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꿈2011. 10. 8. 16:32

<기자회견문>


학생인권, 아직과 이미 사이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난 해 10월 5일, 우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전국 최초의 학생인권조례인 <경기도학생인권조례>의 제정을 지켜보았다. 사실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고 학교 현장에서 시행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일부 보수 언론과 교육계인사들은 학생인권이 가지는 정당성을 외면한 채 인권조례에 대해 악의적인 선전으로 일관했다. 교실붕괴와 교권추락의 원인이 인권조례라도 되는 듯 근거 없는 거센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 기나긴 진통의 시간을 견뎌내고 어느 덧 학생인권조례가 첫돌을 맞이하였다.

 

  인권조례의 제정으로 학교 구성원들이 스스로 반 인권적인 학교의 모습을 조금씩 지워내며 모두가 행복해지는 평화로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후 서울, 전북, 강원, 광주 등 많은 지역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학생인권조례의 필요성에 공감하기 시작했고 이는 곧 전국적인 조례 제정운동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전국 최초의 인권조례라는 점에서 <경기도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인권 시대의 도화선이 되었고, 이제껏 입 밖으로 꺼내는 것조차 금기시 되어왔던 학생인권에 대하여 활발한 논쟁의 촉매가 되었다.


  그래서 학생인권은 교문을 넘어섰는가. 인권조례의 제정 1주년을 맞은 이 시점에서 우리는 수없이 반문해보아야 한다. 아직도 교문지도와 체벌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학생들의 민원이 끊이질 않는다. 체벌금지이후 대안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벌점제는 ‘법과 규칙이 살아있는 학교’를 위해 학생들의 숨통을 조이고만 있다.

  학생인권조례의 정착에 누구보다 노력을 해야 할 경기도교육청 역시 안타깝다. 학생인권의 가장 중요한 주체인 학생들이 스스로 인권조례의 시행 과정에 참여하기 위해 만들어진 ‘학생참여위원회’는 교육청의 까다로운 절차와 미흡한 운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언론보도와 교육청 민원게시판에 올라오는 사례들을 통해 아직까지 학교 현장 곳곳에서 인권침해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 드러났지만 경기도교육청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렇듯 아직 학교 현장 곳곳에 스며들지 못한 채 교문 밖에서 서성이고 있는 학생인권은 학생인권조례의 제대로 된 정착화라는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변화와 마주하기까지 진통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진통의 시간을 겪고 나서 마침내 학생인권으로 넘실대는 학교를 꿈꿔본다. 가장 억압받는 존재인 학생이 학생인권의 주체로 우뚝 서고, 이들의 옹호자이며 또한 주체인 교사들이 권리를 존중받는 그야말로 존중의 공동체가 만들어 지는 것을 그려본다. 학생인권조례 제정 1주년을 맞이한 이 날이 출발의 또 다른 날이 되기를 기대한다.

  학생인권조례의 어려운 탄생의 첫해 동안 고단했으나 수고했고,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하자는 의미로 오늘을 축하한다.



2011.10.05.

경기도학생인권조례 1주년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경기도학생인권조례제정1주년 공동기획단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경기지역모임, 참교육학부모회 수원지부, 평등교육실현을위한학부모회 수원지부, 아주대글로벌 인권센터, 전교조 경기지부, 경기도인권교육연구회, 경기교육운동연대 ‘꼼’, 다산인권센터, 새누리 장애인 부모연대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경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경기민족예술인총연합,경기복지시민연대,경기시민사회포럼,경기여성단체연합,경기여성연대,경기자주여성연대,경기환경운동연합, 녹색자치경기연대,YWCA경기도협의회, 참교육학부모회 경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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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0. 2. 18. 16:59

[ 청소년단체 공동 성명 ]

최대한 제대로 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를 내놓아야 한다


  설 연휴 직전,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자문위원회는 최종안을 김상곤 교육감에게 제출했다. 자문위원회에서 제출한 최종안을 살펴보면, 초안에 비해 더 꼼꼼하게 세부적인 보강과 수정을 가한 것을 알 수 있는 동시에, 논란이 된 조항 중 사상․양심의 자유(16조)와 집회․결사의 자유(17조)에 관련하여 이를 유지한 A안과 삭제한 B안을 함께 제출한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자문위원회는 최종안에서 두 안을 제출함으로써 사상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포함시킬지 말지를 경기도교육청과 김상곤 교육감에게 위임한 것이다.

  지난 12월 발표되었던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초안의 내용은 학생들이 그동안 제기해온 인간으로서 당연하고도 기본적인 요구를 담고 있는 것이며 국제적 기준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때문에 학생인권조례를 놓고 언론에서나 공청회에서나 색깔론과 무책임한 비난으로 대처하는 사람들을 보면 여러 가지 의미로 안타깝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이 학생들의 인격과 목소리를 무시하는 모습과 인권에 무지한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얼마나 교육 주체인 학생들을 무시한 교육을 해오고 받아왔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 실로 그 사람들에게 인권교육 등 학생들에 대한 무시와 편견을 교정할 기회를 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될 지경이었다.
  분명히 해두자. 사상․양심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등은 모두 유엔아동권리협약에 확실하게 명시된 권리들이다. 이런 내용들은 학생인권에서 부록이 아니라 필수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각에서 이런 권리들을 놓고 좌파의 음모라며 페인트칠에 여념이 없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며, 자문위원회가 이 조항들을 뺄 수도 있는 조항인 것처럼 두 가지 안을 제출한 것은 아쉬운 일이다. 혹시라도 학생들이 미성숙한 존재이며 사상․양심의 자유나 집회․결사의 자유 등 정치적 자유를 보장할 수 없다는 편견을 끝내 이겨내지 못한 것은 아닌가 의심이 든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그 정당성을 위해서나 실질적인 학생인권 보장을 위해서나 최대한 제대로 된 내용으로 제정되어야 한다. 지금 시점에서 경기도 교육청이 집회․결사의 자유와 사상․양심의 자유를 조례에서 삭제하는 것은, 명시적인 인권의 원칙을 훼손하는 일이며 동시에 학생들이 인권의 주체이며 자유롭게 참여할 권리를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로 비춰질 수 있다. 이는 학생인권조례 추진 자체의 힘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우리는 가능한 한 찝찝한 구석 없이 학생들이 인권의 주체임을 확인하고 당연한 인권을 당연히 보장하는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당연한 이야기를 주장하는 바이다.

