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꿈2012.03.10 00:58

학생인권조례 없애기 나선 동아일보

[기고] ‘곽노현 흔들기’ 도구화를 멈춰라

공현(아수나로) 2012.03.09 17:50


동아일보가 연신 “학생인권조례는 무효화됐다”는 식으로 단정 짓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지난번에 초중등교육법이 개정되어 교육감의 학칙인가권이 사라진 것을 두고 하는 이야기이다. 동아일보는 <학생인권조례 사실상 효력 잃었다>라는 기사를 2월 28일 1면에 배치한 데 이어, 3월 8일자 기사에서도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학교장 권한으로 학칙을 제정 또는 개정해 두발과 복장을 규제할 수 있도록 만든 상위법을 고려하지 않고 인권조례만 설명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라고 교총 측의 말을 인용 보도하며, 계속해서 학생인권조례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으로 효력을 잃었다는 주장을 유포하고 있다. 더욱 악의적인 것은, 동아일보가 기사의 전체적인 맥락이나 논조가 단지 ‘조례’가 효력을 잃었다는 것이 아니라 학교장이 학생인권을 학교 규칙에 따라 얼마든지 자의적으로 제한 침해할 수 있다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인권조례는 무효화됐다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 해당 법률 개정에 직접 참여한 국회 교과위 소속 국회의원인 권영길 의원은, 정책 논평에서 “초중등교육법 8조가 ‘법령의 범위에서 학칙을 제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 ‘법령’에는 지방자치 조례가 포함 되는 게 당연한 법 상식”이라고 밝혔다. 교육감의 학칙인가 절차만 없어졌을 뿐이지, 학교장이 학칙 제개정에서 학생인권조례를 지켜야 할 의무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와 다른 견해, 즉 “법령”에 조례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다. 초중등교육법 8조에 따라 학교장의 학칙 제개정을 할 때 조례를 얼마만큼 준수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순전히 법리적 측면에서는,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은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말로, ‘순전히 법리적’으로 접근한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하게도, 초중등교육법에서 교육감의 학칙인가권이 폐지된 것이 곧 학생인권조례의 무효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교육감이 학교의 학칙을 인가하는 절차가 없어짐으로 인해서 교육감이 학생인권 보장에 긍정적인 경우에 학교들의 학칙 내용을 강제할 수단이 약화되었을 뿐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만일 교육감이 학생인권에 부정적인 경우에도 학교들의 학칙은 거기에 휘둘리지 않게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마치 이번 초중등교육법 개정으로 인해 학생인권조례가 바로 무효화되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 동아일보야말로 ‘허위사실 유포’ 중이며 법체계를 우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학생인권조례가 무효화되려면, 해당 조례가 상위법을 위반하므로 효력을 상실한다는 법원의 판결을 받거나, 정해진 절차를 거쳐서 조례가 폐지되어야만 한다. 그러기 전까지 여전히 학생인권조례는 교육청의, 학교의, 학교장의, 교사의, 학생의 권리와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유효한 법이고 기준이다. 조례는 여전히 학교장이 지켜야 할 법들 중 하나인 것이다. 교육감의 학칙인가권 폐지를 놓고서 일부 학교장들이 “나는 조례든 법이든 다 쌩까고, 교육청에서 직접 날 징계하려 들지 않는 한은 학생인권을 침해하겠다”고 고집을 피울 생각일 수야 있겠지만, 그 행위가 학생인권조례를 위반하는 ‘불법’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학교장들이 학생들에게는 “규칙을 지켜라”라고 떠드는 게 얼마나 교육적인 일일지도 의문스럽기는 하지만 말이다.

