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꿈

가정 체벌 미화?

공현 2015. 7. 16. 16:19

우리교육 2015년 여름호, 송형호 씨라는 교사가 쓴 글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글의 전체 내용이나 이 전반부는 자신이 중학교에서 학생들의 ‘문제행동’을 지도하던 경험을 쓴 것이기에 특별히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오래 전부터 의문스럽던 건데, 왜 ‘문제행동 지도’를 ‘생활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걸까?)

글 전체 내용에서 이 마지막 부분은, 갑자기 튀어나옵니다. 글쓴이 나름대로는 학생들을 끈기를 가지고 지도해야 한다는 뜻을 이런 사례(비유?)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걸까요? 아니면 학생들을 때려서라도 가르치고 싶은 자신의 욕망을 이렇게 에둘러 표현한 걸까요.

체벌은 학교는 물론이고 가정에서도 ‘해서는 안 되는 일’임이 명백합니다. 정당한 교육이 아니라, 폭력일 뿐입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자기가 자식을 때린 이야기를 좋은 예인 양 써놨는지, 읽으면서 좀 끔찍하기도 했습니다. 때리고는 마음이 아파 껴안아 주었다거나, 대학생이 된 지금은 활발하기만 하다는 등의 말은 저에게는 그 끔찍스러운 느낌을 더해주기만 합니다. 자기를 미화하고 정당화하려는 낌새가 느껴집니다.

요새 데이트폭력 사례 등도 많이 얘기가 나오고 있죠. 하지만 ‘자식에 대한 폭력’은 잘못이고 부끄러워 할 과오란 생각도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 글은 말하자면 가정폭력 가해자가 자기 폭력을 자랑하고 미화하는 것 아닙니까. 자식에 대한 체벌을 정당화하는, 아니죠, 아예 이런 이야기가 문제라는 걸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글쓴이도 그렇고, <우리교육>에서도 이걸 거를 생각을 못했다는 게 놀랍습니다. 그분들이야말로 “해서는 안 될 일”이 있다는 것을 알고 반성하는 ‘개념’을 좀 가지셔야 할 겁니다. 지난 몇 년간 지겹도록 해온 이야기지만 아직도 개념이 없으신 듯하네요. 네 그렇죠, 질긴 놈이 이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