의로 압수수색을 하고 통합진보당 당원들 등을 체포했다. 그 뒤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도 국회에서 거의 광속(狂速)으로 통과되었고, 이석기 의원은 구속된 상태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그 이후다. 극우언론들은 체포동의안에 반대하거나 기권한 의원들도 ‘종북’일 수 있다고 몰아간다. 극우단체와 반공주의자들은 폭력과 협박까지 감행한다. 입건된 이들과 관련된 사람․단체에 대해서는 각종의 혐오발언, 위협, 차별 등이 가해지고 있다.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강의를 한 사람이 신고당한 사례도 있다. 청소년 시국선언을 한 단체가 운영상 비청소년 개입 등 문제로 갈등을 빚자, 극우언론은 ‘청소년은 정치에 물들어선 안 된다’라는 논조를 깔고서 이 사건을 ‘<이석기 키즈>를 만들기 위해 종북세력이 청소년에게 접근하여 이용하려 한 것’이라고 갖다 붙인다. 심지어 충북교총은 학생인권조례도 내란예비음모와 연관된 것 아니냐며, 조례 초안을 작성한 사람을 수사하라고 촉구하기까지 했다. 사람들은 묻는다. 혹시 너도 종북 아니냐, 거기 연관된 것 아니냐고. 그 중에는 두려움 때문에 묻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혹시나 너나 나도 ‘종북’으로 낙인찍히고 피해를 입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말이다.


우리는 두렵다


  그렇다. 우리는 두렵다. 이것이 누구나 ‘종북 아님’,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 체제에 동의함’을 인증해야만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그런 노골적인 폭력과 차별의 시작일까 두렵다. 극우언론 등은, 저들은 이미 유죄이고 저들에게 돌을 던지지 않으면 너도 유죄가 될 것이라고 윽박지르고 있다. 이러한 전개는 우리 사회 전체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 사람들이 변화를 상상하고 참여하는 것을 주저하게 하고 있다. 체제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만 쩌렁쩌렁 울리고, 체제를 어떤 식으로든 바꾸려는 목소리는 작아지게 하고 있다.

  청소년운동도 예외는 아니다. 청소년들의 주체성이나 정치적 권리 문제는 신경도 안 쓰면서 ‘종북세력’들이 <이석기 키즈>를 만들려 한다는 언론들을 보라. 학생인권조례가 내란과 연관되어 있는지 수사하라고 하는 교사단체의 성명을 보라. 청소년들의 시국선언이 불온세력에게 조종당한 거라고 말하는 꼰대들을 보라. 우리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청소년에게 정치적 권리를 보장하라고 주장한다. 나이에 따른 위계와 차별, 나이주의를 비판한다. 학생들에게 고통을 주고 학생들을 죽음과 불행으로 내모는 교육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싶어 한다. 청소년을 억압하는 국가주의․자본주의 등을 반대하고 청소년의 해방과 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우리는, 충분히 불온하고 위험하게 보일 수 있다. 체제 전복 세력이나 ‘종북세력’으로 몰릴 수 있고 처벌 받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그 때문에 우리의 활동을 망설이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우리에게 무시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이다.

  1995년, 청소년단체 ‘샘’이 국가보안법으로 기소된 사건이 있었다. 그때도 공안당국 등은 ‘샘’이 이적단체를 결성했고 체제를 전복시키려고 했다고 했다. 결국 이적단체 결성은 근거가 없음이 드러났고, 민족문화의 일환으로 택견을 배운 것이 무장세력 양성이었다고 했던 것 등 공안당국의 개드립은 웃음거리로 남았다. 그렇지만 ‘샘’ 활동가들은 국가보안법의 반인권적 조항인 찬양·고무, 이적표현물 소지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당시의 청소년단체들은 탄압에 시달려야만 했다. 지금은 과연 다를 것인가? 우리 아수나로도 뚜렷한 근거 없이 언론과 온라인 등에서 ‘전교조가 길러낸 홍위병’이라는 등의 비난을 받아왔다. 중국 공산당이 배후에 있다는 이상한 음모론도 들어봤다. 근거 없는 비난과 억측에 불과해서 무시했던 그런 이야기들이, 이제 실체를 가질지도 모른다. 정부와 극우언론 등의 합작으로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의 ‘다른’ 이들에 대한 혐오와 배제가 그것을 가능케 할 것 같아 보인다. 그것이 우리를 두렵게 한다.


그래서 우리는 말한다


  두려움을 알고서도 맞서 싸우는 것이 용기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먼저 우리의 두려움을 고백한다. 그리고 그 두려움과 우리를 두려워하게 하는 것들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사람들에게 말하고자 한다. 사람들을 두렵게 하지 말라고, 그래선 안 된다고 말하려고 한다.

  만약 정말로 이석기 의원 등이 북한 정권을 옹호하거나 전쟁을 대비한 무력 활동을 논했다면, 국회의원으로서 용인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우리 역시 평화를 지향하며 보편적 인권을 지지하기에,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나 남북한의 군사주의를 반대하고 비판하는 입장이다. 또한 인권 침해를 당한 피해자들을 위해서라도, 만약 인권 침해를 옹호하는 사람이 있다면 뭇 사람들에게 욕을 먹고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는 사람들이 낙선운동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표현할 문제다. 마찬가지로 인권 침해를 옹호하고 군사주의를 선동하는 다른 수많은 정치인들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겠지만 말이다.

  정말로 내란을 예비했다면, 이는 폭력을 행사하려 한 것이므로 사상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가 있다. 맞는 말이다. 지금 내란예비음모죄로 입건된 사람들의 유무죄만 논할 때는 말이다. 그 문제에서는 섣부른 피의사실 공표나 적법절차의 문제 같은 게 중요할 것이다. 국가정보원이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 내란예비음모죄라는 무리한 죄명을 들이댄 것은 아닌지, 국가보안법의 찬양․고무죄 등 반인권적 독소 조항은 어떻게 폐지할지, 그런 것들도 이야깃거리일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시작되어 온 사회로 퍼져 나가고 있는 흐름은, 이석기 의원 등만의 문제가 아니다. 북한 정권에 대한 입장이나 군사주의적 사고방식만의 문제도 아니다. 국가정보원이 시작했지만, 국가정보원만의 문제도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는 사회 전체의 경직성의 문제이다. 그것은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주며 체제를 무조건 지키려고 하는 사람들의 문제이다.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빨갱이 사냥’의 문제이다. 주류와 다른 사상을 가지고 다른 주장을 하고 체제를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을 혐오·배제하는 분위기가 우리 사회를 지배해가고 있다.

  입건된 사람들이 유죄냐 무죄냐와 무관하게, 그들과 생각이 같으냐 아니냐와 무관하게, 우리는 우리 자신의 사상과 정치를 위해 이야기하려 한다. 우리의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우리는 말한다. 다른 존재, 위험한 존재라고 섣불리 낙인을 찍은 뒤 돌을 던져도 된다고 하는 우리 사회의 폭력성을 극복하기 위해 말한다. 정부와 국가정보원은 ‘종북’을 들먹이며 사람들을 감시하고 탄압하고 여론을 조작하는 공작을 중단하라. 극우언론․단체 등은 ‘종북’몰이와 낙인찍기, 혐오 폭력과 차별을 멈춰라. 청소년인권 등 사회 전영역에 반공주의와 탄압의 잣대를 들이대는 짓을 그만둬라. 청소년을 포함해 모두에게 민주주의 사회의 주인으로서 살아갈 자유, 변화를 위해 상상하고 활동할 자유를 보장하라!



2013년 9월 13일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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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3.09.02 01:06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백서  (6년의 활동을 담은)

파란만장

   “‘청소년인권운동’이란 걸 한번 제대로 일궈내보자”
그렇게 시작했던 우리들의 활동.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6년의 활동 역사를 백서 몇 권에 담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반짝거림, 벅차오름, 두근거림, 이 모든 것들을 고스란히 전하지는 못해도 우리들의 파란만장함을 기록하고자 했습니다.
자료, 선례, 반면교사, 그리고 든든한 길동무가 되어줄 이 모든 기록들을,
청소년인권운동에 관심이 있고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를 알려는 모든 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무려 5권!  1권 :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역사

               2권 : 학생인권

               3권 : 학생인권조례 제정 운동 (경기도.서울)

               4권 : 여성주의, 노동/빈곤, 보호주의

               5권 : 연대사업,연구보고사업,교육/워크숍/캠프사업



신청 및 문의  |  http://bit.ly/18gwlVA
           010-2540-7245 (목소리 좋은 활기 책임활동가 별다)
신청 기간  |  2013년 9월 1일 ~ 9월 16일
                  (사전 신청을 통해 수량 확인 후 9월 말 발간할 예정입니다)
가격  |  10만원  (5권 1세트, 배송료 포함)
입금할 곳  |  우리은행 1005-802-084005
                    예금주:청소년활동기상청활기  (입금은 9월 17일까지는 해주세요~)


"총 3000여쪽이니까 10만원이더라도 용서할 수 있을 거 같아!!"



파란만장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백서 출판기념회

때 : 9월 26일(목) 오후 7시
곳 : 레드북스 (서대문역 3번출구 걸어서 5분)


청소년활동가들의 만남과 나눔의 자리
알고 있는 분들, 알고 싶은 분들, 모두 초대함!



"네트워크를 기억하는 누구나 놀러오세요~ 홈커밍데이★"


청소년활동기상청 활기  http://cafe.daum.net/Life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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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3.08.25 12:39

‘청소년운동론’ 예고편.pdf


‘청소년운동론’ 예고편.hwp





『오늘의 교육 2013년 3․4월호』


‘청소년운동론’ 예고편
지난 호 특집 <연습인 삶은 없다>에 대한 어떤 답변


공현


지난 호 《오늘의 교육》 특집이었던 <연습인 삶은 없다>, 그중에서도 특히 정용주의 ‘이제는 전교조 교사가 된 한 고등학생운동활동가의 고백’을 읽고 청소년운동에 대해 글을 써야겠단 생각에 펜을 들었다. 오해는 마시길. 이 글은 그 특집의 내용에 직접적으로 대답을 하는 것은 아니니까. 이 글은 내가 오래전부터 막연하게 품어 오다가 최근에야 구체화된 어느 욕심의 부산물이다. 바로 청소년운동이 무엇이며 어떤 것인지를 제시하는 글, 말하자면 ‘청소년운동론’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다. 여기에서는 그 ‘청소년운동론’에 관한 구상 몇 가지를 보여 드리려고 한다. 따라서 이 글의 어떤 부분은 아직 채워지지 않은 미완성의 밑그림처럼 읽힐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런 글을 내놓는 것은, 지난 5~6년간 청소년운동에 빠져 살아온 한 사람의 청소년운동에 대한 생각들을 늘어놓는 것이 어쩌면 다른 사람들이 청소년운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싶기 때문이다. 또, 청소년운동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소개하는 내용도 덧붙임으로써 청소년운동의 과거, 현재, 미래에 관한 약간의 답도 드리고 싶다.


청소년운동? : 독자성, 주체성

기본부터 시작해 보자. ‘청소년운동은 무엇인가?’ 청소년운동론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일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1980~1990년대 고등학생운동을 빼고 계산하더라도 청소년운동의 역사가 거의 20년이 다 되어 가고 있음에도 청소년운동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리가 정식으로 이뤄진 사례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학술 영역에서도 청소년운동을 설명해 줄 만족스런 이론 등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사실 청소년운동에 관해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야기는 청소년운동에 적대적인 보수 언론 같은 데서 만들어 내는 ‘좌파 세력에 의한 청소년 세뇌의 결과물’, ‘좌경화된 청소년들의 위험한 활동’ 같은 것들이다. 이런 좌우 이분법에 기댄 해석은 광범위한 영향력을 보여 주고 있다. 아마도 청소년운동에 우호적이라는 이들, 또는 보수 언론들의 논조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들 속에서도 청소년운동을 교육운동에 딸린 부록 같은 걸로 생각하거나 민주·진보·개혁·혁명·변혁·좌파...... 적 사회운동의 청소년판이라고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청소년운동에 대한 감정은 좀 다르더라도 청소년운동을 더 큰 운동에 딸린 운동, 다른 운동에 의해 정해지는 운동으로 보는 점은 같다.

청소년운동 내부에선 어떨까? 과거 고등학생운동에선 추측건대 ‘변혁운동의 한 주체로서 (중)고등학생, 그리고 그들의 주체적 운동’이라는 답이 주류였던 것 같다. 2000년대에 청소년활동가들은 청소년운동의 주체적, 저항적, 정치적 성격을 명확히 하며 ‘진보적 청소년운동’ 같은 개념을 제안하기도 했다. 국제적으로 확립된 아동인권 규범을 차용하면서, 또 급진적 인권운동의 성격을 부각시키면서 ‘청소년인권운동’이란 개념이 통용되고 있기도 하다.

내가 추구하는 ‘청소년운동론’은 청소년운동을 독립적이면서도 담백하게 정의한다. 청소년운동은 청소년들의 권리와 해방과 행복을 위한 운동이다. 좀 더 말을 붙여 본다면 ‘청소년(아동, 미성년)에 대한 억압, 차별, 배제, 착취, 무권리의 문제에 맞서 청소년들이 더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운동’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청소년운동을 오직 청소년들이 겪는 경험과 청소년들이 사회에서 놓이는 자리에 관련된 것으로, 즉 청소년들의 문제를 중심에 두고 그것에 의해 정의하는 것이다. 굳이 그걸 강조하는 것은, 그래야만 청소년운동이 청소년들의 현실과 이해관계를 더 잘 반영할 수 있고 자율적이고 독자적인 입장과 관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하는 사회운동이 곧 여성운동인 건 아니듯이, 장애인운동이 주로 보건·복지 분야의 의제를 다룬다고 해서 복지운동에 딸린 운동이 아니듯이, 청소년운동은 청소년들이 하는 좌파적·변혁적 운동도 아니고, 교육운동에 딸린 운동도 아니다. 청소년운동을 이야기하기 위해 ‘진보성’ 같은 잣대를 갖다 대거나 인권 규범의 보조를 받을 필요도 없다. 청소년운동의 출발점은 청소년들의 현실과 그에 대한 비판적 인식만으로 족하다. 나는 운동의 보편적 가치는 어떤 거대담론 속에 운동을 자리매김함으로써가 아니라, 운동의 고유한 이야기를 통해 세계를 재구성함으로써 생겨난다고 믿는다. 가장 독자적인 것이 가장 보편적인 것이랄까? 청소년운동은 청소년운동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때 가장 의미 있는 운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 가지 쟁점은 청소년운동을 청소년이 하는 운동으로, 즉 주체에 의해 정의하는 방식이 적절한가 하는 점이다. 다르게 말하면 ‘청소년운동은 청소년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요약되는 문제인데, 여기에는 역사적인 맥락이 있다. 지난 수십 년간 비청소년들이 청소년들을 훈육·선도·선교하는 활동들이 있어 왔고 이들은 ‘청소년운동’이란 표현을 선점하여 사용하고 있었다.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 및 육성’, ‘청소년들을 바람직한 국민/시민으로 길러 내기’ 등을 목표로 하는 청소년지도단체들, 청소년 유해 환경 감시 활동이나 그와 비슷한 일들, 종교적 단체들의 청소년 활동 등이 그 예이다. 지금도 ‘청소년단체협의회’나 ‘청소년계’ 같은 명칭이 가리키는 것은 그런 운동, 그런 단체들인 게 현실이다. 그래서 청소년운동은 발전 과정에서 그런 것들과 선을 긋기 위해 운동에서 청소년들의 주체성 문제를 강조했다. 비청소년과 청소년 사이의 권력관계를 경계하며 청소년만이 청소년운동을 해야 하고, 활동을 하던 사람들도 나이를 먹으면 청소년운동에 관여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온 적도 있었다. 비청소년들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운동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직접 주체로서 하는 운동이야말로 진짜 청소년운동이라는 것이었다.

물론 청소년 해방을 위해선 청소년들의 자력화와 조직화가 필요하다. 청소년운동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청소년 대중이 주체가 되어 만들어 내는 힘이 없어선 안 된다. 비청소년과 청소년 사이의 권력관계가 반복되는 것을 경계하는 일도 중요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를 청소년운동은 청소년만 할 수 있고 비청소년은 해선 안 된단 식으로 받아들이는 건 지나친 확대해석이다. 청소년운동에서 청소년들은 주체의 자리에 있어야 하고 청소년 당사자들이 운동의 핵이 되어야 하나, 그것이 비청소년들을 따돌림으로써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비청소년이든 청소년이든 청소년운동에 널리 참여하고 긍정적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은 청소년운동 발전에 필수적이다. 청소년운동은 운동의 내용에 의해 주로 정의되는 것이고, ‘누가’ 하느냐 하는 문제는 의미 있지만 부수적인 요소일 뿐이다. 동시에, 청소년운동에서 청소년과 비청소년 사이의 관계 문제, 비청소년들의 적절한 역할 등은 앞으로 ‘청소년운동론’이 풀어야 할 과제일 것이다.


청소년? : 나이 대, 계급성, 소수자

내가 만들려는 ‘청소년운동론’이 청소년들의 현실에 그 근거를 둔다면, 다음으로는 ‘청소년’이 어떤 존재인지가 정리되어야 할 것이다. 익히 아시다시피 청소년을 정의하는 기준은 ‘나이’다. 만 18세 또는 만 20세 등 그 사회에서 성년으로 인정받는 나이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을 청소년이라 한다. 청소년은 생애 중의 한 시기로, 한 나이 대로 이해된다. 이에 더해 여러 과학들은 청소년을 성장 중이고 발달 중인 존재로 보고, 2차 성징이나 심리적이고 신체적인 특성들로 설명한다. 사회적으론 청소년에 ‘어른 혹은 본격적인 삶을 준비하는 나이 대’, ‘미래의 꿈나무’ 등의 의미를 씌운다. 이처럼 통시적인 관점에서 생애 중의 한 시기로 청소년을 파악하고 미래에 종속된 존재로 보는 것이 이 사회에선 지배적인 인식이다. 사회운동 안에서도 청소년운동의 활동가들을 예비 청년/대학생활동가로 보거나, 청소년들의 권리 문제를 장래에 좋은 시민이 되기 위한 훈련 또는 학습의 문제로만 이해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나는 이러한 통시적인 관점을 벗어나 바로 지금 당장 청소년들이 겪는 경험에 초점을 맞추자고 제안하고 싶다. 미래를 위한 일시적인 나이 대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 청소년을 파악하고, 우리 사회의 한 집단으로 청소년 집단을 분석하자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무시되고 평가절하되고 낭만화되어 온 청소년의 삶을 말하기 위해 먼저 이뤄져야 하는 관점의 전환이다. 이렇게 접근해야 청소년을 하나의 정체성으로, 소수자로 이해할 수 있고 청소년의 계급성이라는 문제도 포착할 수 있다.

이제껏 청소년과 계급 문제를 연관 지을 때는 청소년이 속한 가족의 계급을 곧 청소년의 계급으로 간주하거나, 청소년이 이후에 비청소년이 되었을 때 어떤 계급에 있느냐 하는 문제만 관심을 받아 왔다. 그렇지만 정용주의 글에서도 “청소년은 계급”이란 이야기가 등장하듯이, 청소년들이 처한 사회적 조건을 살펴보면 청소년들 자체가 계급성을 가지며 청소년들만의 이해관계도 따로 존재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지금 청소년들은 정치적·경제적으로 무권리 상태에 있고 가족에 딸린 존재로서만 사회에서 생존할 자리를 인정받을 수 있는 형편이다. 예컨대 청소년이 친권자로부터 독립적인 삶을 꾀하려 할 때, 혹은 가족의 테두리 밖으로 나오게 될 때 청소년의 계급성은 선명하게 드러나곤 한다. 물론 청소년의 계급성이란 문제는 더 꼼꼼하게 연구되어야 할 주제이다. 가령 성별, 젠더에 따라서 계급성은 다르게 경험될 것이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불안정한 삶의 조건 등 변화하는 사회적 상황 역시 청소년 계급의 현실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청소년이 속한 가족의 계급과 계층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청소년의 계급성, 이해관계가 가족의 계급적인 관계와 어떨 때 일치하고 어떨 때 충돌하는지 등 밝혀야 할 문제들이 많다.

청소년을 ‘소수자’로 보는 것 역시 통시적인 관점을 벗어나야 가능하다. 청소년을 일시적인 나이 대로만 본다면 청소년은 소수자일 수 없다. 누구나 한땐 청소년이었고, 누구든 계속해서 청소년인 사람은 없는 탓이다. 그러나 딱 지금 이 순간 청소년들의 현실을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수적으로 청소년은 전체 인구의 1/4 정도, 10대로만 좁혀서 보면 1/8 정도에 지나지 않는 소수 집단이다. 청소년들이 정치적으로 과소 대표되는 것이나 사회적으로 차별받고 배제당하는 것은 청소년들도 우리 사회에서 일종의 ‘소수자’임을 말해 준다. 사회적 소수자로서 청소년들이 위치해 있는 권력관계의 동학動學, 청소년들의 현실을 분석하는 작업이 앞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청소년을 나이 대가 아닌 사회적 집단으로 보게 될 때 우리는 청소년 집단이 영속적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이 사회가 미성년에 대한 구분, 억압, 차별을 계속하는 한 청소년 집단은 언제나 존재한다. 그것은 청소년운동이 계속될 수 있는 근거이고 조건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청소년이 지닌 나이 대로서의 성격도 완전히 간과할 수는 없다. 오늘을 사는 사람으로서 청소년을 강조한다 해도, 그 오늘을 사는 일 중에는 내일의 삶을 생각하고 이어 가는 일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늘’ 청소년들의 욕구와 관심 중에는 ‘내일’의 일, 장래의 생계, 노동, 진로 등에 관한 것이 포함되어 있는 게 당연하다. 청소년운동은 이 역시도 운동의 의제로, 조직화 과정의 일부로 적절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덧붙여 청소년 집단은 영속적이더라도 그 구성원은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것도 청소년운동이 고려해야 할 조건이다.


자본주의? : 청소년 억압의 문제

청소년에 대한 억압, 차별, 배제, 착취, 무권리의 원인과 성격을 해석하는 것도 청소년운동론에서 중요한 논점이다. 과거 고등학생운동은 반민주적 군부독재, 민족 분단, 제국주의, 자본주의와 계급 모순 등의 사회문제에서 청소년에 대한 억압도 비롯된다고 보았던 듯하다. 이는 변혁운동으로서 고등학생운동의 특징이었고, 나는 이런 특징이 시사하는 바가 여러모로 많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성격상 고등학생운동에선 청소년 억압 자체에 집중하여 그 문제를 폭넓게 다룬 이야기를 찾기가 어렵다. 청소년운동의 경우 초기엔 청소년 억압의 원인으로 유교적 문화나 식민지 잔재, 비청소년들의 권위 의식 등 문화적 요인들을 지목하곤 했다. 그러다 청소년운동이 좀 더 이론적 자원들을 흡수하면서 경쟁 중심의 교육 및 사회, 국가주의, 신자유주의 등에 청소년 억압의 구조적 원인이 있는 것으로 이야기가 발전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청소년 억압에 관해 좀 더 다듬어진 이론은 청소년(아동)을 따로 구분하는 인식이나 핵가족 중심의 제도, 학교 제도 등이 근대 자본주의, 국민국가의 시대에 발명된 것이므로 청소년 억압은 자본주의의 역사적 산물이라고 본다. 이러한 논의는 자본주의의 지속과 재생산을 위해 경쟁적인 교육 체제 등을 통해 청소년을 억압하고 있다고 보며, 경제 재생산, 문화 재생산 이론 등을 인용하기도 한다.

나도 현재의 청소년 억압이 자본주의 체제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한편으론 청소년 억압을 자본주의의 문제로 한정 짓는 것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지금과 양상이나 연령의 차이 등은 있겠지만 과거에도 많은 사회에서 성년/미성년의 구별을 두었다. 미성년에 대한 훈육 체제, 차별, 억압 등도 존재했다. 계급, 신분, 성별, 직업에 따른 차이가 두드러지긴 했겠지만 말이다. 어쩌면 청소년 억압은 가부장제―여성 억압만큼이나 긴 역사를 가진 것 아닐까?

모든 사회는 지속과 재생산을 위해 새로 태어나는 사람들을 기성 사회체제에 맞게 훈육할 필요가 있다. 새로 태어나 성장하는 사람들은 항상 기성 사회에 대해 약자인 동시에 타자의 성격을 가진다. 그들을 기성 사회에 성공적으로 동화시켜야만 사회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특히 기성 사회체제가 차별, 억압, 착취 등에 의해 이루어져 있다면 동화의 과정은 더욱 억압적일 수밖에 없다. 이것이 청소년 억압의 뿌리라 볼 수 있지만, 청소년들을 일방적인 피해자인 양 묘사하는 건 아마 오류일 것이다. 그러한 동화의 과정은 청소년들의 입장에선 생존을 위한 과정이기도 하며, 청소년들은 다양하게 기성 사회와 협상하면서 동화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청소년 억압을 보편적 문제로 파악한다면, 청소년운동은 반자본주의적 운동이긴 하되 반자본주의운동으로 속하지만은 않는 독자적인 위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청소년 억압 문제를 개선하거나 극복할 수 있는 전망 또한 별도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는 아직 하나의 가설일 뿐이다. 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선 자본주의사회 이외의 여러 사회의 미성년/성년 제도, 훈육 제도 등을 청소년 억압이란 문제의식을 가지고 검토해 봐야 한다. 그런 사례들에 대한 청소년들의 개인적·집단적 저항 사례 역시 분석해 봐야 한다. 이 가설이 설득력이 있는지는 그런 역사학적·인류학적 연구를 통해 검증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문제 못지않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사회에서 청소년 억압이 어떤 것인지 정리하는 것도 ‘청소년운동론’의 중요한 과제이다. 간략히 말해 한국과 같은 자본주의사회에서 청소년을 억압하는 가장 대표적인 제도는 가족과 학교로 나타난다.

