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꿈2014. 10. 12. 01:04

[논평] 무엇을 위한 기숙사인가,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라!

 

 

과도한 학습시간으로 휴식시간이 부족한 기숙사 학생들

 

휴식은 누구에게나 보장되어야 할 당연한 권리이다. 하지만 한국의 학생들은 과도한 학습시간으로 제대로 된 휴식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PISA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청소년의 일주일 학습시간은 OECD 평균 33~34시간 정도인 데 반해한국은 49시간에 이른다또한 한국의 고등학생들은 일주일에 약 70시간평일 하루 약 10시간 이상 공부를 한다. 이처럼 많은 학생들이 너무나 이른 등교시간과 그에 비해 늦게 끝나는 정규수업, 거기에 더해지는 방과 후 학교, 보충수업, 야간자율학습 등으로 충분한 휴식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오로지 입시 경쟁 위주로 돌아가는 한국의 교육 현실 속에서, 기숙사 학생들은 비기숙사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학습에 투자하길 강요받고 있다. 그들은 적절한 휴식시간을 보장받지도 못하고, 그나마 있는 휴식시간마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쉬기도 어렵다. 이에 관해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인천지부(이하 인천지부’)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의 휴식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과연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기숙사 학교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의 휴식권은 잘 보장되고 있을까?

  


수면시간을 선택할 권리

 


먼저, 휴식에 있어서 잠을 언제, 얼마나 잘 것인지 스스로 선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본인에게 적절한 수면 시간은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고, 그렇기에 그 시간은 본인이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인천지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의 수면 선택권은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모든 학생들은 기상 및 취침시간이 똑같고, 이 정해진 시간을 강제적으로 지켜야 한다.

 

심지어 인천지부가 조사한 학교 중에는 폐쇄회로 텔레비전을 설치하여 학생들을 감시하는 곳도 있었다. 인터뷰에 응해준 A(미추홀외고 1학년 재학 중)기숙사 내에 감시 장치가 층별로 2~3개씩 설치되어 있다사감실에 폐쇄회로 텔레비전 영상을 볼 수 있는 모니터가 있다. 평소에는 많이 보지 않는 것 같지만 특별한 경우에는 새벽 3시까지 모니터를 보며 소등시간 이후에 돌아다니는 학생들은 잡는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정해진 취침 시간 이후의 개인행동을 통제함으로써 수면을 취하고 싶지 않은 학생도 강제로 취침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본인이 선택해야 하는 수면 시간을 누군가에 의해 규제를 받게 될 경우 이것은 학생이 자율적으로 휴식을 선택할 권리를 보장하는 않는 것이며, 그것은 다시 말해 휴식권 침해이다. 

   

 

학습을 위한 도구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기숙사의 모든 생활은 오로지 학습만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휴대폰 사용은 학습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금지되고 있고, 노트북은 학습을 위한 용도가 아닌 이상 사용할 수 없다. 다시 말해, 휴식시간에 휴대폰이나 노트북을 사용하고 싶은 학생들은 기숙사 규정에 의해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과연 학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권리를 제한받는 것이 옳은 것일까? 누구나 자신의 휴식시간을 어떤 방식으로 보낼 것인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은 이 당연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학교는 이들에게 전자기기를 학습을 위한 도구로만 사용하길 강요하고 있다.

  


기숙사 학생들의 휴식을 제한하는 모든 규정을 없애라!

  


학생들은 본인의 휴식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는 학생들의 기상 시간과 취침 시간을 강제적으로 정하지 말아야 하며, 폐쇄회로 텔레비전으로 학생들의 취침여부를 감시해서는 안 된다. , 전자기기와 휴대폰 사용을 포함하여 학생들이 휴식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에 우리는 요구한다. 인천지역 기숙사 학교들은 학생들의 휴식권을 침해하는 모든 규정을 없애라!

 

더불어, 인천시 교육청 역시 책임을 회피하지는 못할 것이다. 교육청은 학생들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책임져야 하며, 학교가 학생들의 권리를 침해했을 경우에 마땅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제기한 기숙사의 여러 문제점들을 간과했다는 것은 분명히 각성할 일이다.

 

인천시 교육청에 촉구한다. 기숙사 학생들의 휴식권이 보장되는지 감시하고, 휴식권을 보장하지 않는 학교들에 대해서 적절한 제재를 가하라!

 

  

 

 

 

2014. 10. 06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인천지부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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