학생인권조례가 없어도 학생인권 보장은 학교의 의무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이러한 호도도 문제지만, 마치 “학생인권조례만 무효가 되면 학교들은 학칙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는 식의 동아일보의 논조와 그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일부 학교장들의 모습은 더욱 심각한 문제이다. 학생인권조례가 없더라도 학생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학교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과 기관들에게는 인권을 존중할 윤리적이고 당위적인 의무가 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기본적 권리, 인권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자 약속이기 때문이다.
국가의 경우는 한 발 더 나아가서 그 국가의 사람들의 인권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존중.보호.실현의 의무를 지고 있다. 존중은 국가가 사람들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고, 보호는 사람들의 인권이 타인에 의해 침해당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며, 실현은 인권이 실질적인 권리로 기능할 수 있도록 자원과 조건을 제공하고 촉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의 일부인 공교육 시스템인 학교 역시, 유사한 의무를 지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자면 학교 교육 과정에서 체벌이나 자의적 소지품검사 등으로 학생들의 인권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존중의 의무이고,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다른 학생에 의한 폭력.차별.괴롭힘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보호의 의무이고, 학생들이 학교에서 교육에 참여하는 데 경제적으로나 무엇으로나 어려움을 겪는 경우에 이를 지원하고 교육활동을 장려하는 것이 실현의 의무라고 할 수 있다.
본래 조례가 없어도, 헌법과 법률의 차원에서만 보더라도 학교는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해야만 했다. 한국 정부가 비준하여 국내의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 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도 아동의 권리, 예컨대 동아일보 등에서 집요하게 문제제기하고 있는 “집회 결사 사상의 자유”라거나 “사생활의 자유” 등을 똑똑히 밝히고 있으며, 제28조에서는 직접적으로 “당사국은 학교 규율이 아동의 인격을 존중하고 이 협약을 준수하는 방향으로 운영되도록 보장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애초에, 유엔아동권리협약을 엄격하게 상위법으로서 적용했다면 과거 체벌을 허용했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같은 것이야말로 상위법 위반이 됐을 것이다.
국내에서도 오랜 학생인권운동의 성과로 만들어진 초중등교육법 제18조 4항에서는 학교가 헌법과 국제조약에 명시된 학생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학교 규칙이나 학교 운영 등에서 학생들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교육청, 교육부, 개별 학교들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시정권고, 정책권고를 개진해왔으며, 국가인권위원회법은 제25조에서 “권고를 받은 관계기관 등의 장은 그 권고사항을 존중하고 이행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에서 “국민의 권리”를 선언한 여러 조항들에 대해서는 굳이 더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러한 법적 사실들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인권이 잘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교 현장에서 징계의 위험 등을 무릅쓰고 저항하는 행동에 나서야만, 또는 지역 교육청에서 학생인권에 긍정적인 교육감들이 취임해야만 학생인권 상황이 개선되곤 했다. 그리고 지역에서는 학생인권조례를 만드는 운동을 벌이고 학생인권조례를 입법시켜야만 했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인권 보장을 원활히 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인 것이다. 학생인권조례가 없어진다거나, 교육감의 학칙인가권이 사라진다고 해서, 학교가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무가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것은 마치 철도가 영업을 정지한다는 게 이동의 자유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 것과 같다.



‘곽노현 흔들기’ 도구화를 그만둬라

나는 이러한 모든 사실들을 외면하고 학생인권조례가 무효화되었다는 식으로, 그리고 학교장들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식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기에 급급한 동아일보의 보도가 명백한 왜곡 보도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판단한다. 일부 학교들에서는 학교장이나 교사들이 동아일보의 이런 왜곡 보도를 가지고서 학생인권조례를 지킬 필요가 없다거나 학칙을 개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형편이다. 동아일보에 주장에 속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왜곡 보도를 일삼는 동아일보만 보지 말고 스스로 정보를 찾아보고 판단을 해보라고, 특히 인권에 대해 교육도 좀 받고 공부 좀 하시라고 권하고 싶다. 만일 알면서도 그러는 이들이 있다면 이는 매우 기만적인 행태이고 교육자의 자질이 의심스럽다 해야 할 것이다.
요즘 동아일보의 관련 기사들을 보면, 솔직히 동아일보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을 공격하기 위해서 무작정 선정적인 기사들을 투척하거나,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vs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구도를 만들기에만 여념이 없어 보인다. 정작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진지한 분석이나 학생인권에 관련된 법적 교육적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보도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다. 동아일보가 학생인권 보장에 대해 조심스럽거나 부정적인 ‘소신’을 가지고 있다면, 차라리 학생인권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깊이 있는 탐사 보도를 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도 보탬이 되고 담론의 수준이 나아질 것이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그러기보다는 이를 ‘곽노현 흔들기’ 도구화하는 데만 급급하다. 나도 여러 사정상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란 인물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리고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학생인권이 곽노현이라는 인물 하나의 것인 양 엮는 동아일보를 비롯한 언론들의 행태가 불쾌하다. 10만 서울시민들의 주민발의와 사람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서울학생인권조례, 6년동안 지역에서 소통하고 힘쓰며 만들어온 광주학생인권조례, 전국 최초로 만들어져 지난 1년여 동안 학교를 바꾸는 계기가 되어온 경기학생인권조례 등과 더불어, 수많은 학생들이 십 수년, 아니 수 십년을 요구하고 운동하며 만들어온 ‘학생인권’을, ‘인권이 꽃피는 학교’에 대한 꿈을, 그런 식으로 취급하며 왜곡하지 말기를 바란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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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차라리 학생인권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깊이 있는 탐사 보도를 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도 보탬이 되고 담론의 수준이 나아질 것이다.