청소년들은 가족과 학교에 속해 보호받고 교육받는 존재로서만 사회적 인정을 받을 수 있다. 가족과 학교는 대다수 청소년들의 생활 전반을 통제하고 결정짓는다. 가족 제도는 개인들에게 사적으로 양육을 부담시키면서 청소년에 대한 친권자의 지배를 가능케 하고, 학교 제도는 청소년들을 ‘학교화’하며 경쟁과 능력주의 이데올로기로 차별 및 억압을 정당화한다. 이 둘 ― 가족과 학교 ― 은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학교는 가족으로부터 양육의 책임을 위임받았다는 것으로 여러 권력을 정당화한다. 가족은 학교의 입시 경쟁 등에 참여하고 동조하며 청소년들을 학교에 집어넣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자식을 ‘관리’하고 ‘경영’하는 신자유주의적 부모상 등 가족은 학교 제도에 여러 모양으로 참여하는 단위가 되며, 경제적 지위나 여건에 따라서는 학교에서 청소년이 탈락하고 배제당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가족과 학교는 서로 밀접하게 얽혀서 청소년의 삶을 규정하고 있다. 이런 가족과 학교 제도를 변화시키거나 폐지하는 게 청소년운동의 장기적 과업이다. ‘청소년’ 하면 ‘양육’과 ‘교육’이 항상 같이 따라다니는 것도 극복해야 할 문제일 테다. 그 밖에도 청소년을 미성숙한 존재, 덜 된 인간으로 간주하는 여러 제도나 관행들이 청소년 억압을 이루고 있다. 노인 차별 등을 포함한 ‘나이주의’ 역시 청소년운동이 싸워 가야 할 문제이고, 불안과 경쟁이 지배하는 사회적·경제적 현실도 청소년 억압의 중요한 부분이다. 더 욕심을 내 본다면 청소년 노동착취, 전쟁 동원 등 주된 문제의 양상이 다른 외국의 청소년운동과 연대하는 일도 가능하지 않을까?


다시, 청소년운동?

돌이켜 보면 청소년운동에 대해 이만큼 논의가 가능해진 것 역시 청소년운동이 지금까지 발전해 온 덕분이다. 요즘엔 주류적인 ‘청소년학’이 청소년에 대한 비청소년 중심의 관점 일색인 현실에서 어쩌면 청소년 해방을 지향하는 새로운 ‘청소년주의’ 이론을 만들어 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든다. 이대로 조금 더 밀고 나간다면 말이다. 그런 소망을 가지고, 일단은 글을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한국의 청소년운동이 어디까지 왔는지 짚어 보려고 한다.

청소년운동은 1990년대 중후반에 학생인권 문제를 비롯해 청소년들의 삶의 문제를 나누는 온라인 모임들로 출발했다. 이런 자생적인 움직임들이 운동의 꼴을 갖추기까진 많은 시행착오와 부침을 겪어야만 했다. 두발 자유 등 학생인권 의제들이나 여러 청소년 억압 의제들은 제기되는데 운동의 중심은 형성되질 못하고 몇 년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청소년운동 조직들이 2~3년을 못 가고 생겼다 없어지기를 반복하는 걸 두고 ‘하루살이운동’, ‘도돌이표운동’ 같은 표현도 나왔다. 그러면서도 한쪽에선 청소년운동 주체들의 의식이 계속 발전하고 변화해 왔다. 여기엔 청소년들의 자생적 투쟁 사례들이나 2002년 이후 몇 차례 있었던 대중적 촛불집회, 진보정당운동의 등장 등 여러 사건들도 영향을 미쳤다. 청소년운동의 정치적 성격에 관한 토론, 운동 방법론 및 ‘대중운동’에 대한 논의, 역사 정리 작업 등도 이루어졌다.

2004년에 ‘청소년인권연구포럼 아수나로’로 시작해 2006년에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이하 아수나로)’로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한 아수나로는 그런 역사를 반영하고 있는 단체이다. 아수나로는 그 이전의 운동에 대한 평가와 반성 속에서 만들어지고 성장했다. 아수나로의 특별함은 올해로 적어도 만 7년, 포럼 시절부터 따지면 약 9년을 존속하고 있다는 바로 거기에 있다. 내가 청소년운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2006년, 배경내 활동가가 내게 아수나로가 10년만 안 망하고 가게 하라고 약속(?)을 시켰을 정도로 오래 살아남는 것 자체가 청소년운동에선 숙원이었던 것이다. 아수나로만큼 긴 시간 활동을 해 온 단체가 그 전에는 없었기에, 아수나로를 통해 축적된 자료와 경험은 청소년운동에 귀중한 자산이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몇 년간 연속성이 담보된 덕에 청소년운동은 이제 겨우 운동의 주체 집단이 형성되고 운동론도 내다볼 수 있을 만한 단계에 이르렀다. 물론 아수나로는 청소년운동의 종착지가 아닌 씨앗에 불과하다. 대중 조직도 활동가 조직도 아닌 어중간한 형태, 넓은 활동 영역 등은 청소년운동의 발달 속에서 아수나로가 맡아야 했던 역할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아수나로가 어떻게 발전하고 변해 가느냐도 중요하고, 이후에 다른 청소년운동 조직이나 흐름들이 아수나로가 축적한 자원들을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도 중요하다. 아수나로 말고도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에서 ‘청소년활동기상청 활기’로 이어지는 조직과 사람들 또한 청소년운동의 소중한 자원이다.

의제나 외적 성과의 측면에서도 살펴보자. 청소년운동이 그간 사회적으로 공론화시킨 의제는 주로 학생인권, 그리고 좀 더 쳐 주자면 교육 문제, 청소년 노동, 청소년의 정치적 권리 정도이다. 이 중 학생인권은 1998년 학생인권선언, 2000년 두발자유화운동 이후 적어도 13~15년은 계속되어 온 청소년운동의 핵심의제이다. 현재까지 학생인권운동은 학교에서 학생인권 상황이 개선되는 데 기여하고, 법적으론 ‘때리는 체벌’을 금지시키고, 경기도·광주광역시·서울시에서 학생인권조례 제정, 서울시·경남·충북에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를 성공시키는 등 눈에 보이는 성과들을 내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 현장에서 학생인권 문제에 관한 운동을 좀 더 만들어 가고, 다양한 시민들의 지지와 참여를 조직해 낼 수 있다면 학생인권 문제는 부족하나마 더 의미 있는 변화를 이룰 수 있을 듯싶다. 오랜 기간 끌어온 학생인권 의제에서 성과를 내는 것은 청소년운동의 발전에도 발판이 되어 줄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청소년 중 다수인 초·중·고생들이 좀 더 시간적 자유를 얻고 정치적·문화적 활동을 할 여지를 얻고 탄압의 위험을 줄이는 것도 청소년운동 확대에 필수적이다.

학생인권 외의 의제는 성과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여러 의제들로 운동을 다채롭게 채워 가는 것도 당면 과제다. 교육 문제, 청소년의 정치적 권리 등은 그동안 몇 번 운동이 있었지만 아직 제대로 공론화를 시키지도, 운동으로 만들지도 못한 의제들이다. 이는 청소년 다수가 쉽게 공감하고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이므로 운동으로 잘 다듬어서 폭발력 있는 활동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성소수자, 장애인 등 청소년 안의 소수자 집단에 관한 운동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운동은 당사자를 조직화하고 다른 소수자운동과 연대하고 교류하는 것을 통해 그 발판을 마련해 갈 수 있겠다. 탈학교, 탈가정, 주거권과 같이 다소 생소할 수 있고 아직 충분히 구체화되지 않은 의제들도 운동으로 만들어 가기 위한 기획이 요구된다.

청소년운동은 앞으로 양적 확대만이 아니라 질적으로 다양성이 늘어나야만 할 것이다. 여러 방향, 여러 방식의 조직화를 통해 다양한 대중 조직과 활동가 조직들이 생겨나야 청소년운동이 더 활력 있는 운동이 될 수 있다. 이런 조직들은 자생적으로 생겨날 수도 있고, 기획적으로 육성될 수도 있다. 한편으론 청소년운동 연구소, 청소년운동 언론, 청소년 주거 지원이나 협동조합 같은 모임, 청소년운동의 역량을 강화할 교육 기구 등도 만들어져야 한다. 할 일이 참 많아서 몸이 열 개여야 겨우 안심이 될 것 같다.

청소년운동은 지금 많이 잡아 봐야 수백 명 정도의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작은 운동이다. 청소년운동이 운동 외부의 미조직 청소년들과 잘 접촉하고 소통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정용주가 말한 “열광적 진동”도 “운동의 민주성”도 자신하진 못하겠다. 솔직히 말하면 슬슬 청소년운동의 구조 개편이 있어야 운동이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든다. 그래도 너무 조급해하진 않으련다. 예전엔 불가능하고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많은 일들이 지금은 구체적인 그림도 그려 볼 수 있게 됐으니까. 이제 씨앗은 만든 것 같으니까. 아마 곧, 본격적으로 ‘청소년운동론’도 만들 수 있을 것이고 몇 가지 싹도 틔울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도록 이 씨앗에 양분을 많이들 주시길 부탁드려 본다. 스스로 씨앗이 되시는 것도 물론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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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2.03.16 15:35


제가 공저/필자로 참여한 책이 현재까지 5권.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 인권을 넘보다 ㅋㅋ - 청소년인권 이야기』 (공저)
『2008 인권선언 - 얼어붙은 세상을 녹이자!』 (필자)
『집은 인권이다 - 이상한 나라의 집 이야기』 (필자)
『청소년 인권 수첩 - 개인의 자유와 지구 공동체를 함께 생각하는 인권 교과서 (세상이 보이는 지식 시리즈)(3) 』 (공저)
『인권 교문을 넘다 - 학생인권쟁점탐구』 (공저)

한국성폭력상담소와 문학동네가 같이 기획했던 성교육 책은 아직도 안 나오고 있습니다 ㅠㅠ

여하간 여섯번째 책으로

『가장 인권적인, 가장 교육적인 - 학생인권이 교육에 묻다』가 출간되었습니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6603457


이 책은 교육공동체 벗에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시행 1년여의 경험과
그밖에 학생인권조례에 관련된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노력과 실험과 경험과 이론들을 모아서 엮은 책입니다.
"학생인권조례"에 초점을 맞추고, 학생인권조례와 연관된 여러 학생인권에 대한 논의들을 펼쳐놓았습니다.
필자 중에는 교사들이 많고, 교사 아닌 활동가들 등등도 좀 있고 그런 구성이에요




아래는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인권을 만난 교육, 교육을 만난 인권

어느 날 인권이 교문 안으로 들어왔다. ‘뜻밖의 선물’이다. 그런데 이게 무엇인지, 어떻게 쓰면 좋은 것인지 잘 모른다. ‘인권이 교육을 망친다’는 보수 세력의 공격은 매서운데, 교육운동을 이끌고 있는 전교조조차 학생인권에 대해서는 미적지근하기만 하다.
경기도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된 지 1년이 지나고, 광주와 서울에서도 각각 학생인권조례가 제정, 선포된 지금 학생인권은 학교현장에서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가. 학교 안에서 교육과 인권의 가치는 어떻게 충돌하고 있는가. 이 두려움과 혼란을 넘어 학생인권이 학교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이 책은 학생인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활동해 온 현장교사, 인권운동활동가, 연구자들이 함께 쓴 ‘학교인권 생태 보고서’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다양한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평범한 진리이다. “가장 인권적인 것이 자장 교육적이다.”

1부 - 혼란을 통한 성숙


1부에서는 서울시교육청 체벌 금지와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으로 촉발된 학생인권 논쟁과 학교 현장의 혼란을 학생들과 교사들의 목소리를 통해 담아내고 있다. <학교 안으로 들어온 학생인권>은 서울시교육청 체벌 금지 조치 이후와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후 학교의 모습을 현장교사의 눈으로 섬세하게 그려 냈다. ‘체벌 금지 이후, 학교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조영선)는 ‘체벌 금지 이후 학생들의 문제 행동이 증가했다’, ‘교육을 포기하는 교사가 늘고 있다’는 세간의 의문에 대해 사례를 통해 폭력으로 학생들의 문제 행동을 은폐해 왔던 진실을 드러내 보인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시행 1년, 학교는 지금’(오혜원)은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학교에서 어떤 모습으로 시행되고 있는지 추적한다. 체벌 대신 성찰 교실, 상벌점제를 통해 학생들을 징계하고 걸러내는 현실은 비교육적이라는 측면에서 학생인권조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비판하며 학생인권을 실천하는 일은 결국 학교를 배움의 공간으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임을 강조한다. ‘인권의 언어, 교사의 언어’(이정희)는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시행 이후 1년 동안 교사의 인권의식을 인터뷰한 글이다. 학생인권의 당위성을 인정하는 교사조차 왜 학교현장에서 학생인권을 실천하는 일을 힘들어하는지에 대해 ‘인권의 언어’와 ‘교사의 언어’라는 개념을 빗대 설명한다. 교사들의 인권의식이 상황에 따라 이중적 양상을 보이는 것은 교사가 학생인권과 관련된 상황을 학생인권이라는 관점에서 보지 않고 교사로서 체험 속에서 형성된 관점에서 해석/실천하기 때문임을 이야기하며 제도의 변화만큼이나 주체들의 의식 전환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학교를 모르는’ 이들이 쓴 학교인권 생태 보고서>는 학생인권과 관련해 늘 제3자로 취급받으며 ‘현장을 모른다’는 비판을 받아 온 인권운동활동가들의 눈으로 바라본 학교인권의 현실을 담았다. ‘테두리에서 바라본 학교인권의 속살’(배경내, 한낱)은 같은 사건을 교사와 학생이 얼마나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지를 통해 학생인권의 가장 큰 적이 입시 경쟁이 아니라 교사들의 의식과 실천의 문제임을 강조한다. ‘절반만 뿌리내린 학생인권 이야기’(공현)는 학생인권조례 시행 이후, 교사와 학생들이 어떤 갈등을 겪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이야기하며 최소한의 신뢰와 상호작용도 없었던 비교육적인 학교의 모습을 비판한다. 더불어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후 여러 학교의 의미 있는 변화를 통해 지금의 혼란이 ‘체벌 금지/인권 보장 시대의 첫 모습’이 아니라 ‘체벌/인권 침해 시대의 끝물’이라며 희망을 씨앗을 이야기한다.

2부 - 교육과 인권, 그 사이


2부에서는 학교 안에서 교육과 인권의 가치가 어떻게 긴장하고, 충돌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교육과 인권, 그리고 교사의 딜레마’(최형규)는 학생인권과 만난 한 ‘평범한’ 교사가 어떤 딜레마와 변화를 겪었는지 고백한다. 교실 안에서 부딪히는 수많은 문제 상황 속에서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는 일과 교사로서 의무를 다하는 것 사이에서 갈등했던 장면들을 통해 교육과 인권의 가치가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를 역설한다. ‘학생의 탄생과 인권의 유보’(이혁규)는 근대교육과 함께 탄생한 ‘학생’이라는 존재와 한국적 문화 속에서 학생의 위치가 어떻게 규정돼 왔는지를 이야기한다. 인권이 문제시될 정도로 학생들의 현재를 유예시키며 영위해 온 학교는 이제 훈육의 공간으로서 지위를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배움의 공간으로서 학교로 재탄생하는 길밖에 없다. ‘왜 ‘학생’의 인권인가’(오동석)는 헌법에서 보장한 기본권마저 유린당하고 있는 학생인권의 실태를 고발한다. 군인, 교도소 수용자와 함께 ‘특수신분’인 학생의 인권을 왜 먼저 이야기해야 하는지, 교권이 과연 학생인권과 대립하는지, 학교 민주주의는 어떻게 구현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헌법학자로서 명쾌하게 풀이해 냈다. ‘인권의 한계가 교육의 한계다’(정용주)는 학생인권이 결국 ‘범생이’들만의 인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닌지 지적하며 인권의 문제는 늘 주변과 경계에 선 주체들의 문제였음을 강조한다. 학교가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의 사고와 행위를 강제하는 것에서 자유로워지지 않는 이상 교사는 권위가 아니라 폭력과 강제적 처벌에 의존할 수밖에 없음을 이야기하며 필자는 ‘인권의 한계는 곧 교육의 한계’임을 강조한다.

3부 - 인권적인 학교는 어떻게 가능한가


3부에서는 인권적인 학교를 만들기 위한 제언을 담았다. 두려움과 혼란을 위해 학생인권이 학교에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어떤 여건이 마련되어야 하는지 앞서 실천한 사례들을 통해 이야기한다. ‘‘가르치는’ 인권을 넘어’(한낱)는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후 의무화된 학교 내 인권교육의 한계와 그럼에도 인권교육이 필요한 이유를 이야기한다. ‘비인권’적인 학교 문화 속에서 ‘인권’교육은 불가능하기에 인권교육이 ‘이벤트’가 아닌 일상이 될 수 있는 진짜 힘은 ‘내부’의 변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게 필자의 주장이다. ‘인권적인 학교를 만들기 위한 고군분투기’(임동헌)는 공교육 안에서도 가장 열악한 전문계 고등학교에서 인권이 꽃피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 기록을 담았다. ‘교육’이 아니라 ‘징벌’에 불과했던 생활지도를 생활교육으로 바꾸어 내는 작지만 의미 있는 시도를 통해 학교는 ‘사법기관’이 아니라 ‘교육기관’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일깨워 준다. ‘학생인권 원론 넘어서기, 질문 새롭게 하기’(이수광)는 이우학교 사례를 통해 자치와 자율이 학생들을 어떻게 학교의 주체로 성장시키는지를 이야기한다. 학생 자치와 자율을 보장하는 것은 지知정情의意체體 각 요소가 중층적으로 결합하는 전인적 성장 과정이기도 하다. ‘인권을 만난 교육, 교육을 만난 인권’(박복선)은 학생인권이 ‘교육 불가능 시대’에 ‘학교의 가능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임을 이야기한다. 모든 학생이 국가경쟁력의 도구가 아니라 하나하나가 존엄한 존재임을 인정하는 학교가 바로 교육 불가능의 시대에 우리가 꿈꾸어야 할 학교라는 것이다.

에필로그 - 세상은 1㎝씩 움직인다
: 학생인권조례가 탄생하기까지


에필로그에서는 치열했던 학생인권조례 제정 과정 뒷이야기들을 담았다. ‘학생인권조례는 우리에게 무엇이었나’(배경내)에서는 파란만장했던 경기도와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대한 생생한 르포이다. 특히 곽노현 교육감 부재와 보수 세력의 총공격이라는 악재 속에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가 탄생하기까지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가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학생인권은 왜 우리를 뜨겁게 하지 못했나’(조영선)는 이른바 ‘전교조 키드’ 교사가 바라본 참교육과 학생인권에 대한 이야기이다. 학생인권 문제에 대해 학교 현장, 특히 전교조 교사들조차 왜 그렇게 싸늘했는지에 대한 통렬한 성찰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학생인권조례는 착한 어른들의 선물이 아니다’(공현)는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진 배경과 역사를 학생들의 저항과 행동과 연관 지어서 설명한다. 학생인권조례가 단지 김상곤 교육감이나 곽노현 교육감의 업적이나 착한 어른들의 선물이 아니라 학생들의 작지만 꾸준한 저항과 직접행동이 있었기에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사용 설명서’(이형빈)는 학생인권조례가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어떻게 새롭게 할 것인지에 대해 경험을 통해 이야기한다. 필자는 당장은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워 보일지 모르지만 그 요란함은 무질서가 아니라 잔치라고 말한다. 그 속에서 학생들은 침묵과 무기력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주체로 성장할 것이며, 교사 역시 통제 구조 속의 톱니바퀴가 아니라 민주적인 학교를 만들어 가는 주체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학생인권조례 사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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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2.03.10 00:58

학생인권조례 없애기 나선 동아일보

[기고] ‘곽노현 흔들기’ 도구화를 멈춰라

공현(아수나로) 2012.03.09 17:50


동아일보가 연신 “학생인권조례는 무효화됐다”는 식으로 단정 짓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지난번에 초중등교육법이 개정되어 교육감의 학칙인가권이 사라진 것을 두고 하는 이야기이다. 동아일보는 <학생인권조례 사실상 효력 잃었다>라는 기사를 2월 28일 1면에 배치한 데 이어, 3월 8일자 기사에서도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학교장 권한으로 학칙을 제정 또는 개정해 두발과 복장을 규제할 수 있도록 만든 상위법을 고려하지 않고 인권조례만 설명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라고 교총 측의 말을 인용 보도하며, 계속해서 학생인권조례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으로 효력을 잃었다는 주장을 유포하고 있다. 더욱 악의적인 것은, 동아일보가 기사의 전체적인 맥락이나 논조가 단지 ‘조례’가 효력을 잃었다는 것이 아니라 학교장이 학생인권을 학교 규칙에 따라 얼마든지 자의적으로 제한 침해할 수 있다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인권조례는 무효화됐다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 해당 법률 개정에 직접 참여한 국회 교과위 소속 국회의원인 권영길 의원은, 정책 논평에서 “초중등교육법 8조가 ‘법령의 범위에서 학칙을 제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 ‘법령’에는 지방자치 조례가 포함 되는 게 당연한 법 상식”이라고 밝혔다. 교육감의 학칙인가 절차만 없어졌을 뿐이지, 학교장이 학칙 제개정에서 학생인권조례를 지켜야 할 의무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와 다른 견해, 즉 “법령”에 조례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다. 초중등교육법 8조에 따라 학교장의 학칙 제개정을 할 때 조례를 얼마만큼 준수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순전히 법리적 측면에서는,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은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말로, ‘순전히 법리적’으로 접근한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하게도, 초중등교육법에서 교육감의 학칙인가권이 폐지된 것이 곧 학생인권조례의 무효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교육감이 학교의 학칙을 인가하는 절차가 없어짐으로 인해서 교육감이 학생인권 보장에 긍정적인 경우에 학교들의 학칙 내용을 강제할 수단이 약화되었을 뿐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만일 교육감이 학생인권에 부정적인 경우에도 학교들의 학칙은 거기에 휘둘리지 않게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마치 이번 초중등교육법 개정으로 인해 학생인권조례가 바로 무효화되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 동아일보야말로 ‘허위사실 유포’ 중이며 법체계를 우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학생인권조례가 무효화되려면, 해당 조례가 상위법을 위반하므로 효력을 상실한다는 법원의 판결을 받거나, 정해진 절차를 거쳐서 조례가 폐지되어야만 한다. 그러기 전까지 여전히 학생인권조례는 교육청의, 학교의, 학교장의, 교사의, 학생의 권리와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유효한 법이고 기준이다. 조례는 여전히 학교장이 지켜야 할 법들 중 하나인 것이다. 교육감의 학칙인가권 폐지를 놓고서 일부 학교장들이 “나는 조례든 법이든 다 쌩까고, 교육청에서 직접 날 징계하려 들지 않는 한은 학생인권을 침해하겠다”고 고집을 피울 생각일 수야 있겠지만, 그 행위가 학생인권조례를 위반하는 ‘불법’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학교장들이 학생들에게는 “규칙을 지켜라”라고 떠드는 게 얼마나 교육적인 일일지도 의문스럽기는 하지만 말이다.

학생인권조례가 없어도 학생인권 보장은 학교의 의무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이러한 호도도 문제지만, 마치 “학생인권조례만 무효가 되면 학교들은 학칙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는 식의 동아일보의 논조와 그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일부 학교장들의 모습은 더욱 심각한 문제이다. 학생인권조례가 없더라도 학생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학교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과 기관들에게는 인권을 존중할 윤리적이고 당위적인 의무가 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기본적 권리, 인권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자 약속이기 때문이다.
국가의 경우는 한 발 더 나아가서 그 국가의 사람들의 인권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존중.보호.실현의 의무를 지고 있다. 존중은 국가가 사람들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고, 보호는 사람들의 인권이 타인에 의해 침해당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며, 실현은 인권이 실질적인 권리로 기능할 수 있도록 자원과 조건을 제공하고 촉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의 일부인 공교육 시스템인 학교 역시, 유사한 의무를 지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자면 학교 교육 과정에서 체벌이나 자의적 소지품검사 등으로 학생들의 인권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존중의 의무이고,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다른 학생에 의한 폭력.차별.괴롭힘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보호의 의무이고, 학생들이 학교에서 교육에 참여하는 데 경제적으로나 무엇으로나 어려움을 겪는 경우에 이를 지원하고 교육활동을 장려하는 것이 실현의 의무라고 할 수 있다.
본래 조례가 없어도, 헌법과 법률의 차원에서만 보더라도 학교는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해야만 했다. 한국 정부가 비준하여 국내의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 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도 아동의 권리, 예컨대 동아일보 등에서 집요하게 문제제기하고 있는 “집회 결사 사상의 자유”라거나 “사생활의 자유” 등을 똑똑히 밝히고 있으며, 제28조에서는 직접적으로 “당사국은 학교 규율이 아동의 인격을 존중하고 이 협약을 준수하는 방향으로 운영되도록 보장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애초에, 유엔아동권리협약을 엄격하게 상위법으로서 적용했다면 과거 체벌을 허용했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같은 것이야말로 상위법 위반이 됐을 것이다.
국내에서도 오랜 학생인권운동의 성과로 만들어진 초중등교육법 제18조 4항에서는 학교가 헌법과 국제조약에 명시된 학생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학교 규칙이나 학교 운영 등에서 학생들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교육청, 교육부, 개별 학교들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시정권고, 정책권고를 개진해왔으며, 국가인권위원회법은 제25조에서 “권고를 받은 관계기관 등의 장은 그 권고사항을 존중하고 이행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에서 “국민의 권리”를 선언한 여러 조항들에 대해서는 굳이 더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러한 법적 사실들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인권이 잘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교 현장에서 징계의 위험 등을 무릅쓰고 저항하는 행동에 나서야만, 또는 지역 교육청에서 학생인권에 긍정적인 교육감들이 취임해야만 학생인권 상황이 개선되곤 했다. 그리고 지역에서는 학생인권조례를 만드는 운동을 벌이고 학생인권조례를 입법시켜야만 했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인권 보장을 원활히 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인 것이다. 학생인권조례가 없어진다거나, 교육감의 학칙인가권이 사라진다고 해서, 학교가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무가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것은 마치 철도가 영업을 정지한다는 게 이동의 자유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 것과 같다.



