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꿈2016. 8. 22. 14:27




햇빛 아래서

당신을 보낸 뒤 정류장에 앉아 햇빛에 절여진다
똑같은 햇빛이 폐 속까지 스며들지만
우리가 흘리는 땀의 냄새조차 같지 않고
태양조차 평등하지 않더라는 소문이 섬뜩하게 떠다닌다

하얀 햇빛에 탈색되는 공기 선명해지는 세계의 색깔들
나는 그저 모든 것이 좀 더 선명해지길 바랐는데
아무리 공기가 투명해지고 아무리 색깔이 선명해져도
볼 수 없는 너의 세계, 적록부터 다른 시각,
유아적인 두려움은 여백 사이로 선뜻하게 떠오른다

당신을 보낸 뒤 정류장에 앉아 이별을 되뇌인다
나는 그저
말과 맘이 표정과 감정이 좀 더 나란한 관계를 바랐는데
태양은 원래부터 나란하지도 않았고 지구는 언제부터 기울어져 있었고
나는 그저 다른 각도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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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릴 적부터의"라는 말에서 '유아적'-유아(唯我)론이라는 식의 연상을 의도한 거지만 다시 읽으니 그런 게 안 떠오를 수도 있겠다 싶다. 그냥 유아라는 말을 중의적으로 첨가하는 게 나은 걸까?

    2016.08.22 21: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joon

      저는 문맥상 唯我로 읽었어요. 거기서 幼兒가 연상됐고...

      2016.08.28 03:38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