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들어온꿈

김기전 소년보호, 소년수양이 아닌 소년해방

공현 2014. 9. 1. 16:01


"소년 문제를 운위하는 이에게 우리는 지금 민족으로 정치적 해방을 부르짖고 인간적으로 계급적 해방을 부르짖는다. 그런데 우리는 생각하되 우리가 먼저 우리의 발밑에 있는 남녀 어린이를 해방치 아니하면 기타의 모든 해방운동을 사실로써 철저하지 못하리라 한다. (......) 해방의 도는 그 끝에 어린이를 해방함에서 지어지리라고 한다. 혹 소년 문제를 말하는 사람 중에 해방 문제를 뒤에 두고 금일 이 현상 그대로의 위에서 소년 보호 문제를 말하고 소년 수양 문제를 말할 사람이 있을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틀린 생각이다. 가령 여기에 어떤 반석 밑에 눌린 풀싹이 있다하면 그 반을 그대로 두고 그 풀을 구한다는 말은 도저히 수긍할 수 없는 말이다. 오늘 조선의 소년은 과연 눌린 풀이다. 누르는 그것을 제거치 아니하고 다른 문제를 운위한다 하면 그것은 모두 일시 일시의 고식책이 아니면 눌리어 있는 그 현상을 교묘하게 옹호하고자 하는 술책에 지나지 아니할 바이다."


(김기전, 「개벽운동과 합치되는 조선의 소년운동」. 1923.05.)

최명표 『한국근대소년운동사』 p.42에서 재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