‘곽노현 흔들기’ 도구화를 그만둬라

나는 이러한 모든 사실들을 외면하고 학생인권조례가 무효화되었다는 식으로, 그리고 학교장들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식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기에 급급한 동아일보의 보도가 명백한 왜곡 보도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판단한다. 일부 학교들에서는 학교장이나 교사들이 동아일보의 이런 왜곡 보도를 가지고서 학생인권조례를 지킬 필요가 없다거나 학칙을 개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형편이다. 동아일보에 주장에 속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왜곡 보도를 일삼는 동아일보만 보지 말고 스스로 정보를 찾아보고 판단을 해보라고, 특히 인권에 대해 교육도 좀 받고 공부 좀 하시라고 권하고 싶다. 만일 알면서도 그러는 이들이 있다면 이는 매우 기만적인 행태이고 교육자의 자질이 의심스럽다 해야 할 것이다.
요즘 동아일보의 관련 기사들을 보면, 솔직히 동아일보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을 공격하기 위해서 무작정 선정적인 기사들을 투척하거나,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vs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구도를 만들기에만 여념이 없어 보인다. 정작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진지한 분석이나 학생인권에 관련된 법적 교육적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보도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다. 동아일보가 학생인권 보장에 대해 조심스럽거나 부정적인 ‘소신’을 가지고 있다면, 차라리 학생인권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깊이 있는 탐사 보도를 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도 보탬이 되고 담론의 수준이 나아질 것이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그러기보다는 이를 ‘곽노현 흔들기’ 도구화하는 데만 급급하다. 나도 여러 사정상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란 인물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리고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학생인권이 곽노현이라는 인물 하나의 것인 양 엮는 동아일보를 비롯한 언론들의 행태가 불쾌하다. 10만 서울시민들의 주민발의와 사람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서울학생인권조례, 6년동안 지역에서 소통하고 힘쓰며 만들어온 광주학생인권조례, 전국 최초로 만들어져 지난 1년여 동안 학교를 바꾸는 계기가 되어온 경기학생인권조례 등과 더불어, 수많은 학생들이 십 수년, 아니 수 십년을 요구하고 운동하며 만들어온 ‘학생인권’을, ‘인권이 꽃피는 학교’에 대한 꿈을, 그런 식으로 취급하며 왜곡하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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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2.03.09 02:01

http://h21.hani.co.kr/arti/COLUMN/15/31508.html

원래 내가 붙여서 보낸 제목은 "학생회와 노동조합과 민주주의" 였는데 흠.


무엇보다도
분량 문제 때문에 많은 부분이 짤렸다.

이처럼 '자치'가 이뤄지질 않으니, '참여'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초중고 학생들이 학교 운영에 동등한 주체로서 실질적으로 참여할 길은 거의 전무하다. '노동자들의 기업 경영 참여'와 비교해보면 어떨까. 노동조합은 '단체협약' 등으로 경영에 참여할 수 있으며, 단체 행동을 통해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 노동계나 과거 민주노동당은 노동자들의 경영 참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왔고, 최근엔 민주통합당에서도 "노동자경영참가법"을 논한다. 비교적 사적 성격이 강한 기업에서도 이럴진대, 공교육의 장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학교 운영 참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의사결정에 대해 알고 참여할 권리, 민주주의의 권리는 인권이다. 예컨대 내가 사는 동네에서 지자체가 공사 하나를 하더라도 나는 그 일에 대해 알고 의견을 내고 참여할 권리가 있다. 민주주의는 바로 이렇게 생활에서부터 이뤄져야 한다. 학교에서부터 이러한 권리를 너무나 당연하게 박탈당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런 권리가 있다는 것도 잊고 사는 것 아닐까? 학교의 민주주의 수준은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 수준과 직결되는 듯하다. 이럴 때는 루소의 말이 떠오른다. "국민들은 투표할 때만 주인이 되고, 투표가 끝나면 노예가 된다." 그런데, 아뿔싸. 청소년․학생들에게는 사실, 투표할 권리조차 제대로 없다.



대표적인 게 이 두 문단... 실린 것과 비교해보시라;

담당 기자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애초에 분량 조절에 실패한 내 잘못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기자분이 전화해서 "예시로 든 것 같은 걸 좀 줄이겠다"라고 했을 때는 난 학생회 탄압 사례 같은 걸 좀 줄일 줄 알았지... 저 잘린 부분은 '예시'가 아니지 않나염...

다음 호에는 짧고 간결하게 확실하게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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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2.01.30 14:23

왜 "학생인권조례"인가


2012.01.30.


많은 분들이 이 지역 저 지역에서 다 학생인권조례가 제정, 시행되고 있는 줄 알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학생인권조례가 시행 중인 곳은 경기도와 광주광역시, 단 두 곳뿐이다. 그나마도 경기도가 2010년 10월에 공포되어 1년여 시행됐으며, 광주의 경우는 바로 며칠 전인 2012년 1월 1일부터 시행이 시작되었다. 그럼 다른 지역은? 서울이 얼마 전 공포가 되었는데, 교과부가 법원에 이를 정지 가처분신청을 하고 시행령을 개악하는 등 태클을 걸려고 기를 쓰고 있다. 그밖에는 학생인권조례가 추진 중이거나 학생인권조례가 아닌 다른 어떤 것(교육공동체인권조례, 학교인권조례, 대구교육권리헌장 등등)을 추진하고 있거나, 아예 아무런 이야기가 없는 지역들이 대다수이다. 전국적으로 학생인권조례라는 형태로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제도가 마련되고 있거나 논란 중인 지금, 학생인권조례에 대해서 왜 "학생", "인권", "조례"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왜 "학생"인권조례인가?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가장 많은 이야기 중에 하나가 왜 학생의 인권만 보장하는 제도를 만드냐는 것이다. 주로 교사의 인권은 그럼 없다는 거냐는 식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학부모/보호자의 인권도 보장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런 말에 혹해서 "교육공동체인권조례"나 "학교인권조례" 같은 형태로 조례를 만들려고 하는 지역이나 교육청․단체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인권조례이기 때문에 가지는 의미가 있다. 학생인권조례는 그간 학교에서 학생들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던 현실을 직시하고, 그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한 제도이기 때문이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또는 아동/청소년)을 제대로 된 인간으로 보지 않고 미성숙하고 인간이 덜 된 존재로 보고 각종 인권을 전방위적으로 억압, 규율, 침해하는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학생인권운동(또는 아동/청소년인권운동)의 역사와 관점 속에서 탄생한 제도이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에게 인권이 있다는 선언이기 때문에 학교를 교육을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고, 학생인권조례는 학교 안에서 가장 권력과 권리가 없는 존재였던 학생들에게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학교 안의 지형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것이다.

학생인권조례를 두고 교사의 인권은 그럼 없냐는 식의 이야기는 마치 장애인 인권을 보장하라고 했더니 비장애인 인권은 없냐고 따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도 어렵다. 추측건대 이는 학생들의 인권 보장 자체가 기존의 질서에 대해 변화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위협적으로 느끼고, 그 느낌을 학생 인권 보장이 그 질서 안의 다른 이들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 같다. "학교인권조례"나 "교육공동체인권조례"로 만들겠다는 것은, 마치 겉보기에는 더 나아간 것처럼 꾸미고 있지만, 학생인권조례가 학생인권운동의 관점에서 제안되었고 만들어진 것을 외면하며, 학생인권 보장의 역사적 사회적 요구의 의미를 축소시키는 것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차원에서도 교육공동체/학교인권조례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먼저, 교육공동체/학교인권조례는 대체로 "교사, 학부모, 학생"의 소위 교육3주체의 인권을 보장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로 교사의 인권은 (주로 정치적 권리나 노동권 등이) 한국의 여러 법률적 문제나 교육정책 등에 의해 제한되거나 침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조례의 형태로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또한 교사에게 필요한 인권이 무엇인가, 또는 교권(이는 교사의 인권과 다른 개념임에도, 교육공동체/학교인권조례에서는 함께 다루는 경우가 있다. 교권으로서의 권리와 교사의 인권을 혼동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 중 하나다.)이 무엇이며 어떤 형태여야 하는가에 대해서 충분한 고민 없이 피상적으로 구색 맞추기로만 들어가기도 한다. 학부모의 인권으로 가면 더욱 모호하다. 학교에서 보장해야 하는 학부모의 인권은 정확히 무엇이며, 이를 조례로 규정하는 것은 무슨 효과가 있는가? 결국 교육공동체/학교인권조례라는 형식은 학생인권의 의미를 희석시키고 무마시키기 위해 교사, 학부모를 동원해서 생색을 내고 있을 뿐 아닌가? 이는 오히려 교사, 학부모들이 분개해야 할 부분일 것이다.

그밖에도 교육공동체/학교인권조례는 ▲ 학교구성원들 중 학교 직원(교사가 아닌 학교의 여러 노동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배제하기도 하고 ▲ 학생인권조례에 비해서 학생인권의 문제를 학교 안의 문제, 소위 교육3주체만의 문제로 한정시키기도 하며 ▲ 학생의 인권을 학교나 교육공동체라는 관념의 틀 때문에 제한하기도 한다. 더 조화로운 공동체/학교를 지향한다는 착각 속에서 학생인권에 대한 불충분한 보장이나 제한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학생을 대등한 인간으로 보지도 않으면서 무슨 공동체가 가능하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인권조례이기 때문에 가지는 의미가 있다. 그것이 실제 제정된 학생인권조례 내용에 일부 한계나 문제가 있더라도 학생인권조례가 그나마 환영받고 정당화되는 이유이다. 교사나 학부모의 권리 문제 그리고 학교공동체의 문제는 학생인권을 요구해온 것과는 역사도 맥락도 차원도 다른 문제이며, 별도의 연구와 운동과 제도를 통해서 만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육공동체/학교인권조례를 추진하는 이들은 그것이 학생인권조례의 이런 의미와 이유를 축소시키고 훼손하는 것임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그것이 필요한 이유를 따로 정당화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서,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의 인권만을 보장하므로 문제가 있다. 아동·청소년인권조례로 해야 한다."라는 주장이 일부 있다. 청소년인권이 학생인권으로 한정되지 않고, 더 폭넓게 생각되고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문제의식이다. 하지만, 그런 문제의식이 필요하다고 해서 학생인권조례가 아닌 아동·청소년인권조례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옳다는 것은 아니다. 학생인권조례는 학교라는 공교육기관 안에서 학생이라는 신분에 처해있는 다수 청소년들의 인권 문제를 다루는 것으로, 학교와 교육청이 그 시행을 책임지는 기관이 되는 것이고, 학생들의 인권이 침해되어온 상황, 그리고 거기에 맞서서 계속 문제제기하고 운동이 벌어져온 맥락 위에서 만들어진 제도이다. 학생인권이 먼저 제기되는 이유가 있고, 학교에서 학생들의 인권으로 한정해서 다루고 보장함으로써 생기는 구체성과 장점이 분명 있는 것이다.

아동·청소년인권조례라는 것을 만든다고 했을 때, 어떤 영역 어떤 분야의 어떤 내용이 포함될 것이며 어떤 기관이 책임지고 보장하도록 할 것인지 등에 대한 연구 없이, 학생인권만 얘기하면 안 되니까 아동·청소년인권조례를 만들자고 막연하게 말하는 것은 이상한 이야기다. 또한 만약 아동·청소년인권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제도를 만든다고 할 경우에는 가정, 학교, 일터, 문화, 정치, 기타 각 분야를 넘나드는 내용이 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에 지방자치 차원에서 만들어지는 조례라는 형식 역시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근로기준법을 만들 때 실업자, 임금노동하지 않는 사람의 권리는 왜 얘기하지 않느냐고 하지는 않지 않는가? 학생인권뿐만 아니라 아동·청소년인권 전반을 어떻게 신장시킬지 논의하고 운동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지, "학생인권조례가 아닌 아동·청소년인권조례를 만들자"라고 말하는 것은 넌센스다.



왜 학생"인권"조례인가?


다음 문제제기는 왜 "인권"만 보장하냐는 것이다. 이에 관련해서는 크게 두 가지 의미일 수 있는데, 하나는 "학습권"과 "인권"을 대립하는 걸로 보고 왜 "인권"만 보장하고 "학습권"은 보장하지 않느냐는 식의 뜻이고, 다른 하나는 왜 "인권"만 명시하고 "의무"는 명시하지 않느냐는 뜻이다.

첫 번째, "학습권"과 "인권"을 대립시키는 논리는 일단 학생인권조례를 제대로 읽지도 않은 경우가 많다. 학생인권조례는 인권 중에 교육권의 구체적 실현으로서 학습권을 포함하고 있으며, 학습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해서 구체적 기준들도 제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만일 학습권이 부당하게 침해당했다면 이 역시 학생인권조례의 구제 절차 등을 통해 구제를 요청할 수 있으며, 학교․교육청 등은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교육환경을 개선시킬 의무를 진다. 만일 학생이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저해하는 행동을 할 경우에는, 학생들이나 학교에서는 이를 충분히 제지할 수 있다. 다만 그러한 과정에서 그 학생의 인권도 존중되어야 하며 비폭력적이고 합리적 방식으로 제지․징계․지도를 해야 한다는 것이 학생인권조례의 내용이다. 학습권은 다른 인권과 같이 인권의 한 내용으로 보장되는 것이고, 다른 인권에 비해서 더 우위를 가지거나 할 이유도 없다.

학습권을 입시 공부 또는 그 동안의 수업방식 유지라는 매우 한정적인 의미로 이해하거나, 또는 권리가 아닌 학생의 '의무' 비스무레한 걸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런 태클을 걸곤 한다. 마치 학생들이 원하지 않는 보충수업 등을 강제로 하지 않고 여가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게 마음에 안 들거나, 또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떠들거나 수업에 흥미를 잃고 반항하는 학생들을 두들겨 패서라도 입 다물게 하고 닥치게 하는 것 정도를 학습권 보장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의 학습권(제대로 된 학습권이라 하기 어렵지만!)이라면 이미 우리 사회나 학교에서는 이를 지겹도록 강조하고 집착해왔다. 오히려 그런 생각이 학생들의 학습권을 비롯하여 인권을 침해하는 것을 정당화하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인권"조례가 필요한 것이며, 학습권의 의미 역시 다시 한 번 인권의 관점에서 새롭게 짜야 할 것이다.

두 번째의, 왜 학생인권조례가 학생의 "의무"는 권리만큼 명시하지 않느냐는 식의 비판은 인권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다. 인권은 사람이기만 하면 누구나 보장받아야 하는 권리이며, 근대 이후 만들어진 현대 국가에서 국가의 존재 목적은 1차적으로 구성원의 인권을 보장하고 실현하는 것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범죄를 저질러 그 때문에 처벌을 받고 인권을 제한당하더라도, 이는 의무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권리를 박탈한다는 식이 아니라, 어떤 사람의 행위가 다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하거나 저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불가피하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즉, 인권에 있어서는 의무를 다해야 권리를 보장한다는 식의 사고방식이 아니라,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 (국가에게, 공동체에게, 때로는 개인에게) 필요한 의무를 부과하는 논리가 적용된다. 즉, 인권이 먼저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학생들의 인권을 인정하지 않는 일, 마음대로 제한하거나 침해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때문에 학생인권조례라는 형태로 기본적인 인권의 기준을 제시하고 명시하고자 한 것이다. 반면에 지금까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자의적으로 의무를 부과하는 경우는 매우 많았다. 이러한 의무 부과 역시 학생의 인권이 먼저이고, 그 인권의 기준을 지키는 선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민주적 방식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인권조례는 그러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며, 학교 안에서 공동생활을 위한 규칙이나 지켜야 할 의무 등은, 학교마다 다른 상황과 여건과 경험들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자치적 자율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에게 의무만 강조하고 권리에 인색했던 우리 사회에 익숙해진 이들이 학생인권조례에 의무가 없다고 길길이 뛴다. (정확히는 학생의 의무(타인의 인권 존중이라거나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거나)에 관한 내용도 일부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장애차별금지법은 왜 장애인들에게 차별받지 않을 권리만 보장하고 장애인들의 의무는 명시하지 않았냐고 물을 셈일까? 세계인권선언이,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규약이,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관한 규약이, 유엔아동권리협약이, 왜 권리만 있고 의무는 없냐고 물을 셈일까? 의무보다 인권이 먼저라는 것, 그것이 왜 그렇게 받아들이기 힘든지가, 그리고 학생인권조례에 왜 의무의 명시를 인권 항목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하라는 식으로 요구하는지가, 오히려 이해하기 어려운 노릇이다.



왜 학생인권"조례"인가?


마지막으로 왜 학생인권"조례"여야 하냐는 비판이 있다. 이 역시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 하나는 인권은 보편적 가치이므로 "법률"로 하여 전국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조례는 법적 효력이 있으므로 학교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헌장 같은 선언적 내용이면 족하다는 것이다.

학생인권을 법률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인권의 보편성이 조례의 형태로 인권을 보장하는 것을 막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렇게 따지면 인권은 말 그대로 보편적 가치이기 때문에 한 국가의 법률로 이를 보장하는 것도 부당한 것이고 전세계에 통용되는 뭔가로만 만들어야 한단 말인가? 아니다. 반대로, 각 국가와 지역에서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장려해야 할 일일 것이며, 이를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는 국가와 지역을 변화시켜야 할 일일 것이다.

실제로 청소년운동은 학생인권법(학생인권의 내용을 포함시킨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만들려고 운동했던 적이 있고, 또 법이 만들어질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조례의 장점도 있다. 조례는 지역 사회 또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학생인권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며, 지역 교육청과 학교 등에 더 구체적으로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 오히려 법률로 선언적 내용만 들어간다면 제대로 학교 현장에 적용되지 않을 법한 내용들이 조례의 형태로 만들어지고 교육청과 지역사회를 통해 효과를 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인권에 관한 법률과 조례, 두 가지 다 필요하고 있으면 좋은 것이라고 할 것이다. 애초에 학생인권법의 제정 필요성을 옹호하는 정도의 이야기가 어째서 일부 언론 등에서는 학생인권조례를 반대하는 근거로 사용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학생인권을 조례가 아닌 헌장 등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솔직히 인권을 옵션 정도로밖에 보지 않는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킨다.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인 것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는 소리다. 학생인권조례는, 비록 과태료 부과처럼 직접적인 처벌조항은 없지만, 조례의 형식이기 때문에 학교와 교육청 같은 행정기관에 의무를 부과할 수 있고, 학생인권옹호관과 같은 구제 기구의 설치도 할 수 있다. 학생인권조례는 비록 형법 같은 것에 비해 강제성은 약하지만 나름대로 조례의 수준에서 학생인권을 점진적으로 개선, 실현시켜갈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헌장으로 만들게 되면 그러한 개선을 위한 제도와 장치들을 둘 수 없으며, 단순한 말의 성찬이 되어버릴 위험성이 적지 않다. 일부 기구가 추진한 헌장 등의 형태로 만들게 되면, 조례가 가지는 지역사회의 자치법규로서의 의미도 상당 부분 퇴색해버린다.



학생인권조례라는 우리 시대의 과제


그러므로 학생인권조례는 "학생" "인권" "조례"여야만 한다. 그것이 학생인권을 요구하며 운동해온 역사와 맥락에도, 학생들의 현실에도, 학교와 교육과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도, 실효성에서도 필수적이다. 학생인권조례를 학생인권조례가 아닌 다른 것으로 하려는 사람들(특히 대구의 "교육권리헌장" 같은 -_-)은 답해야 할 것이다. 그들은 학생인권을 반대하거나 부담스러워 하는 것인지. 학생이 인간이며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가진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인지. 학생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개선하는 것을 피하고 싶은 것인지. 학생인권조례 이상으로 학생인권 그리고 청소년인권 보장이 이루어지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학생인권조례는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넘어서고 시행하고 정착시켜야 할 우리 시대의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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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2.01.21 11:39

서울 학생인권조례의 의미, 꼼꼼히 들여다보기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의 의미 톺아보기 ⑦

공현

2011년 12월 19일, 서울 학생인권조례가 서울시의회에서 가결되었다. 2010년 9월 경기도, 2011년 10월 광주광역시에 이어서 세 번째로 학생인권조례가 입법기관에서 가결된 것이다. 비록 그 뒤에 서울시교육청에서 재의 요구를 하면서 언제 시행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졌지만, 지방의회가 학생인권조례를 통과시킨 것 자체의 의미도 결코 작지 않다. 이날 통과된 서울학생인권조례는 여러 단체들이 모여 만든 주민발의안에 교육상임위 시의원들이 일부 수정을 가한 안이다. 서울시의회를 통과한 서울학생인권조례의 내용이 어떠한지, 내용 면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좀 더 꼼꼼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두발자유의 보장, 그러나 복장의 한계

우선 학생인권운동이 가장 오랫동안 제기해온 이슈 중에 하나이자 학생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던 “두발자유”, 나아가 용의복장에 관한 조항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서울학생인권조례는 이에 대해 “학생의 의사에 반하여 복장, 두발 등 용모에 대해 규제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강력하게 천명함으로써 완전한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두발자유에 관해서 길이 외에 다른 부분은 규제할 수 있다는 듯이 다소 모호한 입장을 취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와는 달리, 두발자유 등 개성 실현권에 관해서 완전하게 보장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교육상임위원회에서 수정되는 과정에서 이 조항에도 단서 조항이 붙었다. “다만, 복장에 대해서는 학교규칙으로 제한할 수 있다.”라는 조문이다. 교복폐지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광주학생인권조례의 경우에도 두발의 경우 완전한 보장을 하려 하지만, 복장에 관해서는 “교복을 학교 규정으로 정할 수 있다.”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학생인권조례의 조문이 더 문제가 많다. 광주에서는 교복을 학교 규정으로 정할 수 있다고 했을 뿐, 교복 외의 용의 복장 부분이나 교복의 착용 여부 등을 포함하여 포괄적으로 복장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그러나 서울학생인권조례의 경우 매우 자의적이고 포괄적인 복장 규제가 가능하게 되어버렸다. 물론 학생인권조례의 취지상 학교 현장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당장은 여러 자의적 용의복장 규제들도 완화될 가능성이 높기는 하나, 심각한 한계가 아닐 수 없다.

진보된 학습권 조항

서울학생인권조례가 비교적 진전된 내용을 담고 있는 조항 중 하나가 학습권에 관련된 조항이다. “제8조 학습에 관한 권리”는 주민발의안에 들어갔던 내용에 더해서 서울시교육청의 자문위원회가 냈던 학생인권조례 초안에 있던 것을 합하여 보완하여 수정된 내용이다. 주민발의안 원안은 아니더라도 더 진전된 수정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조항에서는 학습권을 “소질과 적성 및 환경에 합당한 학습을 할 권리”로 명시하고, 현장실습 과정에서의 안전과 학습권 및 소수자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담았다. 또한 부당한 상대평가가 아니라 정당하게 평가받을 권리를 학습권으로 포함시켰고, 과도한 경쟁이 오히려 학습권을 침해한다고 보았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 등이 한국 정부에 교육권에 관련해서 권고했던 것이 일부 반영된 결과이다. 마지막으로는 “과도한 선행학습을 실시하거나 요구”하는 것도 학습권 침해로 보고 금지했다.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과정에 맞는, 적절한 시간을 들여 배울 권리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러한 학습권 조항은 다소 개략적이고 추상적으로 “배울 권리”, “학습에 참여할 권리”, “공부할 권리”로만 학습권을 파악하던 풍조에서 벗어나서 학생에게 적합한 교육을 받을 권리로서의 학습권을 적극적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그리고 상대평가․경쟁․선행학습 등 한국의 교육환경에서 일어나는 구조적인 학습권(교육권) 침해를 다룬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다만 학생들이 학습에서 부당하고 자의적으로 배제당하거나 학교에서 쫓겨나는 등의 문제에 관해 명확하게 학습권의 차원에서 보장하는 조항을 만들지 않은 것은 다소 아쉬운 일이다.

국내 학생인권조례 최초로 명시된 집회의 자유

서울학생인권조례에서 확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제17조 의사 표현의 자유”이다. 이 조항에서는 국내 학생인권조례 최초로 학생들에게 집회의 자유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2009년에서 2010년에 걸쳐, 경기도에서 국내 최초로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질 때에도 집회의 자유 조항은 큰 논란이 되었다. 결국 경기도교육청은 논란이 된 집회의 자유 부분을 명시하지 않은 안을 발의했다. 당시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집회의 자유를 명시하지 않더라도 의사표현의 자유에 대한 조항에서 의사표현의 방법 중에 집단적 표현으로서 집회가 포함되는 것이므로 집회의 자유가 없다고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을 했다. 그러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언론에서 이를 놓고 “학생들 교내에서 집회 못한다”라고 표제를 뽑아서 보도하는 등 사람들 사이에서 집회의 자유는 보장되지 않는다는 식의 인식이 퍼졌다.

