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6
- 금지된 것은 죽음
내가 밥을 적게 먹는 것은 굶어 죽기 위해서다
온몸이 맥박치도록 달리는 것은 숨이 차 죽기 위해서고
살을 빼는 것은 좁은 창살 사이로 투신해 죽기 위해서고
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것은 지겨워 죽기 위해서며
겨울에도 찬물로 씻는 것은 얼어 죽기 위해서
여름에도 불볕을 쬐는 것은 쪄 죽기 위해서
잠을 자는 것도 잠을 깨는 것도
수음하는 것도 눈물 흘리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말을 하는 것도
모두가 다 죽기 위해서다
나는 단지 빼앗기고 금지당한 걸 되찾으려는 것 뿐이다
나는 매일 아침 안개 속에 어슬렁대는 죽음을 보며
내 안으로 그것을 불러들여올 궁리를 한다
몰래, 죽을 수 있는 능력이 내 속에 술렁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