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꿈2013. 8. 17. 10:29


감옥에서9
    - 괜스런 죄스런



귤껍질을 찢다가 소름이 돋았다
주황색 귤도 살구색 나도
내가 뜯어낸 하얀 살점들의 울음이
목덜미를 훑고 메아리쳤다
귤껍질에 돋아있는 소름의 의민
두려움인지 아픔인지 원망인지
괜히 죄스러워 입을 닫았다

죄스러움은 언제나 괜스러웠다
나는 다음에도 귤껍질을 찢을 테니까
그럼에도 여전히 나에게 사과받을 이들이
저 멀리 어딘가 많다는 소문이 돌았다
귤껍질보단 좀 덜 뜻밖이고 좀 더 나와 닮은
하지만 역시 나와 다른

사과할 이들도 없는 데서 죄인이 돼있다
나 역시 괜스레 찢겨지고 있다
찢겨짐은 대개가 자연스러웠다
사람들은 다음에도 나를 잊을 테니까
그리움이 인삿말이 될 테니까

아파함도 언제나 괜스러웠다
그러니까 내가 사과할 이들도
소문보단 가까이에
여전히 있을 것 같았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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