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꿈2010. 7. 12. 18:23




일제고사 반대 운동이라고 하면 흔히 체험학습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체험학습에 몇 명이나 참가했냐가 항상 이 운동의 크기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죠.

하지만 정말 그것뿐일까요?



서울중앙여고 거울에 붙은 대자보


(등촌고 교문에 붙은 대자보)


(서울문화고 교문에 붙은 대자보)



(고척고등학교 앞에 붙은 대자보)



아수나로에서 활동하는 청소년들 중에서 몇 명은

아수나로 서울지부에서 같이 논의하여 만든 내용의 일제고사 반대 대자보를 자기 학교 앞에, 그리고 학교 안에 붙였습니다.



새벽에 붙였고, 교사 등이 보자마자 바로 떼어가서(이것도 표현의 자유 침해!!)
거의 알려지지도 않았고 또 언론이라고는 프로메테우스(http://www.prometheus.co.kr/articles/101/20100712/20100712074900.html)에서 보도자료 보고 한 줄 쓴 게 다이지만;;;;;;

그래도 붙이고 수위 분이나 교사 분 등에게 안 걸리기 위해서는 많은 용기를 필요로 했을 것입니다.
이처럼 자기 의견을 표현하기 위해서 마음 졸이며 겁을 내야 하는 학교... 더욱 학생인권조례가 필요한 이유를 실감하게 됩니다.


< 몇 종류의 대자보 글 중에 하나를 소개합니다>


이 막장교육 시험지옥을 거부하고 싶어


그거 알아? 며칠 후면 ‘일제고사’ 시험이 있어.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학력평가’라는 시험이지. 전국의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 모두가 일제히 같은 시간에 앉아서 시험을 보다니, 이 소름끼치는 일은 대체 뭥미? 게다가 이번 일제고사 시험은 성적을 다 공개한대. 그날 시험을 보는 학년이 아니어도 그 시험 성적을 가지고 공부 잘 하는 학교 학생, 못 하는 학교 학생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거야...

지금 우리는 공부한 걸 잘 알기 위해 시험을 보는 게 아니라,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하고 있는 거 같아. 중간고사, 기말고사도 쩌는데, 기말고사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일제고사고 나발이고 지금 입시제도나 어떻게 좀 해주지. 왜 하는지도 모를 공부 죽어라 해서, 대학가면 앞날이 창창하게 보장되나? 등록금내기도 벅찰 텐데, 그 돈 내고 대학 나와 봤자 어짜피 88만원세대일 텐데.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일단 공부해서 대학가고 보라니...

우리가 무슨 바본 줄 아나? 하라고 하면 그냥 다 하고 앉아있게. 시험 같은 거 안 보면 누가 이길 일도, 질 일도 없잖아... 우린 그냥 행복하게 살고 싶은 거뿐인데... 왜 우리 삶을 이런 걸로 점수매기는 걸까? 선생님들도 어쩔 수 없이 우리를 공부시키시지만, 정말 옳은 거라고 생각하진 않으시죠?

나는 이 시험지옥과 무한경쟁교육을 바꾸고 싶어. 용기는 없지만… 7월 9일 저녁에 이런 짜증나는 현실들에 한 마디 해줄 수 있는 집회가 열린대. 청계광장에 모여서 토할 것 같은 시험, 교육, 학교 다 같이 실컷 욕이라도 하며 까보자. 다음 주에 있을 일제고사 때도, 시험을 보는 학년이든 안 보는 학년이든 모두가 당당하게 반대하고 거부할 수 있으면 좋겠어... 혹시 용기가 안 나서 못하더라도(나도 고민 중... ㅠ) 그 날 저녁에 있을 일제고사 반대 문화제라도 같이 손잡고 갈 수 있으면 좋겠어. 우리가 같이 교육을 바꿀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싶어.

선생님한테 끌려갈까봐 이름을 밝히지 못하는,
여러분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평범한 학생이


체험학습에 참가하는 것 말고도 일제고사 반대하는 뜻을 나타내는 방법은 많이 있습니다!!




