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꿈

시 - 소크라테스 파스타

공현 2009. 6. 13. 01:54


소크라테스 파스타


1
열아홉살

그녀의 그림에는
파스타가 잠을 자네
웅크리고 잠을 자는
순진한 파스타들

키가 크기 싫어서 벽에 기대선
노래를 불러주는 불면 파스타들
몇이서만 미아 같은 눈을 하고는
노크 같은 노래를 부르고 있네

크림소스를 덮어쓰고 쑥쑥 자라려고
잠을 청하던 파스타들이 화를 내고서야
불면 파스타들은 자장가를 부르네
크림처럼 끈적이는 자장가를 부르네
어딘지 방울맺힌 자장가를 부르네


2
어른들이 그녀에게 제목을 물어보자

그녀는 "먹음직스런 파스타"라며,
웃어보이네

노크할 줄 모르는 어른들이,
노크할 줄 모르는

다 자란 파스타들을 먹네










*


이 시는 어쩌면 계몽적으로 읽힐지도 모르고, 저급한 동화로 읽힐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쨌건 이건 계몽적인 의도를 갖고 쓴 시는 아니다.
이건 오히려 자조적인 시에 가깝다.




2007년 12월에 썼던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