  지금 학생인권조례안을 손에 들고 있는 김상곤 교육감과 경기도 교육청은, 최대한 학생들을 존중하고 학생인권의 원칙을 지켜나가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못 알아들을까봐 쉽게 말해주면, 안 그래도 한계가 좀 있는 학생인권조례안인데 사상․양심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 등을 뺀 후퇴한 안을 택하지 말고 인권의 원칙에서나 학생들의 입장에서나 조금이라도 더 나은 안을 채택하여 힘 있게 추진하라는 소리다. 이는 이후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전국적인 전범이 될 것임을 생각해서라도 중요한 일이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다소 한계가 있지만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학생들의 열망을 반영하고 있는 정책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학생인권조례는 최대한 제대로 된 내용으로 추진되어야 하고, 최대한 제대로 된 내용으로 통과되어야 한다. 만일 이를 교육청이든 교육감이든 교육위원회이든 도의회이든 부당한 편견이나 편먹기 논리로 깎아내고 무너뜨린다면, 우리를 포함하여 학생들은 자신들보다도 더 미성숙하고 인권의식 없는 그 사람들의 행태를,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2010년 2월 18일

교육공동체 나다,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 경기지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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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0. 1. 21. 12:13

레쓰가 찍은 사진.


- 학생인권조례 공청회에 갔다 왔다. 1월 19일 화요일, 경기도교육청.


- 4시간이나 앉아 있었더니 매우 힘들었다;;


- 들으면서 들었던 생각 1
:  일단 몇몇 패널들의 경우 학생인권조례 초안을 꼼꼼히 읽은 건지 잘 모르겠다.
예컨대, 어느 패널은 학생인권조례 전반을 지지한다면서도, 학생인권조례 안에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하여야 한다는 내용도 명시되어야 하지 않나 라는 식의 발언을 했는데
실제로 이미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초안 4조 3항에는 "학생은 인권을 학습하고 자신의 인권을 스스로 보호하며, 교사 등 타인의 인권을 존중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다. 그걸 실현할 방법은 인권교육이면 되는 것이고...
이런 류의 내용들이 패널들 발제 중에도 꽤나 많았다. 좀 제대로 읽고 하자구 -_-;



- 들으면서 들었던 생각 2
: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얼마만큼의 지지를 보내야 할까?
사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곳곳이 타협의 산물이다.
두발복장규제 부분이나 집회의 자유 등에서는 특히 두드러진다.

제12조(개성을 실현할 권리) ① 학생은 복장, 두발 등 용모에 있어서 자신의 개성을 실현할 권리를 가진다. 특히 학교는 두발의 길이를 규제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학교는 정당한 사유와 제19조의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학교의 규정으로써 제1항의 권리를 제한할 수 없다.

제17조 (의사 표현의 자유) ② 학생은 수업시간 외에는 평화로운 집회를 개최하거나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다만, 학교의 장은 교육목적상 필요한 경우 집회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정한 조건을 부가할 수 있다. 

12조는 일부러 양면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두고 만들어진 조항이다.
순수하게 논리적&인권적으로만 해석하면, '두발복장의 자유는 보장된다. 특히 학교에서의 길이 규제는 확실하게 금지한다." 즉 두발복장의 완전한 자유를 선언하고, 그 중에서도 문제점이 심각한 사안인 길이 규제를 특별히 명시한 걸로 볼 수 있다.(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초안대로 만들어진다면, 우리는 이렇게 주장하며 써먹을 거다.)

그러나 부정적인 방식으로 해석하면 이 조항은 두발복장의 완전한 자유화가 아니라 두발길이만 자유화하되, 그 외의 조항에 대해서는 학교가 민주적 절차를 밟아서 제한 규정을 둘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현재 차지하고 있는 지위를 생각하면 이런 조항은 결국 두발복장규제를 정당화해주는 내용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어쨌건 두발길이 자유를 확실히 명시한 것만으로도 논란이 이는 조항이지만 -_-

17조도, '수업시간 외'로 명시한 것은 사실 집회의 자유에 대한 부당한 침해이다. 학생들은 수업시간에도 집회의 자유를 당연히 가진다. 다만 수업을 빠짐으로써 생기는 개인적 불이익(결석처리, 수업 내용을 듣지 못함 등)을 감당해야 할 뿐이다. "교육목적상 필요한 경우... 일정한 조건을 부가할 수 있다." 와 같은 내용도 집회의 자유에 대한 법률 외의 부당한 제한을 정당화해주는 것이다.

이 조항은 다만 학교 안에서 수업시간 외에 평화적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 자체가, 학내 시위/집회 자체를 불온시하는 현재 학교 실정에서는 커다란 진보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그밖에는 뭐 "제15조(정보의 권리)  ① 학생 또는 보호자는 학생 본인에 관한 학교 기록을 언제든지 열람할 권리를 가진다." 정도만 뺀다면,(왜 보호자가 언제든 열람할 수 있는 거임?) 크게 불만스러운 조항은 없는데...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초안에 드러난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정세와 전선상 적극적으로 비판하지 못하는 것은 스스로 좀 짜증나는 일이다. 뭐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초안 내용대로만 제정되면 그 자체로도 훨씬 낫긴 하겠지만. 이번 공청회에 나왔던 개그 발언 중 하나를 인용하자면, "마시멜로를 한 입에 먹지 마라."?????




