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9

온라인게임셧다운제 반대와 좌파적 도그마, 혹은 소비와 금욕에 대한 단상

- 예전에 한 번 쓰려고 기획했지만 결국 쓰지 못한 리포트랄까, 소논문 중에 이런 주제가 있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와 금욕은 과연 배타적인 것인가. 소비하는 소비자와 금욕적 노동자 이 모순적인 둘을 짜맞추는 것이 자본주의의 인간 교육은 아닌가?" 뭐 이런 문제의식인데, 굳이 제목을 붙인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욕망하는 소비 주체와 금욕적인 노동 주체의 형성에 관한 사례 분석"이라고 해야 할까. - 주로 휴대전화 문제 관련해서 했던 생각인데, 스스로 좌파적이라고 하는 교사들이나 활동가들 중에서는 "청소년에게 휴대전화 사용을 규제하는 것을 반대한다."라는 요구가 휴대전화 이동통신 자본의 손에 청소년들을 무책임하게 던져주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들이 많았다. 즉 그 사람들은 "휴대전화를 규제하는 것은 소..

딱딱한꿈 2010.12.21

수조 앞에서 - 송경동

수조 앞에서 송경동 아이 성화에 못 이겨 청계천 시장에서 데려온 스무 마리 열대어가 이틀 만에 열두 마리로 줄어 있다 저들끼리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과정에서 죽임을 당하거나 먹힌 것이라 한다 관계라니, 살아남은 것들만 남은 수조 안이 평화롭다 난 이 투명한 세상을 견딜 수 없다 - 시집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창비, 2009) 선물받은,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시 중에 하나에요

흘러들어온꿈 2010.06.13

[레디앙] "야간 교대제 근무는 발암물질"

"야간 교대제 근무는 발암물질" 국제암연구기구 전문가들 정의…"납 성분과 같은 등급" 간혹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봅니다. 석면은 1970년대까지 미국의 공사현장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던 절연 물질 중 하나였습니다. 이제는 누구나 석면이 폐암 혹은 악성 중피종이라는 복잡한 이름을 가진 암을 유발한다고 알고 있지만, 당시의 건설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매일같이 만지고 사용하는 물질이 암을 유발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거예요. 교대제 근무가 발암물질인 이유 불안하면서도 ‘설마 이렇게 다들 사용하는데 이걸 만진다고 암이 생기겠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요. 석면만이 아니었겠지요.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고무 공장에서 벤젠을 만지던 노동자들도, 크롬으로 도금하던 노동자들도 모두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요. 아니..

흘러들어온꿈 2010.04.05

참세상 :: 수조의 우화(The Parable of the Water-Tank)

자본주의에 대한 짧은 동화 한 편수조의 우화(The Parable of the Water-Tank) neoscrum / 2010년02월20일 10시48분 는, 의 작가 에드워드 벨라미의 작품으로서, 자본주의에 대한 짤막한 풍자 소설입니다. 소설 이 1888년 미국에서 백만 부가 넘게 팔려나가며 초베스트셀러가 되자, 에드워드 벨라미가 그 후속편으로 내놓은 소설 에 실린 단편입니다. ▲ 소설 발행 당시를 묘사한 기사내용 오른쪽 사진은 1897년 7월 3일자 뉴욕 타임즈 기사인데, 당시 에 미국인들이 얼마나 열광적이었는지 잘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공황 시기) 은행으로 몰려가는 사람들은 아무 것도 아니라며, 의 초판을발간하자마자 사람들이 서점으로 몰려가서, 단 36시간만에 모든 책이 다 팔렸다고 ..

흘러들어온꿈 2010.02.21

하루의 나라 - 그럼 지금 우리 사회는 '일등따윈 되지 않아도 풍요로운'가?

하루의 나라 4 - 하마나카 아키라 지음, 나카미치 히루 그림/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만화『하루의 나라』를 소개할 때는 쉽게 낚시가 가능하다. "고등학생들이 학교를 점거하고 새로운 독립국을 선포하는 내용이야." 이 말만 들으면 무슨 68혁명처럼 바리케이트를 치고 고등학생들 수백~수천명이 "금지하는 것을 금지하라~" "두발자유 보장하고 입시경쟁 철폐하라~"라고 외치고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만화는 그런 장르가 아니다. (실은 나도 이렇게 낚였다... ㅠㅠ) 학교를 점거한 학생들은 달랑 3명. 목적은 친구의 죽음의 진상을 알리면서, 총리의 음모와 야욕을 좌절시키는 것. 경찰들을 막는 힘은 조직된 학생 대오 같은 게 아니라 일본 정부에 의해 비밀리에 개발된 최첨단 병기 C.A.T ― 눈으로 빔..

