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꿈

서울에서 대전 오가며 본 진상 아저씨들

공현 2017. 9. 11. 11:54

지난 주말 대전행(소속 단체 전국 회의 + 촛불청소년인권법 간담회)은 여러 모로 소소한 사건들이 많았는데 오가면서 마주친 진상 아저씨들에 대한 기억이 강렬하네요.

 

첫 번째는 기차 안에서 큰 소리로 통화를 하는 사람이었는데, 통화 내용도 뭐 거래처를 욕하는 욕설 섞인 내용이었고 목소리도 매우 컸어요. 승무원이 '죄송하지만 통화는 복도에 나가서 해 주십시오' 이야기까지 했는데 그냥 무시하고 손으로 휘휘 내젓고는 계속 통화를 하더라고요. 거의 천안아산역 정도부터 통화했던 거 같은데, 대전역에 제가 내릴 때까지도 계속 하고 있었는데 그 뒤로 얼마나 오래 통화를 했을지는 모를 일이죠, 참.

 

두 번째는 대전역에 내리려고 문 앞으로 나가니 승무원과 실랑이를 하고 있던 사람이었어요. 그 사람은 아무래도 몇 분 차이로 실수로 다른 기차를 탄 것 같았는데요. 승무원이 대전에서 내려서 7분 후에 오는 맞는 기차를 타라고 말했더니, 그 사람은 '내가 고의로 잘못 탄 것도 아니고 꼭 내려야 하느냐, 어차피 같은 회사니까 돈은 똑같이 받은 거 아니냐.'라며 항의를 하더라고요.(놀라운 논리...) 승무원도 '고의로 타신 게 아닌 걸 알겠고요, 손님, 그래서 다시 표 추가요금 붙여서 발권받으시게 하지 않고 내려서 맞는 기차를 타라고 안내를 드리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승질'을 내시면 제가 설명을 못 드리죠.'라고 이야길 하더군요. 그래도 그 사람은 '내려서 민원을 내겠다.'라면서 계속 승무원에서 성질을 냈어요. 대전역에 기차 서서 내리기 직전까지.

 

세 번째는 촛불청소년인권법 간담회에 가려고 버스를 기다릴 때였는데요. 제가 버스 정류장에 앉아서 폰으로 버스 정보랑 가는 길을 보고 있었는데, 타야 하는 버스가 정류장에 서지 않고 그냥 쌩 지나가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일어나서 막 손 흔들며 쫓아가니까 정류장을 한 10m 정도 지나쳐서 섰어요. 제가 그래도 세워줬으니까 '감사합니다.' 하고 탔더니 버스 기사인 아저씨가 '버스 오는 걸 봐야지 뭘 보고 있어?' 이러더라고요. --; 제가 정류장 아닌 곳에 있던 것도 아니고 정류장에 사람이 앉아 있는데 서는 게 원칙인 건데 안 서고 지나치려고 하다가 그러니까 속으로 화가 났는데, 그냥 참고 대꾸 안 하고 자리에 앉았지요. 무슨 버스가 아니라 손 흔들어야 세워주는 택시인 줄...

 

 

그 외에도 원래 점심에 가서 먹으려고 했던 국수집이 사라졌다거나,

두부두루치기가 맛있다는 식당(진로집)에 갔더니 손님이 많아서 두부가 오늘 다 떨어졌다고 못 먹었다거나...(알고보니 그 식당이 며칠 전에 '맛있는 녀석들'에 나왔더군요! 이런...)

소소한 사건사고가 많았던 1박2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