- 들으면서 들었던 생각 3
학생인권조례 반대는 인종주의다.(笑)
그날 토론회에서 학생인권조례를 반대하는 패널들이 가장 많이 한 말이 '미성숙'이었다. 특히 뭐 학교운영 참여나 교육정책에 의견 반영이나 두발복장 자유 등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그랬다.
(예컨대 이런 기사도 그렇고 )
그런데 생각해보자. 이미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는 학생인권조례에 보장된 내용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독일의 예를 들면, 독일은 초등학생 때부터 학교운영에 학생 대표가 참여한다고 알고 있다.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때의 차이는 대표 수의 차이 정도?
그렇다면 왜 유럽 미국 등지에서는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일인데 한국의 청소년들은 특별히 '미성숙'해서 불가능하다고 하는 것인가?? 한국의 청소년들이 특별히 국민성이 저질이고 지능이 떨어지거나 발달이 느리다는 말밖에는 되지 않는다.
(한국 실정은 외국과 다르다...는 류의 말이 1-2회 나왔으나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뭐가 어떻게 다른 건지 언급된 건 '입시경쟁'밖에 없었다. -_- 결국 "한국 실정은 다르다"라고 참 쉽게 말하지만 구체적으로 뭐가 다르고 그게 어떻게 연관이 되는지 논증한 사람은 없었다.)
그렇다면 한국의 청소년들이 특별히 지능이 떨어지거나 발달이 느린 사회적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면, 이는 매우 인종주의적이거나 지역주의인 발상이다.
한국인은 열등해서 청소년들이 다 미성숙해요 우와아아앙??
아니면 유럽에서는 물이 좋아서 청소년들이 빠르게 성숙해지는 것인가?!?!?!
(사회적 이유로 설명 가능한 경우에도, 그러한 사회적 이유를 바꾸도록 노력하자는 게 결론이어야 하지 참여시켜선 안 된다가 결론이 되진 못한다.)





- 좀 더 힘을 내서, 학생인권조례에 들러 붙어 보자.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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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치 김상곤..을 막까지 못하는 그런 ㅁㄴㄹㅇ

    2010.01.21 12:48 [ ADDR : EDIT/ DEL : REPLY ]
    • ㄴㄴ
      김상곤보다는 학생인권조례 초안이 훨씬 나음.

      2010.01.21 14:28 [ ADDR : EDIT/ DEL ]
  2. 저번에 했던 이야기가 이거군. 아무리 생각해도 학생인권조례는 산넘어 산일듯ㅡ.ㅡ

    2010.01.22 14:29 [ ADDR : EDIT/ DEL : REPLY ]
  3. 미성숙이란 건 결국 자연의 상태에서 사회화가 덜 되었다는 소리인데 사회화가 되게 하려면 사회 참여를 열어줘야(응?)

    2010.01.22 19:30 [ ADDR : EDIT/ DEL : REPLY ]
    • 저 분들(중 일부)은 학교에 가둬 놓고 국영수를 집중적으로 주입하고 두발규제를 열심히 시키고 체벌을 하면 사회화가 된다고 믿는 거 같아요

      2010.01.23 00:06 신고 [ ADDR : EDIT/ DEL ]

걸어가는꿈2010. 1. 6. 18:34

[벼리] 학생인권조례, 어떤 의미로든지 중요한 한 걸음

공현


경기도에서 학생인권조례 초안이 발표되었다. 학생인권조례는 광주, 경남 등지에서 추진되었던 적이 있고, 지금도 광주, 경남 지역에서는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교육청에서 학생인권조례를 마련하여 이를 제정할 의지를 가지고 발표한 것은 이번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처음이다. 물론 발표하자마자 학생인권이라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자유교원조합, 조중동문 등이 학생인권조례에 반발하는 재채기를 하기 시작했다. “교육황폐화”, “반교육”, “방종”, “면학분위기 저해” 등등의 수사들은 좀 과하다 싶기도 하고, 뭐 그러면 그렇지 싶기도 하다. 어쨌든, 인권에 무개념한 그네들이 어떻게 말들을 쏟아내건 간에, 이번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추진이 청소년인권운동에서 여러 모로 의미 있는 사건임은 확실하다. 여기에서는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가지고 있는 여러 의미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운동의 성과로서의 학생인권조례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김상곤 교육감이 훌륭하고 개념 있어서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며, 거기에는 학생인권 운동의, 길다면 긴 역사가 녹아있다. 1990년대 후반 이후로 학생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는 높아져갔다. 비로소 일상적으로 존재하던 많은 학생인권 침해들이 의미 있는 문제―이슈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학생인권 운동은 2005년 이후에야 광주 학생인권조례 제정 추진 움직임, 그리고 ‘학생인권법’(초중등교육법 개정안.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이 발의) 등으로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제도적 조치들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또한 이러한 움직임의 연장선상에 있다. 아니 따지고 보면 애초에 주경복 서울시 교육감 후보나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후보의 공약에 ‘학생인권조례’가 포함되었던 것도 그러한 학생인권운동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학생인권조례의 내용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학생인권 운동은 음으로 양으로 참여했다. 학생인권조례 제정 자문위원회에도 학생인권에 관련하여 활동을 해온 인권운동가들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연구용역팀에도 학생인권에 관한 활동을 해온 사람들이 참여했고, 과거에 연구되었던 학생인권 지침 등이 함께 검토되었다. 청소년인권운동을 하고 있는 학생들이 학생참여기획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학생인권조례에 관해 생생하면서도 인권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학생인권 운동이 지난 세월 동안 문제제기하고 축적해온 사례와 담론들이 있었기에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그나마 튼실한 내용으로 초안이 발표될 수 있었다.

위 사진:학생인권조례 관련한 경기도교육청의 공모전에서 입상한 작품

학생인권의 공식적 기준 제시

학생인권조례를 통해 학생인권이 제도화된다는 것은 어떤 것을 의미할까? 우선 학생인권조례의 제정은 그동안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 판례, 국제기구의 권고, 인권단체의 주장 등을 통해서 개별적으로 제시되었던 학생인권에 대한 기준을 통합된 법제의 형태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한때 국가인권위원회가 추진했었으나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던 ‘학생인권 지침(가이드라인)’과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학생인권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단체, 개인들은 꾸준히 수많은 학생인권들을 주장해왔으나 이러한 주장들이 인권으로 제대로 인정 받지조차 못하고 있던 것이 한국 사회의 현실이었다. 학생인권이 무엇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조차 부실한 한국 사회 실정에서, 학생인권조례의 제정은 학생인권의 구체적 내용과 최소한의 기준을 공식적으로 확인시키는 효과를 지닐 것이다.

