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꿈

독재, 민주주의

공현 2014. 10. 12. 01:02

'독재'는 정확히 말하면 권력의 지배/분배 형태나 행사 방식을 말하는 것이고, 민주주의와 대립하는 성격이 있지만 민주주의와 반드시 모순 관계를 이루지는 않습니다. (배중율의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독재이지만 일부 민주주의적일 수도 있고, 독재가 아니지만 민주주의라고도 할 수 없을 수도 있고...
이건 '민주주의' 자체가 단순히 지배형태(-archy)가 아닌 더 포괄적인 이념이고 사회의 가치관이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죠...

선거를 중심으로 한 대의제민주주의의 경우에 독재를 방지하게 되는 것은 정권의 교체 가능성이라는 것이 작용하는 게 큽니다만 대의제민주주의가 언제나 독재 상황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 독재이지만 인권을 어느 정도 존중할 수도 있고, 반대로 정치체제가 독재가 아니더라도 인권을 침해하기에 민주주의를 훼손한다고 비판할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박근혜 정부나 정부 산하의 경찰 등이 집회 금지나 방해를 남발하는 것은 충분히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꼭 박근혜 정부의 권력 배분이 독재정이라는 걸 뜻하지는 않습니다. 다당제 하에서 권력 배분이나 정부 안에서 권력 작용은 별개의 것일 수도 있죠.


하지만 언론/표현/집회의 자유 등을 억압하는 상황을 놓고, 하나의 수사로서 독재로 가고 있다, 독재의 위험이 있다, 독재다, 등의 표현으로 비판하는 것이, 적확한 표현은 아니더라도 꼭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겪은 역사적 경험의 문제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