    2013.03.12 14:53 [ ADDR : EDIT/ DEL : REPLY ]

흘러들어온꿈2011.06.10 10:23
안티조선 운동사 - 10점
한윤형 지음/텍스트



‘또 하나의 역사’ 『안티조선 운동사』 소개글인지 서평인지


『안티조선 운동사』 서평을 쓰려고 개요를 간단하게 메모해보았다. 하지만 그 개요로 글을 다 쓰지 못하고, 몇 번이고 그 개요를 다시 쓰고 다시 썼다. 도무지 리뷰의 맥락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건 『안티조선 운동사』의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일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안티조선 운동사』에 일부 그 책임을 돌리고 싶다. 『안티조선 운동사』에는 읽는 이들에게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르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안티조선 운동사』를 읽으면서 ‘독후감’에 이런 내용을 넣어야지, 하고 메모했던 많은 것들이 도무지 하나의 통일성과 논지를 가지고 정리되지 않는 상황과 씨름해야 했다. 읽은 이에게 단일한 메시지를 주기보다는 여러 가지 생각의 소재를 제공해주고 새로운 생각들의 계기가 되어주는 것, 그건 역사책에 있어서는 차라리 장점이 아닐까? 그래서 그냥, 욕심을 버리기로 했다. 그냥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몇몇 생각들이나 지점들 중에서 소개할 만한 것들 두엇을 골라서 소개하는 걸로 서평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역사”


『안티조선 운동사』의 표지에 적혀 있는 부제는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역사’이다. 책을 처음에 집어 들었을 때는 너무 부제가 거창해서 고개를 갸우뚱했더랬다. 15~20년 남짓한 사회운동의 역사를 정리한 책을 가지고 ‘또 하나의 역사’라니, 너무 스케일이 크지 않은가?

하지만 책을 다 읽은 후에는 그 부제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게 됐다. 다른 독자 분들도 그럴 것이다. 『안티조선 운동사』는 단순히 안티조선 운동이라는 사회운동에 대한 역사 정리에 그치지 않는다. 1990년대 초반 ~ 2000년대 후반까지 한국 현대사에 대한 ‘안티조선 운동’ 관점에서의 조망이며 한윤형의 정치평론이다. 그리고 특히 노무현 정부(나는 사실 노무현 정부가 안티조선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처음 알았다;)에 대한 한 안티조선 운동 참여자의 평론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이 책은 안티조선 운동이란 프리즘으로 바라본 지난 15년간의 ‘역사’에 관한 기록이다.”(p.15. 여는 글.)


예를 들어서, 다음은 『안티조선 운동사』에서 노무현 지지층에 대해 서술한 부분이다.

“이 ‘집단’에 대해 좀 더 파고들어 보려 한다. 어쩌면 이들이야말로 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 강준만의 ‘실명 비판’과 진중권의 ‘키보드워리어질’은, 심지어 《조선일보》와 전쟁을 벌이며 나온 노무현의 개혁 정치조차 ‘그것’을 받아들이고 열광할 준비가 된 ‘집단’이 없었다면 무의미했다. 물론 강준만, 진중권, 노무현, 그리고 기타 여러 등장인물들은 이 ‘집단’의 정서를 구체화하고, 정교화하고, 더 큰 덩어리로 만든 공로가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 ‘집단’의 열망에 주어진 ‘해답’으로 존재했을 뿐이지, 그 주인공은 아니다. 우리는 지금 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pp.248~249)


즉 한윤형 씨는 『안티조선 운동사』를 운동사인 동시에 안티조선 운동과 노무현 정부가 탄생한 사회적 정치적 맥락에 대한 해석 또는 평론으로 위치 지우고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을 안티조선 운동의 자료를 모으고 기록한 ‘백서’나 사료 모음, 또는 역사기록 정도로만 취급할 수는 없다. 그러면서도, 『안티조선 운동사』는, 비록 중간중간에 자연스럽게 저자 ― 한윤형 씨의 정치적 견해나 평론, 그리고 논설이 삽입되어 있긴 하지만, 안티조선 운동에 대한 기록과 평가라는 틀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나라면 이런 식으로 글을 쓰려면 아마 어느 정도에서 균형을 잡아야 할지 아주 그냥 머리가 빠지도록 고민을 했을 것이다. 한윤형 씨가 실제로 작업 과정에서 그런 부분 때문에 고생을 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그 결과물인 이 책 안에는 특별히 망설이거나 어려워 한 듯한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건 아마도 한윤형 씨 자신이 안티조선 운동의 참여자였으며 안티조선 운동을 통해서 정치적 사회적 의식이 성장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작업이었을 것이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극우 헤게모니론을 근거로 《조선일보》를 기타 신문과 구별하는 논의가 여전히 유효한지는 더 따져 봐야 할 문제다. 왜냐하면 우리는 최장집 사건에서 《조선일보》의 ‘마지막 기동전’을 보았으며, 그 후에도《조선일보》의 과장․왜곡 보도의 수준이 《중앙일보》, 《동아일보》와 현격히 다른 수준인지를 설명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극우 헤게모니가 작동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의 실행자로 《조선일보》를 지목해 낼 수 있을지는 알수 없다.”(p.128)


어쩌면 나도 ‘조중동문’의 ‘기동전’의 피해자 중 하나라고 슬쩍 한 숟갈 얹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010년 7월 동아일보가 주도하고 조선일보, 문화일보, 세계일보 등이 가세했던 ‘아수나로-진보교육감 공격’ 때문이다. 이른바 ‘진보교육감’ 당선 이후, 그들을 까기 위해서 아수나로의 일제고사/교원평가제 반대 행동 등에 관해서 ‘홍위병’ “청소년들이 날뛴다.”라는 식의 보도를 대대적으로 내보냈던 것이다. 동아일보는 심지어 1면까지 사용해주었고 조선일보도 2면과 사설 등에 자리를 내며 아수나로가 어떤 단체인지 소개까지 해주셨다.