이처럼 공식 확인된 학생인권의 기준은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인권침해 문제를 제기하고 싸울 때 큰 힘이 되어줄 수 있다. 또한 공식적인 규범의 제정은 그 자체로 사회 전체에 대한 인권교육적 효과가 있다. 학생인권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려고 하는 노력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되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인권조례의 효력은 일단 경기도지역에만 적용되지만, 간접적으로는 이 조례에 보장된 권리들이 전국에 있는 학교들,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경기도 지역 학생들에게는 희망

물론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경기도 지역 학생들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그 가장 큰 의의이다. 학생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계획 수립과 집행, 학생인권 상황에 대한 조사와 평가, 학생인권침해 구제기구 설치 등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장치들이다. 경기도 지역은 평준화 지역, 비평준화 지역, 부유층 거주 지역, 빈곤층 거주 지역 등이 뒤섞여 있으며, 두발규제, 강제적 자율학습, 체벌 등의 대표적 학생인권 문제에서도 상대적으로 심한 지역 중 하나로 꼽혀 왔다. 학생인권조례 제정 과정에서 학생들이 보여준 열렬한 환영의 분위기는 이러한 현실을 보여준다. 또한 경기도 지역에는 한국 전체 인구의 20~25% 정도의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으니,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은 한국의 약 1/4이 그 적용을 받게 될 학생인권에 대한 법을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학교를 변화시킬 계기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는 것은 변화의 완성이라기보다는 변화의 한 계기에 가깝다. 학생인권조례가 실현시키고자 하는 두발자유를 비롯하여 용의복장의 자유, 체벌금지, 강제적 자율학습, 보충수업의 금지, 학생들의 쉴 권리 보장 등은 학생들에 대한 통제와 학교 간이나 학생 간 경쟁을 강화시켜나가고 있는 교육 현실에서 유의미한 견제장치가 될 수 있다. 인권을 중심에 둔 학교,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하는 학교와 경쟁적 학교, 통제적인 학교, 독재적․권위적인 학교는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현재 발표된 학생인권조례 초안을 살펴보면 학생들의 학교 운영 참여, 교육 정책 수립에 참여 등을 보장하고 있다. 이러한 통로를 통해 학생들이 일상적인 학교 운영을 비롯하여 교육 현안에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교육에 변화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학생들의 참여를 내세우는 짝퉁스런 교원평가제보다는 훨씬 더!) 또한 학생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질 조직과 기구 등은 학생들의 조직화, 세력화를 촉진시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법률이 아닌 조례이기 때문에

동어반복이지만 학생인권조례는 법률이 아니라 조례이다. 그리고 조례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적이라는 것이다. 막연하게 전국적인 법률과는 달리 학생인권조례는 경기도 지역 학생들, 경기도 지역 단체들을 인권조례의 당사자로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게 만들고 있다. 아직 학생들이 자신들의 권익을 외칠 만큼 전국적으로 조직화되어 있지 못한 현실에서,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인권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체가 명확한 동시에 피부에 와 닿는 사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학생인권조례는 조례이기 때문에 한계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경기도지역에만 적용된다는 것도 당연하다면 당연한 한계이고, 무엇보다도 학생인권 보장을 강제할 권한상의 한계가 분명하다. 조례로 취할 수 있는 강제적 조치는 기껏해야 과태료인데, 학생인권 문제는 그 내용상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식도 적용하기 어렵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학생인권조례가 학생인권 보장을 위해 여러 복잡한 기구와 방안들을 포함하고 있는 것은 학생인권조례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학생인권조례가 가지고 있는 한계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약간은 성급한 추진

김상곤 교육감의 임기 중에 학생인권조례를 발의하고 논의하여 제정하려고 하다 보니 생기는 문제도 있다. ‘학생참여기획단’을 통해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들으려고 하고 있지만, 학생인권과 조례 제정 과정에 대해 같이 공부하고 토론하는 시간도 가지지 못하고 온라인을 통해서 학생들의 의견을 모으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연구팀도 고작 2개월밖에 안 되는 연구기간 동안에 설문조사, 면접조사, 외국사례조사를 시행하고 조례 예시안까지 만들어 내려다보니 조사 내용을 충분히 분석하고 논의하지 못했다. 자문위원회 또한 학생인권조례의 내용에 대한 논의는 1달도 못하고 조례안을 내놔야 하는 형편이었다.

마찬가지 이유로, 학생인권조례 제정 과정에서 경기도교육청이 지역 사회, 청소년단체, 교육단체 등을 충분히 잘 활용했는지도 의문이다. 김상곤 교육감은 경기도 지역의 좌파적/진보적 교육단체들과 시민사회의 지지 속에 당선되었고, 이들과의 어느 정도 공조 속에서 정책들을 추진해갈 수 있는 기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 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 제정 과정에서 청소년단체나 교육단체들의 자원을 활용하지 못했다. 일부 교육청 공무원들의 센스 없음 탓도 있겠고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이러한 한계는 이후 학생인권조례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힘을 받지 못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위 사진:경기도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제정 관련 행사 모습


학생인권조례는 제정될 수 있을 것인가?

제대로 된 내용으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될 수 있을 것인지 또한 우려스럽다. 경기도 교육위원들 다수와 경기도의회 의원 다수는 무상급식 예산 삭감, 학생인권조례 예산 삭감 등으로 김상곤 교육감의 정책을 막아설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경기도의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학생인권법안, (학생회 법제화와 학생의 학교운영참여를 포함한) 학교자치법안 등도 제대로 통과시키지 않은 전력이 있다.

굳이 의회 상황을 따지지 않더라도, 학교 관리자, 교사, 보호자(학부모 등), 학생들 내부에 존재하는 학생인권에 친화적이지 못한 분위기도 문제다. 연구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학교 관리자, 교사, 보호자 등은 학생들의 학교 운영 참여에는 큰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체벌 금지나 두발자유 등에는 상당히 큰 거부감을 보이거나 반반으로 의견이 갈라졌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도 체벌금지 등에 대한 거부감이 어느 정도 있다. 무개념 반인권 일부 우파들은 어떻게든 김상곤 교육감을 까고 보려는 욕망에 ‘집회․결사의 자유’가 전교조의 음모라는 식의 어이없는 뻘타도 날리고 있긴 하지만, 일정 부분은 학생인권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보수적인 한국 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인권조례는 제정 과정에서도 많은 반발에 부딪칠 수 있으며, 설령 제정되더라도 실질적으로 집행되기에는 많은 난관을 넘어야 할 것이다.


끝내며 : 학생인권을 위한 어떤 의미로든지 중요한 한 걸음

뻔한 소리긴 하지만 조례로는 해결할 수 없는 좀 더 거시적인 문제들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입시경쟁, 학교서열화, 학벌, 교육예산 부족, 장애차별, 크게는 자본주의․국가주의 등은 ‘도 차원의 조례’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지만 학생인권 개선을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학생인권조례는 이러한 것들을 해결해나가는 과정 없이는 그 한계가 뚜렷하다. 예컨대 조례가 아무리 학생들의 참여를 규정하더라도, 학생들의 참여는 공교육․사교육에서 심야까지 공부해야 하는 현실 때문에 활성화되지 못할 것이며 경제력, 성적, 장애여부 등으로 인한 차별도 그 안에 그대로 존재하기 십상일 것이다.

