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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09. 4. 20. 13:30


청소년노동인권과 최저임금에 대한 생각


0. 청소년노동인권 침해, 청소년노동 경시
  청소년노동인권이 침해당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청소년노동이기에 인권이 침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임금노동이기에 인권이 침해당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임금노동이라면 대부분 겪게 되는 착취나 차별, 소외, 폭력 일반이 있고, 청소년노동이기 때문에 겪게 되는 문제가 있다.
  청소년노동이기 때문에 겪게 되는 문제는 대개 청소년노동을 경시하고 평가절하하는 인식에 기초한다. 그러나 이런 인식은 단순한 ‘편견’은 아니다. 이는 가족임금제(가부장 한 명이 일해서 가족을 부양한다고 가정하기 때문에 가부장 남성의 임금이 높아진다. 임금이 높아지니까 좋은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여성과 아동의 임금이 낮아지는 효과.)와 청소년은 학교와 가정에서 교육받아야 하는 존재로 규정당하는 사회 구조와 제도에서 비롯된다.

1. 청소년노동인권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마주치게 되는 딜레마는, 본질적으로는 임금노동 자체에 숨어있는 딜레마와 같다. “노동하지 않을 권리”와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노동할 권리” 사이의 충돌.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 인권을 넘보다ㅋㅋ』에 실린 청소년노동인권 관련 글의 표현으로 바꾼다면, 근절론과 보호론이다. 이 둘은 물론 모두 보장되어야 할 인권이지만 그 내적 논리는 다르다. 제한적 변화냐 근본적 변화냐의 문제는 아니다. 둘은 모두 근본적인 성격과 제한적-개량적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1-1. 노동하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자본주의에서 임금노동을 하는 상황 자체가 청소년들이 착취를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즉 자기 노동력을 (대개 싼 값에) 팔아서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는 것 자체가 비인간적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청소년노동의 확대는 노동시장 전체에서 노동자들의 임금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노동력의 공급이 많아지고, 청소년노동은 대개 비청소년의 노동보다 싼 가격이므로.)
  그러나 노동하지 않을 권리의 주장은 결과적으로는 청소년들이 일하지 말고 학교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일종의 보호주의적인 논리와 연결되기 쉽다. “노동하지 않고도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 권리”가 “노동하지 않고 보호받으며 살 권리”가 되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청소년들이 노동을 하지 않는 것은 청소년들의 권리를 박탈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실제로 일찍 노동을 시작하는 나라일수록 선거연령이 낮은 경향도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에 참여하느냐 않느냐는 시민권을 부여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간주되곤 한다.)

1-2.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노동할 권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부분의 노동이 “정당한 대우를 받는” 노동이 아니라는 점에서 자본주의 체제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가 함축되어 있다. 또한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노동할 권리”는 청소년들의 경제적 권리를 비롯하여 다양한 권리를 실현하는 데 더 적절해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대개 ‘정당한 대우’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사람들의 생각이 다 다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합의된 기준이 필요하게 된다. 안타깝게도 현재 사회에서 ‘정당한 대우’의 기준이라는 건 전혀 정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청소년들의 ‘합법적인’(그러나 착취적인) 노동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을지도 모른다. 이는 청소년들의 양극화(빈곤 청소년들은 노동시장으로 내몰리고, 비빈곤 청소년들은 고등교육을 받아서 고소득을 보장받는)와 전반적으로 임금이 낮아지는 모습으로 연결될 수 있다.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노동할 권리’가 그냥 ‘합법적으로 노동할 권리’로 왜곡되면서 나타나게 될 현실은 더 암울해보이기도 한다.


2. 최저임금
  최저임금 보장을 요구하면서 청소년노동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사회에 문제제기하는 첫 걸음으로 삼는 것은 방법적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최저임금 보장이라는 요구에는 맹점이 있다. 예컨대 시급 2000원으로 2명의 청소년노동자를 고용하는 업소가 있다고 하자. 그런데 최저임금 4000원을 보장해야 한다고 압박하면, 그 업소는 1명의 청소년노동자를 해고할 가능성이 제법 높다. -_-; (사실 최저임금이 일자리를 적게 만든다는 이명박 정부의 지적은 타당하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일자리가 ‘뼈 빠지게 일해도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말도 안 되는 저임금 일자리’란 게 문제일 뿐.)
  시장법칙에 따라, 일자리의 수와 임금은 반비례한다. 그러면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노동시장'의 원리 자체를 전면적으로 재구성 - 말하자면, 혁명? - 하거나, 정부나 공공영역에서 개입하는 수밖에 없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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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덧붙이자면, 수도권과 지방의 청소년 알바 임금 격차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몇 년 전 대학에 갓 입학한 아는 동생이 (부산 태생이고 부산 지역의 대학에 진학) 편의점 알바를 하는데 시급이 2800원 정도였거든요. 당시 법정 최저임금은 이미 3100원을 넘어선 상태였구요. 그래서 미니홈피로 "니가 지금 받는 임금이 법정 최저 시급 미달이다, 만 18세 미만 근로자의 첫 달 임금을 80%만 주는 시행령을 감안해도 지금 덜 받고 있다." 고 알려줬더니 답변이 "나도 적게 받는 걸 아는데 사정상 어쩔 수 없다고 한다, 나도 일을 계속하려면 그냥 알바 계속해야하고..." 라고 답하더군요. 그런데 실제로 부산을 비롯해서 다른 지방 출신의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물가 차이 (특히 식당이나 카페 같은 서비스업)가 상당해서 알바 임금 또한 서울보단 적다고 하더라구요. 이러다보니 서울에서 최저임금을 준수해도 지방으로 내려가면 사정이 달라지기도 하고.....
    몇 년 전 그것이알고싶다 에서 청소년 알바 임금 지급 문제에 대해 나왔었는데, 하루 왠종일 분식집에서 서서 일하면서 김밥 마는 동안 자기는 끼니도 거르고 시급도 2500원(!)만 받는 여중생이 "저 방송 나가면 안돼요 계속 일해야 되는데..." 라면서 울고, 악세사리 가게에서 알바하면서 역시 시급을 덜 받는 여고생도 울면서 방송 나가면 짤릴지 모른다고 제작진에게 부탁하던데.....'경험쌓기형 알바' 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임이 보여서 안타깝기도 했답니다.

    2009.04.23 12: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게 참- 맥도날드 이런 대형 업체는 오히려 여러 번 최저임금 문제로 맞아서 최저임금을 '딱' 지켜서 주는데 -ㅂ- 편의점 분식집 이런 영세 사업장은 수도권을 벗어나면 임금이 확 떨어지더라구요. 물가 차이도 있는데, 감독 부서에서 얼마나 단속을 하느냐 문제도 있는 거 같고...

      2009.04.25 01:40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