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꿈2009. 12. 22. 18:34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에 하도 질문이 빗발쳐서
한 번 정리했습니다 -_-;;;;






Q.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의 내용은?


A.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경기도지역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례입니다.
두발자유(특히 길이에 대한 제한을 금지함), 체벌금지, 자의적인 소지품검사 금지, 학생들의 복지권, 차별금지 등의 많은 학생인권의 내용들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 리고 이러한 학생인권의 내용들이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게 하고 실현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 의무적인 인권교육  ★ 학생인권심의위원회  ★ 규정개정심의위원회  ★ 학생인권옹호관(구제기구. 옴부즈퍼슨)  ★ 학생참여위원회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Q.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언제 시행이 되는 건가요?

A.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현재 경기도교육청 조례제정자문위원회에서 초안을 발표해놓은 상태입니다. 말하자면, "이런 내용으로 조례를 만들려고 합니다."라고 발표한 것이지요.
도교육청에서 발의한 조례가 제정되려면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칩니다.
경기도교육청 -> 경기도교육위원회 -> 경기도의회
경기도교육청에서 조례를 발의하면, 경기도교육위원회가 이를 심의하고, 이 심의 의결 이후에 경기도의회에서 다시 심의, 의결을 하게 됩니다.

경 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시행이 될 수 있을지 없을지, 언제 어떤 내용으로 시행이 될지는 경기도교육위, 경기도의회에서 이 조례가 어떻게 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내년 3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라는 기사 등은, 가장 빠르게 이 조례가 도교육위, 도의회에서 통과될 때를 말하는 것입니다.





Q.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에는 강제성이 없나요?

A. '조례'는 엄연히 법입니다. 법은 '헌법'>'법률'>'명령'>'조례'>'규칙' 뭐 이런 순서로 우열이정해져 있습니다. 조례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정하는 법이고,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의 인권을보장할 의무를 가진 주체로 교장(또는 학교 관리자), 교사, 교육감, 학생 등등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강제성이 없나요?"라고 묻는 것은, 아마도 이 조례를 지키도록 강제할 수단이 있느냐는 의미일 것입니다.
예컨대, 강제이발을 하는 교사는 벌금을 내거나 감옥에 가거나 징계를 받게 되느냐는 것이겠지요. 또는, 두발규제를 심하게 하는 학교는 징계를 받게 되냐는 뜻일 겁니다.

그 러나 안타깝게도 '조례'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정한 법이고, 그 조례를 시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것은 지방자치단체입니다.학생인권조례의 경우에는 교육청이지요. 그러나 지방자치단체가 조례에 근거해서 내릴 수 있는 처벌은 '과태료'뿐입니다. 그 이상의처벌은 법률이나 시행령이 아닌 조례로는 애초에 불가능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두발규제 하는 모든 학교에 과태료, 체벌을 하는 모든 교사에게 과태료...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비현실적입니다.워낙 어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과태료 일일이 물리고 집행하는 것도 불가능할 정도일 것이고, 또 과태료를 물리는 것은 도청이나교육청의 담당직원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잘 할 수 있을지도 의심스럽습니다. 게다가 과태료를 받은 학교가 반발하여헌법소원이나 행정심판을 청구하기라도 하면 법정에서 판결이 날 때까지 기다려야 되고, 그렇게 일이 복잡해지면 학생인권 침해를개선하는 것은 한없이 늘어집니다.

그래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인권실천계획, 인권교육, 규정개정심의위원회, 학생인권심의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서 점진적으로 학생인권 신장을 꾀하고 있습니다.
그 리고 학생인권조례는 너무나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학생인권 침해 사건들에 대응하기 위해 '학생인권옹호관'(옴부즈맨, 옴부즈퍼슨)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인권침해를 당한 학생들이 학생인권옹호관(학생인권에 대한 전문가, 인권활동가, 교수 등이 임명될겁니다.)에게 자신이 겪은 인권침해를 상담하면, 학생인권옹호관은 그 사건을 조사하고 인권침해를 개선하도록 시정권고를 하거나인권침해 피해를 당한 학생에게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게 됩니다. 시정권고를 받은 교육청, 학교, 교직원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그 권고사항을 이행할 의무가 있습니다.

