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들어온꿈

편안해지고 싶다 (2005.05.)

공현 2008. 1. 30. 13:21

공장일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지가요 한판 벌렸걸랑요
화끈하게 민주노조 건설했걸랑요
사장님 공장장님 경찰관님 눈앞에서
몽키망치 따당땅땅 오른팔 왼팔 으쌰으쌰
어깨다리 덩실덩실 파업투쟁가를 불렀걸랑요
앞으로 겁나게 애로사항도 많겄지요
노동자가 목에 힘주고 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걸랑요
그래도 요즘 편안합니다
순면 100%, 아니 순전히 우리 노동자 힘으로
순금 100%, 하늘같은 자본가 독재를 꺾었걸랑요
그래서 저 요즘 편안합니다
비싼 트라이는 못 사 입어도
밤낮 교육이다 집회다 몸은 고달퍼도
마음만은 트라이, 환하고 편안한 봄날이랍니다
당신도 요즘 편안하세요 잉?


(박노해, <편안하세요> 中에서)




나도 편안해지고 싶다.


주변 사람들이 간혹 나보고 좀 편안하게 살라고 하는데, 아아, 내겐 내 편안한 방식이 있다. 나는 앞으로 (주변 사람들의 의미에서) 힘들게 살지도 모르고, (주변 사람들의 의미에서) 편안하게 살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열심히 살 것이며, 살아남기보다는 살아있는 쪽을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누가 나한테 이야기해주면 좋겠다.

"당신도 요즘 편안하세요 잉?"

내가 읽는 책들이 그런 이야기를 계속 내게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