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꿈

나를 묶어두는 것들

공현 2012. 1. 12. 22:31


사람은 누구나 무게를 필요로 한다. 사람이 땅에 딛고 서있게 해주는 질량. 사람을 묶어두는 닻들.
나를 청소년운동에 묶어두는 것들도 있다. 내가 청소년운동을 떠날 수 없게 만드는 것들. 그건 누군가의 말일 때도 있고 누군가의 태도나 모습일 때도 있다. 힘들어질 때도 이를 악 물고 넘어설지언정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게 만드는 매듭들. 그런 매듭은 내가 처음 청소년운동을 시작했을 때부터, 바로 최근까지도 새롭게 계속 계속 생겨나고 있다.


내가 처음 청소년운동을 시작했을 때 나에게 "두발자유를 위해 뼈를 묻을 각오가 되어 있느냐"라고 묻던 다른 청소년의 말.
아수나로가 10년은 가는 청소년단체가 되게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한 다른 활동가(이 사람은 학생인권, 청소년인권 운동에만 10년이 넘게 있다.)의 말.
전국중고등학생연합 시절부터의 청소년운동의 역사나 거기에서 자기가 배운 것, 앞으로 아수나로에 전해지고 이어졌으면 하는 정신이나 교훈들을 나에게 하나라도 더 전하려 애쓰던 '선배'(?) 청소년활동가.
청소년운동에서 우리에게는 남아있는 '선배'가 없고, 동년배는 우리 둘밖에 없는 삘이니, 우린 우리의 '후배'(그냥 운동을 조금 더 늦게 시작했다는 점에서-)들이 그런 처지에 처하지 않게 하자고 말하던 동년배 활동가.
학교 안에서 학내운동을 하다가 벽에 부딪혀 좌절하고 상처입고, 앞으로는 조금이라도 그런 일이 적었으면 한다는 학생 활동가.



그 모든 게 나를 여기에 딛고 서있게 했던 것들.
내가 청소년운동(또는 아수나로) 그만둘까 어쩔까 하는 소리를 절대 쉽게 할 수 없게 하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