요컨대,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이를 어긴 사람을 즉각 고발해서 처벌할 수 있는 그런 내용은 없습니다.
그 러나 학생인권옹호관의 권고를 계속해서 이행하지 않고 계속 학생인권침해를 일삼는 학교들은 이후에 교육청으로부터 불이익을 받게 될수도 있습니다. 당장 인권침해를 시정하지는 못하더라도 1년, 2년, 5년 등 길게 보면 충분히 인권 상황을 개선할 강제성을가지는 셈입니다. 덧붙여서 학생인권실천계획을 세우면서 도교육청에서 학교에 인권상황 개선을 명령하는 지침을 내리는 등 간접적으로이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들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강제성이 없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강제성은 조금 있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점진적인 개선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일 듯합니다.




Q.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우선, 경기도교육위원회나 경기도의회에 인권에 대한 개념이 없는 꼰대들이 좀 많습니다. (이런 기사를 보세요 -_-;)
학 생인권조례는 일단 이대로는 통과될 가망이 별로 없습니다. 그럼 우리가 이 상황에서 "아 역시 안 돼 ㅅㅂ" 이렇게 좌절하고 있어야 할까요? 학생인권조례의 당사자인 초중고등학생들에게는 물론 선거권이 없지만, 우리들도 우리의 인권을 위해 행동하고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가 직접 행동하고 우리의 힘을 사회에 보여줌으로써 학생인권조례를 통과시킨다면 학생인권조례는 더욱 힘을 받아서 시행될 수 있을 것입니다.

조례가 교육위나 도의회에 상정되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지 말고 학생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학생인권조례가 통과된 이후에는 학생들이 가만히 있어도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말했다시피 학생인권조례는 강제성이 있긴 있는데 그게 그리 쎄지는 못합니다.
학 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이 자기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모이고 행동할 권리, 그리고 학생들이 학교운영이나 교육정책에 참여할 권리 또한 명시하고 있습니다.(사실 이건 한국이 가입한 UN아동권리협약 등에서도 다 명시하고 있는 권리입니다. -_- 이거 갖고 설레발치는 신문, 꼰대들이 좀 글로발 스탠다드에 뒤떨어지죠.)

학 생인권조례가 통과되고 시행되는 이후에도, 학생들은 이 조례의 내용을 적극 활용하면서 인권을 보장하라고 외치고, 요구하며 행동해야 합니다. 그래야 학생인권조례가 '죽은 법'이 아니라 현실에서 힘을 가지고 시행되는 법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학 생인권조례는 너무나 심각한 인권침해 앞에, 주저앉아서 "우리 인권 좀 보장해주세요 젭라"라고 울고 있는 학생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눈물만 닦아줄 수 있을 뿐, 학생들의 인권을 확~ 좋게 할 재주까진 아무리 학생인권조례가 훌륭해도 가지기 힘들 겁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인권 보장을 요구하며 나선다면, 학생인권조례는 그때 그런 행동과 목소리를 지지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그럭저럭 훌륭하게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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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손현유

    감사

    2010.10.28 16:31 [ ADDR : EDIT/ DEL : REPLY ]

