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꿈

시 - 시대착오

공현 2008. 3. 26. 00:34


시대착오


봄에도 낙엽이 많았다
소양강 댐에서 보았던
철조망 앞에서 농성하던 낙엽들

삐라처럼 구겨진 얼굴들이
시멘트 표면을 굴러다니며
썩지 못한 꿈으로 모여 있었고

계절에서 소외된 꿈들을
철조망 뒤의 사람들은
밟지도 줍지도 않고 있었다

봄에도 낙엽이 많았다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서
우린 모두 시멘트 바닥에서
검게 검게 물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