그러나 이를 뒤집어보면 이렇게 말하는 것도 가능하다. 학생인권조례를 만들고 통과시키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어떻게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것인가? 한 지역에서 두발자유, 체벌금지를 명문화하고 제도화하는 것도 성사시킬 수 없는 사회적 조건과 운동 조건이라면 교육과 학교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학생인권조례는 이후 학생인권을 중심에 두고 학교가 변화해갈 가능성을 여러 가지 면에서 열어두고 있는 조례이며, 그렇기에 학생인권을 위해 충분히 유의미한 한 걸음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다른 한편으로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걸고 있는 좀 다른 성격의 기대도 있다. 학생인권조례가 만약 통과된다면, 학생인권조례를 근거로 하여 이를 지키지 않고 학생인권침해를 일삼는 학교들에 맞선 학생들의 학교 현장에서의 저항과 행동의 불씨들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학생인권조례가 만약 통과되지 못하더라도, 학생인권조례 추진 과정과 무산은 학생들이 학생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 정치적 참여(학생인권조례를 무산시킨 원흉들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기 위해서라도)에 나설 충분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어느 쪽이건 청소년인권운동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가능성들이 열려 있는 것이다.

사실, 내 생각에는 김상곤 교육감이나 조례제정 자문위원회도 이번에 학생인권조례를 제대로 된 내용으로 통과시킬 수 있을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고 있을 것 같다. 이번에 또 무상교육 급식을 전액 삭감한 도의회의 상황 같은 걸 봐도 딱 그렇지 않은가. 그러나 설령 도교육위나 도의회를 거치면서 무산되더라도 학생인권조례가 완전히 좌초되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공신력 있는 연구결과가 존재하고, 제대로 된 학생인권조례안이 교육청에 의해 발표되는 것만으로도, 이후의 학생인권 운동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공현 님은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활동가입니다.
수정 삭제
인권오름 제 185 호 [기사입력] 2010년 01월 06일 15:24:31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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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09. 12. 22. 18:34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에 하도 질문이 빗발쳐서
한 번 정리했습니다 -_-;;;;






Q.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의 내용은?


A.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경기도지역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례입니다.
두발자유(특히 길이에 대한 제한을 금지함), 체벌금지, 자의적인 소지품검사 금지, 학생들의 복지권, 차별금지 등의 많은 학생인권의 내용들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 리고 이러한 학생인권의 내용들이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게 하고 실현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 의무적인 인권교육  ★ 학생인권심의위원회  ★ 규정개정심의위원회  ★ 학생인권옹호관(구제기구. 옴부즈퍼슨)  ★ 학생참여위원회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Q.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언제 시행이 되는 건가요?

A.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현재 경기도교육청 조례제정자문위원회에서 초안을 발표해놓은 상태입니다. 말하자면, "이런 내용으로 조례를 만들려고 합니다."라고 발표한 것이지요.
도교육청에서 발의한 조례가 제정되려면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칩니다.
경기도교육청 -> 경기도교육위원회 -> 경기도의회
경기도교육청에서 조례를 발의하면, 경기도교육위원회가 이를 심의하고, 이 심의 의결 이후에 경기도의회에서 다시 심의, 의결을 하게 됩니다.

경 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시행이 될 수 있을지 없을지, 언제 어떤 내용으로 시행이 될지는 경기도교육위, 경기도의회에서 이 조례가 어떻게 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내년 3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라는 기사 등은, 가장 빠르게 이 조례가 도교육위, 도의회에서 통과될 때를 말하는 것입니다.





Q.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에는 강제성이 없나요?

A. '조례'는 엄연히 법입니다. 법은 '헌법'>'법률'>'명령'>'조례'>'규칙' 뭐 이런 순서로 우열이정해져 있습니다. 조례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정하는 법이고,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의 인권을보장할 의무를 가진 주체로 교장(또는 학교 관리자), 교사, 교육감, 학생 등등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강제성이 없나요?"라고 묻는 것은, 아마도 이 조례를 지키도록 강제할 수단이 있느냐는 의미일 것입니다.
예컨대, 강제이발을 하는 교사는 벌금을 내거나 감옥에 가거나 징계를 받게 되느냐는 것이겠지요. 또는, 두발규제를 심하게 하는 학교는 징계를 받게 되냐는 뜻일 겁니다.

그 러나 안타깝게도 '조례'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정한 법이고, 그 조례를 시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것은 지방자치단체입니다.학생인권조례의 경우에는 교육청이지요. 그러나 지방자치단체가 조례에 근거해서 내릴 수 있는 처벌은 '과태료'뿐입니다. 그 이상의처벌은 법률이나 시행령이 아닌 조례로는 애초에 불가능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두발규제 하는 모든 학교에 과태료, 체벌을 하는 모든 교사에게 과태료...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비현실적입니다.워낙 어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과태료 일일이 물리고 집행하는 것도 불가능할 정도일 것이고, 또 과태료를 물리는 것은 도청이나교육청의 담당직원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잘 할 수 있을지도 의심스럽습니다. 게다가 과태료를 받은 학교가 반발하여헌법소원이나 행정심판을 청구하기라도 하면 법정에서 판결이 날 때까지 기다려야 되고, 그렇게 일이 복잡해지면 학생인권 침해를개선하는 것은 한없이 늘어집니다.

그래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인권실천계획, 인권교육, 규정개정심의위원회, 학생인권심의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서 점진적으로 학생인권 신장을 꾀하고 있습니다.
그 리고 학생인권조례는 너무나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학생인권 침해 사건들에 대응하기 위해 '학생인권옹호관'(옴부즈맨, 옴부즈퍼슨)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인권침해를 당한 학생들이 학생인권옹호관(학생인권에 대한 전문가, 인권활동가, 교수 등이 임명될겁니다.)에게 자신이 겪은 인권침해를 상담하면, 학생인권옹호관은 그 사건을 조사하고 인권침해를 개선하도록 시정권고를 하거나인권침해 피해를 당한 학생에게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게 됩니다. 시정권고를 받은 교육청, 학교, 교직원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그 권고사항을 이행할 의무가 있습니다.