걸어가는꿈2009. 12. 17. 18:14

[논평] 실효성 있는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조속히 통과․시행되어야 한다


  지금 경기도 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 경남 등지에서도 민간단체들이 학생인권조례 제정 운동을 하고있으나, 교육청 차원에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하는 것은 경기도가 전국 최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국의 교육현실에서 학생들의 인권은 너무도 쉽게 무시당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인간답게 살 권리를 보장하라는 목소리는 나날이커져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법률 차원에서부터 학생인권보장을 위한 입법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쉬운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조례 차원에서라도 먼저 학생인권 보장의 기틀을마련하고자 나선 것이 훌륭한 일임은 분명하다. 특히 전체 인구 중 약 상당수가 사는 경기도에서 먼저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팔 걷고나선 것은 한국 사회 전반에서 학생인권을 진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경기도 교육청에서 발표된 학생인권조례 초안에는 두발규제, 체벌, 강제적인 자율학습, 급식 등 학생들이 중요하고 또 심각하게생각하는 인권 사안들이 대체로 포함되었다. 또한 학생들의 참여권과 복지에 대한 권리 등이 꼼꼼하게 명시되어 있어 학생인권에 대해어느 정도 충실한 기준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학생인권을 신장시키기 위한 방안들과 구제기구 등도 학생인권조례가 경기도 지역학생인권 신장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준다. 전면적으로 학생들의 참여를 보장한 것 또한 중요한 내용이다. 우리들학생인권을 옹호하고 지지하는 단체들은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학생인권 보장을 위해 실효성 있는 최소한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학생인권조례 초안에 불합리한 두발복장규제의 폐지 등이 완전히명시되지 못한 점이나, 보호자가 학생 본인에 대한 학교 기록을 언제든지 열람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된 점 등은 학생인권의 눈으로볼 때 다소 부족한 부분이다. 조례의 성격상 어쩔 수 없이 강제성이 적은 것도, 지금 당장 인권을 짓밟히고 있는 학생들의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그렇기에 더욱 이 조례에 명시된 학생들의 인권만이라도 보장하기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이제 공청회와 의견수렴을거친 후 경기도교육위원회와 경기도의회에서의 논의를 앞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생인권조례는 경기도교육위원회, 경기도의회에서부결되거나 실효성 없는 조례로 개악되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인간답게 살 권리를 보장받지 못해온 학생들의 현실을 생각해서라도학생인권조례가 실효성 있는 내용으로 한시라도 빨리 통과되고 시행되어야 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만일 현재 초안에 명시된학생들의 권리 등이 논란을 우려하여 누락되거나 모호한 말로 바뀌어 통과된다면, 학생인권에 대한 제대로 된 기준조차 마련되어 있지않은 한국 사회의 현실상 이 조례는 제대로 시행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인권교육, 학생인권개선방안, 구제기구 등도 어느 하나학생인권상황 개선을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이다. 학생인권조례 통과 이후에도 교육청과 학교 등 관련기관에서는 이 조례를적극적으로 집행하고 준수하기 위해 의지와 노력이 담보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마지막으로,우리는 이후로도 학생인권조례 뿐 아니라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학생인권조례는 조례이기 때문에 강제성 문제 등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은 다른 지역에서의 조례제정에 귀중한 선례가 되어야 할 것이며, 전국적으로 학생인권에 관한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앞으로도경기도 교육청을 포함하여 국회와 정부, 지자체들은 열악한 학생인권 상황의 개선을 위한 조치들을 계속 강구해나가야 할 것이다.


2009년 12월 17일

교육공동체 나다,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 경기준비모임,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 경기지부, 인권단체연석회의( ), 청소년 다함께,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평등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평등세상을 상상하는 한신대 학생해방공동체(준),흥사단 교육운동본부

(가나다순)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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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09. 12. 17. 12:43



12월 23일은 다시 또 일제고사 날입니다.
이번 일제고사는 중학교 1학년, 2학년 학생 분들이 본다고 하네요.


일제고사반대 서울시민모임에서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동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23일날 아침8시(헉스, ㅎㄷㄷ...)부터 서울시내 374개 중학교 앞(교문 바로 앞이든, 통학로이든...)에서 25분 동안만 1인시위를 짧게! 하자는 건데요 ^^;;

크리스마스 전전날에 시험을 보러 우울하게 학교에 갈 학생들이
등교길에 일제고사 시험이 문제 있다고 말하는 피켓을 든 사람들을 보고 일제고사의 문제점을 더 잘 알고 교육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했으면 합니다. (어쩌면 고등학생이나 초등학생 분들 등도 주변의 다른 중학교 앞에서 하실 수 있겠죠? ㅋㅋ 서울 외의 지역 분들도 이걸 보시고 같이 하셔도 좋을 거 같네용)


교육을 바꿀 공식 374×25.


