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꿈2009. 12. 6. 01:05




낙엽 무게

나는 낙엽을 밟으며 걸어가지만
낙엽도 한 잎 한 잎 나를 밟는다

어느새 걸음이 무거워져
앞을 보던 눈을 돌려 주위를 돌아보면
밟고 지나친 낙엽들을
흘러버렸다 생각했던 낙엽들을
몇은 업고 몇은 끌며
나는 걸어가고 있다
내가 이 거리를 계속 걷게 해준 것도
나에게 밟혔던 낙엽들이었으니

낙엽이 발등을 밟는 소리는
어깨를 살쩍 두드리는 소리는
잠든 네가 내는 마지막 날숨소리처럼
언제나 너무나 은근해서
알 듯 모를 듯 나의 발자국을
숨결만큼씩 깊게 하고

나중에 이 거리 저 어디쯤 가서
낙엽 무게 너희들 숨결 무게가
너무 무겁다 싶을 즘이면
나도 조금 큰 낙엽이 되어
이 거리를 걸어가는 너의 어깨를
두드려주고서
그 발에 밟히고서 멈춰서고 싶다









옛날에 쓴 시들 옮겨오기-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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