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것같은꿈

길 위에 못 박힌

공현 2009. 7. 11. 02:37


네가 여기에 얼마나 자주 들어오는지 모르겠어.
그러니 이 글을 읽을지 안 읽을지도 모르겠고.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끔찍해.
내가 그렇게 내 블로그에 많은 이야기를 적는데, 네가 어쩌면 거의 보지 않거나 드문드문 들어올 거라는 생각이 든다는 게, 힘들어. 그런 상상 자체가.

2005년 이후의 삶을 돌아보면, 그런 기분이 들어.
나는 계속 같은 길 위에서, 내 갈 길을 고집하며 걷고 있어. 내 삶은 그 길 자체야. 내가 곧 그 길이라는 듯이, 나는 길 위에 못 박혀 있어.
그리고 그 길을 많은 사람들이 잠깐 지나쳐가. 교차로에서 교차로로.
다들 왔다가
떠나가지.
그런 식으로 사랑을 해왔던 것 같아.

나와 헤어지기 때문에 떠나가는 건지
떠나가기 때문에 헤어지는 건지
그런 선후관계 같은 건 별로 중요하지 않을지도 몰라.

만약 네가 이 길을 벗어나도 내가 널 사랑할 수 있을까?
전례는 없지만- 하긴 지금처럼 길게 사랑을 해왔고 또 하고 있는 것도 전례는 없지.

그렇다고 널 그 길 위에 붙잡으려는 건 아니지만.


그냥 잠시 쉬는가보다 생각했는데.
요새는 네가 내가 못 박힌 이 길을 떠난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
그렇다면 그것 나름대로 나는 다시 많은 것들을 재조정해야 해.

모르겠어.
네가 이 길을 벗어나도 내가 널 사랑할 수 있을까?
아니, 아마도 계속 사랑하긴 하겠지만, 관계가 유지될 수 있을까?
그러려고 노력할게. 지금 당장은 그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