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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11. 4. 30. 23:42

‘운동사회 나이주의 깨기 활동’ 제안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에 함께 제안하는 글입니다.)



  혹시 누군가가 청소년운동이 기존의 시민사회운동들과 폭넓게 연대하고 있는가 물어보면, 참 “글쎄요…”라는 대답만 나올 것 같습니다. 물론 거기에는 우리가 힘이 딸려서 여기저기 기웃기웃 못 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우리의 ‘싸가지 없음’도 한 몫하고 있을 겁니다. 솔직히 아수나로나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라고 하면 까칠한 애들, 싸가지 없는 애들이란 인식이 적지는 않을 겁니다. 대표적으로 초면에 반말질하는 꼰대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그런 거에 사사건건 문제제기하는 게 얼마나 싫겠어요. “나이도 어린 게”.

  하지만 그건 정확히 말하면 우리의 ‘싸가지 없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운동사회의, 어른들의, ‘감수성 없음’, ‘개념 없음’의 문제지요. 운동사회의 ‘나이주의’의 문제입니다. 여기서 나이주의란 나이 많은 사람들이 나이 적은 사람들을 더 ‘아랫사람’ 취급하고, 또 운동의 자원도 불평등하게 배분되는 인식과 구조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자, 그렇다면 이제 한 번, 정식으로 본격적으로, 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건 어떨까요?

  사실 우리가 그동안 그런 문제가 있을 때마다 개인적으로만 대처해온 것도 사실이지요. 슬슬 이게 ‘우리’ 문제가 아니라 ‘니네’ 문제라는 걸 확실하게 까발리고 치는 게 어떨까요? 예, 마치 ‘성폭력’이 그 여성의 행실이나 지나치게 까칠하고 민감한 여성들의 문제인 것처럼 생각되던 시대에서, 최소한 운동사회 안에서 ‘성폭력’이 문제라는 공감대에 이르게 된 과정처럼 말이지요. 1999년 ‘컵깨기 행사’ 같은 이미지도 같이 떠오릅니다.

  방법이야 여러 가지가 같이 가야 할 겁니다. ① 선언문 발표나 칼럼 써서 기고하기 ② 퍼포먼스나 액션 ③ 뱃지 만들어서 달고 다니기 등등. 우선은 나이에 따른 ‘반말’, ‘하대’ 문제부터 접근해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초면에는 나이에 상관 없이 존댓말을”, “반말과 존댓말은 친소(친하고 안 친하고)를 표현하는 것이지 위계를 표현하는 것이어선 안 된다.” 같은 취지로요. 물론 그 외에도 나이에 따라서 맡는 직위가 달라진다거나 하는 고질적인 문제도 있겠습니다만, 일단은 그게 청소년들 입장에서는 가장 상징적으로 첫 말문을 열기 좋은 주제인 것 같아요.

  ‘연대’가 단순히 서로에게 몸을 대주는 게 아니라면, 우리 입장에서 ‘연대’란 것은 우리의 정치와 감수성이 다른 운동에 녹아들어가는 과정이겠지요. 그리고 그 과정은 평화적이고 화기애애한 방식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고, 일종의 도전이자 투쟁이 될 것입니다. 그러한 적극성을 가지고 평등한 ‘연대’의 길을 열어 가기 위해서, 지금까지 그냥 “청소년인권운동이란 게 있다더라.” 정도의 생각을 갖고 있던 사람들에게 직접 우리 입장을 들이밀기 위해서, 또 하나의 투쟁을 제안합니다. ‘운동사회 나이주의 깨기’를. 여기에 공감하신다면 먼저 계획부터 같이 짜볼까요? ^^


2011년 4월 30일 공현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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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취지를 표현하는 부분은 중간쯤이지만... 사실 가장 마음에 드는 문장은 마지막 문단.

    2011.04.30 23: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진냥

      이 글에 동의한다는 차원에서
      우리도 얼렁 반말하는 사이가 되어야 할텐데요..ㅋㅋ
      +나 담주에 서울가는데 한번 볼 수 있었음 해요..