아수나로는 주민직선 교육감들이 선출되기 이전부터 일제고사 반대 행동을 했고 교원평가제에 대해 (더 급진적으로, 점수화하는 평가가 아닌 학생들이 직접 학교운영, 교원인사 등에 참여해야 한다는 취지의)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었다. 일제고사 반대 행동 같은 경우도 2008년 10월이나 2009년 3월의 활동이 규모 면에서나 실천 방법(농성, 오답선언, 등교거부 등) 면에서나 가장 컸다. 그런 점들에 비추어 볼 때 그 보도는 다소 생뚱맞은 일이었다. 서울시 곽노현 교육감 등 취임한 지 얼마 안 된 이른바 ‘진보’ 교육감들이 7월 교육부 일제고사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던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랬다. 물론 최장집 사건 같은 데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이것도 ‘극우 헤게모니’에 위협이 될 만한 이른바 ‘진보 교육감’들을 공격하기 위한 일종의 기동전이었다고 할 수 있으리라.

그러나 『안티조선 운동사』의 지적대로 과연 지금 시점에서 조선일보가 그러한 ‘극우 헤게모니’의 대표적 주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아수나로를 대대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한 게 동아일보였듯이, 오히려 동아일보나 문화일보 등이 그러한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이미 언소주, 행언련 등 지금의 언론운동은 사실상 ‘조중동’ 내지는 ‘조중동문’ 등에 대한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사실 『안티조선 운동사』를 읽으면서 내게 가장 생소하게 다가왔던 것은 동아일보 이야기였다. 내가 운동을 시작한 게 2004~5년 무렵, 그리고 사회적인 여러 사안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게 길게 잡아봐야 2002년 정도이다. 그리고 그때는 이미 2000년 10월, 한겨레신문 정연주 논설위원의 손에서 탄생했던 “조중동”이라는 조어가 굳어진 시점이었다. 이명박 정부 이후 동아일보는 높은 빈도로 조선일보보다 더 악의적인 보도를 해왔다. 따라서 동아일보가 조선/중앙보다 더 개혁적인 위치에 있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은 좀 낯설게 들릴 수밖에 없다.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안티조선 운동사』를 읽어보시라. 『안티조선 운동사』는 조선일보 이야기 뿐 아니라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이 어떤 역사를 거쳐서 지금과 같은 형태를 갖추게 되었는지도 설명하고 있다.



진영 논리를 넘어


“이런 논리에 다가서면, 여기에는 ‘우리 편은 우리 편이니까 옳고, 상대편은 상대편이니까 그르다’는 자폐적인 답밖에 남지 않는다.”(p.268)

“참여정부는 대단히 미심쩍은 논점을 손에 쥐고서 조중동과 분쟁을 일으켜 그들의 몰상식함을 이끌어 냈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자신들이 옳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를 반대한다면 이런 저열한 의사소통 방식을 넘어서야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조선일보》를 반대하는 것이야말로 바로 그 저열한 의사소통에 동참하는 일이었다. 소위 개혁 언론들은 참여정부가 그어 놓은 전선에 따라 별수없이, 혹은 자의에 의해, ‘조중동과의 전쟁’에 적극 협력했다. 이를테면 공정한 잣대로 쌍방을 평가하지 못하고 ‘패싸움’에 휘말린다는 인상을 주었던 셈이다. 그 결과 참여정부를 열렬히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점점 더 ‘《조선일보》 비판’ 활동을 냉소적으로 바라보게 됐다.”(pp.361-362)

“본질적으로 볼 때, 안티조선 운동은 《조선일보》의 보도 행태로 대표되는 기존 매체의 저급한 편향성을 극복해야 했다. 그 점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이 운동이 실패했다고 감히 말하는 것이다. …… 안티조선 운동은 《조선일보》를 비판함으로써 한국 언론들에게 중론이나 여론을 관성적으로 대변하고 답습하는 것을 넘어 공론을 형성하려는 노력을 강제해야 했다.”(p.464)


『안티조선 운동사』가 반복해서 주문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우리의 운동이, 정치가, 언론이, 담론이, ‘진영 논리’를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다. ‘안티조선’은 공정성과 당파성의 두 가지 측면에서 조선일보가 취해오던 왜곡된 진영 논리를 넘어서기 위해 시작되었다. 그러나 안티조선 운동은 그런 문제의식을 과연 얼마나 견지했는가? 스스로가 조선일보식의 저급한 편향성, 저열한 의사소통 방식을 넘어서지 못한 것은 아닌가? 때문에, ‘발전적인 운동’을 위해서는, ‘안티조선’의 한계를 넘어서야만 하는 것이다. 앞으로의 언론운동이 ‘발전적인 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조선일보(또는 조중동)만 없는 세상’이 아니라 ‘우리가 이러한 세상을 만들고 싶기 때문에 조선일보(또는 조중동)가 사라져야 한다.’가 되어야만 한다.

