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꿈2014. 11. 26. 03:22
[논평] 교육의 미명 아래 자행되는 강제 노동과 착취를 중단시켜라
-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등학교 학생 자살 사건을 마주하며


2014 년 6월 5일 충북 진천의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학생이 스스로 생을 마쳤다. 그 학생은 학교 동아리에서 쥐를 죽이는 일에 동원되어 자주 아버지에게 고통을 호소했고 자살 직전에도 3개월 간 700마리의 쥐를 죽인 사실을 털어놓았다. 중학생 시절부터 애완용 쥐를 키워온 그에게 다수의 쥐를 질식사시키고 냉동포장과 배송을 강요받은 것은 당연히 큰 고통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버지는 동아리를 탈퇴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으나, 기숙사 학교의 강압적인 환경으로 인해 그 학생이 동아리를 그만둘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

이 동아리는 쥐를 사육한 다음 이산화탄소 질식기로 죽이고 냉동하여 사료용으로 판매하는 ‘학교 기업’으로 확인되었다. 문제는 이런 ‘사업’의 반생명적인 성격뿐만이 아니다. 학교는 이 사업으로 1000만원 대의 수익을 올렸으나 학생들에게 정당한 임금도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들은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인권교육센터 들, 전교조 충북지부가 함께 한국 바이오마이스터 고등학교의 문제를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알려졌다. 이에 관해 동아리 담당 교사는 이 사업이 실험동물 법규, 동물 보호법에 저촉되지 않으며 동물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모여서 만든 동아리라고 해명했다. 학교 측은 동아리 대표와 부대표 2명을 뽑아 태국 등지의 여행을 보내주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그동안 일부 특성화고등학교에서 ‘현장실습생’ 제도를 왜곡하여 운영하던 모습과도 닮아있다. 학생들이 제대로 된 선택의 기회도 없이 노동을 강요받고 정당한 대가도 받지 못하는 노예와도 같은 취급을 받는다는 점에서 말이다. 많은 학교들이 권력을 이용해 학생들을 학교의 사업에 동원하고 법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그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학교는 ‘동물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만든 동아리’라며 학생들의 자발성을 강조하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동물을 죽여서 판매하는 일을 자발적으로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동아리를 ‘학교기업’으로 등록하고 수익을 내는 등 명백한 기업 활동이 있었음에도 학생들과 노동계약을 하지 않고 임금도 지불하지 않은 것은 착취에 불과하다.

학교 내의 권력을 이용해 학생을 열악한 노동조건에 몰아넣고 정당한 대가도 지불하지 않는 학교들의 이러한 반인권적 행위는 더 이상 묵과되어선 안 된다. 청소년들의 노동은 그동안 교육이나 사회경험 등의 핑계를 달아 너무 쉽게 싸구려 취급을 받고 착취당하곤 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이러한 반인권적 행위들의 근절에 나설 것을 전국의 교육청과 교육부를 비롯한 정부 각 부처에 요구하는 바이다. 엄격한 단속과 책임자 처벌로 강제 노동을 방지해야 하고, 관련 법제도를 개선하여 일하는 학생들의 노동권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

2014년 11월 7일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Posted by 공현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