일제고사 시험에 반대하는 사람
일제고사 때문에 교사를 짜르는 게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사람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경쟁교육에 반대하는 사람


'민주시민' 여러분 많이많이 참여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ㅎㅎ


서울에 그런 분들 374명이 없을까요, 설마?ㄹㄹㄹ



추신 : 일제고사 당일에 이번에도 체험학습 등이 있는 거 같네요 ^^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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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09. 12. 7. 02:29

학생인권을 위한 조례는 있다?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공현



  올해 경기도 교육계를 후끈거리게 한 이슈 중 하나가 ‘무상급식’ 예산이었다. 경기도 교육감으로 당선된 김상곤 교육감이 공약으로 내걸었고 취임 직후에 추경예산으로 제출한 ‘무상급식’ 예산이 도교육위원회와 도의회에서 전액 삭감되었던 것이다. 무상급식 삭감에서 보여준 몇몇 경기도 교육위원들이나 도의원들의 보편적 복지나 교육권, 사회공공성에 대한 무개념이야 뭐 워낙 많이 까여서 더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무상급식 이슈의 이면에서, 별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았던 예산 삭감이 또 있었으니, 바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예산 삭감이었다. 약 6000만원으로 제출되었던 학생인권조례 예산은 3000만원 남짓으로 50% 정도가 삭감되었다. 몇백억짜리 무상급식 예산이 예산편성에서 논란이 되는 거야 규모상 그럴 수 있다 쳐도, 겨우 몇천만원 수준의 학생인권조례 제정 예산을 굳이 절반씩 깎아내는 이 쪼잔함이라니…. 몇 억 단위에서 노는 무상급식 예산보다 규모가 작아서였을까, 아니면 학생인권 사안은 무상급식 사안보다 덜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되어서였을까, 이유가 무엇이건 학생인권조례 예산 문제는 그 당시에 별다른 논란이 되지도 못했었다. 그나마 절반이라도 남은 학생인권조례 예산 덕택에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순조롭지는 않더라도 어찌어찌 추진되고 있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의 의미

  학생인권조례는 광주, 경남 등지에서 추진되었고, 지금도 광주, 경남 지역에서는 현재 진행형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학생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많은 학생인권 침해가 의미 있는 문제 ― 이슈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학생인권 운동의 흐름은 2005년 광주 학생인권조례 제정 추진 움직임, 그리고 2006년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이 발의한 ‘학생인권법’(초중등교육법 개정안)과 같은 형태로 법제도 속에 학생인권 보장에 관한 내용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추진되고 있는 것, 아니 애초에 주경복 서울시 교육감 후보나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후보의 공약에 ‘학생인권조례’가 포함되었던 것도 그러한 학생인권운동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학생인권조례의 제정은 그동안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 판례, 국제기구의 권고, 인권단체의 주장 등을 통해서 개별적으로 제시되었던 학생인권에 대한 기준을 통합된 법제의 형태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한때 국가인권위원회가 추진했었으나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던 ‘학생인권 지침(가이드라인)’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학생인권이 무엇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조차 부실한 한국 사회 실정에서 학생인권조례의 제정은 학생인권의 구체적 내용과 최소한의 기준을 공식적으로 확인시키는 효과를 지닐 것이다.
  이처럼 공식 확인된 학생인권의 기준은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인권침해 문제를 제기하고 싸울 때 큰 힘이 되어줄 수 있다. 또한 공식적인 규범의 제정은 그 자체로 사회 전체에 대한 교육의 효과가 있어서 학생인권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려고 하는 노력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다른 지역에도 전범이 되어 전국적으로 학생인권조례,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법률이 제정될 수 있게 된다면 최선의 결과가 될 것이다.

  물론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경기도 지역 학생들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그 가장 큰 의의이다. 학생인권에 대한 기준을 확립하는 것 외에도 학생인권조례에 들어가게 될 학생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계획 수립과 집행, 학생인권 상황에 대한 조사와 평가, 학생인권침해 구제기구 설치 등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장치들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도 지역은 평준화 지역, 비평준화 지역, 부유층 거주 지역, 빈곤층 거주 지역 등이 뒤섞여 있으며, 두발규제, 강제적 자율학습, 체벌 등의 대표적 학생인권 문제에서도 상대적으로 심한 지역 중 하나로 꼽혀 왔다. 학생인권조례 추진 소식에 인터넷 등으로 보인 학생들의 열렬한 반응은 이런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 지역에는 한국 전체 인구의 20~25% 정도의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 학생 수도 이와 큰 차이가 나지는 않을 테니,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은 한국 전체 학생들의 약 1/4이 그 적용을 받게 될 학생인권에 대한 법을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학생인권조례는 경쟁, 차별, 폭력에 쩔어 있는 교육 현장에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두발자유를 비롯하여 용의복장의 자유, 체벌금지, 강제적 자율학습, 보충수업의 금지, 학생들의 쉴 권리 보장 등은 학생들에 대한 통제와 학교간 학생간 경쟁을 강화시켜나가고 있는 교육 현실에서 유의미한 태클이 될 수 있다. 인권을 중심에 둔 학교 ―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하는 학교와 경쟁적 학교, 통제적인 학교, 독재적․권위적인 학교는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의 학교 운영 참여, 교육 정책 수립에 참여 등을 보장할 것이다. 이러한 통로를 통해 학생들이 일상적인 학교 운영을 비롯하여 교육 현안에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교육에 변화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또한 학생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질 학생들의 조직 등은 학생 조직화, 세력화를 촉진시킬 수도 있다. 이런 점은 무상급식보다 학생인권조례가 교육 개혁에 있어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에서의 한계