사실 경기도교육청의 말이 맞긴 하다. 만일 경기도학생인권조례의 취지가 학생에게 집회의 자유가 없다는 것이었다면, 이는 유엔아동권리협약과 헌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상위법 위반이 될 것이다. 그러나 집회의 자유가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자의적으로 침해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조례로 이를 재확인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래서 서울학생인권조례는 의사표현의 자유에 대한 조항에서 “학생은 집회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이러한 권리를 확인하고 보장했다. 여기에서 집회의 자유는 교내에서 집회를 열 권리 뿐 아니라 학교 밖에서 집회에 참여할 권리도 포함한다.

그러나 이 조항 역시 교육상임위원회에서 일부 수정되고 말았다. “다만, 학교 내의 집회에 대해서는 학습권과 안전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학교규정으로 시간, 장소, 방법을 제한할 수 있다.”라는 단서 조항이 붙은 것이다. 다른 학생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나 안전 등의 문제로 필요최소한의 제한을 둔다는 것 자체는 일견 합리적인 듯 보인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이를 매우 포괄적으로 해석하여 집회를 규제할 우려가 있다. 예컨대 학교 안의 어디에서 열든 ‘면학 분위기’를 저해하니까 학습권 보호를 위해 집회를 금지한다면? 좀 더 명확한 조건 명시 등을 통해, 학생들의 집회의 자유 행사에 실질적으로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꼼꼼하고 촘촘하게 구성한 권리들

그밖에 서울학생인권조례는 학교 현장의 사례들과 연구들을 반영하여 학생인권 보장의 기준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자 애썼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종교의 자유에 대한 조항이다. 이 조항에서는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등의 의견을 반영하여, 단순히 종교의식을 드리는 수업에 대한 선택권뿐만 아니라 학생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학생의 종교 선전을 제한하는 행위” 및 각종 차별 등을 포함하여서 좀 더 구체적으로 유형별로 명시하였다. 또 다른 예로 자치활동에 관한 권리가 있다. “제18조 자치활동의 권리”에서는 학생자치조직과 학생회가 어떠한 권리를 가지는지, 임원 선출, 회의 개최, 예결산 등을 비롯하여 구체적으로 보장하고자 했다. 학생자치조직들이 말뿐인 자치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자치를 보장받기 위해서 어떠한 것들이 필요한지 세심한 연구와 고려가 엿보이는 조항이다.

소수자 학생의 권리 보장에 관한 조항에서도 경기도와 광주광역시에서 제정된 학생인권조례에 비해서 서울학생인권조례는 더 많은 신경을 썼다. 이 조항에서는 8개 항에 걸쳐서 구체적으로 소수자 학생의 권리를 어떻게 보장해야 하는지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빈곤, 장애,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운동선수 등 소수 학생”으로만 예시하고 있는 데 비해, 서울은 “빈곤 학생, 장애 학생, 한부모가정 학생, 다문화가정 학생, 외국인 학생, 운동선수, 성소수자, 근로 학생 등 소수자 학생”이라고 하여 좀 더 많은 예시를 들어 조금 더 촘촘한 권리 보장을 목표로 했다.

그런데 현재 서울학생인권조례 중 소수자 학생의 권리 보장에서는 성소수자에 관해 이런 조항이 있다. “교육감, 학교의 장 및 교직원은 학생의 성적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관한 정보나 상담 내용 등을 본인의 동의 없이 다른 사람(보호자는 제외한다. 이하 같다)에게 누설해서는 아니 되며, 학생의 안전상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도 본인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여야 한다.” 이 조항은 본래 보호자/친권자를 포함하여 다른 사람에게 본인 동의 없이 알릴 수 없도록 했다. 이는 보호자/친권자에게 알리는 것이 성소수자 학생들을 더 많은 폭력과 차별에 노출시키는 결과가 될 수 있음을 고려한 조항이었다. 그러나 교육상임위원회에서는 이에 대해서 “내 자식이 동성애자인 걸 부모인 나한테도 알려선 안 된다니 그게 말이 되느냐?”라는 식의 반발을 의식하여 결국 “보호자는 제외한다”라는 조문을 넣고 말았다.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안이 각계에서의 사례들과 연구들을 반영하여 최대한 꼼꼼한 권리 보장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이러한 후퇴는 더더욱 큰 결함이라고 할 수 있다.

학생인권 증진 및 구제 제도 개선

경기도․광주광역시 학생인권조례에 서울학생인권조례를 비교해봤을 때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학생인권의 증진에 관한 부분과 학생인권 침해에 대한 구제 ― 학생인권옹호관 등의 부분이다. 이 부분은 경기도에서 지난 1년간 시행되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좀 더 실효성 있게 규정하고자 노력한 것이다. 이 역시 서울시교육청 자문위원회가 공들여 만든 부분에서 많은 부분 가져와서 더 나아지도록 교육상임위가 수정한 부분이다.

우선은 인권교육에 관한 부분에서, 인권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교육감과 학생인권옹호관 등이 할 역할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인권교육을 실시하도록 해도 준비가 부족하여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학교들이 많은 현실 속에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부분이다. 홍보에 관해서도 경기도와 광주광역시의 조례는 “교육감은 … 노력하여야 한다”라고만 되어 있으나, 서울의 조례는 이에 더해서 조례 전문을 알리도록 하고 학생인권옹호관 역시 홍보를 위한 계획을 수립할 책임을 지도록 했다.

또한 학생인권옹호관과 학생인권교육센터라는 기구의 설치를 통해서 학생인권에 관한 정책 추진과 학생인권침해 구제에 관한 업무를 책임지고 총괄할 수 있도록 했고 학생인권옹호관의 신분, 업무, 위상을 좀 더 명확히 했다. 이는 경기도의 시행 경험을 돌이켜보면, 학생인권 정책을 책임지고 추진할 주체가 교육청에 따로 없고 기존의 장학사 등 교육 관료들은 학생인권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왕왕 보이며, 학생인권옹호관의 교육청 안에서의 위상이 다소 불안정했던 것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들이다. 나아가서 학생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조사 및 구제에 대해서 상세한 의무, 조건, 절차, 권한을 명시한 것은, 학생인권이 학교 현장에 정착하도록 하는 데 매우 의미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규정개정심의위, 학생의 규정 개정 참여 문제

마지막으로, 내가 서울시의회를 최종 통과한 서울학생인권조례에서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규정개정심의위원회” 문제이다. 이 위원회는 경기도․광주광역시의 학생인권조례에서 모두 두고 있는 기구인데, 서울에서만 제외되고 대신에 학교운영위원회 밑에 “학교규칙소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했다. 주민발의안 원안에서는 규정개정심의위원회를 두도록 했는데, 교육상임위에서 수정된 안이다. 아마도 기존의 규정개정심의위원회가 학교운영위원회와의 관계 및 위상 설정이 애매하다는 법적 의견에 따른 것으로 짐작된다.

문제는 이러한 수정이 규정개정심의위원회냐 학교규칙소위원회냐 하는 이름의 차이만이 아니라는 데 있다. 본래 규정개정심의위원회에서는 위원회에 학생 대표가 참여할 것을 명문화하고 있었다. 경기도의 경우에는 더 나아가서 학생 대표와 “인권 관련 지식이나 경험이 있는 전문가”로 구성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규칙 개정을 학교가 마음대로 할 수 없도록 하고 학생들이 규칙 개정에 반드시 의미 있는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학교규칙소위원회는 이러한 학생 대표의 참여에 관한 명문화된 부분이 없다. 학교규칙소위원회를 어떤 구성원으로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항도 없다.

물론 경기도의 경우에도 규정개정심의위원회를 조례가 명시한 대로 제대로 꾸리지 않은 학교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최소한 학생 대표의 참여를 통해 학생들이 원할 경우에 규칙 개정에 의미 있는 존재로 개입할 길을 확보한 의미는 있었다. 서울에서는 위원회 구성에 학생 참여를 명시하지 않아서, 결국 규칙 개정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 제출이 들러리만 서는 게 될 위험성을 안게 되었다.

조례는 지렛대일 뿐이다

서울학생인권조례는 최초로 주민발의를 통해 서울시 만 19세 이상 유권자 10만여 명의 참여로 제정된 학생인권조례라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가 있다. 시민들의 학생인권에 대한 지지와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내용적으로도 두발의 완전한 자유와 집회의 자유 명시 등, 서울학생인권조례는 분명 10~15년 가량 이어온 학생인권 운동의 커다란 성과이다.

또한 서울시의회에서 통과되는 과정 역시 어렵고 고비가 많았던 만큼 의미가 있었다. 동성애자, 임신·출산한 청소년 등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려 하고 차별 금지에 반대하는 강력한 반인권적 공세를 정면으로 돌파했던 것이다. 비록 경기도나 광주광역시 학생인권조례에도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한다는 조항은 있었으나, 이 조항은 그 존재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주목을 받지 못해왔다. 서울에서 반인권적 공세를 이겨내고 통과됨으로써, 차별 금지 조항은 역설적으로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에 차별금지와 관련된 쟁점이 과잉 부각되면서, 앞서 언급한 학습권 부분을 포함하여 서울학생인권조례의 한층 더 나아간 내용들이 잘 부각되지 못한 것이나, 규정개정심의위 삭제 문제 등 심각하게 수퇴된 부분들을 놓치게 된 것은 아무래도 좀 서글픈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러한 의미와, 학교 현장에서 학생인권이 잘 뿌리내릴 수 있을 거냐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이미 만으로 1년이 넘게 학생인권조례를 시행해본 경기도를 살펴보면, 학생인권조례가 온전하게 입학한 게 아니라 널리 알려진 일부, 두발 길이 자유화나 체벌금지, 자율보충학습 강제 금지 등만 그나마 힘을 발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밖에 학생인권조례가 담고 있는 풍부한 내용들이 모두 다 반영되기 위해서는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교사들 등 교육주체들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서울학생인권조례에도 학생인권에 관해서 복장의 자유나 집회의 자유 등 학교에서 제한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한계들이 군데군데 있다. 이는 결국 교육청이 조례에 관해서 해설하여 전달하는 지침, 그리고 학교 현장에서 학생인권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역량과 의지에 의해 좌우될 부분들이다. 물론 조례의 개정이나 법률 개정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예컨대 보호자에게는 성소수자 학생의 성적 지향이나 성별정체성을 아웃팅할 수 있게 한 조항은 개정이 필요하다. 규정개정심의위와 관련된 것도 조례를 개정하면 좋겠으나 이와 관련해서는 아예 학교운영위원회에 학생 대표가 참여할 수 있도록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해버리는 것이 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일 수도 있어 보인다.

학생인권조례는 하나의 지렛대일 뿐이다. 그 지렛대를 눌러서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들이다. 이 경우에 지렛대를 움직일 사람은 첫 번째로는 학생들일 것이고, 두 번째는 교직원 및 보호자일 것이며, 세 번째로는 교육청과 지역 사회의 시민들일 것이다. 그런 지렛대 하나 놓으려고 주민발의를 하고 재의를 해서 다시 의결을 해야 하는 등, 여러 파란만장한 드라마를 겪고 넘어야 하니 참으로 한숨이 푹푹 나온다.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고생해서 놓은 지렛대를 이렇게 꼼꼼하게 찬찬히 뜯어볼 때면 좀 뿌듯한 것도 사실이다. 학생인권, 이제 또 다른 출발점이다.
덧붙이는 글
공현 님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안의 작성에도 참여했고,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운동에도 같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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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오름 제 283 호 [기사입력] 2012년 01월 18일 13: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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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2.01.19 12:16


“폭력이 부르는 폭력, 차별이 부르는 폭력”

- 학교폭력의 해법 모색과 인권친화적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집담회

 

모십니다.

 

다시금 학교폭력 문제가 사회 전반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학교폭력 문제를 빌미로 학생인권조례를 무력화시키려는 정치적 발언들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에 지금 문제시되고 있는 ‘학교폭력’(학생간 폭력)의 개념을 확장하는 한편,

학교폭력의 해법에 다가서는 접근방식들을 근본적으로 재점점해보는 자리를 갖고자 합니다.

 

이번 집담회는 참석자 전원이 상호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학교폭력문제, 차별과 폭력 문제, 인권과 교육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오신 단체들이 함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집담회 기획안]

 

 

“폭력이 부르는 폭력, 차별이 부르는 폭력”

- 학교폭력의 해법 모색과 인권친화적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집담회

 

 

■ 때: 1월 25일(수) 오후 2시~5시

■ 곳: 흥사단 강당

■ 공동주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윤명화․김형태 의원실, 전교조,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서울본부, 학생인권조례성소수자공동행동

 

■ 구성

: 집담회는 참석자 모두가 심층적인 분석과 해법을 함께 모색하는 방식으로 진행

: 간략 발제를 요청한 분들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참석자들의 의견과 상호 토론을 통해 퍼즐을 완성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

 

- 사회 : 배경내(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서울본부)

 

1부. [진단] 학교 안 폭력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학교폭력의 가해자는 괴물인가? 누가 왜 표적이 되는가? 학교 안 힘의 위계질서와 차별이 낳는 폭력, 그리고 그 폭력의 악순환을 진단한다.

: 집담회 참가자들의 진단을 들어보면서 ‘학교폭력’(학생간 폭력)에서 ‘폭력 학교’(폭력적 학교구조와 학교문화)에 대한 심층적 분석이 중요함을 살펴본다.


1) 학교폭력의 가해자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경쟁교육, 폭력적 학교문화 진단

- 이희진(교사, 대구학생인권연대)

2) 폭력학교를 피해 짐을 싼 사람들

- 문한뫼(학교폭력 피해 학생)

3) 장애학생에 대한 폭력 : ‘도가니’와 대전 지적장애 학생에 대한 폭력사건을 중심으로

- 최석윤(서울장애인부모회)

4) 성소수자 학생에 대한 폭력 : 아웃팅과 집단폭행, 자살에 내몰린 청소년 성소수자

- 호림(학생인권조례성소수자공동행동 차별사례팀)

5) 국제결혼가정, 이주가정 학생에 대한 폭력

- 석원정(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6) ‘학교 실적’이 만들어낸 피해자들 : 학교 실적을 위해 죽음의 공장으로 내몰린 현장실습생들(학생 운동선수 인권문제와의 유사성도 포함)

- 하인호(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전교조실업위원회)

 


2부. [해법 모색을 위한 쟁점토론] ‘폭력의 학교, 죽음의 학교’를 넘어서기 위하여

: 학교폭력 문제의 해법을 찾는 접근방식의 근본적 관점을 점검하는 쟁점토론을 위주로 집담회를 진행한다.

: 입시경쟁교육의 문제, 폭력적 사회문화가 학교폭력의 밑불이 되고 있음은 전제로 하고, 그 이상의 구체적 논의를 진행한다.

: 사회자가 쟁점별로 먼저 말문을 열어줄 사람을 초대해서 입장을 들어본 다음, 전체가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 주요 쟁점

1. 학교폭력에 대한 침묵과 방관, 악순환 구조, 어떻게 깰 것인가

2. 가해자 처벌 위주의 해법과 피해자(잠재적 피해자) 지원 중심의 대책은 어떤 차이를 만드나

3. 학교폭력 해법에서 교사, 학생의 위치와 역할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4. 학생인권조례는 학교폭력 예방과 해결에 무력한가

5. 학교를 넘어선 지원망 확충과 성찰적 사회문화 어떻게 만들까

 <각 쟁점별 토론을 열어주실 분들>

◯ 이영탁(전교조 참교육실)

◯ 문재현(마을공동체교육연구소)

◯ 둠코(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 김선혜(평화를만드는여성회 갈등해결센터)

◯ 김영삼(서울시교육청 생활지도정책자문위)

◯ 이정희(경기도인권교육연구회)

◯ 유정은(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아동청소년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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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2.01.18 03:23

미조직된 시민들의 호응으로 만들어진 서울학생인권조례

- 서울 학생인권조례 제정, 주민발의의 경험



  2011년 12월 초,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학생인권조례주민발의 운동을 하던 경남에서, 주민발의에 필요한 숫자인 2만5천여명을 훌쩍 넘긴 3만6천여명으로 서명을 마감했다는 소식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아수나로 경남중부지부의 사람에게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되어서 다행이긴 하지만, 아쉽다고 했다. 서울 주민발의처럼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호응을 얻으면서 하지 못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보다 더 안정적으로 주민발의를 성사시킨 경남을 부러워하고 있던 나로서는 새로운 관점의 평가였다.


서울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의 험난했던 과정

  서울에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의 과정은 험난 또 험난했다. 처음 주민발의를 시작할 당시에는, 전교조 서울지부 활동가가 내놓은 낙관적인 전망을 믿었었다. 전교조 서울지부에서는 친환경무상급식조례 주민발의 당시의 경험을 근거로 하여 주민발의 서명을 모을 계획을 내놓았었고, 그에 따르면 2011년 1월까지 3~4만명 정도는 모을 수 있어야만 했다. 하지만 2011년 1월,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참담했다. 주민발의 기간 6개월의 반이 지났는데도 모여 있는 건 고작 6000명 남짓의 서명이었다. 서울시 투표권자의 1%, 최소 8만2천명을 모아야 하는데… 3개월만에 7만6천명을 더 모아야 할 판이었다.

  사실 처음에도 친환경무상급식조례와 학생인권조례를 비슷한 것으로 보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무리가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었던 적이 있었다. 교사인 전교조 조합원들이나 학부모들에게 친환경무상급식조례와 학생인권조례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청소년운동에서 반복적으로 던졌던, "왜 우리 사회는 '애들 밥 먹이는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이면서 '학생들에게 자유를 보장하는 문제'에는 소극적, 부정적인가?"라는 질문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었다. 학생인권조례는, 친환경무상급식에 비해서 청소년들, 학생들을 시혜와 보호의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볼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좀 더 근본적인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는 주제였다. 결과적으로 전교조 교사 조직을 비롯하여 처음에 계획했던 '조직서명'은 충분히 움직이지 못했고, 2011년 2월부터는 '거리서명'이라는 방법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 거리서명은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 주요한 서명 방식으로 생각되지 않았었다. 12월에 2차례 해봤지만 추운 날씨에다가 주민등록번호와 주소까지 적어야 하는 주민발의 청구인 서명의 특성상 3시간을 해도 40~50여명의 서명밖에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방법이 없었다. 조직으로부터의 서명을 기대할 수 없다면 발로 뛸 수밖에. 2월 들어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6시간 풀타임 거리서명을 개시했다. 목표는 하루 200명. 남은 3개월동안 하루 200명씩 꼬박꼬박 받을 수 있다면 3만여명을 거리서명으로 채울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이 매일 거리서명에 나선 사람들은 주로 청소년활동가들이었다. 첫날에는 6시간을 했는데도 100명밖에 못 받았지만, 점점 요령이 붙고 어느 지역이 잘 되는지 정보가 축적되면서 하루 200명씩 받아내는 게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감동적이었던 시민들의 호응

  2, 3월은 매일 아침 9시에 모여서 그날의 서명 일정을 정리하고, 11시부터 5시나 5시30분까지 거리서명을 한 뒤(3월이 되어 날이 따뜻해지자 저녁 6시까지 서명을 연장한 날도 비일비재했다.), 저녁에는 온갖 행사나 강연이나 다른 단체 총회에까지 찾아다니면서 서명을 호소하고 받아내고, 밤 8, 9시쯤 사무실로 돌아와서 그날 받은 서명을 다 세고 정리하고 서명 물품을 정리한 뒤에 11시가 넘어서 집에 가면 바로 쓰러져 자는 생활로 2개월을 보냈다. 노동시간으로만 따지면 하루 12~13시간이 넘었고, 무거운 앰프와 가판대와 전단지와 서명용지를 들고 옮기고 추운 날씨에 6시간 동안 서명을 받으러 서있고 돌아다니는 육체노동과 거리에서 사람들을 붙잡고 서명을 받아내야 하는 감정노동이 골고루 섞인, 강도 높은 노동의 나날이었다. 처음에는 쉬는 날 없이 하다가 한 명 한 명 몸살로 쓰러져서 쉬는 일이 속출하면서 그제야 한 사람당 1주일에 하루나 이틀은 의무적으로 쉬기로 했다. 2, 3월의 그 지옥 같았고 이를 악 물고 보냈던 시간들, 단순한 노동강도로는 말할 수 없는 울분과 절치부심의 시간들을 더 자세히 이야기하지는 않겠다.

  4월 11일, 이제 주민발의 기간은 원래대로라면 보름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 되었다. 서울시에서 중구청장, 강남구의원 등 재보궐선거가 있어서 재보궐선거 기간 동안 그 지역에서 주민발의 서명이 금지되어, 금지되었던 기간만큼 그 지역만 연장이 되어서 서명 최종 마감일은 5월 10일로 미뤄져 있었지만, 어쨌건 한 달도 채 안 남은 시점이었다. 그때 모인 서명은 3만2천명 남짓. 그 중 2만명 넘는 숫자가 거리서명으로만 모은 숫자였다. 조직서명은 여전히 당초 목표의 반에도 못 미치고 있었다. 11일 중간보고 기자회견 전까지 최소한 절반, 4만명은 모으고 발표하려 했던 소기의 목표도 달성하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4월 11일에 기자회견을 하고 여러 언론에 소식이 알려진 뒤, 그리고 주민발의 청구인 대표였던 홍세화 씨가 한겨레에 자신의 칼럼에서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소식을 전한 뒤, 시민들의 호응이 폭발적으로 일어났다. 홍세화 씨 칼럼이 실린 날에는 서울본부 전화로 어떻게 하면 서명을 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수십 통 걸려왔다. 홈페이지에 올려뒀던 우편서명용지를 시민들이 다운로드하면서 홈페이지가 트래픽 초과로 다운, 리셋시켜 복구하는 일이 반복됐고 결국 홈페이지 트래픽 용량까지 늘렸다.

  나는 아직도 그때가 생각난다. 4월 26일, 원래대로라면 주민발의 서명이 마감되었어야 할 날, 그 날은 아무 조직에도 속해 있지 않은 어느 서울시민 분들이 한 명 한 명 보내준 우편 서명만 800명이 넘게 들어왔다. 어느 분은 4월 26일에 바로 제출해야 하는 건 줄 알고 혹시라도 늦을까봐 자기 서명 한 장을 퀵으로 보내오시기까지 하셨다. 비록 4월 26일에도 서명은 7만명에 못 미치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 날과 그 다음날만큼은 밀려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우편서명에 즐거워할 수 있었다. 학생인권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호응이 이만큼이나 많았구나, 하고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거리서명 역시 날이 좀 풀리고 우리도 요령이 붙으면서, 그리고 주민발의 막바지가 되어 다른 단체들도 거리서명에 힘을 집중하면서 더 놀라운 성과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어린이대공원에서는 평균적으로 주말마다 하루 500명, 최고 기록을 세운 날은 하루에 900여명의 서명을 받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온 부모들의 호응이 높았다. 학생인권이 자기 아이가 곧 겪을 문제라고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펜을 들고 서명에 참여해주는 부모들의 힘으로 어린이대공원 서명은 성공적일 수 있었다.

  5월 10일, 주민발의 서명을 마감한 날, 모인 서명이 8만 5천명으로 집계되자 서울본부는 울음바다가 되었다. 사실 5월 초까지만 해도 우리는 주민발의 무산을 점치며 우울해하고 있던 차였다. 아무리 쥐어짜봐도 3천~5천명의 서명이 부족하다는 계산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부족한 서명을 각계각층에서 서울본부 소속이 아닌데도 힘을 보태준 단체들, 그리고 예상 이상으로 몰려든 시민들의 자발적인 우편서명이 채워주었다.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 등에 거리서명이 중구와 강남구에서밖에 못 받았는데도 대박이 터졌던 덕분도 있었다. 기쁨도 잠시, 주민등록번호나 이름, 주소 기재 오류로 7만2천명밖에 유효 서명이 없다고 하여 보정기간 5일만에 1만여명의 서명을 더 받아야 했던 시간도 있었지만, 이때도 태풍 속을 뚫고 거리서명을 받고 또 많은 서울시민들의 계속되는 호응과 참여로, 총 약 11만명의 서명, 최종적으로 유효하다고 인정된 97,702명의 서명으로 주민발의를 성공시킬 수 있었다.


미조직 대중과 조직 대중 사이 어디쯤

  서울에서 마지막에 대략적으로 서명을 집계해봤을 때, 굵직굵직했던 것은 거리서명으로 모은 게 약 3만, 전교조 서울지부 7~8천, 민주노총 서울본부 서명이 1만4천, 대한불교청년회가 1만2천, 우편서명이 6천 등이었다. 그런데 민주노총 서울본부의 1만4천명 중에서도 8천명 이상은 거의 담당 활동가 2명이 매일 따로 거리서명을 뛴 결과였기에, 민주노총 서울본부도 노조 조직 서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7천명 남짓이었다. 서울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에서는, 절반 이상을 거리서명, 우편서명 등 미조직 시민들로부터 받은 것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경남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에서는 거리서명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서명수의 20% 미만이다. 3만6천명 중 1만명 이상을 민주노총 경남본부에서 받았고, 전교조 경남지부도 5천명 이상 받았다. 학부모단체들과 어린이책시민연대, 그리고 지역운동을 하는 단위들도 많은 수의 서명을 모아왔다.(중간까지는 각 단위별 목표 서명과 달성한 수가 공개되어 있었으나 최종 마감 이후 공개되지 않아서 그 이상은 알지 못한다.)