      2011.05.01 00:07 [ ADDR : EDIT/ DEL ]
  2. 나이주의보다... 엘리트주의 먼저 제거했으면 싶어요. 운동판 꼰대들은 경력운운, 시위참여횟수 운운, 성과운운...뭐 하다가 교도소 다녀온것도 경력이고... 동성애자 운동권에선 커밍아웃한게 훈장이니깐... 난 그런것들이 더 역겨와요.. -자주 공현님 티스토리 지나가는 조곤올림-

    2011.05.01 02: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어떤 노동운동 연사분의 약력에 모모집회하다가 "교도소 복역"이란게 떡하니 있더군요. 또 화염병 만드는걸 아주 자랑스레 말하고, 죽창의 각도는 이래야한다는 둥...법치도 무시하면서 기업보고 노동법 지키라고...^^;; 어이없다는...

      2011.05.01 02:26 신고 [ ADDR : EDIT/ DEL ]
    • 청소년운동가들 마음을 많이 공감하고 이해하는게.... 저도 18,19살부터 집회 시위현장에 있어서..그런말 많이 들었어요. 보통 나이주의+엘리트주의가 섞인 비아냥인데. "아직 어려서 운동경험이 없어서 미숙하네. " 어떻게보면 별뜻없어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느낄 수 있거든요. 사실 동료로
      생각하진 않더라구요. 마냥 귀엽고
      기특한(?)존재였죠. 그런대접 받기 싫은 객기에 편한복장 추구했는데...거의 정장차림에 명함파서 돌렸던 기억.. 그땐 "안녕"이 "안녕하세요"가 되더군요. (운동도 비즈니스다.)란 생각이 들던 경험.

      2011.05.01 02:34 신고 [ ADDR : EDIT/ DEL ]
    • 까만이

      노동운동 내부의 나이주의와 엘리트주의에 대한 비판에 공감합니다. 하지만 약력에 교도소 복역을 넣는 것과 엘리트주의가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네요. 교도소 복역과 같은 투쟁경력은 그분들의 치열한 삶에 대한 훈장이고,상처고,자랑거리입니다. 그런 것마저 '엘리트주의'로 몰아세우면 그분들께 뭐가 남나요? 피억압과 피탄압을 자랑으로 삼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을 탓해야 할 것이지, 그분들에게 그걸 '자랑하지 말라'고 요구할 수는 없는 게 아닐까요?

      2011.05.06 15:59 [ ADDR : EDIT/ DEL ]
    • 까만이

      만약 그런 자랑이나 추억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시위경력이 적은 활동가에 대한 배제로 이어진다면 그것은 물론 '엘리트주의'나 '경력주의'(적절한 이름은 아닙니다만)라고 비판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두번째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헌법에 나와있는 '법치주의'와 '노동법을 준수하라'는 결코 같은 차원에서 얘기될 수 없는 것입니다. 법은 애초부터 공정하지 않고, 지배층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안다면) 이해하기 편해집니다. 지배층은 '법'을 피지배층의 저항과 반란을 억누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합니다. 예를 들면 노동자구속, 파업을 불법이라고 규정 등등. 하지만 노동법의 경우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법이 태생적으로 가지는 지배층에게 유리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되어왔습니다. 그래서 근로기준법 책은 전태일 열사의 무기였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법치주의는 지배층의 언어이고 '노동법을 준수하라'는 피지배층의 언어입니다.

      2011.05.06 16:07 [ ADDR : EDIT/ DEL ]
    • 까만이

      그래서, 만약 '법을 왜 지켜야 하는가'를 규명하지 못할 바에야 노동자들과 노동운동가들에게 '법치주의를 지켜라'라고 요구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과연 지배층이 노동자를 탄압하기 위해서 법을 어기는 것과, 노동자들과 노동운동가들의 치열한 투쟁 과정에서 법을 어기는 것은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교도소 복역, 죽창사용, 화염병 사용등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으로 보시는 것 같아 드리는 말씀입니다. 전 과감히 말하건대, 교도소갔다오고 죽창을 들고 경찰에게 맞서고 화염병을 던지는 일이, 투표일날 진보정당 후보한테 한표 찍는것보다 훨씬 가치있고 아름답고 진보적이고 혁명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죽창사용,화염병투척 등은 몰라도 교도소출입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시는 시각에 대해서는 전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한국의 교도소에 갇혀있는 수많은 양심수와 구속노동자와 노동운동가들이, 대체 왜 '법치'라는 기준에 재단당해야 하는 것입니까? 지배층의 입맛에 따라 법을 정하고 재판을 하고 집어넣는데, 그 교도소를 갔다왔다고, 그걸 좀 자랑했다고 해서 엘리트주의라고 비난받아야 합니까? 법을 어겨서라도 생존권을 쟁취하겠다는, 숭고한 일을 그렇게 조롱하실 수는 없는 일입니다..