(‘조선일보=친일파’라는 공식을 이용해 안티조선이 대중화되던 시절을 서술하면서 한윤형 씨가 던지는 “운동은 어디까지 단순화될 수 있는 것일까?”(p.190)라는 질문에서도 그러한 문제의식을 엿볼 수 있다.)


나는 한윤형이라는 저자를 좋아한다. 한윤형 씨의 장점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느끼는 가장 큰 장점은 ‘공정하게 편파적’이라는 것이다. 한윤형 씨의 글쓰기는 당파적이지만, 최소한의 공정성이라는 룰을 지키려고 애쓴다. 우군에게만 특별히 너그럽지도 않으며, 이중 기준을 적용하는 일도 없다. 당파성의 근거가 되는 기준도 명확한 편이다. 그때 당파성은 일종의 실용성이 되기도 한다. 『안티조선 운동사』는 특히 그런 한윤형 씨의 미덕이 잘 살아있는 책이다. 자신이 직접 참여했던 운동이기 때문에 좀 더 너그러워도 좋을 법하건만.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공정하게 편파적인 것이 가장 공정한 것이며, 편파적으로 공정한 것이 가장 편파적인 것이다'라는 말 자체도 안티조선 운동에서 등장했던 말(정확히는 유시민 씨가 쓴 책에 나오는 구절)이다. 정작 이 말을 한 분이 또는 안티조선 운동에 참여했던 많은 분들이, 공정하게 편파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우리는 『안티조선 운동사』를 놓고서 한윤형 씨 ― 10대 무렵부터 안티조선 운동에 빚을 진 어떤 한 사람은 ‘공정하게 편파적인’ 그 자세를 가능한 한 유지하고 있으면서 안티조선 운동에 대한 기록과 평가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고 평할 수 있지 않을까.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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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0.04.22 13:45


성명을 발표하고서야 생각났는데
원래 성명서 수정할 때
"학생들은 누가 좋은 교사인지 나쁜 교사인지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을 직접 겪으면서 판단할 수 있다. 거기에 소속 단체라는 걸로 선입견을 주입하려 하는 것은 학생들의 경험적 판단능력을 무시하는 것이며, 교육에 정치권력이 대놓고 개입하려는 것이다." 뭐 이런 이야기를 쓰려고 했었는데 막 쓰다보니까 잊어버렸었다 ㅡㅡ;;;





<청소년, 인권단체 공동성명>

 

 

전교조 명단을 공개한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과 동아일보를 규탄한다!



  전교조에 대한 정부의 공세가 도를 넘은 지 오래다. 여기에 한나라당 조전혁 국회의원이 한 번 더 오버를 했다. 지난 19일, 조전혁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교원단체 및 교원노조에 가입한 교사의 실명을 공개했다. 20일, 동아일보 역시 자사의 홈페이지에 명단을 공개했다. 그들은 공개의 이유에 대해 ‘교육의 수요자인 학생-학부모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결단이란 주장을 했다.

  우리 인권․청소년단체들은 정보인권을 무시하며 유린한 조전혁 의원과 동아일보를 규탄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이 있다. 헌법으로도, 국제인권조약에서도 개인정보에 대한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다. 명단이 공개된 후 학생들이 “우와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도 전교조였네. 전교조 좋은 데구나.”라고 생각을 하게 되든, “우리 교장 선생님 맨날 운동장 조회 길게 하고 두발단속 빡세게 하는데 교총이었잖아. 앞으로 교총 싫어해야겠어.”라고 생각을 하게 되든, 학부모들이 “어머, 우리 애 담임도 전교조잖아. 학교에 항의해서 담임 바꿔달라고 해야지.”라고 생각을 하게 되든, 자신이 어느 결사/단체에 가입해있는지를 공개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스스로가 결정해야 할 문제인 것이 원칙이다. 알 권리란 명분으로 민감한 정보를 당사자의 동의 없이 자의적으로 함부로 유출한 조전혁 의원과 동아일보의 행위는 명백한 인권침해이다.

  또한 그동안 조전혁 의원, 한나라당, 동아일보 등의 행적을 봤을 때, 이번 명단 공개는 학교 현장을 색깔론으로 페인트칠하고, 소속단체 및 노동조합을 가지고서 교사들에게 낙인을 찍어 편가르기를 하려는 시도임이 분명해 보인다. 교사 개개인의 소속 단체를 공개해서 이를 가지고 학생, 학부모에게 교사 개개인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게 하려는 것은 매우 반교육적인 일이다. 그들은 교사의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과 교권을 짓밟고 있는 것이며, 교육을 자기들 멋대로 주무르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교육제도나 방식에도 문제는 많으나, 이를 학생들을 위해 바꾸려 하지 않고 자기들 입맛에 맞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주무르려고 하는 것은 더욱 비판받아야 할 것이다.

