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꿈

신간 -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 인권을 넘보다 청소년인권 이야기

공현 2009. 4. 4. 13:00

겨우 책이 나왔다. '공현'이라고 들어가 있는 이름에 뿌듯한 느낌이 안 든다고 하면 거짓말일 테고... 부족한 점들이 눈에 띄긴 하지만 그래도 여하간 나왔다.

본격적인 리뷰 겸 소개 겸 추천은 정식으로 발행/배포되는 월요일이나 화요일 쯤에 올리겠다.

일단 아래는 메이데이 출판사 블로그에서 퍼온 신간 소개.



http://blog.jinbo.net/mayday/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 인권을 넘보다.ㅋㅋ>

- 청소년인권 이야기-

공현 외 지음

2009년 4월 6일 발행 | 332쪽

150*210 | 값 12,000원

ISBN 978-89-91402-31-7 03300

 

 

청소년이 직접 쓴, 최초의 청소년 인권서

 

‘청소년’의 반대말은 ‘자유’라며,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이 한국 사회에 <유엔인권헌장>과 <헌법>을 드리대다!

 

청소년에 씌워진 ‘미성년’이란 굴레, 시험성적에 따라 정제되고 분류될 ‘인적 자원’이라는 규정을 거부하는 청소년들의 ‘인간’ 선언!

 

청소년 자신의 눈으로, 한국 교육의 현실과 청소년에 대한 한국 사회의 위선에 대해 가감없이 통렬하게 고발하고 폭로! 그리고 발랄한 상상력.

 

불편한, 너무 불편한, 어른들이 읽기에는 너무 불편한, 그래도 귀를 기울여야 하는 청소년 인권 이야기

 

***

 

청소년 인권 운동을 하면서 정리했던 글들을 단행본으로 발간하고 싶다고, 청소년 몇 명이 메이데이 출판사를 찾아 왔을 때, 사실 처음에는 호기심 반 우려 반으로 대했습니다.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이 --- 인권은 무슨 ---”

 

그런데 초고를 받아들고 검토하면서, 한편으로는 부끄러워지기 시작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유엔인권헌장>과 <헌법>을 드리대며 청소년이 ‘미성년자’가 아니라 한 ‘인간’임을 주장하는 것을 보면서, 청소년들의 고민의 깊이를 알게 됐고 마음이 뜨끔해졌습니다.

한국의 교육현실, 청소년들에 대한 어른들의 위선에 대해 가감없이 고발하고 폭로하고 조롱하는 글들을 보면서, 두 아이를 둔 어른으로서 심기가 불편해 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단행본으로 발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청소년을 ‘문제’로 보지 말고 청소년 ‘존재’에 대한 인정으로부터 출발하라”는 그들의 목소리에 수긍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청소년들 스스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직접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그 청소년들에게 얘기했습니다.

“하고 싶은 얘기 다 하라”고.

논리적이지 않아도, 표현이 거칠어도, 청소년 자신들의 목소리를 아낌없이 내라고.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 인권을 말하다. ㅋㅋ>는 이렇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 책이 대한민국 어른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부끄럽게 만들고, 그래서 청소년을 다시 이해하고, 한국의 교육 현실에 대해 다시 뼈저리게 성찰하고, 바꿔나갔으면 합니다.

이 책이 입시경쟁에 내몰린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미성년자’가 아니라, 한 보편적인 인권과 권리를 갖는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청소년기를 살아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되돌아보고 고민하고 또 실천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글을 쓴 청소년들은 얘기합니다.

“우리를 ‘미성년자’나 ‘인적자원으로 보는 것은 청소년을 교육받아야 하는 미성숙한 인간, 완성되지 않은 인간, 도중인 인간, 준비단계인 인간으로 규정하는 것입니다.

바로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머리 길이와 모양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몽둥이로 엉덩이를 맞고, 출석부로 머리통이 깨지고, 빗자루로 얼굴이 쓸리고, 주먹으로 뺨을 강타당해도 그것은 폭력이 아닙니다.

정제의 과정입니다.

성숙으로 가기 위해 주어지는 도움이 되어 버립니다.

우리의 가방과 호주머니는 일상적 감시의 표적이 됩니다.

학생들은 학교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됩니다.

미성숙한 학생은 학교의 주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의 주체는 더욱 아닙니다.

그런데 감히, 정치라니요.

교육감 선거가 아무리 우리와 큰 관련이 있다 해도 우린 그냥 조용히 있어야 합니다.

미성숙하고 완성되지 않았으니까요.

완성된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에게 인간으로서의 권리는 박탈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여기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위해 직접 나섰습니다.

한국 사회의 현실에서 참 쉽지 않은 결단입니다.

 

“청소년인권운동은 이러한 지점에서 청소년의 외침을 만들어 내고 사회의 사람들이 듣게 합니다.

‘보호’의 미명 아래 ‘억압’당하지 않기 위해서 청소년인권운동은 시작되었습니다.

이것은 청소년에 씌워진 ‘미성년’의 굴레를 벗기 위한 운동입니다.

‘미성년’이라는 이름 아래서 자행되는 수많은 차별과 폭력들로부터 삶을 되찾기 위한 운동입니다.

다시 말해 타인에게 신체를 구속당하지 않을 권리, 구타당하지 않을 권리, 굴복당하지 않을 권리, 검열 받지 않을 권리, 우리의 목소리를 낼 권리, 문화와 삶을 향유할 권리 등, ‘미성년’이란 폭력적인 굴레 아래서 신음하며 보장받지 못했던 이런 권리들을 되찾기 위한 운동인 것입니다.

인간을 인간으로 보게 하는 운동, 청소년을 하나의 인격체로서 인정받게 하는 운동인 것입니다.”

 

우리가, 한국사회가 이들이 요구와 주장처럼, “청소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 묻지 말고, 청소년들의 ‘존재’를 보고 인정”하고, “청소년들의 ‘존재’를 존중하며 ‘문제’가 있는 사회를 바꾸어 나갈” 수 있다면, 청소년들에게 덜 부끄러워 질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