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들어온꿈

월-E 까칠한 메모

공현 2008. 8. 23. 03:40
* 월-E를 매우 재밌게 보았고 보면서 울고 웃고 했으나,
  여기 적는 건 약간 까칠한 내용이 많음. 쿠쿠 -_-;



1. 월-E 씨, 소중한 식물을 우주 공간에 그렇게 내놓으면 얼어 죽어염. 우주 공간이 진공이라는 건 절대0도에 가까운 온도라는 뜻이기도 하다는;;; 우주씬은 분명히 환상적이기는 했지만, 월-E가 우주선 폭발하고 날아와서 이브 앞에 식물을 꺼내놓았을 때는 깜딱 놀랐다. 저럼 식물 죽는데, 하고... 아무리 삭막한 지구 환경에 적응하여 살아남은 식물이라 하더라도 우주의 극저온 진공에 적응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하긴 생각해보면, 그 장면에서는 그런 연출이 가장 적절했을 수도 있겠다. 이런 건 너무 따지지 말자;


 
2. 왜 엑시온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백인인가? 기업에서 만든 우주선이라서 돈 있는 백인들만 탑승?? 미국에서 만든 영화니까 미국 중심적인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백인들만 나오는 것은 정말이지...
  인종적 고려가 부족한 작품이다.




3. 월-E에 대해서 우리가 망친 지구를 살리고 인간답게 살자는 것뿐, 이라고 한 관계자가 말했다고 한다. 쓰레기와 인공위성으로 덮인 지구는 분명 인간에게 불쾌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고, 그 원인은 '소비' 때문이라고 지적하는 듯한 거대기업의 이름 등은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에게 곱지 않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나는, 엑시온을 만든 것 또한 그 거대자본이라는 것도 그렇지만, 왠지 전체 스토리 구조에서 "지구를 쓰레기로 덮이게 만들고 망쳐놓더라도 지구는 그 끈질긴 생명력으로 언젠가 살아날 것이고 인간은 수백년 후 돌아와서 기계들의 도움을 얻으며 편하게 문명을 재건하면 된다."라는 느낌을 은연중에 받았달까...

  우주선에 살다가 함장을 비롯해 몇몇 인간들이 "인간답게 살아야 해"라고 말하며 일종의 반성 또는 각성을 하지만, 그 반성이나 각성은 기계에 의존해서 평생 앉은 채로만 사는 삶에 대한 반성 또는 각성이기는 한데, 지구를 망쳐버린 인간에 대한 반성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메시지가 확실한 듯하면서도 뭔가 부족한 작품.




4. 그러나 재밌고, 보면서 정말 많이 웃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