  이미 명단 공개의 위험성과 위법성은 법원에서도 지적한 바가 있었다. 남부지법 민사재판부는 “교원이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정보는 일반적인 개인정보보다 높은 수준으로 보호될 필요가 있는 민감한 정보”이고, 이를 공개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법률’ 등을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교원단체 및 교원노조에 가입한 교사명단을 공개하는 것을 금지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단공개를 강행한 조전혁 의원과 동아일보가 과연 인권 감수성이나 개념을 갖고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특히, 헌법으로 보장된 개인의 인권을 보장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는 국회의원이란 하나의 헌법기관이, 또한 사회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언론기관이 앞장서서 법을 무시하고 정보인권을 침해했다는 점에 우리는 더더욱 개탄할 수밖에 없다.

  이번 명단공개를 포함하여 일련의 전교조에 대한 탄압들은 더욱 큰 우려를 느끼게 한다. 이미 예전부터 시국선언 기소, 규약개정 명령 등 정부와 한나라당, 그리고 보수언론은 ‘전교조 죽이기’를 노골화했었고, 특히 한나라당은 이번 지방자치선거를 ‘전교조 심판’이란 말로 의미 짓기도 하였다. “명단공개는 정치적 결단”이란 조전혁 의원의 발언처럼, 명단공개의 강행한 것은 전교조를 탄압하기 위한 정치적 쇼라고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다른 개인들의 인권을 스스럼없이 침해하는 것을 살펴보면 여전히 옛 독재시절의 향수에 빠져있음을 알려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서글플 따름이다. 잘못된 교육제도 속에서 고통받는 학생들을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게 할 수 있을지 논의하지는 않고 전교조니 교총이니 반전교조니 편가르기, 낙인찍기에 골몰하는 일은 학생들의 교육권 보장에 있어서도 대단히 비생산적인 일이다.

  우리는 교사들에게도 학생들에게도 정치적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전교조에 대한 부당한 색깔론을 그만두고, 정치적 자유 행사나 정당한 노조활동을 가지고 전교조에 대해 부당한 탄압을 가하는 것을 당장 중단하라.

  우리는 명단공개를 강행한 조전혁 의원과 동아일보를 규탄한다. 그들은 ‘정치적 결단’을 내린 만큼 정보인권을 유린한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법적인 책임’과 ‘정치적인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 인권․청소년단체들은 이번 사안에 있어서 부당한 인권침해와 정치적 공격을 당하고 있는 전교조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밝힌다.

 

 

2010년 4월 22일
 

 교육공동체 나다, 민주노동당 장애인위원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문화연대, 배희철, 안산노동인권센터, 인권운동사랑방,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청소년다함께,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한국 HIV/AIDS 감염인연대KANOS,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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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09.01.11 23:22


일제고사 관련해서 해직된 최혜원 교사가 쓴 글입니다. 알리기 위해 여기저기 퍼나르고 있답니다 @_@

이 글을 많이 추천하시거나 덧글을 남기지 않으셔도 좋으니- 부디 많이 퍼날라주시길---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2166970 (원문)

  • 해직교사의 변 - 나는 전교조가 아니라 조선 동아가 부끄럽다! [1]
  • 도둑괭이
  • 번호 2166970 | 2009.01.11 IP 218.153.***.199
  • 조회 52

 

9일, 10일 이틀 간 저희 반 아이들과 함께 고양이 캠프를 다녀왔습니다. 딱 한 번이라도 교장, 교감과 경찰들의 감시 없이 아이들을 만나 뛰어놀고 싶단 맘에 얼마나 설레이며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기다렸던 고양이 캠프를 떠나는 9일 아침, 기쁘고 행복하기만 해도 모자랄 그 날에 저는 그야말로 치를 떨리게 하는 기사 하나를 보게 되었습니다. 바로 9일자 동아일보의 사회면 머릿기사에 실린 “전교조, 그 이름이 이젠 부끄럽다” 라는 기사였 습니다. 그 기사에는 제가 전교조 본부의 조합원 게시판, 즉 조합원에게만 공개되어있는 비공개 게시판에 올린 글 내용의 일부가 부분 부분 짜깁기되어 있었습니다. 더구나 누구든 시선을 끌 만큼 전교조에 대한 원색적인 제목을 단 채 자랑스럽게 머릿기사로 실려 있었습니다. 정말이지 그럴 듯한 소설 한 편을 써놓고는 무엇이 자랑스러운지 ‘단독’ 까지 붙여 실었더군요.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901090166)


