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꿈

세월호 참사에 청소년운동의 대응 방향에 관한 생각들

공현 2014. 5. 29. 18:02

세월호 참사에 청소년운동의 대응 방향에 대해서


여럿이 이야기하지만 결국 끝내 정리되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
왜 대응하고 싶다는 사람들은 아무도 나서서 제안하지 않는가에 대한 분노를 안고.



1) 세월호 참사 자체에 대해서

  - 제 생각으로는, 세월호 참사 자체는 학생/청소년인권 문제가 아닙니다. 논쟁의 여지가 없지는 않지만요.
    다만 보편적인 인권 문제의 영역에 속하기는 할 것입니다. 마치 한미FTA가, 신자유주의가, 의료영리화가, 광우병위험이, 지구온난화가, 전쟁 위협이 보편적인 인권 문제이기는 하듯이요.
   굳이 청소년인권이라는 특수성을 강조하지 않으면서 우리가 입장을 만들 수 있다면 보편적인 인권의 관점에서, 어쨌건 청소년도 사람이라 연관이 되기는 하기 때문에 이러한 안전할 권리의 문제에 관해 이야기를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이 안전할 권리는 인권으로서의 안전 자체의 의미뿐 아니라 안전을 이윤보다 후순위로 미루는 한국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문제 등 여러 가지 복합적 논의가 가능하겠죠.


2) 세월호 참사의 파생 문제에 대해서


 - 세월호 참사는 이 자체보다도 사건의 스케일상 파생 문제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① 보호주의 문제 : 아이들아 미안하다 등 희생자 다수가 고등학생이라는 이유로 나오는 어른 책임 아이 희생자론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2008년 촛불집회나 그밖에 여러 상황에서 겪어봤듯이 이러한 보호주의 문제는 그 운동 내부에서 문제제기하는 것으로 깨지지 않습니다. 특히 그 운동이 조직된 단체들에 의한 것이 아니라 대중적 정서에 기대어 가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런 문제를 깨고 해결하는 것은 오히려 그 운동 바깥에서 청소년운동 자체의 힘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일 것입니다.
  우리가 여기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지적한다면 그것은 이 문제를 현재 이 운동 안에서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청소년보호주의/차별 문제에 대처하는 더 긴 청소년운동의 전망 안에서 하나의 발자취를 남겨두는 의의 정도일 것입니다.

  ② 수학여행 문제 : 이는 안전할 권리 문제와도 비교적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인데요. 수학여행을 현재 금지한 상태이고, 기사에 따르면 6월 말에 재개 여부를 발표한다고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학생 입장에서 학생들의 의견은 듣지 않고 수학여행을 하니 마니 하는 문제, 수학여행 폐지나 대안 주장,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③ 표현의 자유 문제 : 청소년들의 SNS나 인터넷에서의 표현, 그리고 자발적인 집회에 대해 경찰과 학교/교육당국 등에 의한 탄압 사례가 몇 가지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뚜렷하게 연결되는 사례가 없어서 대응은 못하고 있는데요. 청소년의 집회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는 문제에 대해 전체적인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 문제와 함께 묶어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④ 강제모금 문제 : 아수나로 서울지부에서 이미 사례 수집 등을 시도했었던 문제이고 학교의 강제모금 문제 전반에 관한 문제제기의 기회로 삼을 수 있겠지만 일단 사례가 유의미하게 모인 건 없는 거 같죠? ㅠㅠ

  ⑤ '교육' 문제 : 세월호 참사에서 학생들이 많이 죽은 이유가 교육 때문이다? 뭐 그런 논지와, 그에 반박하는 논지 사이의 논쟁. '가만히 있으라' 문제 같은 것도 넓게 보면 이 맥락에 들어가긴 하는데요. 저는 세월호 참사에서 학생들이 많이 죽은 이유는 교육 때문은 아니라고 보고, 권위자와 권력관계 문제로는 좀 볼 수 있을 거 같긴 합니다. 즉 왜 학생 아닌 승객들은 방송을 무시하고 비교적 많이 탈출을 했는데 학생들은 그렇게 탈출한 비율이 적은가? 이는 집단으로 편제되어 있었고 그 집단을 인솔하는 교사 등이 있었던 것, 그리고 학생들이 교사의 지시를 따르는 위치에 있었던 것('위치'가 문제이지 '교육받은 습성'이 문제가 아닙니다.)에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를 좀 더 심층적으로 (어느 정도는 상상과 추정에 근거를 두는 거지만) 다루는 이야기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⑥ 기타 : 그밖에 뭐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