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들어온꿈

수조 앞에서 - 송경동

공현 2010. 6. 13. 12:56

수조 앞에서

 

                                  송경동

 

아이 성화에 못 이겨
청계천 시장에서 데려온 스무 마리 열대어가
이틀 만에 열두 마리로 줄어 있다
저들끼리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과정에서
죽임을 당하거나 먹힌 것이라 한다

관계라니,
살아남은 것들만 남은 수조 안이 평화롭다
난 이 투명한 세상을 견딜 수 없다

 


 

- 시집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창비, 2009)

 

 

 

 

 

 

 

 

선물받은,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시 중에 하나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