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꿈

시 - 작은 역을 지나친 후

공현 2008. 1. 13. 23:15

작은 역을 지나친 후


밤, 무궁화호 3호차
어둠에 사로잡힌 눈길 너머로
밤 위로 어렴풋이 떠올랐다 가라앉는
작은 역 하나

내가 좇던 그대는
바로 그런 역
무궁화호도 서지 않는 그런 역
플랫폼에 앉아 있을 것만 같네

나의 숨결은 점점 가라앉아가는
어느 역 대기의자에 묶이네

나는 숨결을 찾으러
의자 아래 거미집 곁으로 가려네
장화 발자국 위에 핀 꽃잎 곁으로
꿈틀대는 지렁이 곁으로
그대를 찾으러 가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