  이런 차이는 지역특성이나 그 지역에 지역조직, 노조 등 대중조직들의 조직화 정도 차이에서 나오는 것일 수도 있다. 또는 경남은 학생인권조례 운동을 2008년 무렵부터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조직 대중들의 학생인권에 대한 의식이 더 우호적이기 때문인 걸 수도 있다. 아니면 서울 주민발의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서 미리 수임인 교육이나 조직을 통한 서명 계획을 좀 더 철저하게 세운 것도 분명히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서울에서 주민발의에 학을 뗐던 청소년활동가들은 경남처럼 조직 서명의 힘으로 주민발의를 성사시킨 것을 보고 매우 부러워하는 마음을 가졌다. 때문에 경남의 활동가에게서 서울의 주민발의를 부러워하는 듯한 말을 들었을 때 깜짝 놀랐다. 그러면서 서울이었기 때문에 더 이슈화가 됐고 그래서 더 많은 미조직 대중들이 알고 호응하고 참여하는 과정이 있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우리는 거리서명과 우편서명으로 턱걸이 하듯이 피 말리는 기분 속에 겨우 성사시킨 주민발의라고 이야기하지만, 그 말은 바꿔 말하면 그만큼 미조직 서울시민들의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호응이 예상 이상으로 높았던 것이고 그것 역시 우리가 감동할 일이었고, 또한 우리가 지난 수년간 학생인권운동을 해온 성과였던 것이다.

  그러나 미조직 대중들의 호응으로 성사시킨 주민발의는 너무나 취약하기도 하다. 우리는 원래 각계각층의 조직된 대중들, 특히 교사들에게 학생인권에 대해 알리고 동의를 이끌어내는 것을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운동의 목표 중 하나로 잡았었다. 그러나 우리가 확인한 것은 좌파적․개혁적 시민사회운동에 조직 대중들 사이에서도 학생인권이 별로 통하지 않고 있으며, 노조 등의 대중조직들 역시 그런 사회적 의제를 자신의 조직 대중들에게 전달하고 설득할 만한 조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특히 전교조 안에서의 의식 차이는, 간부들 사이에서도 심각할 정도로 컸다. 미조직 대중들에 크게 의존하여 주민발의를 성공시켰지만, 당초 기대했던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후에 학교 안에서 변화를 돕는 주체로서 교사․학부모 등을 만들어내는 계기로서 주민발의는 성공이라고 볼 수 없다. 결국 학생인권조례 운동은, 비단 주민발의의 형식이 아니더라도, 조직 대중과 미조직 대중, 그 둘 모두를 향해 전개되어야만 할 것이다. 아마도, 서울과 경남 주민발의 사례의 중간 어디쯤에 적절한 균형점이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일단 나는 청소년활동가이고, 청소년의 경우에는 절대다수가 미조직 상태라고 볼 수 있다. 학생인권조례는 학교 현장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시키는 제도이기도 하지만, 미조직된 초중고등학생들을 조금이라도 더 조직화해내기 위한 계기이기도 하다. 아수나로 서울지부에서 지금 서울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될 때를 대비하여 준비하고 있는 것은 '학칙개정 대응 메뉴얼 발간'과 개별 학교 대응 등이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당시에 있었던 학칙개정에 대한 여러 경험들로부터 배워서, 좀 더 면밀하게 학생들이 주인이 되어서 학칙개정에 참여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 과정에서 학생들을 조직화해낼 수 있는 계획을 고심 중에 있다. 주민발의는 어쨌든 끝났다. 거리에서 '비청소년'들에게 청소년, 학생들의 인권을 위해서 서명을 해달라고 구걸해야 했던 끔찍했던 시간도 끝났다. 비청소년들도 이렇게 많이 학생인권에 대해 호응해주는구나 하는 감동도, 분노와 억울함도, 모두 가슴에 남겨두고. 이제 다시 청소년운동으로 돌아올 때이다.

(그렇지만 나는 이제 곧 병역거부로 감옥에 갇힌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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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2.01.09 15:15
법적 요건조차 갖추지 않은 서울학생인권조례 재의 요구는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전면 부정!
이대영 부교육감은 재의 요구를 즉각 철회하라!

 
서울시교육청 이대영 부교육감이 오늘 서울시의회에 서울학생인권조례 재의를 요구했다. 재의 요구는 서울시의회에 다시 한 번 심의․의결을 하라는 것으로, 이는 이대영 부교육감이 민주적으로 제정된 서울학생인권조례의 공포와 시행을 사실상 거부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비록 예상했던 행보이기는 하나 끝끝내 정략적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을 접하니 커다란 실망과 분노를 감출 길 없다.

학생인권의 보장은 학생들이 인권과 민주주의를 익히고 자발성의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조건이며, 교육기본법과 유엔아동권리협약 등에 명시된 교육의 기본 목표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서울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인권의 기준을 구체화하는 한편, 여러 장치를 통해 학생인권을 실질적으로 실현하고 차별과 폭력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조건을 담고 있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과 교육복지의 신장은 물론 민주적 학교 구조를 만들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최근 사회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와 관련해서도, 폭력과 차별 없는 학교를 만들고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학생인권조례가 필수적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결국 이대영 부교육감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자 약속인 인권은 물론, 교육의 기본적 목표와 가치까지도 거부한 반교육적 행위를 선택한 셈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재의 요구는 10만여 서울시민들의 주민발의로 발의되고, 시의회에서 숙고를 거쳐 제정된, 가장 민주적이고 적법한 조례에 대한 전면 부정이다. 지난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정략적 이익을 위해 무상급식 시행을 거부하고 서울시 전체를 혼란에 빠뜨렸던 것보다도 더한 무리수라고밖에 볼 수 없다.

나아가 이번 재의 요구는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이 허용한 재의 요구의 요건에도 전혀 맞지 않는 불법적 행위다. 지방교육자치법에는 상위법 위반이나 공익의 현저한 침해 우려가 있을 때만 재의가 가능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보도된 바에 따르면 서울교육청 내부의 법률 검토에서도 법리적 문제는 없다는 결론이 이미 난 바 있다. 또한 공익을 오히려 드높이는 학생인권 보장 조례가 공익을 현저하게 침해한다는 것 역시 중대한 오독이다. 지난 1월 3일,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 역시 서울시의회에 공식 서한을 보내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을 환영하는 뜻을 밝혔다. 이대영 권한 대행은 어이없는 주장을 내세운 무리한 재의 요구로 국제적 망신까지 초래하고 있다.


백번 양보하여 이대영 부교육감이 내세운 재의 사유가 논리적으로라도 타당한지 살펴보자. 이대영 부교육감은 재의 요구의 사유로 ▲ 학교에 자율성을 부여한 상위법과 충돌 가능성 ▲ 교육감의 인사권 및 정책결정권을 제한 ▲ 집회의 자유, '성적 지향에 대한 차별금지',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두발 자유 등 개성을 실현할 권리, 사생활의 자유에서 휴대폰 소지 및 사용 자체를 금지할 수 없도록 한 규정이 우려가 있음 등을 들었다. 그러나 각각의 논리들은 참으로 궁색하기 짝이 없다.

서울학생인권조례가 학교에 자율성을 부여한 상위법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 것은 상식적으로나 법적으로나 가장 말이 안 되는 내용이다. 학생인권조례는 학교의 학칙을 일괄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학칙이 지켜야 할 기본 선을 제시하는 것뿐이다. 근거 조항으로 들고 있는 초중등교육법 8조 역시 "법령의 범위 안에서" "지도․감독기관의 인가를 받아" 학칙을 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학생인권조례는 전혀 상위법 위반이라 볼 수 없다.

교육감의 권한을 제한한다는 주장도 빈약하다. 근거로 든 헌법 제117조 1항이나 지방자치법 제22조를 살펴봐도 관련 내용을 찾을 수 없다. "주민의 권리 제한 또는 의무 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을 정할 때에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란 조항이 있을 뿐인데, 학생인권조례는 주민(학생)의 권리 보장, 그리고 이를 위한 국가기관의 의무를 정하고 있으므로 해당되지 않는다. 또한 학생인권조례는 교육감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감의 업무를 자문․보조하는 기구를 두도록 하고 있을 뿐이며, 교육감의 인사권 및 정책결정권 등은 충분히 존중되고 있다. 경기도 등에서 이미 이러한 기구들이 설치되어 잘 운영되고 있으며, 교육감의 권한을 침해했다는 이야기도 나온 적이 없다.

그밖에 이대영 권한 대행이 든 재의 요구의 이유들은 모두 인권에 대한 무지와 시대착오적 거부감만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집회의 자유, 차별금지,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개성실현권, 사생활의 자유 등이 우려된다는 건데, 이러한 권리들은 국제인권협약 및 국제인권기구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해온 사안들이다. 한국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체벌금지, 두발자유, 휴대전화 소지 및 사용 허용, 학내 집회자유 보장 등을 이미 권고한 바 있다. 또한 집회의 자유가 경기도와 광주 학생인권조례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 역시 재의를 요구할 이유가 전혀 되지 못한다.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금지의 경우에도 교육청 자문위원회가 논란 끝에 제외했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다. 외려 교육청 자문위원회는 공청회를 거친 이후 성적 지향을 명시한 최종안을 마련한 바 있다.


우리는 반교육․반인권․반민주의 전형이라 할 만한 이번 재의 요구를 강력히 규탄한다. 또한 이번 이대영 부교육감의 결정 뒤에는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끊임없이 제동을 걸어온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버티고 있음을 확신한다. 오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들이 재의 요구를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였다. 우리는 이같은 서울시의회의 입장을 환영하며, 설령 재의를 하게 되는 상황이 찾아오더라도 시의회에서 서울학생인권조례가 다시금 가결될 것임을, 그것도 더 높은 찬성표를 받아 가결될 것임을 믿는다.

이대영 부교육감은 정략적 소모전을 즉각 중단하고 서울학생인권조례가 올 신학기에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재의를 즉각 철회하여야 한다. 만약 철회하지 않을 시 우리는 이대영 부교육감의 사퇴 요구를 포함하여 서울학생인권조례의 조속한 공포를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임을 단호히 밝힌다.

 

2012년 1월 9일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서울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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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2.01.06 17:58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

                                        2012년 1월 3일

허광태 의장님께


지난 2011년 12월 20일, 서울특별시의회가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부합하는 서울시 학생인권조례를 성공적으로 제정하여 서울시 학교에 재학 중인 아동과 청소년들의 권리를 보장하게 된 바에 대하여 환영하는 바입니다.

본 조례가 그 무엇보다 학생들에 대한 체벌을 금지하고, 학생들의 사생활, 표현의 자유, 양심과 종교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며, 성적 기호(성적 지향) 등 다양한 사유로 행하여지는 차별을 금지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 한민국의 학교 환경에서 아동과 청소년들의 권리를 보장하는데 있어 본 조례의 제정이 중요한 초석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및 성전환자의 권리의 명시적 보호를 보장한다는 관점에서, 본 조례의 제정이 향후 성적 기호(성적 지향)를 이유로 행하여지는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의 국가차원적인 채택으로 이어지는 기반을 닦는 발판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서울시 시민의 인권향상을 위하여 중요한 첫걸음을 내딛으신 의장님과 서울특별시의회의 노고를 치하합니다.             

 

해니 메걸리
중동아주국 
현장지원 및 기술제휴부 대표




근데 '참조'가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랑 이대영 서울시 부교육감이네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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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2.01.06 15:59

치안, 정치, 청소년인권운동, 학생간폭력


철학자 자크 랑시에르는 ‘치안’과 ‘정치’를 구별하며 대립적인 개념으로 정립합니다. (저도 번역된 책 하나 안 읽고 소개하는 글들만 읽은 잘 모르는 자크 랑시에르의 개념들을 여기서 무리해서 설명할 생각은 없지만... 감히 자크 랑시에르의 논의의 중요한 부분을 다 생략해버리고(?!) 개략화해서 이용해보겠습니다.) 자크 랑시에르에 따르면 치안은 이미 합의된 것 속에서 공백, 보충, 불일치를 제거하는 것이고, 정치는 지금의 사회와는 불일치를 일으키는, ‘몫 없는 자들’이 자신의 몫을 주장하고 보충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더 거칠게 요약하면 치안은 현재 사회의 ‘합의’ 속에서 지금의 사회를 유지하는 작용이고, 정치는 ‘불일치’를 일으키며 지금의 사회를 변화시키는 작용입니다.


자크 랑시에르는 인권 역시 마찬가지 관점에서 봅니다. ‘성문화된 인간의 권리’로부터 배제된 사람들이 자신들 또한 인간이며 그 권리가 자신의 권리임을 주장할 때, 그 실천과 불화 속에 인권의 의미가 있고 그러므로 인권은 곧 정치 문제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랑시에르는 인권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인권은 자신들이 가진 권리를 가지지 않고, 자신들이 갖지 않은 권리를 가진 자들의 권리”라고.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을 포함한 청소년인권운동 역시 그러한 관점에서 ‘정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인권운동은 인간의 권리로 성문화되어 있는 것들이 어째서 현실에서는 청소년들에게 보장되지 않는지 질문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청소년은 어째서 가정이나 학교에서 폭력을 당해도 그것을 폭력이라 부를 수 없지? 청소년은 어째서 자기 사생활의 자유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지? 청소년은 어째서 학교 운영 같은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없지? 청소년은 어째서 공부해야만 하는 존재로만 생각되고 놀 시간도 여가도 제대로 가지지 못하지? 이처럼 ‘미성숙한 존재’로 규정당하고 사회적 합의의 과정에서 배제당한 청소년들이 권리를 주장하며 사회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청소년인권운동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러므로 청소년인권운동도 분명 ‘정치’의 일종입니다.


그렇다면 최근에 집중적으로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는 소위 ‘학교폭력’ 문제, 더 정확한 용어를 사용한다면 ‘학생간 폭력․차별․괴롭힘’(너무 기니까 앞으로 그냥 ‘학생간 폭력’이라고 부르겠다.)은 청소년인권운동의 문제일까요? 결론부터 말한다면 반은 그렇고 반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학생간 폭력’은 이미 사회적으로 합의된 문제인 것처럼 보입니다. ‘학생간 폭력’은 폭력이고 범죄이며 근절되어야 한다는 것이 말이지요. 그리고 ‘학생간 폭력’에서 가해자가 처벌을 받는다거나 하는 과정 역시 이미 사회적으로나 제도적으로나 합의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학생간 폭력’에 국가․사회가 대처하는 것은 현재 합의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치안’ 활동이며, 정치와는 반대되는 활동이고, 청소년인권운동의 영역이 아닙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학생간 폭력’에는 합의되지 않은 부분들, 불일치가 존재합니다. 그것은 ‘학교폭력’이라는 명명에 대한 문제제기에서부터(“왜 ‘학교폭력’은 ‘학교에 의한 폭력’이나 ‘학교에서 일어나는 폭력’이 아니고 ‘학생들에 의한 학생에 대한 폭력’만을 뜻하는가?”), ‘학생간 폭력’의 피해자가 실질적으로는 제대로 된 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학교가 은폐하는 문제, 피해에 대한 구제의 미흡함, 그밖에 학생간 폭력 사건에 대한 대응 방식이나 관행의 문제점 등), 또는 ‘학생간 폭력’ 중에서도 장애․성소수자․이주민․경제력 등 다른 사회적 차별의 요소가 포함된 경우들, 그리고 ‘학생간 폭력’의 성격을 규정하고 대응하는 방식에 대한 문제 등에까지 이르는 다양한 쟁점들을 가리킵니다. 그러한 쟁점들은 초중고등학생들이나 청소년들 일반의 사회적 조건과 권리 문제와 연관되어 있거나, 또는 그 안에서도 다시 또 다른 소수자인 이들이나 폭력 피해자들의 권리 문제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정치의 영역에 속합니다.


좀 더 부연하자면 국가가 ‘학생간 폭력’ 문제를 ‘치안’의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면, 청소년인권운동의 차원에서는 비교적 ‘학생간 폭력’ 문제에서 ‘정치’적 문제들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청소년인권운동은 ‘학생간 폭력’의 문제가 치안의 방식만으로 해결 불가능하며 (치안 역시 필요하지만) 정치의 영역에서 해결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음을 역설합니다. 조악한 비유를 들자면, 예를 들어 절도 등 ‘생계형 범죄’가 증가한다면 국가는 그 범죄를 제거하고 처벌하고 대응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고, 좌파나 빈민운동 단체 등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구조적 해결책(부의 재분배나 빈곤층, 노동자계급의 권리 문제 등)을 이야기할 텐데, 그와 대충 비슷한 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냥 ‘학생간 폭력’ 문제가 모두들의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듯해서 ‘학생간 폭력’ 문제를 접할 때마다, 어줍잖게도 자크 랑시에르의 ‘치안’과 ‘정치’ 개념이 떠오르는지라 적어보았습니다. ^^;; 운동 단체에 ‘치안’적 역할을 요구하는 사람들 때문에 짜증날 때가 있는가 하면, ‘정치’ 차원에서만 학생간 폭력 문제에 접근하는 게 너무 공허해보일 때도 있지요. 사안을 정리하는 데 좀 더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그리고 학생간 폭력 관련해서 (개인적으로)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 저 말고도 다른 활동가 분들도 좀 더 구체적으로 정리해서 올리고 논의를 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매우 짧은 지식으로 쓴지라 호...혹시 자크 랑시에르 공부하신 분께서 태클을 걸어오셔도 뭐라 할 말이 없는 글이니;; 랑시에르의 개념 자체을 가지고는 '지적질'해주시면 겸허히 받아들입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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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1.12.19 01:00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0909.html


"서울시의회 자유게시판에 들어가보니 동성애 차별 금지에 반대한다는 사람들이 “아이들을 생각하라”며 “당신 가족이라도, 당신 자식이라도 그렇게 하겠느냐”고 묻는 글이 보였다. 만일 내가 아이를 낳았는데 그 아이가 동성애자라면 나는 차별금지법이, 성적 지향 차별 금지를 명시한 학생인권조례가 있기를 간절히 원할 것이다. 내 가족이 상처받고 차별당하길 원치 않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쓴 글. 이번에는 좀 여유 있게 넉넉하게 시간을 두고 썼다.

약간은 화가 나서 쓰기도 했던 글.

바로 지금 서울시의회에서 현재진행형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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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1.11.17 16:51



몇날 며칠을 매달린 번역 작업 등이 겨우 끝났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왜 우리가 ㅠㅠ
우리에게 월급을 달라!

아래는 배포하면서 보낸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의 보도자료 부분




UN아동권리위, 한국에 성적 지향, 비혼모 등 차별금지,

체벌금지, 정치활동 보장, 경쟁적 교육 개선 등 권고

- FTA 체결에 인권영향 평가가 없는 것 등에 대한 우려도 포함


1. 안녕하세요? 저희는 청소년인권활동가들의 모임인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입니다.

2.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 2011년 9월, UN아동권리위원회에서 한국의 3․4차 통합 정부보고서에 대한 심의를 받았습니다. 심의는 대한민국 정부가 제출한 정부보고서를 대상으로 했으며, 세이브더칠드런이 NGO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해당 보고서는 정부와 해당 단체의 웹사이트 등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희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역시 위원들에게 비공식적으로 의견서를 전달했습니다.

3. 지난 10월 6일, UN아동권리위원회는 대한민국에 대한 심의를 마치고 최종견해를 채택했습니다. 최종견해 안에는 많은 유의미한 우려와 권고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는 이러한 내용들이 최근 학생인권조례에 관한 논란, FTA에 관한 논란, 그밖에 여러 정부 정책 등에 대한 논란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이번 최종견해에서 대표적인 내용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못한 것, 특히 차별금지 사유로 성적 지향, 국적이 명시되지 않은 것, 이주아동, 난민아동, 장애아동, 청소년 비혼모 등에 대한 차별을 우려하며, 모든 소수자 아동에 대한 차별적 태도를 근절하고 방지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청소년 비혼모를 포함한 비혼모들에게 적절한 지원을 제공할 것을 권고함.

교육체제가 심각하게 경쟁적인 것을 우려함. 교육과정 이외의 추가적 과외 사교육에 아동들이 많이 참여하고, 그 결과 지나친 스트레스와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겪는 것을 우려함.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그때문에 증대되는 것과, 아동의 여가 및 문화 활동에 대한 권리를 방해하는 것에 우려함. 현재의 교육 체제 및 시험 제도를 교육의 목적에 관한 협약 내용에 근거해서 평가하고, 사교육에 대한 의존과 고등교육 진학의 불평등의 근본적 원인에 대처하기 위해 공교육을 강화하고, 아동의 여가, 문화 및 오락 활동을 향유할 권리를 보장하고, 학교 접근에서 평등을 이루기 위해 구체적 성과에 대해 정보를 모아서 보고할 것을 권고함.

종교기관이 운영하는 사립학교에서 학생들의 종교 자유를 실제적으로 제한하는 것에 대해 우려함. 실제적으로 모든 상황에서 아동의 사상, 양심 및 종교의 자유가 완전히 보장될 수 있도록 조치들을 취할 것을 권고함.

● 학교들이 학생들의 정치적 활동을 금지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함. 학교운영위원회에 학생들의 참여를 배제하고, 아동이 표현과 결사의 자유를 실천할 때 기회가 제한되어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함. 학교 안팎에서 의사결정과정과 정치 활동에 아동의 능동적 참여를 촉진할 것, 학교운영위원회에 학생들의 참여를 허용할 것, 결사와 표현의 자유를 아동이 누릴 수 있도록 법률, 교육부 지침, 학교 교칙을 수정할 것을 촉구함.

● 가정, 학교 및 대안 양육 등에서 체벌이 지속적으로 만연해있는 것에 대해 우려함. 가정, 학교, 모든 기관에서 체벌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도록 할 것을 권고함.

국내외 기업 활동의 반인권적 영향을 예방하고 완화할 법률이 없다는 점에 대해 우려함. 강제아동노동, 아동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와 연루된 국가들로부터 상품을 수입하고 있는 것, 한국이 하는 사업들이 여러 국가들에서 물․주거에 대한 권리에 부정적인 계약을 맺거나 계획을 가진 것으로 보고된 점, 체결했거나 보류 중인 FTA 협상에 관해서 인권 영향 평가가 선행되지 않은 것에 우려함. 강제아동노동으로 생산된 상품 수입을 막고, 한국 기업들이 물․주거 등에서 원주민, 아동의 권리를 존중하도록 하고, FTA를 체결하기 전에 아동 권리를 포함한 인권 영향 평가를 수행하고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함.

● 장애 아동에 대한 지원이 저소득층 가족에게만 제공되고 물리치료, 직업 훈련은 포함하고 있지 않은 것에 우려함. 특수 교육 교사 등이 부족해서 장애 아동이 교육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비장애아동과 분리 교육을 하는 것에 대해 우려함. 모든 장애아동에게 적합한 지원을 제공하고, 장애아동의 교육권 보장을 위해 특수 교육 교사 수를 늘리고 교사들에게 적절한 훈련을 제공하고, 적절한 예산과 인력을 배치할 것을 권고함.

왕따(집단괴롭힘)의 가혹함과 빈도가 증가하는 것, 외국 출신 아동들에 대한 왕따가 증가하고, 이러한 왕따를 행하는 데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 우려함.

● 이주 아동의 학교 출석률이 여전히 낮다는 점을 우려함. 불법이주자의 자녀를 포함한 이주아동이 실질적으로 교육에 접근하고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과 전략을 개발할 것을 권고함.

● 노동하는 아동의 증가, 일하는 아동이 야간노동과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받는 것 등 근로기준법상 기준들을 자주 어기는 것, 쉬는 시간을 무임금으로 처리하는 등의 변칙적 노동 관행을 규제하는 법이 불충분함, 광범위하게 언어폭력, 성폭력, 폭행으로 인해 일하는 아동의 상황이 악화됨, 연예인과 성적 대상으로 고용되는 아동의 증가를 우려함.

만18세 미만 아동에 대한 강제 징집 또는 적대행위 관여를 범죄화하는 법이 전혀 없는 것에 대해 우려함.

● 피해 아동 또는 만16세 미만의 증인을 비디오 녹화를 통해 증언하게 하는 것이나 적절하게 그들을 배려하지 못한 상황에서 반대심문 대상이 되는 것, 동의 없이 가해자와 재회시키는 것, 프라이버시에 대한 안전 장치 부족, 의료 또는 법 전문가에 의한 언어폭력 등, 심문, 법적 절차 등이 부적절함.

4. 한국 정부는 이 최종 견해를 신속하게 한국어로 번역하여 배포, 홍보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1개월이 넘도록 한국 정부에서는 이를 번역, 배포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태만함과 무관심에, 어쩔 수 없이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의 활동가들 외 몇 명이 자체적으로 번역하여 이를 배포합니다.

5. 많은 관심과 보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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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3,4차 정부보고서에 대한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 최종 견해: 대한민국(CRC/C/KOR/CO/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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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2011년 10월 6일
ADVANCE UNEDITED VERSION
원본: 영어

한글 번역: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공현, ㅁㅅ, 수수, 최종욱, 한낱)

감수: 인권연구소 창 류은숙

아동권리위원회
58차 회기
(9월 19일 - 10월 7일)


1. 유엔아동권리위원회(아래 위원회)는 2011년 9월 21일 개최된 1644차 및 1645차 회의(CRC/C/SR.1644 및 1645)와 2011년 10월 7일 개최된 1668차 회의(CRC/C/SR.1668)에서 대한민국의 제 3, 4차 통합 정부 보고서(CRC/C/KOR/3-4)를 심의하였으며, 다음과 같은 최종 견해를 채택한다.