713웹자보[1].jpg



7월 13일 저녁 7시 광화문 열린시민공원
일제고사 반대 문화제 도 오세요 ㅋㅋ





Posted by 공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나도공부해봤다

    교사가 학생 성추행하고 복날 개패듯이 팼다면 막장이고,비난받을만 하지. 하지만, 아직 배우는 학생들입장에서 교사의 권위가 살지않으면 교육은 누구보고 어찌 하라고요?? 왜이러세요~~ 선생이 떼라면 떼는거지요~ 10대, 다큰것같지요? 몸은 다 성장했으되, 정신적으론 미성숙한 시기입니다. 가장 위험한시기이죠. 어설피 못된버릇만 배워가지고, 부모가 피땀흘려 번돈으로 학교보내 공부시켜주니, 어디 감히 공부하기싫다 땡강인겐지~~ 그때가 좋을때죠~ 사회나와봐라~ 누가 그 땡강 다받아주나~ 그냥 그 마인드로 쭈욱~살고 심심하면데모만하렴. 지금은 시험땜에 죽을것같지. 나중엔 배고파죽을거같을거다.

    2010.07.13 00:21 [ ADDR : EDIT/ DEL : REPLY ]
    • 교사의 '권위'가 뭔지 이해는 하셨쎄요?;;
      당황스러운 댓글이군요

      권위는 도덕적으로나 인격적으로 그 사람이 존경받을 만하고 신뢰할 만해서 주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그 사람을 존경하면서 생기는 겁니다.

      교사들이든 누구든 다른 사람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고 자신들의 양심과 교육적 철학, 견해에 따라 이야기하는 최소한의 민주주의와 인권조차 지키지 않고 폭력에 의지한다면 그런 사람에게 권위란 있을 수 없겠지요 ^^

      이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바꾸자는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땡깡'이라고 폄하하는 분에게 더 이상 드릴 말씀은 딱히 없을 듯

      2010.07.14 15:01 신고 [ ADDR : EDIT/ DEL ]

걸어가는꿈2009. 11. 16. 13:43

플래쉬몹한 20대 두명 연행


저는 MBC 뉴스의 주인공이 되었던 것입니다.

쿨럭 -_-

아아 유모 씨라니 이 무슨... ㅠ_ㅠ ㅠ_ㅠ



 정리를 하면


그날 전체 일정은 오전에 회의를 하고 12시 30분에 세종문화회관 뒤편에 모여서 플래시몹에 대해서 장소, 방식 등을 전달받고, 플래시몹을 한 뒤에, 2시에 종각 앞에 있는 입시폐지 대학평준화 집회로 가는 거였지요.


플래시몹 방식은, "우선 멈춤"이라는 제목 그대로, 3분 정도 가만히 멈춰 서있는 거 @_@
뭐 어차피 집회야 2시부터 실컷 할 테니... 피켓도 없고 그냥 수십명이 각자 다른 모습으로 자기 마음대로 여기저기 흩어져서 멈춰 서있는 거였습니다.





근데 오전 회의가 늦게 끝나면서 12시 30분 플래시몹에는 못 갔고-(회의 끝난 시간이 12시 40분 정도 -_-;;)
여차저차하여 늦게 도착했는데,
광화문 쪽이 경찰들로 뒤덮여 있더라구요. 광화문 광장은 시민들의 것이 아닌 전경들의 것이었다. 우왕-

세종문화회관 뒤로 가니까 거기도 경찰들이 쫙 깔려 있고,
아는 사람들을 만나긴 했는데, 경찰이 뭐 쪽지를 빼앗아갔다 이런 이야기를 지나치면서 하긴 했는데,
제가 늦게 가서 이미 사람들은 흩어지던 중이었고, 옆에 경찰도 있고 하여 자세한 사항은 전달받지 못하고 무작정 일단 도착하자마자 흩어졌지요 ㅎㄷㄷ

그리고 광화문 광장에서 하는 건가? 싶어서 광화문 광장에 가서 있다가...(근데 사람들이 안 보여서, 경찰 무전 옆에서 엿들어가면서 어디서 하는 건지 알아내려고 했는데 소용은 없었슴둥)