아이들 챙겨 버스에 올라야 했던 저는 그 분노를 풀어낼 새도 없이 가슴 속으로 삭혀가며 캠프를 떠나야만 했습니다. 설레임, 절절한 애정, 애틋한 그리움으로만 가득해도 모자랄 그 시간을 저는 가슴 한 켠에 분노와 설움을 담은 채 보내야만 했습니다. 저에게 너무나도 간절했던 치유의 시간을, 그들은 그렇게 짓밟힌 곳에 두 번, 세 번 발길질을 보내 잔혹하게 뭉개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꾹꾹 억울함을 참아내며, 아이들에게 혹시나 어두운 표정 비칠까봐 더 크게 웃고 더 크게 떠들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꾹꾹 참아낸 분노와 억울함이 아이들을 방에 재워두고서 토닥토닥 하고 저 홀로 남겨지니 터져나오더군요.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억울해요!’ ‘분해요!’ 하는 말 밖엔 나오질 않았습니다. 발을 쾅쾅 구르고 악을 쓰고 소리를 지르고 지금 당장이라도 그 기사를 쓴 동아일보의 황규인 기자에게 찾아가 대체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묻고 싶었습니다.


언론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요? 언론은 대중의 눈과 귀와 입이 아니었던가요? 관심이 필요한 곳에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내 보다 많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한 것이 언론 아니었던가요? 아마 이것 모두가 제 착각이었나봅니다. 그래요, 원래부터 저는 조선/동아를 신뢰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언론으로서의 건강함이 조금이라도 남아있기를 희망했었나봅니다. 세상에 두 번 세 번 짓밟혀 하루 살아가는 것이 매서운 칼바람에 속살 드러내고 걷는 것 마냥 춥고 외로웠던 저에게, 그래요, 당신들 표현을 빌자면 어리고 철 없을 나이에 ‘해직’이라는 엄청난 일을 당해야 했던 저에게, 당신들은 그나마 남아있던 제 자부심과 당당함 마저 짓밟고 또 유린하는군요.


기사를 보고 난 뒤, 저는 이 문제가 그냥 제가 울분을 토하고 나면 끝나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나라의 언론이 건강하길 바래서라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입니다. 이번 사건은 메이저 언론임을 자처하는 보수 언론 조선/동아의 한 일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행태입니다. 저는 이번 글을 통해 동아일보의 기사에 대한 제 입장과 진실을 밝히고 왜곡된 기사를 실은 동아일보와 황규인 기자에게 정정보도와 함께 공식 사과를 요구합니다.


일단 기사 원문과 몇몇 보수 인터넷 언론에 그대로 올라온 제 원글(을 읽어보시고서 제가 쓴 글을 통해 사건의 경위를 다시 한 번 살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보수 언론에 실린 제 글이 인용된 기사의 목록입니다.

 

동아일보 ‘전교조, 그 이름이 이젠 부끄럽다’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901090166)

조선일보 ‘전교조의 배신으로 찢긴 가슴 어찌하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1/09/2009010900166.html)

올인코리아 ‘믿지 말자 전교조, 속지 말자 민노당에’

(http://www.allinkorea.net/sub_read.html?uid=12412&section=section14&)


제 글의 원문과 조합원들의 댓글이 달린 보수 언론의 한 기사입니다.

(http://www.allinkorea.net/sub_read.html?uid=12408&section=section14)


원문을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저는 폭압적인 일제고사와 부당 징계에 대한 시민사회의 공분에도 불구하고 보다 미온적인 대응을 한 본부 지도부 중 일부에게 보다 강력한 대응을 원했습니다. 왜냐면 제가 늘 말씀드렸듯 일제고사 반대에 대한 정당성은 저에게 있어 너무나 분명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늘 아이들을 중심에 두고 고민하려고 노력했던 3년차 어린 여교사에게도 일제고사는 분명한 사회악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전교조가 더 ‘전교조 적’으로, ‘전교조 답게’ 행동하길 바랬던 겁니다. 그렇기에 더욱 더 강한 어조로 애정어린 비판을 보냈던 겁니다. 그러나 막상 기사를 보니 저의 전교조에 대한 뿌리 깊은 애정과 신뢰, 무한한 자부심은 다 짤려져 있고, 오로지 그들이 원하는 부분만을 조각내어 자기들이 원하는 결론을 마음대로 끌어내고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비판은 하종강님의 홈페이지에 실린 이번 사태에 대한 글에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하종강님 홈피의 새벽길님 글, ‘도둑괭이님의 진의조차 왜곡하는 동아일보’

http://www.hadream.com/zb40pl3/zboard.php?id=cheol&page=1&page_num=15&select_arrange=headnum&desc=&sn=off&ss=on&sc=on&keyword=&no=136&category=1