  그러나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제정 과정에서도 여러 가지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다. 우선 조례제정을 위해 꾸려진 자문위원회 구성에서부터 학교 관리자, 교사 등이 상당수 포함되었는데 이 중에 학생인권이나 인권에 대해 감수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이는 어떻게 말하면, 교육자들 중 대부분이 교육에 있어 중요한 인권에 대해서는 무지한 씁쓸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김상곤 교육감의 임기 중에 학생인권조례를 발의하고 논의하여 제정하려고 하다 보니 생기는 문제도 있다. ‘학생참여기획단’을 통해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들으려고 하고 있지만, 사전에 학생인권과 조례 제정 과정에 대해 같이 공부하고 토론하는 시간도 가지지 못하고 온라인을 통해서 학생들의 의견을 모으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연구팀 또한 고작 2개월밖에 안 되는 연구기간 동안에 설문조사, 면접조사, 외국사례조사를 시행하고 조례 예시안까지 만들어 내려다보니 조사 내용을 충분히 분석하고 논의하지 못하고 보고서를 제출해야 했다. 자문위원회 또한 학생인권조례의 내용에 대한 논의는 1달도 채 못하고 조례안을 내놔야 하는 형편이다.
  학생인권조례 제정 과정에서 경기도교육청이 지역 사회, 청소년단체, 교육단체 등을 충분히 잘 활용했는지도 의문이다. 김상곤 교육감은 경기도 지역의 좌파적/진보적 교육단체들과 시민사회의 지지 속에 당선되었고, 이들과 어느 정도의 공조 속에서 정책들을 추진해갈 수 있는 기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 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 제정 과정에서 청소년단체나 교육단체들과 충분히 이야기하고 그 자원을 활용하지 못했다. 일부 교육청 공무원들의 센스 없음 탓도 있겠고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이러한 한계는 이후 학생인권조례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힘을 받지 못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도교육위와 도의회가 학생인권조례 제정 예산을 삭감한 덕분에 부족한 예산도 빼놓을 수 없는 걸림돌이다. 연구팀에 연구비로 주고 나면 자문위원회, 학생참여기획단에 쓸 예산은 별로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래놓고 학생인권조례가 발의되면 졸속 추진이라느니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지 않았다느니 하고 딴지를 걸어댈 교육위원, 도의원이 있을 거라 예상하니, 이거 참, 억울하다고 해야 할지 화딱지가 난다고 해야 할지.