근데 광화문 광장 길 건너에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사람들이 몇 명 멈춰 있는 게 보이더라구요 ㅋ
그래서 아 저기구나 벌써 시작해버렸네 하면서 길을 건넜는데


횡단보도를 다 건널 즈음에 경찰들이 그냥 가만히 멈춰서있는 공기(고등학생인 청소년인권활동가)를 둘러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공기를 끌고 전경버스로 연행해가더군요 -┌
(나중에 듣자하니 준비한 쪽에서도 원래부터 어느 정도 시비 걸 거는 예상했다고 합니다. 근데 연행은 생각도 못했다고.)

'썅 저건 뭐야' 싶은 황당함.
잠시 멈칫하다가 연행해가는 거에 달려들었고, 몸싸움을 벌였지요.
왜 연행하냐고 옆에서 따지던 사람들에게 경찰이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이라고 하는 게 들렸습니다
집회라고 생각했다면, 해산명령도 안 내렸으면서 연행할 수 있는 건가;

그나저나 중과부적인지라 결국 공기는 전경버스에 실렸지요 ㅠㅠ
(이 과정에서 전 안경 바닥에 떨어지고 책 떨구고 노트북가방 벗겨지고 난리도 아니었음. 정말 완전히 뒤엉켜서, 누가 내 팔다리 어깨 머리칼 가방을 잡아당기는 건지도 하나도 안 보일 정도로, 땅에 몇 번은 엎어지고 일어나고,,,)

허나 어쨌건 공기는 2시 집회에서 나름 중요인물이었기에, 거기다가 말도 안 되는 연행이라고 생각하여
전경버스 앞에 서서 버티려고 했는데 인도에서 내려가기도 전에 경찰이 끌어내서, 아예 전경버스 앞에 확 주저 앉았습니다.


그러다가 연ㅋ행ㅋ 되었지요 쿨럭. 공무집행방해라면서.
(경찰 가서 조사 받을 때는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에 미신고집회 참여, 그리고 공무집행방해 두 개로 하더군요. 체포할 때는 공무집행방해라더니;)

연행 과정에서 길바닥에 앉은 저를 들고 가면서 옷 다 벗겨지고 메리야스만 남고 상의가 다 가슴 위로 올라오고 완전 민망했어요. *-_-*





근데 공기는 정작 훈방되었음. -_- 고등학생이라고.

전 왜 그렇게 기를 쓰며 막으려고 했던 걸까요?
아아 낚였어...



어쨌건 잠시 후 박모 씨가 플래시몹 주최자로 지목 받아서 버스 안으로 들어왔고,,,(다들 가만히 있기만 했는데 무슨 근거로 주최자라 했는지는 알 수가 없었고, 3분간 가만히 서있는 플래시몹이 왜 집시법 위반으로 연행대상이 되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리고 박모 씨가 20대..라고 하니 뭔가 낯설구만요. 맞긴 한데 20대란 생각을 안해봤어...ㅎㄷㄷ)

그렇게 두 명이 종로경찰서로 호송되었습니다.

전경버스 안에서 여경들이 계속 지키길래, 전 여자가 아니니까 굳이 여자 경찰 분들이 안 지켜도 되는뎁쇼, 했더니 당황하면서 남자 경찰관을 부르면서,
뭐 저 체포해서 끌고 온 것도 여경 분들이라고 하더라구요.
전 완전 난리 중이라 여경인지 남자 경찰관인지도 볼 겨를도 없었는데,
어쨌건 왜 미리 말 안하고 잡혀 와서 말하냐고, 들고 오기 힘들었다고 여경 분들이 투덜거리시더군요.


전경버스 안은 창문도 못 열게 하고 다른 물건도 손 못 대게 하고 계속 감시를 하고 했으나,
목 마르다고 하니까 물은 주더라구요.


