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꿈2011. 4. 26. 08:10


이름 없는 증오, 까닭없는 얼굴

굳어가는 혈관에 소주를 맥주를 채워넣던 친구가 갑자기
물어본다 네 증오의 색깔은 무엇이냐고 나는 내심 당황하지만 태연히 아마도 피처럼 검붉지 않겠느냐고 생각이
나는 대로 말한다 돌아오는 길에 묘한 정적이
머리 속에 들려올 즈음 깨닫는다 내 증오에는
이름이 없다는 걸 그러므로
색깔도 없다는 걸

동시에 너의 얼굴이 까닭없이 떠오르고

내가 미끄러지는 이 대로변엔 시작이 없다 동작이 없다
다만 그저 요컨대 예컨대 달려가던 길고양이들만
우연히
차마 이름을 줄 수 없는 내 증오와
아무 까닭도 없이 눈을 뜨고 있는 네 얼굴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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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건 파란색이요. 코발트 블루 쯤.. 손이 닿기만해도 얼어붙을 한기도 느껴지는...너무 차가워서 뜨겁다고 느껴지는..

    2011.04.26 13: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제 증오는 언젠가 부터 색으로 말하면 무색이 되어 버렸네요
    빨간색도 파란색도 아니고 (원색적이지 않고)
    흰색도 검정색도 아니고 (이분법적이지 않고)
    무색의 그냥 기억의 한편에서 지우려 노력하고 지워버리는
    참 잔인한 증오라 생각은 들지만 정말 격한 증오감이 들때는 지우려 잊어버리려 노력하곤 합니다.

    2011.05.03 01: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