  무엇보다 큰 문제는 제대로 된 내용으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위원들 다수와 경기도의회 의원 다수는 무상급식 예산 삭감, 학생인권조례 예산 삭감 등으로 김상곤 교육감의 정책을 막아설 준비가 되어 있음을 어필해왔다. 또한 경기도의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학생인권법안, (학생회 법제화와 학생의 학교운영참여를 포함한) 학교자치법안 등도 제대로 통과시키지 않은 전력이 있다. 만약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신나게 추진되다가 도의회에서 좌절되거나 하면 학생인권조례에 기대감을 걸던 학생들은 더 큰 좌절과 패배감에 빠질 수도 있다.
  학교 관리자, 교사, 보호자(학부모 등), 학생들 내부에 존재하는 학생인권에 친화적이지 못한 분위기도 문제이다. 연구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학교 관리자, 교사, 보호자 등은 학생들의 학교 운영 참여에는 큰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체벌 금지나 두발자유 등에는 상당히 큰 거부감을 보이거나 반반으로 의견이 갈라졌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도 체벌금지나 (염색 등 허용, 교복폐지를 포함한) 두발복장규제폐지에 대한 거부감이 어느 정도 있다. 기존의 학교 모습과 ‘학생들은 맞아야 말을 듣는다’ 같은 이야기에 익숙해져 있고, 체벌과 두발규제 같은 폭력을 포기하면 학생들을 통제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는 학생인권조례가 제정 과정에서도 (당장 조례 제정 자문위원회 안에서부터!)많은 반발에 부딪칠 수 있으며, 설령 제정되더라도 당장 모든 것이 확 나아지기는 어렵다는 걸 의미한다.
  뻔한 소리긴 하지만 조례로는 해결할 수 없는 좀 더 거시적인 문제들도 엄연히 존재한다. 입시경쟁, 학교서열화, 학벌, 교육예산 부족, 장애차별, 크게는 자본주의․국가주의 등은 도 차원의 조례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지만 학생인권 개선을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학생인권조례는 이러한 것들을 해결해나가는 과정 없이는 그 한계가 뚜렷하다. 예컨대, 조례가 아무리 학생들의 참여를 규정하더라도, 학생들의 참여는 공교육․사교육에서 심야까지 공부해야 하는 현실 때문에 활성화되지 못할 것이며 경제력, 성적, 장애여부 등으로 인한 차별도 그 안에 그대로 존재하기 십상일 것이다.


학생인권을 위한 한 걸음

 광 주, 경남에서의 학생인권조례들 또한 현재진행형이다. 광주도 곧 학생인권조례를 발의하고 공식적으로 논의할 기세다. 이번에 추진되고 있는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광주, 경남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건 도교육청 차원의 계획과 지원 속에 추진되고 있다는 점, 그렇기 때문에 학생인권조례 제정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는 점일 것이다.
  그렇지만 사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김상곤 교육감 본인도 이번에 학생인권조례를 제대로 된 내용으로 통과시킬 수 있을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고 있을 것 같다.(근거는 별로 없다.) 이번에 또 무상교육 급식을 전액 삭감한 도의회의 상황 같은 걸 봐도 딱 그렇지 않은가. 그러나 학생인권조례가 제대로 된 내용으로 교육청 이름으로 공식 추진되고 발표되는 것만으로도 그 파장은 작지 않을 것 같다. 설령 도교육위나 도의회를 거치면서 무산되더라도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연구결과가 존재하고, 제대로 된 학생인권조례안이 발표되는 것만으로도 이후의 학생인권 운동에는 중요한 참고자료이자 성과로 남을 것이다.
  지금도 심각한 두발복장규제, 체벌, 강제야자, 차별, 경쟁 등에 노출되어 있는 학생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나는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당장 통과되지 못하더라도 그 자체는 일단 별 수 없다고 생각한다. 통과되도록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활동을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말이다. 다만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이 설령 도중에 좌초되더라도 학생인권 신장에 그 나름의 기여를 할 수 있으리라 믿으며, 그 기여를 받아먹고 자랄 수 있는 학생인권 운동의 발전에 힘쓰는 것이 내 일일 것이다. 그리고 설령 좌절되더라도 다시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조례 등이 추진될 수 있도록, 내년 교육감 선거에도 좀 신경을 써야 할 일이다. 나도 그렇고, 인권보장을 열망하는 학생들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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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교육연구소의 원고청탁으로 쓴 글이어요 @_@;
쓰다보니 길어졌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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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09. 10. 16. 11:08

[내 말 좀 들어봐] 경기도학생인권조례, 학생 의견을 듣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김상곤 교육감과 조례제정자문위원회에 드리는 제안