손은 까지고 긁힌 자국투성이 ㅠㅠ
몸싸움 과정에서 아드레날린의 분비로 통증은 그때까진 별로 없었지만 저녁이 되자 팔, 다리, 허리도 매우 뻐근했습니다.




종로경찰서에 도착한 게 1시 40분? 그쯤이었고
지능범죄수사팀에서 조사를 받기 시작했는데요
일단 처음에는 저희를 체포해온 경찰 분들 2분이 진술을 하시더군요.

경찰 분들 진술 끝나고 한~참 지나고 나서(4시쯤?) 저희 조사가 시작되었는데요.

제가 가방을 몸싸움 과정에서 다 떨어뜨려서 그 안에 있던 지갑 신분증 도장 다 못 갖고 와서 별 수 없이 지장을 몇 번 찍어야 했습니다.

옛날에 쓴 이 글에 나오는 형사 분이 제 이름을 알아보고서 "유** 씨 저 모르세요?" "법대로 48시간 꽉꽉 채워봅시다." "올린 글 잘 봤습니다." "시간은 오늘 내일 모레 많으니까 찐하게 이야기를 해보자구요" 등등의 말을 하여서 '아, 종로서로 오지 말았어야 했나' 하는 생각을 좀 했지요.
저도 "형사님이 참 감정적으로 수사를 하시네요." "저도 그때 해주신 전화 잘 받았습니다." 등등 좀 언쟁을 벌이긴 했지만
다행히 그 형사 분이 아니라 다른 형사분이 조사를 맡아서 뭐 그 이후로는 별로 부딪치진 않았습니다.

조사는 2시간 정도 걸렸는데 형사 분 타자가 느려서 오래 걸린 측면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플래시몹이 뭔지 잘 모르셔서 설명 같은 거 하기도 했구요
제 학력 같은 건 왜 궁금해하는지 모르겠더이다.
그리고 저를 집시법으로도 걸었는데, 미안하지만 늦게 와서 플래시몹은 참여를 못했는데, 플래시몹 참여를 한 적도 없고, 이걸 연행하는 것도 말도 안 된다, 뭐 이런 이야기했지요. 체포해가는 거가 부당하다고 생각한 이유 같은 거 이야기하고...
근데 몇 분 동안 몸싸움했냐, 몇 m나 몸싸움했냐, 하는데 그 난리통에 그거 ㄹ어찌 기억해요;;



6시쯤, 조사가 끝나고, 민변에 부탁드린 변호사 분이 6시 넘어 와서 조서 대충 다 쓴 다음에야 변호사 분이랑 접견하면서 논의를 좀 하고,,, 수정을 좀 하고서 조서에 사인을 했습니다.

그 중간중간에 제가 갇혀서 원래 오늘까지 해야 했을 일 몇 개를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하고, 노트북 챙겨달라고 하고, 펑크난 일정들 전화해서 죄송하다고 하고, 부모님에게 연락하고, 등등의 일을 했지요.


그리고 면회 온 분들이 시켜준 저녁을 조사실에서 먹고 나서 7시 넘어서 유치장에 들어갔네요.
'



유치장 안에는 원형감옥 형태로 생겨서, 중앙에 있는 경찰들이 반원형으로 배치된 유치장 안을 한 자리에서 다 볼 수 있습니다. 일종의 판옵티콘 모델이더라구요.

유치장 들어갈 때는 소지품을 다 내놓게 하고, 금속탐지기로 몸을 한 번 뒤집니다. 양말도 벗어야 하구요.
소지품 뒤질 때 경찰 분이 자꾸 반말하셔서 "죄송하지만, 존대말 써주실래요?"라고 했더니 "아 네, 그러세요. 알았어요. 당연히 그래야죠."라고 했는데 이게 비꼬는 말인지 정말로 반말 쓰는 걸 반성을 하신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 이후로도 저 말고 다른 분들에게는 대부분 반말을 거의 섞어 쓰시는 걸 봐선 -┌

그리고 유치장 옆방에는 외국인이 한 분 계셨는데 그 분이 뭐라고 말할 때마다 반말로 "시끄럽다. 조용히 해" 등등 다소 폭언을 하셔서,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 분은 말이 안 통해서 얼마나 갑갑할지.


