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꿈

시 - 일상적인 면도

공현 2008. 1. 30. 23:47
일상적인 면도


나는 아버지의 가르침대로
가위로 수염을 깎지
STAINLESS STEAL
녹스는 일 없는 서늘한 현실이
벌써 곳곳이 녹슨 내 낯가죽에 와닿지
STAINLESS STEAL은
무정하게도 내 녹을, 나를 깎아가지

눈을 뜨고서, 발가벗은 몸을 씻다보면
코 밑에 부어오른 상처자리
날붙이에 깎이다가
모르는 사이 난 생채기를
모르는 사이 파고 들어온
너 같은 균에
난 그렇게 부어오르지

나처럼
부어올랐다 가라앉았다
여기저기서 또 부풀어오르지
그 생채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