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꿈

오래된 외장하드의 귀환

공현 2010. 1. 23. 12:33


외장하드 하나를 찾았다.
사실 고등학교 때 열심히 듣고 다니던 MP3인데, 20GB짜리로 MP3 플레이어 치고 매우 큼지막하다.


어제 청소를 하다가 찾았는데,(그 덕에 우리 집은 지금 전례없이 넓고 깨끗하다. 방만;; 부엌은 안 치웠다 -_- 부엌은 너무 춥다.)
USB 포트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아 어차피 이것도 외장하드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얼마 전에 구했던 외장하드 케이스에 연결된 USB 포트를 연결해보니까 연결이 되었다. 만세!

음악이랑 만화동아리 때 다른 애들이 그린 그림들이 거의 20GB 꽉꽉 들어차 있는 외장하드인데, TEXTFILE 이란 이름의 폴더에는 텍스트들이 들어 있었다.

축제 때 팬시용으로 그린 이런 거라거나... (물론 내가 그린 건 아니고 ㅡㅡ; 소에 거였나 이거?)



고1-2 무렵에 쓴 습작시들을 발견했는데,
그 중에는 현재 내 블로그에 공개된 시의 초고가 된 시도 있고, (현재 블로그에 올린 거에 비하면 매우 거칠고 군더더기가 많다.)
지금 보니 정말 오글거리는 시도 있다 -_-; 그땐 정말 왜 이렇게 썼지...


아 그리고 판타스틱스 라는 연극을 내가 각색하여 축제 때 연극을 올렸던... 그 희곡 대본도 있다.
매우 아는 사람만 알 수 있는 요소들(러브히나라거나 )을 은근슬쩍 넣어댔는데, 이런 식이다.







[루이자] 해마다 제 생일이면 달은 붉게 변해요. 붉은 달빛 아래 저는 한층 아름다운 남쪽 이국땅의 거북이와 메카를 좋아하는 활기찬 공주님 같은 자태로 잠이 들죠. 아아, 누군가가 제 뺨에 쪽, 키스를 해서 절 깨울 때까지 언제나 달은 빨갛게 절 비출 거예요. 저만을 위한 조명이죠.


[허클비] 암, 그럴테지. 하지만 담벽에는 눈은 없어도 귀는 있느니라. 어디 내가 직접 들여다봐야지. (올라가다가 삐끗한 듯) 아아! 무릎이 저린걸. 해병대 적 신경통이 또 도지나 보다. 이럴 땐 츄라스트가 최고지. (무릎에 파스를 붙이고 무릎을 치며 활기차게 웃는다.) 누런 약 츄라스트! 얘, 네가 올라가 봐라. 내 대신 봐.


[엘갈로] 아! 물론이죠. 뭐 이게 엑스트라 조합의 협정가격이올시다. 오 유괴! 멋진 유괴! 어린학생을 유괴할 땐 벡터맨 옷을 입으면 되죠. 그리곤 말하는 겁니다. 목성에 데려가서 용사를 만들어주마. 아, 이건 후레쉬맨인가요? 버스에서 하는 유괴도 있는데 요건 몇 푼 안들이고도 됩니다. 그저 버스에 시속 60km 이하로 달리면 폭발하는 폭탄이 있다고 공갈을 치는 거죠. 대낮에 해치우는 것도 있으나 밤에 하는 게 보통은 더 무드가 잘 잡히죠. 자, 한 번 보시기만 하세요. 마음에 쏙 들 겁니다. 왜 안보고 후회를 해요. 오! 이런 멋진 유괴는 평생 못 잊으리. 헬로, 미스터 앤더슨- 요원들이 등장하는 정말 멋진 유괴도 있죠. 슝슝! 잔상이 남을 정도라니까요. 따르락 따르락 말을 타고 하는 것도 있는데 요건 정말 남들이 뉴 스타일이라고들 한답니다. 복고풍이 대접받는 세상이거든요! 돌고 도는 요지경이여! 자, 얼마짜리로 하시겠습니까?


[헨리] 응, 자넨 요원이야. 요원은 늘 좌측으로 빠진단 말야. 공무원이라 그런지 좌측통행을 잘 지키거든. 그리고 꼭 납치를 할 때는 미란다 원칙을 읊으라구.
[머티머] 그거 말고 대사는 없구?
[헨리] 말할 때가 되면 가르쳐 준다니까 그래. 총 맞고 쓰러지는 역이나 잘해. 일단 기본은, 휙휙휙 몸을 반쯤 눕히다가 옆구리를 맞고 쓰러지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