하우


김상곤 교육감과 경기도학생인권조례 제정 자문위원들께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경기도에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얼마 전 경기도 교육청에서 학생인권조례제정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교육이란 이름으로, 교육의 가장 바탕이 되어야 할 인권이 무시당하고 있고, 대입이라는 이유로 ‘인권’이라는 말이 저 뒤로 밀려나버린 현실에서 ‘경기도학생인권조례 제정’은 학생인 저에게 나름 기대를 갖게 합니다. 조례가 학교의 교칙보다 상위법이니까 온갖 억지를 부리고 있는 교칙들도 수정이 될 수 있고 게다가 학생인권에 대한 선생님들의 인식도 조금은 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기대를 품고 지난 9월 25일 있었던 경기도학생인권조례 제정 추진대회에 참석했어요. 그런데 조례제정위원회를 소개할 때 보니 의아한 생각이 들더군요. 위원 중에는 국가인권위에서 일하시는 분, 학교 교장선생님, 고등학교 교사, 인권활동가들까지 계셨지만, 정작 학생대표는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학생인권조례에 관련된 분들-선생님부터 인권활동가까지-이 모두 계셨지만 막상 직접적 당사자인 학생들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것부터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학생인권조례 제정에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최우선 반영되어야 하니까요.

위 사진:지난달 25일 열렸던 ‘경기도학생인권조례 제정 추진대회’에 참여한 학생들이 조례 추진 계획을 관심있게 듣고 있다. (사진 출처: 교육희망)


그래도 이왕 추진하는 거 모두가 만족할 수 있게끔 제대로 조례가 만들어졌음 좋겠어요. 그래서 몇 가지 의견을 전하려고 합니다. 우선 바라는 점은 인권조례를 제정하기에 앞서 좀 더 구체적인 실태조사가 있었으면 해요. 그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조례를 만들어 주세요. 저희 학교를 예로 들어보면, 여학생들의 바지 착용이 가능하기는 한데 조건이 달려있어요. 다리에 꼭 가려야 할 상처나 흉터가 있어서 의사의 진단서를 끊어온 경우 선생님들이 상처나 흉터 정도를 보고 최종 판단해서 허가해 주도록 하고 있는 거예요. 이러다 되니 사실상 바지를 입고 싶어도 못 입는 학생들이 대다수입니다. 만약 정확한 조사 없이 조례를 제정한다면 이런 상황들은 전혀 개선되지 않을 거예요. 또한 조례에 담긴 조항들이 구체적이어야 우리가 실제로 학교에 개선 요구를 할 때나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개선 노력을 할 때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또 하나는 아까 말한 것처럼 학생들의 의견 반영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를 만들 때 학생들의 참여를 위한 방법으로는 인터넷을 통해 글을 올리거나, 학생참여단에 들어가 활동하는 방법이 있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에서 실시하고 있는 학생인권실태조사 중간 집계 결과를 보면, 경기도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다는 사실을 아는 학생이 많지 않았어요. ‘아예 모르거나 잘 모른다’는 학생이 ‘안다’는 학생에 비해 6배쯤 많은 걸로 확인된 거죠. 결국 대부분 학생이 조례 제정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는 거예요. 조례제정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들을 봐도, 경기도 학생들이 지난달 25일 추진대회 현장에 가서야 조례가 추진 중이라는 걸 겨우 알았다는 의견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학생인권조례에서 가장 주체가 되어야 할 학생들이 오히려 객체가 될 수밖에 없어요. 학생인권조례의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학생들이 좀 더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각 학교를 통해서, 그리고 10대들이 많이 찾는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 홍보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위 사진:경기도학생인권조례 홍보 포스터


그리고 ‘학생 참여단’의 영향력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학생들의 의견을 ‘듣는다’ 차원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간다’는 의미를 실현할 수 있게끔 학생참여단을 만들고 꾸려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학생대표의 발언과 교장선생님의 발언이 동등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거죠. 그것이 바로 학생인권조례 제정의 또 다른 의의가 아닐까 생각해요.

경기도학생인권조례 제정 추진대회에서 나누어준 책자를 보니, 일본 가와사끼 시(市)에서 제정했던 ‘아동인권조례안’이 부록으로 실려 있더라구요. 가와사끼 시(市) 조례안에는 일종의 실행기구인 ‘권리위원회’를 만들어서 활동을 지원한다는 내용도 들어있었습니다.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조례안이 그저 종잇조각에 지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도 되는데,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이런 권리위원회를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물론 만들어진 뒤에는 충분한 지원도 필요하구요. 인권침해를 당한 학생이 구제를 요청할 수 있는 절차도 잘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19살 때까지 머리와 옷은 물론 심지어 가방에서부터 신발, 양말, 속옷까지 남들이 정해준 대로 따르던 아이들보고 20살이 되면 땡! 하고 “자, 이제 너는 성인이니까 자유와 책임을 줄께.”라고 말한다고 그 아이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와 책임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요?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해주는 것도 중요한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이번 경기도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제정이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끄덕끄덕 맞장구] “시민은 자기 자신에게 가장 엄격하다.”