그날은 워낙 피곤해서 들어가자마자 잠들었는데, 저까지 포함해서 그 방에 3명이 있었습니다.
 모포 같은 건 없었지만 난방이 잘 되어서, 뜨뜻하게 잘 자고 있는데 밤 9시인지 10시인진 모르겠지만 좀 자고 있으니 깨워서 모포 받으러 나오라고 해서 모포 받아 와서 깔고 덮고 잘 잤습니다.
오랜만에 11시간쯤은 푹 잔 듯... 다만 불을 다 꺼주진 않아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잤습니다.


아침에 7시인가 일어났는데 일어나서 모포 개서 반납하고 나서 아침밥을 먹었는데, 밥은 국이 고기국이라서 제가 먹을 수가 없어서 밥 김치 무침 같은 거, 이렇게만 먹었습니다.(제가 고기를 안 먹어요;) 김치만 좀 더 맛있었다면 먹어줄 만했을 텐데 -_-

화장실은 유치장 안에 각각 하나씩 있는데, 쪽문을 사이에 놓고 있고 격리되어 있질 않습니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변기에 앉아 있으면 목이나 가슴 위로는 다 보여요. 소리도 다 들리구요. 그리고 그리 깨끗하진 않았습니다.


옆에 다른 분들은 책을 많이 보시던데, 유치장 안에 책이 있고 요청하면 빌려주는 것 같았습니다만-

전 피곤해서 아침 먹고 또 잤습니다. ㅋ

이렇게 뜨뜻한 방바닥에서 일 걱정 없이 잘 기회가 또 어디있겠습니까.


그래서 푹 자는데 한 11시쯤 불러서 나가보니 2차 조사를 하더군요.
면회 온 사람들이 있었는데 딱 시간이 겹쳐서 공교롭게도 조사 전에 보지 못했습니다.

2차 조사는 주로 채증한 사진을 보여주면서 진행되었는데요.
제가 속한 단체에 관한 것도 많이 물어봐서, 그 단체가 이번 행사 주최한 것도 아니고 조직적 연관이 있느 ㄴ것도 아닌데 왜 묻냐고 물었지만 별 답은 얻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얼굴만 몇 번 기자회견이나 집회에서 봤고 서로 통성명 한 적도 없어서 잘 모르는 분 사진을 보여주면서 아는 사람이냐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기자회견 같은 때 본 적은 있는 것 같은데 모른다고 했더니 어제 면회도 왔는데 왜 모르냐고 형사 분이 뭐라고 하길래, (근데 어제 이분이 면회를 왔었나? 기억이;;) 저 말고 같이 잡혀온 박모 씨랑 아는 사이인가보라고 했지요...
근데 계속 추궁을 해서 아 진짜 모르는데 어쩌라고  -ㅂ- 이런 분위기로 좀 하다가
제가 전경버스 앞에 앉아 있는 사진 보여주면서 본인 맞냐고 하길래 맞다고 했지요. 옷이랑 머리가 특이해서 못 알아볼 일은 없겠다고.
그나저나 다른 형사 분이 계속 머리카락 길어서 여자인 줄 알고 여경들이 고생했다고 계속 태클 걸길래 좀 압뷁.


조서 쓰고 나서 의견 진술하는 칸이 있는데, 1차조사나 2차조사나 모두 비슷하게 썼습니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던 듯?

1. 잠깐 동안 가만히 서있는 플래시몹이 왜 연행 이유가 되냐.
2. 해산명령도 안 하고 다짜고짜 연행하는 건 적법하지 않다.
3. 적법하지 않은 것에 항의한 게 공무집행 방해가 되냐.
4. 몸싸움 과정에서 난 손팔 다 긁히고 까지고 상의까지 다 벗겨졌었는데, 경찰들 모자 벗겨지거나 한 것만 얘기하는 건 불공정하다.
5. 사건과 무관한 내가 활동하는 청소년단체 정보는 왜 그리 묻는지 이해가 안 간다.

