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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누리과정 예산 빵꾸나는 소리 좀 안 나게 해라~ - 무상교육은 인권이다! 정부는 교육재정을 책임지고 마련하라!

공현 2016. 2. 9. 16:15



[성명] 누리과정 예산 빵꾸나는 소리 좀 안 나게 해라~

- 무상교육은 인권이다! 정부는 교육재정을 책임지고 마련하라!


박근혜 정부의 억지 속에 누리과정(만3~5세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공통으로 운영하는 교육과정) 예산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무상보육 할 테니 낳아만 달라"라고 했던 대선후보 시절의 공약은 온데간데없고,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교육청에는 수사에 감사까지 해가며 압박하고 있다. 막무가내로 교육청에게 예산 돌려막기(?)까지 종용하는 정부의 모습을 보면, 제대로 교육권을 보장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기는 한지 의심스럽다. 정부의 이런 태도 탓에 교육재정과 교육자치 전반이 위협을 받고 있으며 당장 청소년들의 권리에도 악영향이 예상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이미 누리과정 예산을 교육청들에 다 지원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만 살펴봐도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올해 정부가 교육청들에 분배한 '교부금'은 누리과정이 확대 시행되기 이전과 비교해서 거의 차이가 없다. 법령만 바꿔서 '이 중에 누리과정에 쓰라'고 적어놨을 뿐, 제대로 예산을 지원한 것이 아니다. 정부는 교육청들에 빚이라도 내라고 하고 있지만, 이미 지난 몇 년간 그런 미봉책으로 버텨오다가 한계에 이른 상황이다. 지역 교육청들을 대책도 없이 빚더미에 올라앉게 할 셈인가?

교육청들 중에는 이미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한 곳들도 있기는 있다. 그러나 그렇게 편성한 5곳 중 4곳에서는 대신 방과후 학교 지원 등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고, 저소득층 지원 예산이나 인건비를 편성하지 못한 곳도 있다. '빵꾸난' 누리과정 예산을 무리해서 마련하다보니 다른 예산들에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국 교육재정이 부실해지고 청소년들의 교육권 상황이 열악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는 의미이다. 교육청들이 무리하게 빚을 낸다면 이런 위험성은 더 커질 것이다.

물론 중앙정부와 지역정부(교육청 등)는 누리과정을 포함해서 청소년들의 교육권을 보장할 공동의 책임을 지고 있다. 다만, 현재 제도상 재정에 대한 책임은 중앙정부가 더 많이 지고 있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 더군다나 박근혜 정부는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제대로 된 소통과 협의도 없이 계속해서 막무가내로 교육청을 탓하고 윽박지르고만 있다. 박근혜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고 누리과정 등이 잘 시행되게 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더 문제가 생기게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정부가 예산에 관해 기초적인 산수도 할 줄 모르고 당장의 문제만 떠넘기려고 하는 것이거나, 아니면 악의를 가지고서 교육청들을 괴롭히고 교육자치를 약화시키기 위해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밖에 보이지 않는다.

누리과정을 비롯한 각종 공교육은 우리의 권리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제대로 된 공공의 재정 확보가 필수이다.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은 청소년(어린이)의 양육과 교육에 대해 가능한 한 광범위한 지원이 부여되어야 함을 명시하고 있으며, 초등교육을 비롯하여 교육 전반을 무상으로 해나가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모든 청소년들이 차별 없이 교육권을 보장받기 위해서이다. 또한 누리과정을 포함하여 교육에 드는 비용을 공적으로 부담함으로써 부모 등 친권자·보호자들은 양육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청소년의 교육과 삶이 친권자 개인의 경제력과 의지에 달려 있을수록 청소년은 그들에게 삶을 의존할 수밖에 없고, 친권자 역시 자신이 청소년을 위해 많은 것을 투자하고 희생한다고 느낄수록 청소년들을 더 지배하려 들 위험성이 높다. 그러므로 양육과 교육을 사회가 책임지는 것은 친권자와 청소년 사이의 더 건강하고 평등한 관계를 위해서도 필수 조건이다. 

정부는 먼저 이러한 권리 보장의 의무가 자신에게 있음을 명확히 숙지하고, 진지하게 어떻게 예산을 편성하고 어떻게 무상보육‧무상교육을 실시해나갈지 논의하고 계획해야 한다. 선거 때는 표를 얻기 위해 그럴 듯한 공약을 걸고, 당선 후에 정부는 제대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는 지금 같은 상황은 매우 우려스러우며, 중요한 인권 문제를 왜곡시키는 행태이다. 이 때문에 어린이집·유치원·학교 등의 노동자들, 친권자들, 그리고 청소년들이 불이익을 입고 불안을 느끼고 있다. 지금이라도 남탓하기를 중단하고 누리과정 예산 등 교육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할 책임이 박근혜 정부에게 있다.

 - 정부는 교육청들에 대한 부당한 압박을 중단하고 누리과정 예산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소통과 협의에 나서라!
 - 정부는 무상보육‧무상교육 확대 등 보편적 교육권 보장을 위해 충분한 교육재정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라!


2016년 2월 9일

십대섹슈얼리티인권모임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