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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10 문득, 연애관계에 대해 (4)
울것같은꿈2009. 1. 10. 12:23

DAUM 만화속세상, <If thou must love me>(팀 풍경) 3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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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장면을 보다가 문득 예전에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사랑의 유효기간이 1년 반~2년이라나 뭐라나...
흔히 연애감정을 느끼고 연애를 할 때 호르몬 분비를 측정해보면,
그런 상태가 지속되는 건 평균적으로 18개월~2년 정도이고, 길어야 3년 정도다, 뭐 그런 이야기다.

비슷하게, 생물학적/통계적 데이터에 따라, 사람이 한 성적 대상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기도 대략 2~3년 정도라고들 한다.


 
*
그런데 '한 성적 대상에게 집중'해야 할 이유는 또 없지 않나, 싶다.
독점적 성애적인 관계가 강제되어야 할 이유가 없으니까.
다자사랑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사람도 많겠지만, 현재의 독점적 연애 관계의 틀 속에서 형성되는 연애나 사랑에 대한 관념을 버린다면 그렇게 무리한 일도 아니다.
사람의 감정이라는 게, 관계에서 어느 정도의 독점욕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예컨대, 친구랑 같이 놀러가려고 했는데 그 친구가 다른 친구와 선약이 있어서 안 된다고 하면 서운하다거나 = 그런 것도 포괄적으로는 약한 독점욕 발현이다.)
역시 정도와 협상의 문제.


*
그러나 연애에서 관계의 밀도(그걸 시공간으로 측정하든, 어떻게 측정하든.)가 중요한 것이라고 한다면,
물리적인 한계(그러니까, 스케쥴상의... 스케쥴은 시공간적인 문제다.)는 중요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특정한 기준 이상으로 관계의 밀도가 짙어져야만 연애라고 규정한다면 말이지.

하지만, 연애와 연애 아닌 것 사이의 분별이란 건 사실 자의적이고 모호하다.

'성적인 관계나 행위'의 유무라고 딱 잘라 말할 수도 없지 않은가?
어떤 것을 애인, 어떤 것을 친구, 그런 식으로 분류하는 것은 다분히 이 사회에서 개발된 편의적인 방식인 것 같다.

그런 것을 굳이 세밀하게 구별하지 않아도 되고 두루뭉실하게 지낼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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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관계가 시간이 흐르면서,
처음에는 보기만 해도, 듣기만 해도, 닿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던 마약하는 듯한(?) 느낌이었다가
점차 좀 더 일상적인 관계가 되어가는 건 사실일 것이다. 

그런 변화 없이 강렬함(??)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비일상성이 지속되어야 하는데, 그건 변화무쌍한 짝사랑이라거나 강력한 방해요소가 존재해서 관계의 원활한 성립과 소통이 어려워야 한다. (대표적인 예 ; 로미오와 줄리엣)

하지만 그런 일상성 자체에서 또 다른 가치를 발견해나간다.
그걸 뭐 '정'이라는 식으로 이름붙이고 싶진 않다. 부정확하다. -_-
"내 삶의 깊은 곳이 너와 같이"라는 감정이랄까. 분리 불가능하다는 느낌. 그 사람이 없는 삶을 상상하기 어렵게 되는 과정.

그리고 일상적인 관계에서도, 기분이 좋고 두근거리는 일은 얼마든지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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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연애의 종말 (일편단심화 - 침묵님)
난 아주 꼭 맞는 관계를 원하진 않는다.
"사랑은 처음 느낌 그대로만을 간직하려는 것보단 변해가는 모든 것까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해" (동물원 '사랑은')

꼭 맞는 관계라는 건 계속해서 생겨나는 어긋남만을 미래에 남겨둘 것이고, 잘해야 현상유지가 될 것이다.
나는 더 여지가 많은 관계가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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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가벼워지고 싶다고 생각한다.
가볍게, 어쩌면, 누군가의 눈에는 경박하게, 욕망과 마음들을 놓아두고 싶다.
쾌락주의적 맥락에서(사실 나는 쾌락주의자로 분류할 수 있다) 세상을 단순화시킨다면 모두가 어느 정도 가벼워져가는 것이 이상적일 수 있다.

그러나 나를 존재케 하는 건 관계이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로 내가 있는 이상, 단숨에 그렇게 가벼워질 수는 없다.
내가 의미없다고 하는 것도 다른 사람에게 의미가 있다면 고려해야 하고,
내가 의미있다고 하는 것도 다른 사람이 의미 없다고 하면 협상해야 한다.

그런 게 관계이고
그런 것들이 내게 무게를 부여해서 지금 이 사회에 머물 수 있는 무게를 가지게 한다.



*
나는 지금 여기서 행복하다.
총체적으로 내 삶을 긍정할 수 있을 것 같기에 행복하다, 라는 것도 물론이지만.(이것이 내가 몇 년전부터 찾은 행복의 답이다.)

사랑을 하고 있기에 즐겁고, 행복에 보탬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가면 속의 수수께끼 (우에시바 리이치) 中


그래서 이 글의 카테고리 분류는 '울것같은꿈'이다(...)




추신 : 가면속의 수수께끼 구해서 보고 싶은데...  ㅠㅠ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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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지막에 붙여놓은 만화 보니까, 누가 생각나네. ㅋㅋㅋㅋㅋ

    2009.01.13 01:42 [ ADDR : EDIT/ DEL : REPLY ]
  2. j

    공현님도 사랑에 종류가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아가페, 에로스 등)

    2009.05.14 21:31 [ ADDR : EDIT/ DEL : REPLY ]
    • 종류라는 건; 그냥 사람이 특정 기준을 가지고 하는 분류일 뿐이지요 -_-;
      그런 의미에서, 아무 기준이나 만들어놓으면 그 기준에 따라 종류가 갈라지겠죠.
      뭐, 애초에 '사랑'이란 말을 재정의해버릴 수도...
      개념이란 건 쓰기 나름인 거니까요.
      "언어는 그 사용이다"- 비트겐슈타인;;

      2009.05.15 02:21 신고 [ ADDR : EDIT/ DEL ]
  3. 비밀댓글입니다

    2010.03.17 23:52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