흘러들어온꿈 2009.08.20

‘19세 미만’은 왜 ‘미성년자’가 되었나

다 쓰고 나서도 세상에 뭔 캠프 자료집으로 A4 7페이지짜리 글을 쓰나... 싶었던a 그냥 혼자 쓰다가 불 붙어서 마구 써버린... ‘19세 미만’은 왜 ‘미성년자’가 되었나 공현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 청소년인권캠프 별세상(2회) “별을 낚다!” 청소년들에게는, 법적으로 붙어 있는 다른 이름이 있습니다. “미성년자”라는 이름이죠. 민법에서는 만 20세 미만, 청소년보호법에서는 만19세(사실상 연20세) 미만, 공직선거법에서는 만 19세 미만 등등으로 그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미성년자”라는 말을 듣고 기분이 나쁘지 않으세요? 미성년자라는 말은 ‘아직 성년이 아닌 사람’, ‘아직 완성된 나이가 아닌 사람’, ‘미성숙한 나이의 사람’이라는 뜻이잖아요. 이건 마치 장애인을 “비..

걸어가는꿈 2009.08.06

장애, 장애운동, 자본주의

예~전에 새내기 새로배움터였나 무슨 세미나였나를 할 때... 장애인 관련해서 커리를 짜달라고 해서 이러쿵저러쿵 발췌작업을 하다가 블로그에 보관해뒀던 부분이다. 김도현 씨의 『당신은 장애를 아는가』는 여러 가지로 내 운동에도 영감을 주었던 책인 동시에, 좀 많은 부러음(;)을 불러일으켰던 책이다. --------------------------------------------------------------------------------------------- 자본주의 사회 이전의 농업 노동과 가내 수공업은 노동을 하는 주체 나름의 작업 방식과 속도, 노동 시간이 유연하게 보장되었고, 노동 규율은 그러한 노동의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으며, 생산량은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었다. 한 개인은 대개 ..

흘러들어온꿈 2009.06.13

자본주의'들'과 진보'들' - 적과 연대

루소는 이러한 다두적인 하나를 구성하기 위해 믿을 수 없을 만큼 단순하고 그럴듯한 예에 의존했다. 루소는 두 가지 대립적 이익(세력)이 자신들을 동시에 반대하는 제3의 이익(세력)에 직면했을 때, 이들이 서로 결속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경험으로부터 자신의 단서를 도출했다. 정치적으로 말하자면, 그는 실존을 전제했고 국민 공동의 적(敵)이 지닌 통합력에 의존했다. ...... 그는 국내 정치에도 타당한 민족 자체 내의 통합 원리를 발견하고자 했다. 따라서 대외 문제의 영역 밖에 존재하는 공동의 적을 어디서 발견하는가가 그의 문제였으며, 그러한 적이 시민들의 가슴 속에, 즉 그의 특수한 의지와 이익에 존재한다는 것이 그의 해답이었다. 사람들이 가진 모든 특수의지와 이익들을 합치기만 한다면, 이 숨어 있는 특수..

걸어가는꿈 2008.01.30

고령화 시대와 신자유주의

고령화 시대와 신자유주의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정부는 부족한 복지예산을 어떻게 확보할지 전전긍긍하고 있으며 노동인구 부족을 우려하여 출산을 장려하고 있기도 하다. 사실, 한때의 베이비붐이 있었던 만큼 현재와 같은 노령인구 증가 현상은 필연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생태주의적인 관점에서 볼 때 현시점에서의 출산율 저하 또한 상당히 바람직한 현상이다. ‘비정상적인’ 베이비붐 이후 출산율이 저하되어 인구가 줄어드는 것을 자연스런 현상이라 보면, 고령화의 원인은 결국 사람들이 오래 살기 때문이다. 곧 나이에 비해 정정한 인구도 많을 테니, 단순하게 생각하면 복지예산이나 노동인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노동 연령을 높이면 되는 일이다. 하지만 퇴직정년을 높이는 등의 방법을 쓰려 하면..

딱딱한꿈 2008.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