2차 조사 끝나고 면회 2번 하고, (면회실은 이중 삼중 벽에 막혀 있는데, 서로 말이 잘 안 들려서 마이크 쓰는데, 저쪽 마이크는 고장나서 나오질 않아;; 약간 힘들었습니다.)


점심은 도시락 사식을 사서 넣어줘서 그걸 먹었는데요. 반찬이 더 늘어서, 멸치볶음이라거나 샐러드 같은 게 좀 있긴 했는데, 고기 반찬들이 2개씩 있어서 그건 먹질 못했습니다. 대신 국은 고기국이 아니라 된장국이라 좋았습니다.




먹고 면회 온 사람들이 넣어준 책 (오버 더 호라이즌 ㅋ) 읽고 또 좀 자고 생각하고 그러고 있다가

5시 30분 정도에 저녁밥을 역시 도시락 사식 먹고 있는데 반쯤 먹으니까 석방 명령 떨어졌다고 먹고 나오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반쯤만 먹고 덮고서 나와서 소지품이랑 받고
면회 온 사람들이 양말 넣어줬는데, 양말은 안에 뭐 숨기고 하는 걸 우려한 건지 그걸로 목이라도 맬 거라 생각한 건지, 유치장 안에서는 못 신어서, 나오면서 받아서 신었습니다.

소지품 돌려받고 밖으로 나오니 꽤 쌀쌀하더군요.

어쨌건 마중 나온 다른 활동가들이랑 만나서 저녁을 먹고 귀가. 에구구.

체포 이후부터 28시간만에, 유치장 입감된 지 약 22시간만에 나온 셈이지요.



그나저나 이제 벌금을 때리려나 어쩌려나.................................
만약 검찰이 기소해서 벌금 때리면 국가 손배 신청하기로 이야기하긴 했습니다.





결론 : 연행 그렇게까지 별거 없습니다. @_@ 근데 좀 시간 버리기이긴 한 듯.

그나저나 연행되고 하는 거에 너무 무감각해지면 안 되는데.
Posted by 공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재미있네요..ㅎㅎ^^;
    고생하셨습니다~

    2009.11.16 16: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고생하셨습니다... 푹 쉬고 나오셔서 다행이네요.

    2009.11.16 17:01 [ ADDR : EDIT/ DEL : REPLY ]
    • 쉬어서 다행이긴 했는데 ㅎㅎ
      며칠 더 있어야 한다 그러면 좀 힘들엇을 거 같습니다.

      2009.11.16 19:11 신고 [ ADDR : EDIT/ DEL ]
  3.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 나라 꼴이 왜 이 모양인지요 ㅠㅠ

    2009.11.16 17:34 [ ADDR : EDIT/ DEL : REPLY ]
  4. 공현 ㅠ ㅠ 일단 잘읽었어 훋ㄷㄷㄷ 진짜 억울하기도 하고 경찰이 미친건가 생각이 들기도 하고 =_= 진짜 부당했다 ㅋㅋ 에고에고 공현 언제한번 같이 이거가지고 이야기 꽃을 피워보자구 ㅋㅋㅋ 박여사도 같이

    2009.11.16 20:02 [ ADDR : EDIT/ DEL : REPLY ]
  5. 둠코

    수고했음. 다음엔 잡혀가지 맙시다. 그게 공현잘못은 아니지만, 안그랬으면 좋겠다고.

    2009.11.16 20:04 [ ADDR : EDIT/ DEL : REPLY ]
    • 나도 안 잡혀가려고 했... 큭 기록이 깨졌어

      2009.11.17 14:10 신고 [ ADDR : EDIT/ DEL ]
    • 둠코

      훗 기록을 세워 주겠어. 목표 30대??