하우 님, 글 잘 읽어보았어요. 저는 경기도학생인권조례제정 자문위원으로 결합하고 있는 인권활동가에요. 조례를 제정하는 과정에서 유념해야 할 점들을 요목조목 짚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하우 님의 말처럼 자문위원으로 결합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학생대표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저 역시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런 저런 여건으로 그 제안은 실현되지 못했답니다. 조례제정자문위원회가 아무리 역할을 잘 해낸다 하더라도, 학생들에게 제 몫의 자리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거예요. 저 역시 그 점에 대해서는 공동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래도 ‘학생참여기획단’이 곧 구성될 테니까 아쉽지만 그렇게라도 학생들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힘쓸게요. 하우 님도 학생참여기획단에 꼭 함께하셔서 적극적인 역할을 맡아주셨으면 합니다.

청소년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1위인 나라에서, 지난 5년 사이 성적 비관으로 자살한 학생 수가 4.25배나 증가한 나라에서, 체벌이나 강제야자, 부당징계가 끊이지 않는 나라에서, 분노의 출구를 찾지 못한 학생들이 약자를 찾아 괴롭히는 일이 갈수록 잦아지는 나라에서, 학생인권은 여전히 도달하지 못한 꿈입니다. 게다가 현 정부의 교육정책은 학생인권과는 정반대로 굴러가고 있습니다. 그만큼 도교육청 차원에서 최초로 추진되는 학생인권조례 제정 시도는 각별한 주목을 받을 만합니다.

교육기본법도, 초중등교육법도 모두 학생의 인권이 교육과정에서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학생인권의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 학생들이 어떤 권리를 누릴 수 있는지가 분명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권리가 의미 있으려면 권리를 침해당했을 때 적절한 절차와 수단을 통해 권리를 회복할 수 있어야 하겠지요. 그런데 현재의 법률은 구체적인 구제절차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부와 교육청과 학교가 법의 정신을 거슬러 학생인권을 무시하는 결정을 내려도 이를 막을 재간이 전혀 없습니다. 그만큼 구체적인 권리 내용과 권리회복절차를 담은 조례가 만들어지는 일이 중요합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자문위원회는 학생인권조례안을 만들어 김상곤 교육감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안을 만들기까지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그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것이 자문위원회가 다짐한 약속인데...... 아직까지 그 약속에 걸맞은 발걸음이 이어지지 못했네요. 더 많은 학생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와 학생참여기획단의 본격적인 구성을 서둘러야겠습니다.

스페인 오렌세 지방에 위치한 <벤포스타>라는 어린이공동체는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시민법 조항을 추가해가면서 어려움을 이겨내 왔다고 합니다. 그 시민법 1조는 “시민은 자기 자신에게 가장 엄격하다.”라는 조항이라고 해요. 자유의 공기를 흡입하고 권한을 부여받은 시민이라면, 권리를 존중받고 제대로 행사해볼 기회를 가진 시민이라면 성숙할 기회를 충분히 누린 결과로서 책임을 질 줄 알겠지요. 학생인권조례가 꿈꾸는 교육의 모습도 그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인권조례안이 제대로 만들어지기 위해서도, 경기도 의회 통과라는 최종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도 학생들의 참여와 활발한 의견 개진은 꼭 필요합니다. 설령 학생인권조례가 도의회를 통과하지 못해 제정 시도가 주저앉는다 해도, 조례 제정을 계기로 학생인권에 관한 관심과 대안 모색의 기운이 후끈 달아오를 수 있다면 결실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거예요. 다른 지역에도 참고할 만한 선례를 남길 수 있을 테고 말이에요.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함께 만들어나가요.


덧붙이는 글
하우 님은 수원시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청소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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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오름 제 174 호 [기사입력] 2009년 10월 14일 13:06:06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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