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들어온꿈

권력의 본질은 이해받고 싶은 것

공현 2015. 12. 27. 12:47



"인간이 인간을 거느리고 싶어하는 건, 결국 자신이 생각하는 걸 상대방도 이해해주길 바라서입니다. 말하는 걸 들어주길 원한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길 바란다.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은 명령이란 형태로 위에서 아래로 의지를 강요하는 거지요.

... 그런데 여기서 모순이 발생합니다. 본래 자신을 이해해주길 원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명령했는데, 정작 그 상대방은 자신에 대해 전혀 이해해주려 하지 않는 겁니다. 그게 권력의 기본 구조예요. 위에 누군가 있으면 그가 자신을 이해해주기 때문에 안심이다, 라고 사람들은 권력에 따르려 하지만, 권력자 본인을 이해하려는 백성 따윈 없으니까요. 단지 명령만 해주면 되고, 그 명령이 자신을 이해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길 바라죠. 만약 이해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을 때 반란이나 모반 같은 게 발생하는 겁니다. 정말 한심한 일이에요. 처음엔 단지 자신을 알아주길 원했을 뿐인데, 왜 그것이 이토록 복잡한 일이 되고 만 것인지,

전 인간이란 존재를 전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정말이지."


(『해적섬 사건』, 카도노 코우헤이, 문정훈 옮김, 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