      2009.11.18 00:28 [ ADDR : EDIT/ DEL ]
  6. 해밀

    허....너무 고생한다 난 모하는 거지

    2009.11.16 20:38 [ ADDR : EDIT/ DEL : REPLY ]
  7. 하아

    자괴감을 느낍니다
    나는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나..
    나라 녹을 조금이라도 먹지 않았다면 똑같은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물론 생각만이라는 것이 더러운 것이죠

    2009.11.16 21:57 [ ADDR : EDIT/ DEL : REPLY ]
    • 너무 자괴감을 느끼실 필욘 없습니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하는 거죠 ^^;

      2009.11.17 14:10 신고 [ ADDR : EDIT/ DEL ]
  8. 오오 9시 뉴스 오오오 9시 뉴스

    2009.11.17 02:12 [ ADDR : EDIT/ DEL : REPLY ]
  9. 고생하셨습니다. ㅡ0-);; 어린 아이들과 광화문 광장에서 술래잡기를 하면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면, 단체로 잡혀갈지도 모르겠군요. 잇힝!?

    2009.11.17 11:33 [ ADDR : EDIT/ DEL : REPLY ]
    • ㅋㅋㅋ 놀이하기 전에 일제고사로 인해 놀지 못하는 현실을 담은 거라고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면 잡혀갈 겁니다 아마

      2009.11.17 14:11 신고 [ ADDR : EDIT/ DEL ]
  10. 욕보셨습니다.. 적법하지 않은 절차가 있다면 꼭 걸고 넘어가시길..
    가만히 서 있었는데 어떤 시위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경찰의 임의해석같은데;
    포스터에 빨간색이 많고, '지령 전달'이라는 단어때문에 손해본 건 아닐지 농담 반으로 생각해봅니다 -ㅁ-

    2009.11.17 15:46 [ ADDR : EDIT/ DEL : REPLY ]
  11. 짜증나네요. 도대체 뭐가 무서워서 이 난리들인지... 광화문 광장에 순찰도는 의경들만 불쌍하죠. 이젠 군대와 의경 강도가 비슷할듯~ 찔리는 일을 하는 의경들..

    2009.11.17 19:45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러게요- 광화문에서도 청와대까진 꽤 먼데 말이지요... 가만히 멈춰서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폭도로 변해서 폭탄 들고 러쉬할 줄 안 걸까요?

      2009.11.19 18:22 신고 [ ADDR : EDIT/ DEL ]
  12. 당고

    공현ㅠ_ㅠ 고생했어ㅠ_ㅠ
    다음에 연행되면 나도 면회나 갈까......(으응?)
    연행에 무감각해지고 그러지 마, 제발!

    2009.11.18 18:07 [ ADDR : EDIT/ DEL : REPLY ]
    • 면회 와도 별로 할 거 없으 ㅎㅎ

      나도 무감각해지기는 싫은데, 주위에서 자꾸 잡혀가니 영;

      2009.11.19 18:22 신고 [ ADDR : EDIT/ DEL ]
  13. 음 안녕하세요 저도 이 사건 신문기사 읽고 관심을 가지고 블로그에 게시글을 썼는데 엮인글이라고 되어있어서 한번 들렀습니다. 그나저나 읽고나니 우리나라 경찰이 정말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이 드네요. 진짜 좀 갈아엎어야할 정도로 진짜 심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적절하지 못한 비유이긴하지만 요즘시대에 저런식의 대처를 한 경찰은 마치 2차세계대전의 추측군의 독일의 비밀경찰 '게슈타포'가 생각이 나게 하네요;ㅁ;

    2009.12.13 16:10 [ ADDR : EDIT/ DEL : REPLY ]

걸어가는꿈2009. 8. 26. 11:51




  ‘광장’이라는 말을 딱 들었을 때 머리 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마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그런데 과연 ‘한국인 공통’이라고 할 법한 ‘준거 광장’이 존재할까? 즉 “광장이라면 ~~같은 것” 또는 더 간략하게 줄이면 “광장? 아, 이런 거?”라고 조건반사적으로 떠올릴 수 있을 법한 인지도 높은 광장이 있냐는 것이다.