      2011.05.06 16:17 [ ADDR : EDIT/ DEL ]
    • 까만이

      불법투쟁경력이 있는 노동자들을 그런 시각으로 보시는 건요, 마치 맨날 맞고사는 약한 아이가 어느날 힘센 아이에게 대들었는데 '약한 아이도 때렸으니까 똑같다'라고 욕하는 것과 마찬가지 일입니다..
      정리하자면, 이런 불법이 있고 저런 불법이 있다는 거지요..

      그리고 반복하자면 노동운동가들과 노동자들에게, 투쟁경력은 자랑스러울 수 있다는 겁니다.. 그게 경력주의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 좋지 않지요. '역겨웠다'라고 표현하신 그런 부분들에 대해 비판하시는 게 더 좋을것 같습니다.


      쓰다보니 본문글과는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었네요. 나이주의 깨기 활동에 대한 제안글에 이런 댓글을 남겨서 공현님께 죄송합니다. 저도 한 청소년의 입장으로서, 앞으로 수없이 겪을 운동의 현장에서, 운동가들의 네트워크 안에서 나이주의 깨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조곤님께 단 댓글들은, 첫번째와 두번째 댓글에 대한 얘기입니다. 세번째 댓글에는 공감합니다.

      2011.05.06 16:32 [ ADDR : EDIT/ DEL ]
    • 까만이님께. 부족한 제 식견에 따끔한 지적감사합니다. 우린 스스로가 인식하는 것보다 더 많은 자격지심을 거둬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좀더 나이를 먹고 더 많이 성찰하면서 깨달아가기에 과거를 무기로 삼지 말아야함을 알지만 그래도 하나의 예로서 제 이야길 합니다. 동성애자라서 많이 얻어터지고 다닙니다. 커밍아웃해서 더욱 주변에 적이 많지요. 저에게 염산테러를 한 사람을 찾아가 뼈마디 마디를 분질러놓고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을 종종 상상하곤 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와 똑같은 방법으로 똑같이 대응한다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저는.. 성인군자라서가 아니라 혁명주의자가 아닌, 잘해봤자 개혁주의자 정도라서 까만님과 의견이 다른것이므로 조롱의 의미는 아닙니다. 제 시각에선 당연히 그리 보이고 생각될 뿐이죠.저는 법이 지배계층의 권력도구로만 쓰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권력의 남용으로 분명 억울한 희생자도 발생하지만 법이 없어서 더 억울한 인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어하는 역할의 이점도 있다고 생각해요. 생각의 차이이죠. 윽박지르지 말았으면 합니다.

      2011.05.07 01:58 신고 [ ADDR : EDIT/ DEL ]
    • "나 이만큼 열심히 살았어요. 나 이만큼 아팠어요. 좀 알아주세요." 제가 제 과거를 매번 강의때마다 하나의 최악의 사례로 들려줄때의 제 자신의 심리 이면엔 그런것이 있더군요. 까만님, 저에게도 노동운동가들에게도 염산테러나 교도소복역보다. "지금 여기에 맞서며 살고 있다."는 것보다 더 큰 훈장은 없을겁니다. "내가 이만큼 희생하고, 성과를 냈다."는 자랑 좀 하는게 뭐가 어때. 그 마음이 정말 간사하다는걸 깨달았을때 무척 부끄럽더군요.

