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꿈

시 - 흘러가기

공현 2008. 8. 29. 20:56


흘러가기


너에게로 가는 길이면 유독
버스는 침착하게 흘러간다

버스에 실려서 간다 나는
때론 실려서 흘러가는 것이
불안할 때도 있다는 걸 안다

종이에 받아쓴 도로의 굴곡은
묻어둔 신음들의 질곡이 되고 어느새
질곡은 기울어진 바람이 된다

어제부터 휘청이는 바람이
너와 나 사일 비껴가는 바람이
바람을 맴도는 말들이
타인의 고통에 관한
말들이

켜켜이 쌓여오는 말들 속에
감정은 습관처럼 화석이 되고
무겁게 휘어진 눈꺼풀 틈새를
뚫고나오는 샘물은 다만
너에게로 흘러가려는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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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전에
"켜켜이 쌓여오는 피로감 속에 / 감정은 습관처럼 화석이 된다 / "라는 구절만 생각하고 나서
주욱 메모해뒀다가 너무 짜임새도 없고 앞부분 뒷부분 모티브가 연결이 전혀 안 되어서...
맘에 안 들어서 묻어두었던 시.
지금 중간 부분을 다 고쳐서 다시 써서 올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