그들은 정체도 모를 한 전교조 A교사가 보내왔다며 비공개된 조합원만의 게시판의 글을 퍼다가 짜깁기하여 “전교조 본부는 대의원 회의를 통해 시험 거부 등 적극적인 학업성취도 평가 반대 운동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서울지부가 무리한 반대운동을 벌였”으며 “징계 교사들은 결국 전교조 내 권력 싸움의 희생양”이라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일제고사 건에 대해 강력한 대응이 아닌 권력과 정부의 눈치를 본 지도부에 대한 비판과는 전혀 다릅니다. 마치 제가 ‘전교조 내의 권력 싸움’ 에 대해 비판한 것 처럼 왜곡한 것이지요. 저는 그들의 편집 의도를 도저히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교조 또한 생각이 다른 많은 조합원들의 집합입니다. 당연히 갈등과 충돌이 생길 수 밖에 없지요. 그러나 저는 평화교육을 공부하며 ‘갈등’이란 없애버려야 할 무언가가 아니라 오히려 그 상처를 드러내고 치유해 새롭게 태어나는 꼭 필요한 것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렇다면 조직 안에서 제가 저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이에 귀 기울이고 수용해 건강한 성장의 계기로 삼는 전교조는 당신들 조선/동아의 바램과는 달리 ‘매우 건강한’ 조직임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같잖은 기사를 내서 전교조를 부수고 싶을 만큼 당신들은 전교조를 의식하고 있습니까? 그만큼 전교조에 쫓기고 있습니까? 저를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의 눈물이 두려웠습니까?


동아일보의 황규인 기자님, 마치 거짓을 진실인 양 조각조각낸 뒤 그럴 듯하게 포장해 속아 넘기는 싸구려 글솜씨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당신은 제게 있어 언론인으로서의 양심을 버리고 정치적 목적을 위해 개인을 희생하는 사회악,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당신의 기사 속에 등장하는 ‘최혜원’은 대체 누구입니까? 당신이 길바닥에 내쳐지고도 자부심과 긍지 하나로 하루 하루를 끈질기게 살아왔던 저를 단 한 번이라도 만나 이야기 나누어 보았다면, 아니, 나의 글을 조금이라도 깊이 있게 읽어보았다면 당신이 과연 그런 기사를 쓸 수 있었을까요? 그래요, 아마 황규인님 당신에게도 어리고 토끼같은 맑은 눈망울을 가진, 어쩌면 제 제자가 되었을지도 모를 아이들이 있을테지요. 그 아이들 먹여살리겠다고 데스크에 앉아 비공개된 홈페이지의 글을 조각내어 끼워맞추는 당신의 그 조악한 상상력이, 그 조악한 기사를 머릿기사로, 단독으로 싣는 조선, 동아 당신네들의 그 수준 이하의 행태가 저는 당신의 아이들 앞에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제가 전교조의 투쟁을 위한 ‘희생양’으로 보였습니까? 그런 저를 ‘희생양’ 삼아 당신들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습니까?  전교조에 이용당한 가엾은 어린 여선생을 만들어내어 전교조에 대한 전 국민의 분노를 만들고 싶었습니까? 전교조 안의 일부에 불과한 갈등을 거대하게 부각시켜 전교조를 산산조각내고 싶었습니까? 진심을 이미 다 알면서도 사실을 왜곡하고 편집해 당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용하는 그 행태는 언론인으로서의 양심도, 윤리도 다 저버린 그야말로 ‘정권의 나팔수’ 그 자체 아닙니까!


저는 당신들에게 다음의 두 사실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와 입장 표명을 요구합니다.


첫째, 전교조 내에서의 의견 공유를 위한 비공개 게시판에 올라온 조직 내부의 건설적 의견 개진에 대해 본인의 동의 전혀 없이 제 실명까지 그대로 노출하여 기사화 한 사실에 대해 사과하십시오!


둘째, 그렇게 공개된 것도 말이 안되는데다가 제 글의 진정한 의도마저 왜곡하여 국민들의 눈과 귀를 덮어 막으려 한 사실에 대해 사과하십시오!


조선, 동아는 이렇게 유치한 행태로 정부의 폭압을 덮으려 하지 말고 만약 진정 당신들이 정당하다고 여기고 정부의 입장을 변호하고 싶다면 일제고사 시행과 저희에 대한 징계 조치가 얼마나 합당한지에 대해 기사화 하십시오. 이렇게 비열하게 개인의 사적인 글 등을 들추어내어 도덕적으로 훼손하려 들지 말고, 당신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구체적인 ‘법적 근거’ 와 ‘판례’를 들어 당당하게 정면 승부하십시오! 이런 비열한 기사를 통해서는 오히려 당신들의 꼼수만이 훤히 드러날 뿐입니다. 당신들의 ‘찌라시’적인 면을 전 국민에게 폭로할 뿐입니다! 쪽팔린 일입니다. 당신네들, 자칭 ‘메이저 언론’ 아니었던가요? 정말, 왜이러십니까, 아마추어같이!!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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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달군

    허.. 이거참.

    2009.01.14 01:54 [ ADDR : EDIT/ DEL : REPLY ]
  2. 아마추어 맞거든요.(...)

    2009.01.14 02:08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