요컨대,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이를 어긴 사람을 즉각 고발해서 처벌할 수 있는 그런 내용은 없습니다.
그 러나 학생인권옹호관의 권고를 계속해서 이행하지 않고 계속 학생인권침해를 일삼는 학교들은 이후에 교육청으로부터 불이익을 받게 될수도 있습니다. 당장 인권침해를 시정하지는 못하더라도 1년, 2년, 5년 등 길게 보면 충분히 인권 상황을 개선할 강제성을가지는 셈입니다. 덧붙여서 학생인권실천계획을 세우면서 도교육청에서 학교에 인권상황 개선을 명령하는 지침을 내리는 등 간접적으로이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들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강제성이 없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강제성은 조금 있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점진적인 개선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일 듯합니다.




Q.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우선, 경기도교육위원회나 경기도의회에 인권에 대한 개념이 없는 꼰대들이 좀 많습니다. (이런 기사를 보세요 -_-;)
학 생인권조례는 일단 이대로는 통과될 가망이 별로 없습니다. 그럼 우리가 이 상황에서 "아 역시 안 돼 ㅅㅂ" 이렇게 좌절하고 있어야 할까요? 학생인권조례의 당사자인 초중고등학생들에게는 물론 선거권이 없지만, 우리들도 우리의 인권을 위해 행동하고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가 직접 행동하고 우리의 힘을 사회에 보여줌으로써 학생인권조례를 통과시킨다면 학생인권조례는 더욱 힘을 받아서 시행될 수 있을 것입니다.

조례가 교육위나 도의회에 상정되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지 말고 학생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학생인권조례가 통과된 이후에는 학생들이 가만히 있어도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말했다시피 학생인권조례는 강제성이 있긴 있는데 그게 그리 쎄지는 못합니다.
학 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이 자기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모이고 행동할 권리, 그리고 학생들이 학교운영이나 교육정책에 참여할 권리 또한 명시하고 있습니다.(사실 이건 한국이 가입한 UN아동권리협약 등에서도 다 명시하고 있는 권리입니다. -_- 이거 갖고 설레발치는 신문, 꼰대들이 좀 글로발 스탠다드에 뒤떨어지죠.)

학 생인권조례가 통과되고 시행되는 이후에도, 학생들은 이 조례의 내용을 적극 활용하면서 인권을 보장하라고 외치고, 요구하며 행동해야 합니다. 그래야 학생인권조례가 '죽은 법'이 아니라 현실에서 힘을 가지고 시행되는 법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학 생인권조례는 너무나 심각한 인권침해 앞에, 주저앉아서 "우리 인권 좀 보장해주세요 젭라"라고 울고 있는 학생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눈물만 닦아줄 수 있을 뿐, 학생들의 인권을 확~ 좋게 할 재주까진 아무리 학생인권조례가 훌륭해도 가지기 힘들 겁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인권 보장을 요구하며 나선다면, 학생인권조례는 그때 그런 행동과 목소리를 지지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그럭저럭 훌륭하게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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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손현유

    감사

    2010.10.28 16:31 [ ADDR : EDIT/ DEL : REPLY ]

걸어가는꿈2009. 12. 17. 18:14

[논평] 실효성 있는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조속히 통과․시행되어야 한다


  지금 경기도 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 경남 등지에서도 민간단체들이 학생인권조례 제정 운동을 하고있으나, 교육청 차원에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하는 것은 경기도가 전국 최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국의 교육현실에서 학생들의 인권은 너무도 쉽게 무시당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인간답게 살 권리를 보장하라는 목소리는 나날이커져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법률 차원에서부터 학생인권보장을 위한 입법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쉬운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조례 차원에서라도 먼저 학생인권 보장의 기틀을마련하고자 나선 것이 훌륭한 일임은 분명하다. 특히 전체 인구 중 약 상당수가 사는 경기도에서 먼저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팔 걷고나선 것은 한국 사회 전반에서 학생인권을 진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경기도 교육청에서 발표된 학생인권조례 초안에는 두발규제, 체벌, 강제적인 자율학습, 급식 등 학생들이 중요하고 또 심각하게생각하는 인권 사안들이 대체로 포함되었다. 또한 학생들의 참여권과 복지에 대한 권리 등이 꼼꼼하게 명시되어 있어 학생인권에 대해어느 정도 충실한 기준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학생인권을 신장시키기 위한 방안들과 구제기구 등도 학생인권조례가 경기도 지역학생인권 신장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준다. 전면적으로 학생들의 참여를 보장한 것 또한 중요한 내용이다. 우리들학생인권을 옹호하고 지지하는 단체들은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학생인권 보장을 위해 실효성 있는 최소한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학생인권조례 초안에 불합리한 두발복장규제의 폐지 등이 완전히명시되지 못한 점이나, 보호자가 학생 본인에 대한 학교 기록을 언제든지 열람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된 점 등은 학생인권의 눈으로볼 때 다소 부족한 부분이다. 조례의 성격상 어쩔 수 없이 강제성이 적은 것도, 지금 당장 인권을 짓밟히고 있는 학생들의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그렇기에 더욱 이 조례에 명시된 학생들의 인권만이라도 보장하기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이제 공청회와 의견수렴을거친 후 경기도교육위원회와 경기도의회에서의 논의를 앞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생인권조례는 경기도교육위원회, 경기도의회에서부결되거나 실효성 없는 조례로 개악되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인간답게 살 권리를 보장받지 못해온 학생들의 현실을 생각해서라도학생인권조례가 실효성 있는 내용으로 한시라도 빨리 통과되고 시행되어야 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만일 현재 초안에 명시된학생들의 권리 등이 논란을 우려하여 누락되거나 모호한 말로 바뀌어 통과된다면, 학생인권에 대한 제대로 된 기준조차 마련되어 있지않은 한국 사회의 현실상 이 조례는 제대로 시행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인권교육, 학생인권개선방안, 구제기구 등도 어느 하나학생인권상황 개선을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이다. 학생인권조례 통과 이후에도 교육청과 학교 등 관련기관에서는 이 조례를적극적으로 집행하고 준수하기 위해 의지와 노력이 담보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마지막으로,우리는 이후로도 학생인권조례 뿐 아니라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학생인권조례는 조례이기 때문에 강제성 문제 등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은 다른 지역에서의 조례제정에 귀중한 선례가 되어야 할 것이며, 전국적으로 학생인권에 관한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앞으로도경기도 교육청을 포함하여 국회와 정부, 지자체들은 열악한 학생인권 상황의 개선을 위한 조치들을 계속 강구해나가야 할 것이다.