Ⅰ. 도입

2. 위원회는 위원회의 보고서 가이드라인에 부응하여 3, 4차 통합 보고서(CRC/C/KOR/3-4)와 위원회가 제기한 이슈 목록(CRC/C/KOR/Q/3-4/Add.1)에 대한 서면답변을 제출해준 것을 환영한다. 위원회는 분석적이고 자기 비판적인 성격의 보고서에 대하여 감사한다. 위원회는 나아가 당사국의 다양한 부문의 대표단과 나눈 건설적인 대화에 감사를 표한다.


Ⅱ. 한국 정부가 취한 후속조치 및 성취된 진전사항

3. 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입법 조치를 환영한다.

a. 2011년 8월 입양특례법 개정
b. 2011년 9월 민법 개정
c. 2011년 3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d. 2011년 자살 예방과 생명 존중 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안 제정
e. 2010년 3월 가사소송법 개정
f. 2011년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제정
g. 2011년 아동복지법 개정
h. 2011년 다문화가족지원법 개정

4. 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비준 또는 가입에 대해서도 환영한다.

a. 2008년 12월 11일 장애인권리협약 (CRPD)
b. 2006년 10월 18일 여성차별철폐협약 선택의정서

5. 위원회는 다음의 제도적․정책적 조치 또한 환영한다.
a. 2010년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을 위한 제2차 5개년 기본계획 수립


Ⅲ. 주요 문제영역 및 권고사항

A. 협약이행을 위한 일반조치 (협약의 4조, 42조 그리고 44조 para. 6)

위원회의 이전 권고사항

6. 대한민국 정부의 제2차 국가보고서(CRC/C/70/Add.14, 2002년 6월 26일) 심의에 따른 위원회의 우려와 권고사항(CRC/C/15/Add.197, 2003년 3월 18일), 아동 매매․ 아동성매매 및 아동 포르노그라피에 관한 선택의정서(CRC/C/OPSC/KOR/CO/1, 2008)와 아동의 무력분쟁 관여에 관한 선택의정서(CRC/C/OPAC/KOR/CO/1, 2008)에 관한 제 1차 보고서에 대한 우려와 권고사항에 대한 당사국의 노력을 환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원회는 일부 우려와 권고 사안들이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았거나 전혀 다뤄지지 않았음에 유감을 표한다.
 
7. 위원회는 제 2차 정부보고서에 대한 최종 견해에 포함되었으나 아직 이행되지 않은 사안들, 특히 국가인권위원회 산하 아동권리소위원회의 설립, 포괄적인 체벌금지, 아동이 받는 높은 학업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교육정책의 재고에 대하여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대한민국 정부에 촉구한다.


협약에 대한 유보조항

8. 위원회는 대한민국 정부가 2008년 10월 협약의 제9조 3항(자녀의 부모면접권 보장)에 대한 유보를 철회한 것을 환영한다. 그러나 협약의 제21조 (a), 아동의 최선의 이익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도록 입양을 관계당국에 의하여만 허가되도록 보장한 조항, 그리고 협약의 제40조 2항 (b)(v), 형사피의자 또는 형사피고인인 아동이 법률에 따라 권한 있고 독립적이며 공정한 상급 당국이나 사법 기관에 의해 심사받을 권리를 보장한 조항에 대한 유보를 유지하는 데 유감을 표명한다.

9. 위원회는 대한민국 정부가 협약의 완전한 적용을 방해하는 제 21조(a)와 제 40조 2항 (b)(Ⅴ)에 대한 유보의 철회를 고려할 것을 권고한다.


입법

10. 위원회는 대한민국의 헌법이 협약을 자국법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점을 환영한다. 그러나 협약의 조항들을 이행하기 위한 국내 법규가 불충분하며 법원이 협약을 직접적으로 적용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위원회는 더욱이 임신중절에 대한 법적 금지에 대해 우려한다. 아주 협소하게 규정된 예외사항이 있긴 하지만, 그런 법적금지는 임신한 청소년들의 최선의 이익을 적절하게 고려하지 못하고 있고, 위험한 불법적인 낙태의 위험에 처하게 하거나 학업의 강제적 중단 또는 입양을 목적으로 한 (자녀의) 강제 양도 등 임신한 청소년이 당면한 어려움을 악화시키는 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11. 위원회는 협약의 모든 조항이 사법적 결정에 충분히 적용될 것을 보장하기 위하여 관련 입법의 확충을 포함하여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한다. 위원회는 나아가 청소년 비혼모들이 안전하게 임신 중절을 할 수 있고 불법 임신중절이나 강제 입양의 위험으로부터 적절한 보호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을 포함하여, 아동의 최선의 이익원칙에 완전히 부응하도록 낙태에 대한 법률을 재고할 것을 권고한다. 


조정

12. 위원회는 당사국의 협약 이행에서 조정이 줄어든 것에 우려한다. 이것은 특히 2008년 이래 아동정책조정위원회(CPCC)가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것에 기인한다. 한국의 아동‧청소년 정책은 개별 부처별로 이행되고 있는데 특히 보건복지부와 여성부로 각각 나뉘어져서 정책의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 범정부청소년정책위원회(Youth Policy Intergovernmental Council)의 설립을 주목하면서도, 청소년 정책에 있어 조정의 증진이 요구된다는 우려는 남아있다. 

13. 위원회는 당사국에 다음과 같이 권고한다. :
a. CPCC를 복구하고 강화하거나 가급적이면 충분한 권위와 적절한 인적‧기술적 및 재정적 자원을 갖춘 적합한 기구를 설립하라.
b. 보건복지부나 여성부 등 정부 부처 간에 그리고 관련된 전국 및 지방자치체 기구들간에 아동 권리 관련 업무와 관계를 명확히 하라. 그렇게 함으로써 협약의 이행을 위해 당사국이 취하는 모든 활동을 효과적으로 조정하라.


국가행동계획

14. 위원회는 2007년 5월 ‘2007-2011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의 채택에 주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약 전반을 포괄하는, 아동을 위한 포괄적인 권리에 기반한 국가행동계획이 부족하다는 위원회의 우려는 여전하다. 더욱이 위원회는 현 NAP의 종료 이후 후속작업이 부재하다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

15. 위원회는 대한민국 정부가 관계자들과의 협의와 협력속에서 협약 전반을 포괄하는 아동을 위한 국가행동계획을 채택하고 이행할 것과 감시 기제를 비롯해 충분한 인적‧기술적‧재정적 자원을 제공할 것을 권고한다. 더불어 위원회는 시민사회와 아동과의 투명하고 충실한 협의를 통해 2011년 이후의 NAP 준비를 서두를 것을 촉구한다. 이를 위해 위원회는 아동에 관한 유엔 특별 총회의 결과문서인 “어린이에게 살기 좋은 세상”(A world fit for children)과 그 중간 점검 보고서를 참작할 것을 권고한다.


독립적인 모니터링

16. 위원회는 한국아동권리모니터링센터(KMCCR)의 설립과 그에 동반된, 현장에서 활동하는 아동권리 옴부즈퍼슨을 환영된다. 하지만 위원회는 이 제도가, 아래 언급한 사항을 포함하여, 국가적 차원에서 협약의 이행을 모니터할 수 있는 독립적이며 제 역할을 하는 기제를 결여하고 있음에 우려한다.
a) KMCCR이 법적 지위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보건복지부가 통제하는 예산에 종속돼 있음.
b) 아동의 권리 그리고 아동권 침해를 적극적으로 모니터하거나 조사하고 진정을 접수할 수 있는 옴부즈퍼슨 체계에 대한 KMCCR의 권한이 부재함.
c) 당사국이 취하는 연례 수행 평가에 KMCCR의 권한이 종속돼 있음. 여기에 KMCCR의 독립성과 지속성의 의미가 잠재적으로 함축돼 있음.

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규모가 2009년 3월에 21% 축소되었고, 위원회의 이전 권고에도 불구하고 국가인권위원회가 아동 권리에 대해서 특화되지 않고 그대로임에 더욱 우려한다.

17. 위원회는 당사국이 KMCCR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정의할 것을 권고한다. 그 목적은 KMCCR에 명확한 권한을 주는 것이며, 센터 뿐 아니라 옴부즈퍼슨 체계 둘 다가 협약에 대한 침해를 효과적으로 모니터하고 조사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작동을 보장하기 위한 충분하고 독립적인 인적‧기술적‧재정적 자원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더욱이 위원회는 독립적인 인권 기구의 역할에 관한 위원회의 일반논평 2(2002)를 고려하면서,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과 지속성, 그리고 아동권의 특화를 위한 적절한 조건을 제공할 것을 당사국에 촉구한다.


자원 할당

18. 위원회는 사회적 부문의 이행을 위해 할당된 재정 자원의 증가(2008년에 비해 16.5% 향상)를 환영한다. 하지만 당사국의 경제 발전의 진전 상태란 맥락에서 보았을 때, 현 재정 자원의 할당은 가용 자원에 비례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임을 위원회는 깊이 우려하며 주목한다. 2009년 OECD 가족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26개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위원회는 협약의 이행을 위한 지자체 당국들의 가용자원의 수준에 심각한 차이가 있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한다.

19. 위원회는 당사국에 다음 사항을 권고한다:
a) 당사국의 경제발전의 진전 상태와 OECD 수준에 보다 근접하도록 협약 이행을 위해 할당된 재정 자원의 수준을 재평가하고 늘릴 것.
b) 아동의 권리를 충분히 실현하고 상이한 지자체 또는 지리적 위치에 사는 아동들 간의 격차를 방지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하여 아동권리의 관점에서 중앙과 지역의 재정자원할당을 평가할 것. 이 효과를 위해서, 부문과 지자체의 예산 요구에 대한 포괄적인 평가를 수행하고 아동권리 관련 지표에서의 격차를 점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에 예산 할당을 할 것.
c) 예산 전반에서 아동에 대한 할당과 자원의 이용을 추적하는 시스템을 이행하고 그에 따라 아동에 대한 투입에 가시성을 제공함으로써, 국가 예산의 작성에 아동권의 접근을 활용할 것. 위원회는 또한 이 추적 시스템이 소년과 소녀에게 그러한 투입이 끼친 상이한 영향의 측정을 보장함과 더불어, 어떤 부문에 대한 어떤 투입이 “아동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는지에 대한 영향 평가를 위해 사용될 것을 촉구함.
d) 가능하다면, 자원 할당의 효과성을 점검하고 평가하기 위해서 성과관리예산(budgeting-by-results)에 착수하라는 유엔의 권고를 따를 것.
e) 공적인 대화, 특히 아동들과의 대화를 통해 투명하고 참여적인 예산만들기를 보장할 것.
f) 차별해소를 위한 사회적 조치를 필요로 하는 불리하거나 취약한 아동에 대한 전략적 예산 수준을 정하고 경제위기, 자연 재해 또는 기타의 긴급상황에서도 그 예산의 수준이 보장되도록 할 것.
g) “아동 권리를 위한 자원들 – 국가의 책임”에 관한 2007년 위원회의 일반 토론의 날에 위원회가 채택한 권고를 고려할 것.


자료 수집

20. 위원회는 당사국에서 자료 수집 수행에서의 방법론적 일관성의 결여와 협약이 포괄하는 영역별 자료의 부재에 대해 우려한다. 상대적 빈곤 및 극빈 상태의 아동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빈곤상태의 아동에 대한 자료가 전혀 없다는 것과 빈곤 감소를 위한 지방 정부의 예산과 역량간의 격차를 줄이려는 조치가 없음에 우려한다.

21. 위원회는 특히 민족, 성, 나이, 지리적 위치 및 사회경제적 배경을 고려하면서 협약의 전 영역을 포괄할 수 있도록 분산된 자료를 포괄적으로 수집할 수 있는 일관된 시스템의 수립을 당사국에 강력히 권한다. 위원회는 자료에서 감지할 수 있는 경향에 대해 당사국이 여러 분야에 걸친 연구를 수행할 것을 또한 권고한다.


유포, 인식향상 그리고 훈련

22. 교과 과정에 인권의 내용이 부분적으로 포함된 것을 긍정적으로 주목하는 한편, 아동, 일반대중 및 아동과 더불어 또는 아동을 위해 일하는 전문가들 사이에 협약에 대한 인식의 수준이 낮다는 것에 대한 위원회의 우려는 여전하다.

23. 위원회는 특히 다음과 같은 조치로써 인식향상을 위한 추가적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한다.
a) 학교 교과 과정에서 아동 권리와 인권에 관한 교육을 더 많이 포함할 것.
b) 아동과 더불어 또는 아동을 위해 일하는 모든 전문가 집단에게 협약에 대한 적절한 교육을 보장할 것.
c) 협약에 대한 대중의 인식 향상을 위한 조치를 강화할 것.


국제협력

24. 위원회는 한국이 국제원조에 대한 기여를 늘려왔음을 인정하지만, 국민총생산(GNP) 대비 국제원조는 약 0.13%에 머물러 있으며 이것은 국제적으로 합의된 목표인 2015년까지 0.7%보다 상당히 낮다는 점에 주목한다.

25. 위원회는 2015년까지 국제적으로 합의된 목표인 GNP의 0.7 퍼센트를 달성할뿐더러 가능하다면 그 목표를 초과할 것을 장려한다. 또한 아동 권리의 실현이 한국과 개발도상국들이 맺은 국제협력협정의 취우선 사항이 되도록 보장할 것을 장려한다. 그렇게 함에 있어서, 위원회는 수혜국에 대한 위원회의 최종견해를 한국이 고려할 것을 제안한다.


아동 권리와 기업 부문

26. 위원회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 중 하나로 꼽히는 당사국의 기업 부문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관심을 높이고 있음을 환영한다. 그 관심은 지금으로서는 환경 문제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동 기준과 최저임금을 다루는 당사국의 법률의 성격에 주목하면서 위원회는 자국영토에서나 외국에서나 기업 활동의 반인권적 영향을 예방하고 완화할 포괄적인 법률 구조가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점을 우려하며 주목한다.
a) 당사국은 강제 아동 노동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되며 따라서 아동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와 연루된 것으로 국제노동기구(ILO, 그리고 유럽의회)의 조사를 받고 있는 국가들로부터 상품을 수입하고 있다.
b) 당사국에서 발주된 사업들은 여러 국가들에서 특히 물에 대한 권리와 주거권에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토지 임대 계약을 맺거나 계획 중인 것으로 보고되었다.
c) 당사국이 체결했거나 보류 중인 자유무역협정(FTAs)에 대한 협상에 대하여 어떠한 인권영향평가도 선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7. “보호, 존중 그리고 구제”라는 기본 보고서를 채택한 2008년 유엔인권이사회 결의안 8/7과 그 문제에 관한 워킹 그룹의 신설을 요청한 2011년 6월 16일의 결의안 14/7, 두 결의안 모두 기업과 인권의 관계를 탐색할 때 아동의 권리가 포함되는지를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위원회는 당사국에 다음과 같이 권고한다.
a) 공급망 또는 협력 업체에 의해서건 간에 국내외에서 벌어지는 기업의 활동에서 반인권적인 영향을 방지하고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한국에 근거지를 둔 기업들에게 요구하는 법률 구조를 제공함으로써 효과적인 기업 책임성 모델의 채택을 증진할 것. 보고에 아동권 지표와 변수들을 포함시키는 것이 증진돼야 하며 아동권에 대한 기업의 영향에 대한 구체적 평가가 요구될 것.   
b) 강제 아동 노동으로 생산된 산물의 수입을 방지하고 자국 시장에 들어오는 생산물이 아동노동을 사용하지 않은 것이도록 요구하는 무역 협정 및 국내법을 이용하도록 생산물 반입을 모니터할 것.
c) 자국 기업들이 외국의 프로젝트에 참여할 때 아동의 권리를 존중하도록 하며 프로젝트가 원주민에게 영향을 끼치거나 인권/아동권리 평가에 영향을 끼칠 때에는 사전에 인지된 동의의 과정을 수행하고 있는 외국의 정부와 협력하도록 조치를 취할 것.
d) 자유무역협정(FTAs)을 협상하고 결론을 내리기 전에 아동 권리를 포함한 인권 영향 평가가 수행되고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취해지도록 보장할 것.


B. 일반적 원칙(협약 2, 3, 6, 12조)

비차별

28. 위원회는 2007년 12월에 당사국의 차별금지법안이 국회 논의를 거치지 못한 채 폐기된 것과 차별에 대한 입법적 정의가 성적 지향이나 국적으로 인한 차별 금지를 명시하지 않은 것을 유감스럽게 여긴다. 더구나 위원회는 다문화‧이주자‧탈북자 출신의 아동에 대한 차별, 난민아동, 장애아동, 비혼모, 특히 청소년 비혼모에 대한 정부의 지원 조치로부터의 배제를 포함하여 당사국에서 끈질기게 지속되고 있는 차별의 복합적인 형태에 대해 우려한다.

29. 위원회는 당사국에게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a) 협약 제2조를 충실히 따르는 법률을 채택할 것을 목적으로 차별금지법을 신속히 제정할 것.
b) 인식향상, 대중 교육 캠페인을 포함하여, 취약하거나 소수자 상황의 아동을 향한 차별적 태도를 근절하고 방지하기 모든 조치를 취할 것.
c) 청소년 비혼모를 포함한 비혼모들에게 적절한 지원을 제공할 것.


생명, 생존 그리고 발달의 권리

30. 위원회는 ‘자살방지에 관한 기본계획(2004)’을 포함하여 아동과 청소년 자살문제에 임하는 당사국의 노력을 호의적으로 존중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심각하게 높은 자살률에 대한 깊은 우려는 여전하다.

31. 위원회는 구체적인 정책, 제도적 및 행정적 조치들의 지침으로 그 연구결과를 사용할 것을 목적으로, 영향받는 아동의 가족과 교육체계 둘 다에서 아동의 자살 위험 요인에 관한 연구를 수행할 것을 당사국에 촉구한다. 위원회는 또한 그러한 정책과 수단에는 영향받는 모든 아동을 위한 사회복지사의 적절한 제공과 심리상담서비스로 지원돼야만 하는 적절한 예방적 조치와 후속절차가 포함될 것을 권고한다.


아동의 최선의 이익

32. 위원회는  당사국의 아동관련 법률에서 아동이익 최선의 원칙에 관한 명시적 언급이 부족하며 아동에 관한 당사국의 정책과 프로그램 뿐 아니라 사법적 및 행정적 결정에서 아동이익최선의 원칙이 잘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에 우려한다.

33. 위원회는 아동과 관련되고 아동에게 영향을 끼치는 모든 정책, 프로그램 및 프로젝트에서 뿐 아니라 모든 입법적, 행정적 및 사법적 절차에 아동이익 최선의 원칙이 적절히 통합되고 지속적으로 적용될 것을 보장하려는 노력을 강화할 것을 당사국에 촉구한다.


아동의 견해에 대한 존중

34. 아동과 청소년이 자신의 견해를 표현하도록 국가가 조직한 회의의 성립을 환영하는 한편 당사국의 법 절차나 사회적 태도에 관한 맥락이 아동에게 영향을 미치는 결정들에 관한 아동의 견해, 특히 15세 미만 아동의 견해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위원회의 우려는 여전하다.

35. 위원회는 아동이 자신의 견해를 표현할 권리와 아동에게 영향을 끼치는 모든 결정에서 아동의 견해가 고려되도록 할 권리를 가졌다는 것을 보장하도록 당사국이 법률의 개정을 고려할 것을 권고하며 당사국은 협약 12조에 따라야 한다는 이전의 권고를 반복한다.
(a) 아동에게 영향을 끼치는 모든 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자신들의 견해를 표현할 아동의 권리를 포함하도록 아동복지법을 개정하고, 학교와 교육 체제 속에서의 훈육절차를 포함하여 법원과 행정 기구에 의한 아동의 견해에 대한 존중을 증진하고 아동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문제에서 아동의 견해가 청취될 것을 촉진하기 위하여 입법을 포함한 효과적인 조치를 취할 것.
(b) 아동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문제에서 아동의 견해가 고려되고 청취될 아동의 권리에 대하여 특히 부모, 교육자, 정부행정공무원, 사법부 및 광범위한 사회에 교육 정보를 제공할 것.
(c) 아동의 견해가 고려되는 정도와 아동의 견해가 정책, 프로그램 및 아동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의 수준에 대하여 정기적으로 검토할 것. 
(d) 아동의 청취될 권리에 관한 위원회의 일반논평 12(2009)를 고려할 것.       


C. 시민권과 자유(협약 7, 8, 13-17, 19, 37조)

출생 등록

36. 위원회는 당사국의 현재의 법률과 관행이 어떤 상황에서건 생물학적 부모에 의한 보편적 출생 등록을 제공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우려한다. 특히, 위원회가 우려하는 바는 양부모 또는 공적인 권한을 가진 사람에 의해 출생등록이 취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엔 청소년 비혼모의 상황을 포함하여, 적절한 사법적 감독 없이 사실상의 입양으로 귀결될 수 있다. 위원회는 출생 등록이 난민과 비호처를 구하거나 비정규 이주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실제적으로나 지속적으로 이용가능하지 않다는데도 우려한다.

37. 협약의 7조에 합치되도록, 위원회는 부모의 법적 지위나 출신에 상관없이 모든 아동에게 출생 등록이 가능하도록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당사국에 촉구한다. 그렇게 하는 가운데, 출생등록이 아동의 생물학적 부모를 정확히 지시하고 검증하도록 보장할 것을 또한 당사국에 촉구한다.


사상, 양심 그리고 종교의 자유

38. 학교에서의 강제 종교교육에 대한 당사국의 금지를 긍정적으로 주목하는 한편, 위원회는 종교기관이 운영하는 사립학교에서 그 학교에 자발적으로 등록하지 않을 수 있는 학생들을 포함하여 학생들의 종교의 자유를 실제적으로 계속 제한하고 있음에 우려한다. 또한 위원회는 현행 조치들이 종교의 다양성에 우호적인 환경을 적절히 촉진하지 못하거나 식사 시 지켜야 할 것들을 포함하여 특정 종교를 가진 아동의 특별한 요구나 제한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도 우려한다. 

39. 위원회는 협약의 14조 3항에 합치되도록 당사국이 실제적으로 모든 상황에서 아동의 사상, 양심 및 종교의 자유가 완전히 존중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조치들을 더 취할 것을 권고한다. 그런 조치들은 식사 시 지켜야 할 것을 포함하여 특정 종교의 특수한 요구나 제한을 정당하게 고려하며 유의하는 것으로 종교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에 이바지하는 환경을 촉진할 수 있도록 취해져야 한다.


표현과 결사, 평화적 집회의 자유

40. 위원회는 이전의 권고(CRC/C/15/Add. 197, para. 37)에도 불구하고 학교들이 여전히 학생들의 정치적 활동을 금지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또한 학교운영위원회에 학생들의 참여를 배제하고, 아동이 표현과 결사의 자유를 실천해 볼 수 있는 도시 및 농촌 지역에서의 학교 밖 기회가 제한되어 있다는 데에도 우려를 표한다.

41. 위원회는 이전의 권고를 반복하며, 협약의 12-17조의 견지에서, 학교 안팎 모두에서 의사결정과정과 정치적 활동에서의 아동의 능동적 참여를 촉진하고, (i) 학교 환경을 포함하여 정치활동에 참여하거나 주도하고, (ii) 학교 위원회의 운영에 의미있는 참여를 학생들에게 허용하는 것을 포함하여, 결사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모든 아동이 완전히 향유할 수 있게끔 보장하도록 법률과 교육부의 지침과 학교 교칙을 수정할 것을 당사국에 촉구한다.


체벌

42. 위원회는 가정, 학교 및 대안적인 보호 상황에서 체벌이 지속적으로 만연돼 있다는 것에 대한 이전의 우려(CRC/C/15/Add.197, para. 38)를 반복한다.

43. 위원회는 이전의 권고를 다음과 같이 반복한다.
a) 가정, 학교 그리고 모든 기관에서 체벌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도록 관련 법률과 규율을 개정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이행할 것.
b) 체벌에 대한 태도를 바꿀 수 있도록 아동에 대한 잘못된 처우의 부정적 결과에 대한 공공 교육 캠페인을 시행할 것. 그리고 학교에서 체벌에 대한 대안으로서 그린 마일리지 제도를 통한 지도를 포함하여 학교와 가정에서 긍정적이며 비폭력적인 형태의 훈육을 증진할 것. 
c) 체벌의 피해자인 아동이 그 사건을 알릴 수 있는 장치를 만들 것.


학대와 방임을 포함한 아동에 대한 폭력

44. 위원회는 당사국 내에 아동에 대한 물리적 및 심리적 학대와 방임의 증가와 그런 학대를 보고해야 할 법적 의무가 협소하게 정의되어 있는 것을 우려한다. 또한 위원회는 학교 내에서 왕따(bullying)가 그 빈도와 심각성에 있어서 늘어나고 있다는 데에 대해서도 우려한다. 지역 아동 보호 센터의 설립을 환영하는 한편, 위원회는 여전히 센터의 수가 제한적이며 재정적 및 인적 자원이 불충분하다는 점을 우려한다. 위원회는 또한 학대와 방임의 피해자의 외상 후 스트레스와 재활을 위한 지원의 제공이 불충분하다는 점을 우려한다.

45. 위원회는 당사국에 다음과 같이 권고한다.
a) 학대 보고자의 안전과 프라이버시를 정당하게 고려하는 적절한 보고 장치를 제공함으로써, 학교에서의 왕따에 대한 고려를 포함하여 아동 학대와 방임을 보고할 법적 의무를 강화하고 확대할 것. 
b) 지역 수준에서 적절한 인적, 기술적 및 재정적 자원을 할당하여 더 많은 보호기관을 설립할 것. 이런 자원할당은 보호기관의 효과적인 역할을 보장하기 위해 필수적이며, 여기에는 학대와 방임의 피해자를 위한 적절한 외상 후 스트레스와 재활 지원을 위한 제공이 포함된다.
c) 모든 형태의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아동의 권리에 관한 위원회의 일반권고 13(2011)을 고려할 것.