      2011.05.07 02:10 신고 [ ADDR : EDIT/ DEL ]
    • 그러니까 제 "염산테러"나 어떤 노동운동 연사의 "교도소 복역 약력"은 엘리트주의인거 같습니다. "너넨 이런거 못하지? 이러고도 살 수 있겠어? 난 이렇게 살때 (용기없는)너넨 뭐했어?" 같은...그런 엘리트주의, 운동가들이 없었으면(분명 그들의 행동은 귀감이 될만하지만...) 미천한 인민이 이렇게라도 살수 있었겠냐는 그 묘하고 역겨운 운동가들의 자격지심과 엘리트주의와 우월감들이 무척 싫더군요.

      2011.05.07 02:16 신고 [ ADDR : EDIT/ DEL ]
    • 무튼 까만님, 저는 서울대나온(많이 배웠다는 의미의 엘리트주의) 어떤 운동가의 계몽주의에 입각한 선동성 발언도 싫어하고, 운동판의 터줏대감이랍시고 곤조부리는 (많은 경험을 했다는 의미의 엘리트주의) 것도 싫어서요. 존대 안했다고 혼나는 것보다 " 경험이 없어서 모른다."란 소리가 더 문제 많은듯하여.. 쓴것일뿐 조롱의 의미는 아니었답니다. 저의 저항은 18살의 노동절의 노동자 시위에서 부터였거든요. 노동운동판은 조금은 아날로그를 지양할 필요가 있어요.. 그렇게 느껴요. 저는요.

      2011.05.07 02:27 신고 [ ADDR : EDIT/ DEL ]
    • 까만이

      사실 방금 위에 제가 조잡하게 써놓은 것들이, 바로 어제 말하고 싶었던 내용의 거의 대부분입니다. 이는 제 얇디얇은 종잇장같은 식견을 자랑하기 위함도 아니었고, 생각의 차이를 거세하고 조곤님을 윽박지르고자 함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구속재벌은 없고 구속노동자가 수백명에 이르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워서, 그 분노 때문에, 조곤님의 댓글에 반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법의 얘기를 지나쳐서, 노동운동과 엘리트주의에 대해서 짧은 제 느낌을 조잘대보도록 하겠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저는 공현님이 주장하신, 조곤님이 경험하신 이른바 '엘리트주의' 또는 '경력주의'를 몸소 체험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운동경력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까 노동운동가들과 뭔가를 함께 해본 적이 없습니다. 집회장에 나가면, 운동가가 아닌 나이 지긋하신 노동자분들이, 제 어깨를 두드려주시고 반말을 하시고, 그런 건 차별이나 부당한 대우가 아니라고 여겼습니다. 그리고 집회장에서 연사로 나오신 분들이 그렇게 경력을 자랑한다고 느낀 적도 별로 없었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런 패악들, 역겨움들을 경험하신 조곤님께 제가 감히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리고 조곤님의 문제제기에 공감하고 그런 문제의식을 받아들이겠습니다. 조금은 자랑할 수도 있지 않냐, 그런 자랑이 정말 비겁한 것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면, 거기에 있어서는 조곤님의 생각을 받아들이겠습니다. 뭐라고 말로 설명할 수도 있는 것도 아니고, 경험과 체화의 문제이니깐요.
      다만 '많은 경험을 했다는 의미의 엘리트주의'는 '많이 배웠다는 의미의 엘리트주의' 보다는, 약간은, 조금은, 쬐~끔은 이해해 줄 수도 있지 않냐.. 하는게 솔직한 제 생각입니다. 말씀하셨듯이, 귀감이 될만한 행동이기도 하고, 그런 것들을 자랑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현실이 제1차적 문제이기도 하고.. 물론 운동을 통해 그런 폐단들을 몰아내야 한다는 건 당연한 거겠지요. 다만, 이해는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는 온정주의도 아니라,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구속을 당해야 하는 현실, 그리고 구속경력이 자랑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선차적으로 이해하자는 겁니다. 그런 이해 없이 '경력주의 몰아내자'... 이 구호는 누군가에게는 폭력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력주의 내세우는 사람들이 아니라 일반의 구속노동자, 구속노동운동가들에게도요..