2009년 12월 17일

교육공동체 나다,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 경기준비모임,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 경기지부, 인권단체연석회의( ), 청소년 다함께,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평등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평등세상을 상상하는 한신대 학생해방공동체(준),흥사단 교육운동본부

(가나다순)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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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09. 12. 7. 02:29

학생인권을 위한 조례는 있다?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공현



  올해 경기도 교육계를 후끈거리게 한 이슈 중 하나가 ‘무상급식’ 예산이었다. 경기도 교육감으로 당선된 김상곤 교육감이 공약으로 내걸었고 취임 직후에 추경예산으로 제출한 ‘무상급식’ 예산이 도교육위원회와 도의회에서 전액 삭감되었던 것이다. 무상급식 삭감에서 보여준 몇몇 경기도 교육위원들이나 도의원들의 보편적 복지나 교육권, 사회공공성에 대한 무개념이야 뭐 워낙 많이 까여서 더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무상급식 이슈의 이면에서, 별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았던 예산 삭감이 또 있었으니, 바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예산 삭감이었다. 약 6000만원으로 제출되었던 학생인권조례 예산은 3000만원 남짓으로 50% 정도가 삭감되었다. 몇백억짜리 무상급식 예산이 예산편성에서 논란이 되는 거야 규모상 그럴 수 있다 쳐도, 겨우 몇천만원 수준의 학생인권조례 제정 예산을 굳이 절반씩 깎아내는 이 쪼잔함이라니…. 몇 억 단위에서 노는 무상급식 예산보다 규모가 작아서였을까, 아니면 학생인권 사안은 무상급식 사안보다 덜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되어서였을까, 이유가 무엇이건 학생인권조례 예산 문제는 그 당시에 별다른 논란이 되지도 못했었다. 그나마 절반이라도 남은 학생인권조례 예산 덕택에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순조롭지는 않더라도 어찌어찌 추진되고 있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의 의미

  학생인권조례는 광주, 경남 등지에서 추진되었고, 지금도 광주, 경남 지역에서는 현재 진행형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학생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많은 학생인권 침해가 의미 있는 문제 ― 이슈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학생인권 운동의 흐름은 2005년 광주 학생인권조례 제정 추진 움직임, 그리고 2006년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이 발의한 ‘학생인권법’(초중등교육법 개정안)과 같은 형태로 법제도 속에 학생인권 보장에 관한 내용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추진되고 있는 것, 아니 애초에 주경복 서울시 교육감 후보나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후보의 공약에 ‘학생인권조례’가 포함되었던 것도 그러한 학생인권운동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학생인권조례의 제정은 그동안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 판례, 국제기구의 권고, 인권단체의 주장 등을 통해서 개별적으로 제시되었던 학생인권에 대한 기준을 통합된 법제의 형태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한때 국가인권위원회가 추진했었으나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던 ‘학생인권 지침(가이드라인)’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학생인권이 무엇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조차 부실한 한국 사회 실정에서 학생인권조례의 제정은 학생인권의 구체적 내용과 최소한의 기준을 공식적으로 확인시키는 효과를 지닐 것이다.
  이처럼 공식 확인된 학생인권의 기준은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인권침해 문제를 제기하고 싸울 때 큰 힘이 되어줄 수 있다. 또한 공식적인 규범의 제정은 그 자체로 사회 전체에 대한 교육의 효과가 있어서 학생인권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려고 하는 노력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다른 지역에도 전범이 되어 전국적으로 학생인권조례,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법률이 제정될 수 있게 된다면 최선의 결과가 될 것이다.

  물론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경기도 지역 학생들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그 가장 큰 의의이다. 학생인권에 대한 기준을 확립하는 것 외에도 학생인권조례에 들어가게 될 학생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계획 수립과 집행, 학생인권 상황에 대한 조사와 평가, 학생인권침해 구제기구 설치 등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장치들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도 지역은 평준화 지역, 비평준화 지역, 부유층 거주 지역, 빈곤층 거주 지역 등이 뒤섞여 있으며, 두발규제, 강제적 자율학습, 체벌 등의 대표적 학생인권 문제에서도 상대적으로 심한 지역 중 하나로 꼽혀 왔다. 학생인권조례 추진 소식에 인터넷 등으로 보인 학생들의 열렬한 반응은 이런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 지역에는 한국 전체 인구의 20~25% 정도의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 학생 수도 이와 큰 차이가 나지는 않을 테니,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은 한국 전체 학생들의 약 1/4이 그 적용을 받게 될 학생인권에 대한 법을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학생인권조례는 경쟁, 차별, 폭력에 쩔어 있는 교육 현장에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두발자유를 비롯하여 용의복장의 자유, 체벌금지, 강제적 자율학습, 보충수업의 금지, 학생들의 쉴 권리 보장 등은 학생들에 대한 통제와 학교간 학생간 경쟁을 강화시켜나가고 있는 교육 현실에서 유의미한 태클이 될 수 있다. 인권을 중심에 둔 학교 ―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하는 학교와 경쟁적 학교, 통제적인 학교, 독재적․권위적인 학교는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의 학교 운영 참여, 교육 정책 수립에 참여 등을 보장할 것이다. 이러한 통로를 통해 학생들이 일상적인 학교 운영을 비롯하여 교육 현안에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교육에 변화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또한 학생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질 학생들의 조직 등은 학생 조직화, 세력화를 촉진시킬 수도 있다. 이런 점은 무상급식보다 학생인권조례가 교육 개혁에 있어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에서의 한계

