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꿈

이명박 정부 이후 고문이 부활한 건 아니고

공현 2010. 6. 16. 18:58



경찰의 고문 사건이 터졌다.

막나가는 경찰, 불심검문에서 고문까지



안 그래도 최근에 양철북 출판사에서 의뢰받은 원고로 고문, 자의적 체포 등 신체의 자유에 대해 글을 쓰고 있었는데 사건이 -┌;;

그런데 이런 고문이 '이명박 정부 들어 부활'했다는 식의 언술에는 다소 어폐가 있지 않을까?



분명히 2002년에도 검찰에서 피의자에게 물고문을 하고 폭행을 가하여 피의자가 죽음에 이른 사건이 크게 공론화되었던 적이 있다. 수사 중에 폭행을 했다, 가혹행위를 했다는 의혹은 잊을 만하면 1-2년에 한 번씩은 제기되는 문제였다.

그리고 경찰이나 검찰이 조사받는 사람에게 잠을 재우지 않거나, 모욕을 가하는 문제 등은 반복해서 '고문'의 일종으로 쟁점이 되었던 수사 '관행' 중 하나였다. 그래서 잠을 재우지 않고 장시간 조사를 강행하는 등의 수사 방식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지 않았나.



물론 이명박 정부 들어서의 폭력적인 통치 분위기와 경찰력 강화 등이 이번 고문 사건의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

(같은 맥락에서 흉악범들은 다 죽여버려야 한다거나 아동성폭행범은 모두 거세해버려야 한다거나, 그런 식으로 범죄자들 대한 '엄중처벌'을 요구하고 '그새끼들은 인권이 없다' 같은 언술을 내뱉던 사람들도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경찰과 검찰의 고문이나 수사 중의 폭력 등은 어쩌면 자본주의 국가에서 국가 폭력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이다.
게다가 한국의 경우는 사실 80년대 후반 90년대까지도 불법 체포, 불법 구금, 고문 등이 심심찮게 일어났었던 나라다.

마치 한국이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엄청나게 민주화되었었는데 이명박 정부 들어 고문까지 부활할 정도로 독재로 달려가고 있다는 식의 언술이 불편한 이유다.

민주주의는 계속 진행 중이었을 뿐이고, 경찰과 검찰 등 국가권력의 문제는 우리가 계속 갖고 있던 문제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더 비민주적인 방향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고...



추신 : 사실 체벌도 고문의 일종이라고 명시하고 있는데... 이참에 체벌 문제도 쫌...
추신2 : 사람들이 인권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면 좋을 텐데, 그게 아니라 그냥 이명박 개새퀴로 가겠지? 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