46. 아동 폭력에 관한 UN 사무총장의 연구(A/61/2009)를 참조하여, 위원회는 당사국에 다음을 장려한다.
a) 특히 젠더에 유념하면서, 아동 폭력에 관한 UN 연구의 권고를 이행하는 것을 포함하여  아동에 대한 모든 형태의 폭력의 근절을 최우선시할 것.
b) 다음번 정부 보고서에는 UN 연구의 권고에 대한 당사국의 이행에 관한 정보를 제공할 것. 특히 아동폭력에 대한 유엔사무총장의 특별 대표가 강조된 내용을 포함할 것. 즉, 
(i) 아동에 대한 폭력의 모든 형태를 예방하고 다룰 수 있는 포괄적인 국가 전략을 각 국에서 개발할 것. 
(ii) 모든 상황에서 모든 형태의 아동 폭력에 대하여 명확한 국내법적 금지를 도입할 것.  
(iii) 아동 폭력에 대한 데이터의 수집‧분석‧유포 및 연구 의제을 다루는 국가 시스템을 공고히 할 것.
c) 아동폭력에 대한 유엔 사무총장의 특별대표, 유엔아동기금(UNICEF), 유엔인권최고대표 사무소(OHCHR), 세계보건기구(WHO) 및 기타 관련 기구들, 특히 국제노동기구(ILO),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 유엔난민기구(UNHCR), 유엔마약및범죄사무소(UNODC)와 민간단체들과 협력하고 기술적 지원을 구할 것.


D. 가정 환경과 대안 양육 (협약 5조, 18조(paras. 1-2), 9-11조, 19-21조, 25조, 27조(para. 4) 및 39조)

가정 환경 상실 아동

47. 위원회는 요보호 아동에게 가족 유형의 돌봄을 제공하고 그런 돌봄을 제공하기 위한 추가적 시설을 설립한 당사국의 노력을 환영한다. 그러나 그런 대안 양육 기관에 대한 평가가 단지 그러한 시설의 행정적인 운영만을 평가하고, 양육의 질, 기술과 전문적인 훈련, 제공된 처우를 평가하지 않는 것에 우려한다. 더불어 위원회는 그런 기관에서의 학대 또는 방임 사건을 다루기 위한 진정 절차에 대한 정보가 부족함에 대해 우려한다. 또한 위원회는 부모와의 교류가 단절된 아동을 위한 추적 시스템의 부재에 대해 우려한다.

48. 위원회는 당사국에 다음과 같이 권고한다. 
a) 양육의 질, 관련 전문가들에 대한 아동의 권리를 포함한 정규 훈련, 협약 제25조에 부합하여 대안 양육을 제공하는 공적 및 사적 기관에서 아동에게 제공되는 처우의 유형에 대한 체계적이고 정기적인 점검을 보장할 것.
b) 대안 양육 환경에서의 아동 학대에 대한 진정 접수와 조사 및 기소를 위한 절차를 보장할 것. 그리고 학대의 피해자가 진정 절차, 상담, 의학적 치료 및 기타 적절한 회복을 위한 지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 
c) 대안 양육 환경의 아동에게 부모와 교류하고 교류를 유지할 수 있기 위한 적절한 지원을 제공할 것.
d) 2009년 11월 20일 채택된 유엔 총회 결의안 A/RES/64/142에 포함된 ‘아동의 대안 양육에 관한 지침’을 충분히 고려할 것.


입양

49. 발효되면 입양에 대해 가정법원의 승인 결정을 요구하도록 한 당사국의 입양특례법과 민법의 개정을 긍정적으로 보는 한편, 위원회는 해당 법이 시행되기 이전의 중간 기간 동안 아동의 입양에 대해서 우려된다. 위원회는 또한 다음에 대하여 우려한다.
a) 입양에 관해 규제 감독하도록 명확하게 위임받은 중앙 당국의 부재와 해외입양 절차에 개입할 당사국의 소관 당국의 의무를 명시한 법률의 부재
b) 입양아동이 13세 미만일 경우 아동의 의사청취의 부재
c) 청소년 비혼모로부터 태어난 아동의 압도적인 대다수가 입양 보내진다는 점 그리고 청소년 비혼모의 부모 또는 법적 후견인이 청소년 비혼모의 동의 없이 입양을 위한 아동의 양도를 승인하도록 허용되어 있는 점
d) 입양 후 가용서비스의 결핍, 특히 해외 입양된 아동 그리고 그들의 생물학적 출신에 관한 정보를 찾고 있는 사람들이 맞닥뜨리는 언어적 어려움에 관련된 것을 포함한 조치의 부족
e) 당사국이 해외 입양과 관련 ‘아동의 보호와 협력에 관한 1993년 헤이그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것

50. 위원회는 당사국이 위에 언급한 해당 법의 시행 이전의 입양에 대해 적절하고 상당한 보호가 제공되도록 보장하기에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취할 것을 권고한다. 또한 위원회는 당사국이 협약의 원칙과 조항에 완전히 부합되도록 법률을 개정할 목적으로 해외 입양 제도를 재고할 것을 촉구한다. 특히 협약 21조와 다음 사항에 대해서 그러하다.
a) 헤이그 협약의 6조에 부합하도록 한국의 ‘중앙입양정보원’이 효율적으로 그 역할과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적절한 인적, 기술적 및 재정적 자원과 더불어 명확한 권한을 규정할 것. 그리고 해외에 입양되어 한국어에 익숙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의 이러한 시설에 대한 실제적인 접근을 보장할 수 있는 입양 후 서비스의 제공에 관한 것을 포함할 것. 
b) 입양 과정에서 나이와 성숙도를 고려하여 아동의 견해에 합당한 비중이 주어지고 아동의 최선의 이익이 최우선의 고려사항이 되도록 보장할 것.
c) 자녀를 입양 보낼 때 청소년 비혼모의 동의가 필수적이도록 보장하고 그러한 동의가 사실상 또는 실제적인 강요하에서 획득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조건을 제공할 것.
d) 해외 입양의 경우를 포함하여 모든 입양이 사법적 감독과 규제를 제공할 수 있는 적절한 역량을 가진 명확한 권한의 중앙 당국에 의한 승인을 따르도록 보장하는 조치를 이행할 것.
e) 해외 입양과 관련 ‘아동의 보호와 협력에 관한 1993년 헤이그 협약’의 비준을 고려할 것.


E. 장애, 기초 보건 및 복지 (협약의 6조, 18조(para. 3), 23조, 24조, 26조, 27조(paras. 1-3))

장애 아동

51. 위원회는 장애아동복지지원법과 장애 아동 재활 프로그램 및 장애 아동이 있는 가족을 위한 양육지원 프로그램을 환영한다. 그러나 위원회는 정부의 장애 아동 지원이 단지 저소득층 가족에게만 제공되고 물리치료와 직업 훈련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우려한다. 위원회는 특수 교육 교사와 지도자가 부족하여 장애 아동, 특히 여아가 교육을 받을 때 당면하는 어려움과 장애 아동 대다수가 비장애아동과 분리된 특수학교나 학급에서 교육을 받는다는 것에 대해 더욱 우려한다. 

52. 위원회는 2006년 채택된 장애아동의 권리에 관한 위원회의 일반논평 9호(CRC/C/GC/9)를 고려할 것을 당사국에 촉구한다. 그리고 다음 사항을 촉구한다.
a) 모든 장애 아동에게 적합한 지원을 제공할 것.
b) 장애아동의 교육에 대한 접근을 촉진하고 특수 교육 교사의 수를 늘릴 조치를 취하며 나아가 장애아동의 교육적 필요가 완전히 채워지도록 보장하기 위하여 교사와 학교 감독자에게 적절한 훈련을 제공하는 조치를 강화할 것.
c) 특히 적절한 예산과 인력을 제공함으로써, 장애인특수교육법을 보다 효과적으로 시행할 것.
d) 가능하면 언제든지 통합교육이 장애아동에게 제공될 것을 보장할 것.


건강과 보건 서비스

53. 위원회는 당사국의 건강관리 예산과 건강 보험의 제공을 위한 특별예산의 할당이 증가한 것을 환영한다. 또한 영유아 건강 검진 및 예방접종을 강화하려는 노력 뿐 아니라 저소득 가정을 위한 의료 지원 프로그램과 공공 금연 캠페인 역시 환영한다. 그러나 위원회는 이러한 증가에도 불구하고, 당사국의 건강관리 예산이 전체 예산 중 낮은 비율에 머물러 있는 것에 대해 여전히 우려한다. 더욱이 위원회는 대형 의료 센터와 작은 지역 병원간의 소아 의료 및 응급 의료의 가용성과 질의 격차에 대해서 우려한다.

54. 위원회는 건강 할당 재정을 의미있는 수준으로 높이고 저소득층 가족이 무상으로 의료 체계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건 및 공공 의료 시설 체계를 수립하라는 당사국에 대한 이전의 권고(CRC/C/15Add.197, para. 49 (a))를 반복한다. 위원회는 나아가서 전국적으로 소아 의료 및 응급 의료의 제공을 위하여 중소규모의 지역 병원들에게 재정적, 기술적 및 인적 자원을 늘려서 제공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당사국에 권고한다.


정신 건강

55. 위원회는 아동의 정신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당사국의 노력, 특히 전국적으로 32개의 정신보건센터를 설립한 것을 환영한다. 그러나 위원회는 당사국의 전반적인 아동의 정신 건강 상태가 악화되어온 것 그리고 아동사이에서, 특히 여아들 사이에서 우울증과 자살률이 증가해온 것에 대해 우려한다. 위원회는 또한 자살의 조기 발견 및 예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진단 도구의 실행에 주목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진단 도구가 아동의 프라이버시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음에 대해서 우려한다.

56. 위원회는 아동들의 우울증과 자살의 근본적 원인에 대한 연구에 기반한 아동 정신 건강 관리 정책을 개발하는 조치를 취할 것, 그리고 자살충동 행동, 특히 여아들의 자살충동 행동의 효과적 예방을 보장하기 위하여, 정신건강의 증진과 예방 활동, 외래 및 입원 환자의 정신보건서비스를 포함하여 종합적인 서비스 체계를 발전시키는데 투자할 것을 당사국에 권고한다. 그렇게 함에 있어서, 위원회는 아동의 시설 수용을 최대한 삼갈 것을 당사국에 장려한다. 더 나아가, 자살의 발견 및 예방을 위한 진단 도구를 사용함에 있어서, 위원회는 당사국이 그 진단도구가 아동의 프라이버시권 및 적절하게 진찰 받을 권리를 전적으로 존중하는 방식으로 적용될 것을 보장하기 위한 적절한 안전장치를 수립할 것을 권고한다. 상기의 것들을 시행하는 한편, 위원회는 정신보건적 접근에 부가적으로, 또는 적절한 경우에는 대안적으로 자살에 관련된 사회적 및 가족적 요인들을 검토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청소년 보건

57. 위원회는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텔레비전 아동 프로그램 방영 시간에 다과류를 생산, 가공, 수입, 유통, 또는 판매하는 기업의 고열량 저영양 식품에 대한 광고 방영을 금지할 수 있다는 점을 호의적으로 주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의 아동이 건강에 해로운 영양 섭취로부터 초래되는 아동기 비만 및 여타의 건강상 문제들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서 우려된다. 위원회는 한국의 아동과 청소년의 흡연율과 음주율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으며 인터넷 중독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에 대해 한층 더 우려한다.

58. 더욱이 위원회는, 성교육 프로그램의 의무적인 시행 계획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학교에서 성 및 출산 보건에 대한 체계적이고 정확한 교육이 부족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음에 우려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위원회는 또한 청소년들 사이에서 계획되지 않은 임신율이 높은 것과 이에 상응하여 그러한 상황에 처한 청소년들 사이에서 임신중절의 비율이 높은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

59. 위원회는 대중매체를 이용하는 것을 포함하여, 담배와 술, 인터넷 중독의 건강상의 위험에 대한 인식을 증진시키기 위한 정보와 교육 캠페인을 증진시킬 것을 당사국에 촉구한다. 그런 가운데, 당사국은 그러한 캠페인이 청소년의 구체적 상황을 고려하며 건강한 생활양식을 이끌고 균형잡힌 소비 양식을 실천할 청소년의 역량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도록 보장할 것, 그리고 아동의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건강에 해로운 음식의 매매를 규제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 장려된다. 또한 위원회는 당사국이 학교 교육과정에서의 성교육 프로그램이 체계적이고 신뢰할 만한 방식으로 수행되도록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한다.


사회 보장과 생활수준

60. 위원회는 헌법 제 34조 3, 4, 5항에 따라, 여성과 노인, 청소년의 복지를 증진시키려는 당사국의 계획을 환영한다. 하지만 위원회는 헌법이 아동의 복지를 증진할 의무를 명문화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 우려한다.

61. 위원회는 아동의 복지를 위해 적절한 수준에서 명확하고 의무적인 재정 할당을 포함하도록 법 개정을 고려할 것을 촉구한다. 당사국은 빈곤을 줄이고 모든 아동의 생활수준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그램에서 평등과 형평성을 보장해야만 한다. 


F. 교육, 여가 그리고 문화 활동 (협약의 28, 29, 31조)

직업 훈련 및 생활지도를 포함한 교육

62. 당사국의 학생의 스트레스를 낮추기 위한 노력과 아동의 놀이와 오락과 문화 활동의 가능성을 보장하려는 프로그램의 채택에도 불구하고, 위원회는 당사국의 교육체제에서 여전히 현저한 심각하게 경쟁적인 환경에 대해 우려한다. 위원회는 또한 교육과정 이외에서 이루어지는 추가적인 과외에 아동들이 광범위하게 등록하고 있는 것, 특히 그 결과 아동이 심각한 과잉의 스트레스와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겪고 있음에 대해 우려한다. 나아가서, 위원회는 이미 존재하는 사회경제적 불균형이 그러한 과외의 재정적 비용 때문에 증대되는 것과 과외가 아동의 여가 및 문화 활동에 대한 권리의 충분한 실현을 방해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담아 주목한다. 위원회는 또한 왕따(bullying)의 가혹함과 빈도가 증가하는 것, 특히 외국 출신의 아동들에 대한 왕따, 그리고 이러한 왕따를 행하는 데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 우려한다.

63. 위원회는 당사국에 다음과 같이 권고한다.
a) 현재의 교육 시스템과 관련된 시험 제도를 교육의 목적에 관한 협약 29조와 위원회의 일반논평 1호(2001)에 근거하여 평가할 것.
b) 교육과정 외 사교육에 대한 광범위한 의존과 그 귀결인 고등교육에 대한 접근의 불평등의 근본 원인에 대처할 목적으로 공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증진할 것. 
c) 협약의 31조에 부응하여, 적절한 여가, 문화 및 오락 활동을 향유할 아동의 권리를 보장할 것.
d) 당사국의 다음 번 보고서에, 포함(inclusion)을 위한 학교 접근성에서의 평등 성취와 관련된 구체적 성과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할 것. 
e) 외국 출신의 아동에게 관심을 기울이면서 왕따에 대처하는 조치와 왕따의 감소를 목적으로 한 계획에 아동의 참여를 보장할 조치를 강화할 것. 이러한 조치들은 휴대전화와 온라인 가상 만남에 의한 것을 포함하여, 교실 밖 또는 학교 운동장에서의 새로운 형태의 왕따와 괴롭힘(harassment)을 또한 다뤄야만 한다. 


G. 특별 보호 조치 (협약의 22, 30, 38, 39, 40, 37 (b)-(d), 32-36조)

비호 신청과 난민 아동

64. 위원회는 당사국의 법률이 그 영토 내에서 태어난 난민과 비호 신청 아동에게 시민 지위의 서류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비호 신청자와 인도적 지위 보유자의 아동의 취약한 상황이 노동시장 접근에 제약이 있고 생계 지원이 부족한 그 부모의 상황 때문에 더욱 악화되는 것에 대해 우려한다. 위원회는 또한, 학교 입학이 부모(들)의 이주민 지위에 영향을 받는 것 때문에 난민과 비호 신청자의 아동이 교육 접근에 제한을 받는 것을 포함하여, 난민의 사회통합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의 부재를 우려한다. 나아가서 위원회는 난민 또는 비호 신청자들과 직접 접촉하는 공무원들에게 제공되는 난민의 권리에 관한 훈련이나 교육 프로그램이 부족한 점에 대해 우려한다.

65. 위원회는 난민과 비호 신청자의 아동을 포함하여, 당사국의 영토 안에서 태어난 모든 아동에게 주민등록을 제공할 것을 당사국에 촉구한다. 또한 위원회는 비호 신청자와 인도적 지위 보유자의 가족들에게 충분한 재정적 및 사회적 원조를 제공할 것과 그러한 상황의 아동이 당사국의 국민과 동등한 교육 접근성을 제공받도록 보장할 것을 장려한다.
더불어 위원회는 당사국이 공무원들에게, 특히 난민과 비호 신청자와 접촉하는 있는 경우에, 난민의 권리에 관한 특별한 훈련을 제공할 것을 촉구한다.

66. 더욱이 위원회는 당사국의 이주법 하에서는 난민과 비호 신청자와 동행 없는 아동이 구금될 수 있다는 것을 깊이 우려한다. 위원회는 그러한 구금이 발생했을 때, 아동에게는 부적합한 시설이며 송환 명령의 집행이 지연될 경우 법적인 시한이 없는 그러한 구금에 대한 주기적이고 시기적절한 재심을 보장할 법조항이 전무한 것에 대해 더욱 우려한다.

67. 위원회는 당사국이 난민과 비호 신청자나 동행 없는 상태의 아동의 구금을 삼갈 것을 촉구한다. 송환시키는 경우에는, 그러한 상황의 아동이 가능한 최상의 정도로 아동의 권리에 민감하며 권리를 존중하고 시기적절한 정기적 재심과 명확하게 규정된 시한을 따르는 시설에 수용되도록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이주 상황의 아동

68. 위원회는 한국 생활에 외국인의 통합을 촉진하는 2007년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의 채택과 불법이주자 아동의 학교 입학과 전학을 허락하는 2008년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의 개정을 환영한다. 그러나 위원회는 이주 아동의 학교 출석률이 여전히 낮다는 점을 우려한다. 위원회는 자녀의 초중등 교육 이수를 부모에게 보장하도록 하는 당사국의 법률이 한국의 국민이 아닌 부모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우려한다.

69. 위원회는 불법이주자의 자녀를 포함한 이주아동이 실질적으로 교육에 접근하고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정책과 전략을 개발하고 채택하길 당사국에 권고한다. 위원회는 또한 당사국이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보호에 관한 국제협약”을 비준하고 국내법이 그 협약의 조항과 합치하게 만들것을 장려한다. 


아동노동을 포함한 경제적 착취

70. 위원회는 아동을 착취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2005년 청소년 노동 보호 종합 대책’의 마련을 환영한다. 그러나 본 위원회는 다음에 관해서 우려한다.
a) 노동하는 아동의 증가
b) 아동을 고용하는 고용주가 만 15세 이상의 아동의 야간노동과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받는 것을 포함하여 근로기준법상의 미성년 노동자를 위해 만들어진 기준을 흔히 충족시키지 않는 것.
c) 쉬는 시간을 무임금으로 처리하는 등의 변칙적인 노동 관행을 규제하는 법 조항의 불충분
d) 노동 감독이 불충분한 것.
e) 광범위하게 벌어지는 언어폭력과 성폭력, 폭행으로 인해 더욱 악화되는 노동 아동의 문제
f) 연예인과 성적 대상으로 고용되는 아동 수의 증가.

71. 위원회는 당사국에 권고한다.
a) 아동 노동을 유발하는 사회경제적 근본 요인을 다루는 조치를 취할 것.
b) 야간노동 금지에 대한 효과적인 법률시행과 최저임금 지급을 포함하여 만 18세 미만자의 노동 조건에 대해 수립된 기준이 엄격하게 시행되도록 보장할 것.
c) 변칙적인 노동 관행을 규제하는 추가적인 법 조항을 제정할 것.
d) 노동환경의 모든 측면에 대한 포괄적인 감시를 보장하기 위한 노동 감독을 증진할 것.
e) 노동환경에서 폭력과 성적 괴롭힘을 다루고 방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조치의 제공을 보장하고 그러한 문제가 부각되는 경우 책임성과 재활을 위한 효과적인 장치의 가용성을 보장할 것.


성적 착취

72. 위원회는 2008년 청소년 성 보호법의 개정을 환영한다. 이 개정안은 아동 성착취에 대한 자료를 정기적으로 수집하고 피해지에게 긴급 생활 지원과 법적 및 의료 지원과 직업 훈련을 제공하고 있다. 위원회는 또한 아동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해바라기아동센터와 원스톱지원센터의 설립과 상담, 보호 및 치료의 제공을 환영한다. 그러나 본 위원회는 다음에 대해 여전히 우려한다.
a) 당사국에서 아동에 대한 성폭력의 급격한 증가와 높은 비율의 포르노그라피의 소비
b) 아동성착취에 대한 낮은 기소율
c) 남성, 소년 또는 외국어 사용자를 위한 피해자 재활 서비스의 부족
d) 성폭력 발생률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범죄 방지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예산 할당의 삭감.

73. 위원회는 당사국의 국내법이 본 협약 35조와 아동매매, 아동 성매매, 그리고 아동 포르노그라피에 관한 선택의정서의 2조와 3조에 합치되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한다. 위원회는 특히 다음 사항을 권고한다. 
a) 아동에 대한 성폭력을 방지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
b) 아동을 성적으로 착취할 목적으로 한 제공, 전달 또는 갖은 수단을 통한 수락에 해당하는 모든 행위를 처벌함으로써 아동에 대한 성착취를 효과적으로 기소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
c) 아동성범죄자에 대한 제재가 범죄의 심각성과 균형을 이루고 형사사법시스템 내에서 이뤄지도록 보장할 것.
d) 형사 책임으로부터의 어떠한 면제 없이, 성범죄자의 재활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
e) 인신매매와 성착취 피해자의 가장 공통적인 출신국을 고려하여 다언어 체제를 포함하여 소녀 뿐 아니라 소년에게도 재활 서비스를 제공할 것.


인신매매

74. 위원회는 성적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종합계획의 채택을 환영한다. 그러나 위원회는 당사국의 법률이 모든 종류의 인신매매를 처벌함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여성과 아동이 성적 착취와 강제 노동을 목적으로 한국으로부터, 한국을 경유하여, 또한 국내에서 계속 인신매매되고 있다는 것에 우려한다. 위원회는 특히 인신매매자에 대한 기소와 유죄율이 낮은 것에 우려한다.
   
75. 위원회는 한국정부가 아동 매매, 인신매매, 유괴를 저지른 자들이 그 범죄에 대해 책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더 나아가 위원회는 한국정부가 유엔의 ‘초국가적범죄조직협약’을 보충하는 ‘인신매매 특히 여성 및 아동의 매매 예방, 억제, 처벌의정서’의 비준을 고려할 것을 촉구한다.


아동의 매매, 성매매 및 아동 포르노그라피에 관한 아동권리협약 선택의정서

76. 위원회는 의정서 2조와 3조에 해당하는 모든 위법행위가 한국정부의 법률에 적절하게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한 우려(CRC/C/OPSC/KOR/CO/1, para. 30)를 반복한다. 나아가, 위원회는 앞서(35번 문단) 언급했듯이 제 3자에 의한 아동의 출생신고를 방지할 조치의 부재가 아동 매매로 귀결될 수 있음을 우려한다. 위원회는 의정서 3조 1항에 관련된 위법행위가 대한민국 국적자나 대한민국 거주자에 의해서 발생했을 때, 혹은 위법행위의 피해자가 한국인일 때 그 범죄에 대해 역외관할권을 수립하기 위한 조치에 관해 어떤 정보도 제공되지 않았다는 우려(CRC/C/OPSC/KOR/CO/1, para. 38)를 반복한다.

77. 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권고를 반복한다.
a) 한국의 국내법이 의정서 2조와 3조에 완전히 합치되도록 보장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
b) 의정서 4조 2항의 견지에서, 의정서에 언급된 범죄행위가 대한민국 국적자나 거주자에 의해서 자행되거나 혹은 그 피해자가 한국인일 때 역외관할권을 수립하기 위해 필요한 입법 조치를 취할 것.


아동의 무력분쟁 관여에 관한 선택의정서

78. 위원회는 만 18세 미만자의 강제 징집 또는 적대행위 관여를 범죄화하는 구체적인 조항이 전혀 없다는 것에 대한 우려(CRC/C/OPAC/KOR/CO/1, para.12)를 반복한다.

79. 위원회는 당사국에 대한 권고를 다음과 같이 반복한다.
a) 아동의 징집과 적대행위 관여에 관한 의정서의 조항 위반을 법으로 명확하게 금지할 것. 
b) 모든 법률이 의정서 조항에 완전히 부응할 것을 보장할 것(CRC/C/OPAC/KOR/CO/1).
c) 모든 군사 규범, 교범 및 여타의 군사적 명령이 의정서의 조항과 정신에 부합되도록 보장할 것(CRC/C/OPAC/KOR/CO/1, para.13).