  그러나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제정 과정에서도 여러 가지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다. 우선 조례제정을 위해 꾸려진 자문위원회 구성에서부터 학교 관리자, 교사 등이 상당수 포함되었는데 이 중에 학생인권이나 인권에 대해 감수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이는 어떻게 말하면, 교육자들 중 대부분이 교육에 있어 중요한 인권에 대해서는 무지한 씁쓸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김상곤 교육감의 임기 중에 학생인권조례를 발의하고 논의하여 제정하려고 하다 보니 생기는 문제도 있다. ‘학생참여기획단’을 통해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들으려고 하고 있지만, 사전에 학생인권과 조례 제정 과정에 대해 같이 공부하고 토론하는 시간도 가지지 못하고 온라인을 통해서 학생들의 의견을 모으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연구팀 또한 고작 2개월밖에 안 되는 연구기간 동안에 설문조사, 면접조사, 외국사례조사를 시행하고 조례 예시안까지 만들어 내려다보니 조사 내용을 충분히 분석하고 논의하지 못하고 보고서를 제출해야 했다. 자문위원회 또한 학생인권조례의 내용에 대한 논의는 1달도 채 못하고 조례안을 내놔야 하는 형편이다.
  학생인권조례 제정 과정에서 경기도교육청이 지역 사회, 청소년단체, 교육단체 등을 충분히 잘 활용했는지도 의문이다. 김상곤 교육감은 경기도 지역의 좌파적/진보적 교육단체들과 시민사회의 지지 속에 당선되었고, 이들과 어느 정도의 공조 속에서 정책들을 추진해갈 수 있는 기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 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 제정 과정에서 청소년단체나 교육단체들과 충분히 이야기하고 그 자원을 활용하지 못했다. 일부 교육청 공무원들의 센스 없음 탓도 있겠고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이러한 한계는 이후 학생인권조례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힘을 받지 못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도교육위와 도의회가 학생인권조례 제정 예산을 삭감한 덕분에 부족한 예산도 빼놓을 수 없는 걸림돌이다. 연구팀에 연구비로 주고 나면 자문위원회, 학생참여기획단에 쓸 예산은 별로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래놓고 학생인권조례가 발의되면 졸속 추진이라느니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지 않았다느니 하고 딴지를 걸어댈 교육위원, 도의원이 있을 거라 예상하니, 이거 참, 억울하다고 해야 할지 화딱지가 난다고 해야 할지.

  무엇보다 큰 문제는 제대로 된 내용으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위원들 다수와 경기도의회 의원 다수는 무상급식 예산 삭감, 학생인권조례 예산 삭감 등으로 김상곤 교육감의 정책을 막아설 준비가 되어 있음을 어필해왔다. 또한 경기도의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학생인권법안, (학생회 법제화와 학생의 학교운영참여를 포함한) 학교자치법안 등도 제대로 통과시키지 않은 전력이 있다. 만약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신나게 추진되다가 도의회에서 좌절되거나 하면 학생인권조례에 기대감을 걸던 학생들은 더 큰 좌절과 패배감에 빠질 수도 있다.
  학교 관리자, 교사, 보호자(학부모 등), 학생들 내부에 존재하는 학생인권에 친화적이지 못한 분위기도 문제이다. 연구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학교 관리자, 교사, 보호자 등은 학생들의 학교 운영 참여에는 큰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체벌 금지나 두발자유 등에는 상당히 큰 거부감을 보이거나 반반으로 의견이 갈라졌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도 체벌금지나 (염색 등 허용, 교복폐지를 포함한) 두발복장규제폐지에 대한 거부감이 어느 정도 있다. 기존의 학교 모습과 ‘학생들은 맞아야 말을 듣는다’ 같은 이야기에 익숙해져 있고, 체벌과 두발규제 같은 폭력을 포기하면 학생들을 통제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는 학생인권조례가 제정 과정에서도 (당장 조례 제정 자문위원회 안에서부터!)많은 반발에 부딪칠 수 있으며, 설령 제정되더라도 당장 모든 것이 확 나아지기는 어렵다는 걸 의미한다.
  뻔한 소리긴 하지만 조례로는 해결할 수 없는 좀 더 거시적인 문제들도 엄연히 존재한다. 입시경쟁, 학교서열화, 학벌, 교육예산 부족, 장애차별, 크게는 자본주의․국가주의 등은 도 차원의 조례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지만 학생인권 개선을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학생인권조례는 이러한 것들을 해결해나가는 과정 없이는 그 한계가 뚜렷하다. 예컨대, 조례가 아무리 학생들의 참여를 규정하더라도, 학생들의 참여는 공교육․사교육에서 심야까지 공부해야 하는 현실 때문에 활성화되지 못할 것이며 경제력, 성적, 장애여부 등으로 인한 차별도 그 안에 그대로 존재하기 십상일 것이다.


학생인권을 위한 한 걸음

 광 주, 경남에서의 학생인권조례들 또한 현재진행형이다. 광주도 곧 학생인권조례를 발의하고 공식적으로 논의할 기세다. 이번에 추진되고 있는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광주, 경남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건 도교육청 차원의 계획과 지원 속에 추진되고 있다는 점, 그렇기 때문에 학생인권조례 제정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는 점일 것이다.
  그렇지만 사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김상곤 교육감 본인도 이번에 학생인권조례를 제대로 된 내용으로 통과시킬 수 있을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고 있을 것 같다.(근거는 별로 없다.) 이번에 또 무상교육 급식을 전액 삭감한 도의회의 상황 같은 걸 봐도 딱 그렇지 않은가. 그러나 학생인권조례가 제대로 된 내용으로 교육청 이름으로 공식 추진되고 발표되는 것만으로도 그 파장은 작지 않을 것 같다. 설령 도교육위나 도의회를 거치면서 무산되더라도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연구결과가 존재하고, 제대로 된 학생인권조례안이 발표되는 것만으로도 이후의 학생인권 운동에는 중요한 참고자료이자 성과로 남을 것이다.
  지금도 심각한 두발복장규제, 체벌, 강제야자, 차별, 경쟁 등에 노출되어 있는 학생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나는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당장 통과되지 못하더라도 그 자체는 일단 별 수 없다고 생각한다. 통과되도록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활동을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말이다. 다만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이 설령 도중에 좌초되더라도 학생인권 신장에 그 나름의 기여를 할 수 있으리라 믿으며, 그 기여를 받아먹고 자랄 수 있는 학생인권 운동의 발전에 힘쓰는 것이 내 일일 것이다. 그리고 설령 좌절되더라도 다시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조례 등이 추진될 수 있도록, 내년 교육감 선거에도 좀 신경을 써야 할 일이다. 나도 그렇고, 인권보장을 열망하는 학생들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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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교육연구소의 원고청탁으로 쓴 글이어요 @_@;
쓰다보니 길어졌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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