  ‘국민 여동생’, ‘국민 애창곡’ 등등처럼 ‘국민’자 붙이기 좋아하는 습성을 패러디하자면, ‘국민 광장’이라고 불릴 만한 곳. 모두가 큰 부담 없이 이용하고 공유할 수 있는 광장. 그런 곳이 한국에는 존재하고 있을까?
(나는 “국민”자 붙이는 걸 별로 안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인민 광장’, ‘인민 여동생’이라고 했다가는 친북인사로 찍힐 테니, 설렁설렁 넘어가자.)


  ‘국민 광장’으로 그나마 가장 유력한 후보는 시청 광장인 것 같다.
  스케일은 좀 작지만, 몇 년 사이에 또 다른 ‘국민 광장’ 후보로 청계 광장이 치고 올라왔다.
  서울역 광장도 하나의 후보겠지만, 서울역은 KTX 개통 이후 역사가 신축되면서 공간 배치가 많이 바뀌었고, 사실 서울역 앞의 공간은 그냥 사람들이 오가는 넓은 길에 더 가까워 보인다.
  최근 새로 만들어진 광화문 광장도 앞으로 어떻게 운영되느냐에 따라 또 다른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시청 광장이 ‘국민 광장’의 유력한 후보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설? 시청 광장에 있는 거라곤 잔디밭이랑 분수 정도라서 상당히 인상이 흐릿하다. 시설로만 치면 이건 잔디구장이나 축구장에 가까운 느낌이다. 요즘에 시청에서 가장 많이 본 건 전경이랑 차벽인 것 같기는 한데, 살벌한 차벽과 전경부대들은 광장의 이미지에 마이너스면 마이너스지 플러스가 되진 않는다. 바닥에서 물이 솟아나는 분수는 한여름 물놀이용은 될지언정 ‘광장’의 속성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뭐, 서론이 길었는데, 시청 광장과 청계 광장 등이 ‘국민 광장’의 유력한 후보일 수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시설 때문은 아니다. 광장에 기본적인 시설이야 갖춰져야 하지만, 사람들이 광장을 찾는 이유는 시설 때문이라고 하기 어렵다.

  그곳이 ‘국민 광장’일 수 있는 것은 그곳을 사람들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이야기하면 그곳에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모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호헌철폐 독재타도, 2002년 월드컵, 2002년 미군장갑차 살인사건에 대한 촛불집회, 2003년 대통령 탄핵 반대, 2008년 이명박 반대 촛불집회… 사람들이 시청 광장에서 있어온 그 모든 역사들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계 광장이 ‘뜬’ 것도 2008년 촛불집회를 거치면서였다.

  꼭 저런 굵직굵직한 사건이나 집회들을 열거하지 않아도 좋다.
  여하간 광장은 자유롭게 모여서 얘기도 할 수 있고, 캠페인도 할 수 있고, 소풍을 할 수도 있고, 노점을 할 수도 있고, 공연을 할 수도 있고, 전시를 할 수도 있는 곳이어야 한다. 적당한 구경거리나 예술작품이 있는 게 나쁠 건 없지만 그게 광장의 본래 기능일 수는 없다.



(광화문 '공원')



  광화문 광장에 얼마 전에 가봤다. 분수와 꽃밭, 벤치 등으로 가득 찬 ‘광화문 광장’은 광장이라기보다는 공원에 가까웠다.
  그뿐인가. 광화문 광장이 개방되자마자 그 광장에서 집시법 위반이라며 연행되는 일이 일어났다. 이 정도면 시설 뿐 아니라 경찰의 통제도 잔디를 깔아놓고 ‘무단 사용’ 때마다 돈을 받아가고 툭 하면 차벽으로 둘러싸기 일쑤인 시청 광장보다도 더 하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쯤 모두가 부담 없이 사용하고 접근할 수 있는 ‘국민 광장’을 가질 수 있을까?



----------------------------------------------------------------------------


문화연대 쪽에서 써달라고 해서 좀 대충 휘갈겨 쓴 글;   
퀄리티가 그리 높진 않다 ㅡㅡ;;



아래 그림은 마찬가지로 문화연대에서 부탁해서 같이 활동하는 청소년활동가인 '공기'가 그린 그림 ㅎㅎ




Posted by 공현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