소년 사법 행정

80. 위원회는 높은 재범률을 포함하여 청소년 비행과 높은 범죄율의 지속적인 증가에 대해 우려한다. 위원회는 또한 이런 상황전개에 대한 정부의 대처가 그러한 상황에 처한 아동이 발생하는 근원을 다루기보다는 아동 범죄자의 사회 재통합을 목표로 한 효과적인 조치 대신에 성인들이 구금되는 구금 시설에 아동을 구금하는 것을 포함하여 오로지 징벌적인 조치에만 치중하는 방식을 취했다는 것에 우려하며 주목한다. 
더불어 위원회는 청소년 전담 검사의 임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만, 소년사법에서 그들의 효과적인 전문화를 허용하는 상황이 제공되지 않기에 청소년 전담 검사의 기능을 적절하게 수행할 수 없다는 것에 우려한다.

81. 위원회는 높은 재발률과 청소년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제공할 것을 당사국에 요구한다. 그렇게 함에 있어, 위원회는 특히 협약 37, 39, 40조와 소년사법집행에 관한 유엔 최소기준(베이징 규칙), 소년비행방지를 위한 유엔 지침(리야드 가이드라인), 자유를 박탈당한 소년의 보호에 관한 유엔 규칙(하바나 규칙), 형사법시스템에서 아동에 대한 조치에 관한 비엔나 지침, 그리고 소년사법에서 아동의 권리에 관한 위원회의 일반 논평 10호(2007) 등 여타의 관련 기준들에 소년사법체제가 부합되도록 할 것을 당사국에 요구한다. 특히 위원회는 다음 사항을 촉구한다.
a) 당사국 전역에 적절한 인적, 기술적 및 재정적 자원을 갖춘 소년 전문 법원을 설립할 것.
b) 형법 위반으로 고발된 아동에게 소송절차의 초반과 법적 절차 전반에 걸쳐 적절한 법적 원조와 기타의 원조를 제공할 것.
c) 자유를 박탈당하거나 재활 센터, 혹은 구금시설에 있는 아동을 절대로 성인범과 함께 있지 않도록 하며, 그들이 안전하고 아동 배려적인 환경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고, 정기적으로 가족과 연락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며 음식, 교육, 그리고 직업 훈련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할 것.
d) 자유를 박탈당한 아동의 거취 결정에 대한 정기적인 재검토를 보장할 것.
e) 구금을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할 것을 보장하며 가능한 한 전환, 보호관찰, 상담, 사회봉사, 집행유예 등 자유를 박탈하는 것 외의 다른 대안 조치들을 활성화할 것.
f) 유엔 청소년사법정의에 관한 기구 간 패널과 UNODC, UNICEF, OHCHR 및 비정부기구들을 포함한 패널의 구성원들이 개발한 기술적 지원수단들을 사용하고, 패널의 구성원들에게 소년사법의 분야에 있어 기술적 지원을 구할 것.


범죄 피해자와 증인에 대한 보호

82.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법’에도 불구하고 피해아동 혹은 만 16세 미만의 증인을 비디오 녹화를 통해 증언을 하게 하는 것, 성범죄 피해아동에 대한 심문과 법적 절차는 다음의 이유로 부적절하다.
a) 피해자와 증인은 공무원들이 녹화에 익숙지 않기에 증언을 빈번히 반복해야 하고
b) 법원은 비디오의 유효성을 자주 인정하지 않으며
c) 피해자와 증인은 적절하게 그들을 배려하지 못한 상황에서 자주 반대심문의 대상이 되며
d) 가해자와의 재회가 피해자의 동의 없이 요구되기도 하며
e) 피해자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안전장치가 부적절하며
f) 피해자는 자주 경찰관이나 의료진 등 공무원에 의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g) 피해자를 다루는 의료 또는 법 집행 전문가에 의한 피해자에 대한 언어폭력의 사례가 보고된 바 있기 때문이다.

83. 위원회는 더욱 아동 친화적인 절차상 규칙을 개발하고, 피해아동이 그들의 프라이버시와 존엄성에 대해 보다 큰 존중을 받게 보장하길 권고하며, 한국정부가 적절한 법 조항과 규칙을 통해 학대, 가정 폭력, 성적 혹은 경제적 착취, 유괴, 인신매매 등과 같은 모든 범죄의 피해자이자 증인인 아동에게 협약이 요구하는 보호를 제공할 것을 보장할 것, 그리고 한국정부가 ‘아동피해자와 증인이 관여된 사건 사법에 관한 유엔지침’(경제사회이사회 결의안 2005/20에 첨부)을 충분히 고려할 것을 촉구한다.



H. 국제 인권 조약의 비준

84. 위원회는 한국 정부에게 아동 권리의 실현을 더욱 강화하기 위하여,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보호에 관한 국제협약”과 “강제실종으로부터 모든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협약”을 포함한 모든 핵심 인권 조약을 비준하기를 장려한다.


I. 지역 및 국제 기구와의 협력

85. 위원회는 한국 정부를 포함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에서 본 협약과 여타 인권 조약의 이행을 위해 한국 정부가 아세안 여성과 아동 위원회와 협력할 것을 권고한다.


J. 후속 조치와 배포

86. 위원회는 특히, 적용 가능할 때마다, 적절한 고려와 더 나은 행동을 위하여 이 권고를 정부의 구성원, 국회, 지방 의회 및 기타 지방 정부에 보냄으로써, 이 권고들이 완전히 이행될 것을 보장하도록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한다.

87. 위원회는 더 나아가 본 협약과 그 이행에 대한 토론과 인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제출한 3, 4차 합본 정기 보고서와 서면 답변, 그리고 위원회가 채택한 관련 권고(최종견해 포함)들이  광범위한 대중, 시민사회조직, 청소년 단체, 전문가 집단과 아동에게 인터넷(그러나 인터넷에 국한되지 않는)을 통하는 등 한국어로 널리 이용 가능할 수 있도록 하길 권고한다.


K. 차기 보고서

88. 위원회는 5차와 6차의 합본 정기 보고서를 2017년 6월 19일까지 제출할 것과 그 보고서에 이 최종 견해의 이행상황에 관한 정보를 담을 것을 부탁한다. 위원회는 2010년 10월에 채택된 보고서 작성 지침(CRC/C/58/Rev.2)에 유념할 것과 차기 보고서가 지침에 따라 60쪽을 넘으면 안 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위원회는 당사국에게 지침에 맞춘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촉구한다. 분량 제한 이상의 보고서가 제출될 경우, 당사국은 위에 언급된 지침에 맞춰 보고서를 재고하고 다시 제출할 것을 요청받게 된다. 위원회는 당사국이 지침에  맞추지 않은 보고서를 재검토 뒤 다시 제출하지 않는다면, 조약 기구의 검토를 목적으로 한 보고서의 번역이 보장될 수 없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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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1.10.21 14:45




이날 상벌점제 토론회에서는
경기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것 등도 발표하고
상벌점제의 문제점과 내용이나 대안 등을 논의해봅니다.







이틀 연속 토론회 ㅎㅎㅎ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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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1.10.18 12:25
어린이책시민연대 회보에 부탁 받고 썼던 글입니다.


청소년운동을 하면서 받는 질문들


청소년운동을 하고 있다. 좀 더 부연하자면, 청소년인권운동을 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 등등 학생인권 활동도 하고, 교육정책을 바꾸라고 요구하는 활동, 청소년 노동자들에 관한 활동도 하고, 청소년들의 정치적 권리를 주장하는 활동 등등 여러 가지다. 활동을 하다보면 질문을 많이 받는다.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술자리에서, 운동을 막 시작한 다른 청소년에게서, 등등…. 그런 질문들 중에서 한 번 대표적인 질문 몇 가지에 대한 대답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그게 아마 나에 대해서, 내가 하는 청소년운동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분들에게 가장 좋은 대답이 되지 않을까.



질문 1 : 어떻게 청소년인권운동을 시작하게 됐나요?


첫 번째로, 자주 받는 질문은 청소년인권이나 학생인권에 어떻게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되었느냐는 것이다. 흔한 질문이다. 인터뷰 같은 걸 할 때면 누구나 앞부분에 배치할 만한 질문. 그렇지만 나는 그 흔한 질문에 항상 대답하기가 어렵다. 어떤 계기로 자기 인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느냐고 묻는 사람들은, 인권을 알려면 어떤 특별한 사건이 있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특별한 사건이 필요한 걸까? 굳이 따지자면 청소년으로서의 삶은 매 순간이 그런 '계기'로 가득 차 있는 것 아닐까.

나에게 초면부터 반말을 하는 어른에서부터 나를 오직 성적으로만 측정하는 입시 교육이나 친권자의 말을 들어야 하는 가족의 시스템까지, 미시적인 데서부터 거시적인 데까지, 청소년들의 일상은 모두 '계기'이다. 나 역시 특별히 뭐뭐가 싫었다기보다는, 그저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청소년들이 받아야만 하는 온갖 비민주적인 불합리한 억압과 규제들 전반에 대한 짜증이 쌓여 있었다. 교복, 두발규제, 등교시간 등에서부터 진로나 입시의 문제까지, 모두 모두 모두! 아마 다른 청소년활동가들도 비슷한 사정이었을 것 같다.

오히려 문제는 인권에 대한 인식이나 자기 삶에 대한 불만보다는, '행동'일 것이다. 어떻게 사람들은 그런 생각이나 불만을 행동으로 표현하게 될까? 여러 가지 심리학적 사회학적 문제가 얽혀 있을 법한 질문이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는 어떻게 '운동'을 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어떻게 사람들은 그냥 개인적인 행동이 아니라 의식적인 목표와 계획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집단적 지속적으로 사회적 정치적 활동을 하는 '운동'을 하게 될까?

나 같은 경우, 일단 '행동'에 나서게 되는 데까지는 별다른 문턱이 없었다. 그냥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이건 너무 부당하다고 생각해서. 여러 가지 단발적이고 개인적인 항의와 행동 등을 학교 안에서 했었다. 그렇게 하면서 별다른 고민도 하지 않았다. 고민이라곤 그저 부모님이 활동하는 것 때문에 불이익이라도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과, 대입 등 진로 문제 정도? 애초에 성적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활동을 하면서 시험 성적이 잘 안 나와도 괘념치 않았다. 교사가 불러서 나무라면 "지금 저한테 중요한 게 뭔지는 제가 결정해요."라고 당돌하게 대답하곤 했다. 원체 고민 없이 사는 스타일이라서 그렇다.

그러다가 '운동'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한 건 2005년, 고3이 되고난 후였다. 2005년 5월 7일, 혹시 아직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까 모르겠다. 내신등급제에 반대하며 청소년들 1000여명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오는 '사건'이 있었다. 바로 그 1주일 뒤인 14일에는 '두발자유'와 학생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청소년 집회가 열렸다. 2주일 연속으로 열리는 청소년들의 거리집회에 언론도 인터넷도 술렁거렸다. 나도 신문으로 인터넷으로 그런 소식들을 접하면서, 두발자유 집회에 참가하러 광주에 가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런 단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조직적인 방식으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것을 '알고 난' 후부터 비로소 '운동'이라고 할 만한 걸 의식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주변의 친구들을 모아서 소모임을 만들고, 모임에서 같이 공부도 하고 토론도 하고, 계획을 짜서 활동도 하고, 지역에서 두발자유, 학생회 법제화 등을 요구하는 작은 집회를 준비했다. 말하자면 '운동'이라는 걸 남들이 하는 걸 보고서 "오 저런 방법이!" 하면서 시작하게 된 것이었다.

지금 내가 활동하고 있는 단체인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를 알게 된 것도 그 무렵이었다. 맨땅에 헤딩하듯이 두발자유, 학생회 법제화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준비할 때(결과적으로는 한 20명이 왔고, 소나기까지 내려서 망했다.) 아수나로에서 도와주겠다고 온라인으로 연락을 해왔다. 그 이후에 꾸준히 교류를 했고, 그러다보니 어느샌가 가입도 하게 되었다. 아수나로는 원래 "청소년인권연구포럼"으로 과거에 청소년운동을 하다가 20대가 되었던 사람들이 모여서 연구를 하고 청소년인권운동을 지원하기 위한 단체였다. 그러다가 2006년부터 이름을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로 바꾸고 지역에서 청소년들이 직접 활동하는 활동 단체로 성격을 전환했다. 처음에는 두발자유 운동을 주로 했고, 학교 안에서 학생들의 여러 활동에 함께하고 학교 밖에서는 거리 집회, 서명운동 등을 꾸준히 벌였다. 그렇게 나는 '어느샌가', '자연스레' 청소년인권활동가가 되어 있었다.



질문2 이제 청소년이 아닌데 왜 아직도 청소년운동을 해요?


두 번째 질문은 첫 번째 질문보다 더 높은 빈도를 자랑할지도 모르는 질문이다. 바로 "이제 청소년이 아닌데 왜 청소년운동을 해요?"이다. 하도 많이 질문을 받다보니 이제는 그냥 웃으면서 "그러게요."라고 대답하고 넘기고 싶을 정도다. 하기사 내 나이도 이제 20대 초반이라고 우길 수도 없는 스물넷.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궁금할 법도 하다. 내가 활동하는 단체 안에서 최고령까지는 아니지만, 일단 주변에 같이 활동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주민등록번호 앞자리가 9로 시작하는 상황에서 앞자리가 8로 시작하는 나는 대단히 노땅 취급을 받곤 한다.

이 질문 역시 대답하기 다소 곤란하다. 대답할 만한 어떤 거창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때는 이런 식으로 대답을 했었다. "청소년인권활동가라서요." "왜 청소년인권활동가죠?" "청소년인권운동을 하니까요." "왜 이제 청소년이 아닌데 청소년인권운동을 하냐니깐요?" "청소년인권활동가라서요." … 물론 질문한 사람을 만족시켜주는 대답도 아니고, "그건 그냥 관성이잖아!"라거나 "말장난하지 마세요." 같은 비난을 듣기 딱 좋은 대답이다. 하지만 어쩌랴. 그게 진실에 가까운 대답인 것을. 나는 내가 청소년인권활동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 청소년운동을 한다는 게, 그게 내 삶이고 내 일이니까 한다는 게 그렇게 말장난 같이 들리는 걸까?

그래서 나중엔 이걸 좀 더 그럴 듯하게 포장해보았다. "왜 사는지 이유를 필요로 하진 않잖아요? 청소년운동이 그냥 제 삶이 된 거죠." 그랬더니 사람들이 대충 끄덕끄덕 하는 것 같긴 하던데, 말하는 내가 닭살이 돋는다는 게 문제다. 가장 솔직한 대답은, "아니 뭐 19살까지 청소년운동하다가 스무살 되어서 싹 손 떼는 게 더 얄밉고… 계속 하고 싶고… 어쩌다 보니…"일 것이다. 관심 가지고 있고 배운 게 이것밖에 없어서 그렇다고 해도 좋다. 애초에 아수나로 자체가 과거에 20대가 되면 청소년운동에 딱 발을 끊는 문화를 비판하면서, 비청소년들도 청소년운동에 참여하는 것을 열어놓고 시작한 단체였기 때문에 단체 안에서의 어려움도 별로 없었다. 사실, 20대 됐다고 해서 청소년운동에 관심 끊고 발 끊는 것, 그건 그것대로 또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은 나이주의는 여러 가지 난관이 되고 있다. 비록 내가 활동하고 있는 단체가 나이에 따른 차별이 없는 사회, 나이가 많다고 해서 권력을 가지거나 하지 않는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여러 가지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나이가 적은 사람들을 지도하고 가르치는 관계가 만들어지기도 쉽고, 밖에서 보기에도 편견을 가지고 볼 수 있다. 때문에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청소년운동 안에서, 단체 안에서 어떤 역할과 위치를 가져야 하는지 생각할 거리들, 주의할 부분들이 많아져간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다 감수하고라도, 나는 청소년운동을 계속 할 것이다.



질문3 너무 이상적/급진적이지 않아요?


세 번째로 많이 받는 질문은 청소년운동이 너무 이상적, 급진적이지는 않냐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 질문을 때로는 정말 궁금해서, 때로는 조롱의 형태로, 때로는 걱정의 옷을 입고, 때로는 화를 내며 던진다. 청소년운동은 두발자유 정도만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강제로 교복을 입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고, 복지나 차별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입시경쟁교육을 없애기 위해 "입시폐지 대학평준화"를 주장하기도 하고, 학생들을 점수로 평가하고 가르치고 배우는 목적을 시험보기로 만들어버리는 시험을 폐지하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학교 교육에 대한 선택권, 더 나아가면 전 사회적인 탈학교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대학 안 나와도 먹고 살 수 있게 하라!", "중간기말부터 수능까지 시험을 폐지하라!" 올해 3월에 우리가 열었던 집회의 주요 요구들이었다.

청소년운동의 이야기들이 교육 영역으로 한정되는 것도 아니다. 청소년들의 정치적 권리를 이야기하며 나이가 몇 살이든 정당 가입, 정치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청소년들에게 온갖 것을 금지하는 청소년보호법을 폐지하고, 청소년들에게 정말 유해한 것들이 있다면 그것들을 함께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도 한다.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사랑을 하고 성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하고, 혹시 임신을 하게 되면 비난 받지 않고 잘 낳아서 양육할 수 있도록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부모, 보호자 등 친권자가 자녀에 대해 너무 많은 권력과 책임을 지고 있는 현실을 비판하며 지금과 같은 가정을 폐지하고, 사회적인 양육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예 '미성년자'라는 차별적 말을 없애자는 것, 사람은 누구나 다 미성숙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이를 기준으로 누구는 미성숙하고 누구는 성숙하다고 나누지 않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 우리가 함께 사회적으로 서로의 인간다운 삶을 책임지자는 것, 그것이 나처럼 청소년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꿈일 것이다.

이런 요구들은 물론 지금 현실에 비추어봤을 때 '급진적'이고 '이상적'이다. 그러나 한 번 역으로 물어보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런 주장들을 놓고 말도 안 된다고 고개를 가로젓는 사람들은, 과연 이런 얘기들이 '급진적'이어서 반대하는 걸까 아니면 이것 자체에 반대하는 걸까? 만일 그 이야기 자체에는 동감하지만 바꾸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함께 조금씩조금씩 바꾸어가면 될 것이다. 청소년운동의 이야기들은 이런 것들이 청소년들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필요하니, 우리 사회를 이런 방향으로 바꾸어 나가자는 제안인 것이다.

2005년에 두발자유 운동을 할 때, 그 당시에는 두발자유를 이야기하더라도 염색/파마의 자유까지 주장하는 것이 너무 급진적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있었다. 물론 그런 경향은 지금도 남아 있다. 하지만 2011년 8월 초, 주민발의에 성공한 서울 학생인권조례안은 원칙적으로 염색/파마 등의 자유까지 완전히 보장하고자 하고 있다. 최소한 염색/파마 등 머리카락의 색깔과 형태를 바꾸는 게 너무 급진적이니 하는 이야기들은 점점 약해져 가고 있다.

차별금지, 체벌금지, 두발복장자유, 학생의 학교 운영 참여 등을 대표적인 내용으로 세워두고 거리에서 4개월 동안 서울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서명운동을 하면서 두 가지 양면적인 감정을 느꼈다. 어른들은 역시 아직도 학생인권에 대해 무관심하고 거부감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마음, 역시 청소년들이 직접 나서서 해야 겠구나 하는 것이 그 하나였다.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그래도 6년 전 내가 처음 청소년운동을 하던 때보다 학생인권에 대해 우호적인 사람들이 훨씬 많아졌다는 인상을 받았고, 우리의 활동이 계속해서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안도감을 느꼈다.

2010년 9월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었을 때도, 2011년 7월 서울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가 완전히 성사되었을 때도, 그런 안도감을 느꼈다. 처음에 학생인권운동이 시작되었던 1995년에만 해도 학생인권조례라는 게 만들어질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건 너무 성급하다. 기다려라."라는 말은 "안 해주겠다."라는 말을 그럴싸하게 포장한 것일 때가 많다. 그 말에 그저 기다리다보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런 말을 들으면서도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어야만 그나마 천천히, 세상이 바뀌어 간다.

무엇이 너무 급진적이라거나 점진적이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어떤 변화가 급진적일지 점진적일지 결정할 수 있다는 것처럼 군다. 하지만 현실에서 우리는 온힘을 다해 주장하고 부딪쳐야 겨우 약간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곤 한다. 그래서 너무 급진적/이상적이지는 않냐고 물어보는 사람에게 나는 이렇게 대답하곤 한다. 한 발 물러나서 얘기하지 말고 직접 현실 속에 서서 행동하면서 본다면, 급진적인 것은 없다. 그저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고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은지 바라는 마음과 의지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걸 만들기 위해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게 운동이다. 그것이, 내가 이 '급진적'이고 '이상적'인 청소년운동을 하는 자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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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
걸어가는꿈2011.10.13 04:23


학생인권조례의 기본 철학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연구소 창, 성공회대 인권평화센터는 2007년 국가인권위원회 용역으로 <인권친화적 학교 문화 조성을 위한 지침서>를 만들었다. 지침서에는 유엔아동권리협약 등 각종 국제인권조약과 조약기구들이 제시한 바 있는 학생인권에 관한 기준, 유엔회의 결의문, 유니세프 '아동친화적 학교' 가이드라인 등을 종합 검토하면서 '인권친화적 학교 문화 조성을 위한 10가지 열쇠말'을 뽑아냈다. 이 10가지 열쇠말이야말로 학생인권조례의 기본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1. 권리의 존엄한 주체로서의 학생
아동기 혹은 학창시절은 성숙을 기다리는 인생의 대기실이 아니다. 학생은 학교생활 전반에서 존엄한 권리의 주체로서 대접받아야 한다. 학교는 학생이 의사를 형성하고 표현하고 결정에 참여하고 변화에 기여하는 과정을 통해 권한과 권리행사 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를 위해 학생을 조작이나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교육의 목적 자체이자 능동적 행위자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2. 참여와 결정을 훈련할 수 있는 학교
학생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밝히고 그 의견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의견을 밝힌다는 것은 의견을 표현할 진정할 기회와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한을 보장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위해서는 학교 생활은 물론 사회에 대한 학생의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명목적인 참여, 장식적인 참여, 조작된 참여는 진정한 참여일 수 없다. 학교는 학생에게 능동적인 참여, 의사결정,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을 경험하고 훈련할 수 있는 도전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3. 차이를 존중하고 차별에 맞서는 학교
학교는 학생의 다양성을 사랑해야 한다. 학생은 특정한 규범이나 삶의 양식에 종속당하기를 강요당하지 않고 자기 존재 그대로를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학교는 다양성을 교육의 주춧돌 가운데 하나로 받아들이고 학생이 부당하게 구별되거나 차이로 인해 차별받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존하는 혹은 잠재하는 차별을 확인하고 이에 맞서고자 하는 노력이 꾸준히 뒤따라야 한다.


4. 감당할 만한 교육
학교 교육은 학생이 감당할 만한 교육이어야 한다. 학생이 육체적, 정신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주는 교육은 교육의 궤도를 이탈한 것이다. 교육은 학생 친화적이고 학생 중심적으로 짜여야 한다. 교육의 목표는 물론 교육의 내용과 과정, 학교의 규율 등은 학생의 존엄성에 부응하는 것이어야 한다.


5. 자유의 행사를 통한 책임 있는 삶의 영위
학생은 학교 교육을 통해 자유 사회에서 한 개인으로서 책임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충분히 준비되어야 한다. 책임 있는 삶에 대한 준비는 질서 유지나 통제의 강박에서 나오는 강압적 지도를 통해서는 이루어질 수 없다. 인권에 대한 상호존중, 이해와 평화, 연대의 정신을 기반으로 한 교육이야말로 타인과 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책임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6. 총체적 삶에 대한 돌봄이 있는 학교
학교는 학생의 삶에서 중요한 인격적, 사회적 환경이다. 학교는 학교에 머무르는 동안에 학생이 보여주는 모습만으로는 학생에 대한 총체적 돌봄이 불가능하다. 학교는 아동의 삶을 총체적으로 바라보고 학교에 들어오기 전과 학교를 떠난 후 학생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필요한 돌봄을 제공해야 한다.


7. 인권의 상호불가분성에 대한 존중
학생의 삶에 대한 돌봄과 교육을 제공하는 과정은 인권의 상호불가분성에 기초해야 한다. 건강, 안전, 성장에 대한 관심과 돌봄은 학생이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 참여하고 행동의 선택을 결정할 기회를 제공받고 인격을 존중받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8. 네트워크와 연대가 꽃피는 학교
학생 인권 보장은 교사 개개인의 책임으로만 남겨두었을 때는 실현될 수 없다. 학생 인권은 인권 보장을 위한 시스템을 갖춘 학교를 요구한다. 학교는 학생 인권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지원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사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역사회를 비롯, 학교 밖 행위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한편, 학교 밖의 자원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한다. 학교가 연대의 공간으로 재구성되기 위해서는 학교 안팎의 행위자들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9. 교사의 권한과 역량 강화
교사의 연대 없이 학생 인권은 보장될 수 없다. 교사의 연대는 그들의 책임에 대한 강조 뿐 아니라 충분한 권한과 역량의 확보를 통해야만 가능하다. 교사는 학교의 변화를 이끌 옹호자이자 변화의 촉매자로서 능동적 참여를 보장받아야 하고, 학생 인권에 목소리를 내는 데 필요한 권한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10. 권리구제에 대한 보장
학생은 인권침해에 노출되기 쉬울 뿐 아니라, 인권침해를 호소하고 그 호소가 경청되는 경험을 갖기 힘들다. 사법 절차를 통한 구제에 접근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인권침해에 대한 구제 없이 인권이 보장되고 인권침해가 예방되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러므로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인권침해에 대한 실효성 있는 학교 안팎의 구제 절차를 알고 그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과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학내 권리 구제 제도를 마련하는 경우에는 학생의 의견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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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