      2011.05.07 20:50 [ ADDR : EDIT/ DEL ]
    • 까만이

      윽박지르는 것처럼 느끼셨다면 죄송합니다. 솔직히 불법,불법,불법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자와 노동운동가를 낙인찍는 시선을 평소에 많이 봐와서인지, 약간 흥분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 조곤님이 스스로에게 아플수도 있는 경험까지 얘기하시며 반박에 대답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우선 남기신 첫번째 댓글에 대해서, 법에 대해서 짧게 생각을 해보고자 합니다. 맞습니다. 법에는 '권력의 남용으로 분명 억울한 희생자도 발생하지만 법이 없어서 더 억울한 인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어하는 역할의 이점'이 분명하게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전태일 열사의 예시를 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법의 본질, 그러니까 법이 왜 만들어졌나 하는 성격에 대해서는 변하는 것이 없습니다.
      오늘 한진중공업에 다녀왔습니다. 수십년간 노조에서 활동을 해온 노동자에게 얘기를 들었습니다. 하청업체의 비정규직들이 노조를 만들면 대기업들이 아예 그 하청업체를 없애고 노동자들을 취직 못하게 하는 것을 손바닥 뒤집듯 해도, 법으로는 그걸 처벌할 방법이 없드랬습니다.
      그런데, 크레인 위에 올라가 있는 김진숙 지도위원이, 채길용 문철상 지부지회장이 크레인에서 내려오면, 재판을 받고 징역을 살아야 한댑니다. 이들은 부당하게 해고된 사람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하고자 했는데, 그게,크레인 위에 올라가는 행동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하지 않을수 없지 않습니까? 살기 위해서는요? 법을 지키고, 투쟁하지 않고, 순순히 해고당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혁명주의자이건 개혁주의자이건 상관없이, '법은 공평하지 않다'는건 솔직히 사실로 받아들여야 하는게 아닐까 합니다.
      애초부터 법이 불평등하다면, 정당한 방법을 행사해도 감옥에 들어갈 수도 있는 나라라면, 때로는 비합법적인 수단을 사용해서라도 자신의 생존권을 지켜야 하는 나라라면, 왜 그 '법'을 지켜야 하는지요..
      님과의 생각의 차이를 인정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부분은, '이 세계는, 이 세계의 구조는 공평한가 그렇지 않은가'인것 같습니다. 사실 노동자들의 불법 투쟁들은 단순한 개인적 복수의 차원이 아닙니다. 노동자들이 억압받는 이유는 이 사회의 구조가 불공평하고 불평등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억압을 당하고만 있을 수가 없기 때문에, 자신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서 때로는 불법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와 같은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만약 '눈에는 눈 이에는 이'였다면, 사장을 죽이거나 그랬겠지요. 하지만 이땅에서 구속되어온 노동자들과 노동운동가들이 해온 것들은 무엇이냐? 업무방해, 공무집행 방해, 집시법 위반..... 이게 대체 사람들에게 얼마나 피해가 간다고, 감옥에 쳐넣고 콩밥을 먹이는 겁니까. 이게 저 지배자들이 해온것과 똑같은 방식은 아니잖아요. 처절하고 눈물나는 저항이죠..
      다 안지키는 법따위를 지켜서 손해보느니 차라리 법을 어기고 만다. 단순히 이런 말이 아닙니다. 자신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당연한 투쟁을 해도 '불법'으로 낙인찍히는 현실입니다. 무슨 특별히 불법행위를 일부러 하려고 한게 아니라, 바로 저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행동을 했는데도, 불법으로 잡아넣는게 오늘날 현실입니다.
      그리고 경영진이 자기들 이윤을 위해, 이익을 위해 막무가내로 정리해고를 해도, 그래서 정리해고 당한 노동자 십수명이 자살하고 그 아내가 유산을 해도, 그건 '합법'입니다. 근데 거기에 항의해서 계란 좀 던지고 페인트탄 좀 던졌다고 붙잡아서 경찰서로 연행해 가는게 이 땅의 현실입니다. 그 잘못의 크기는 너무나 차이가 나는데, 사람을 죽이는건 저자들인데, 왜 우리만, 왜 우리가 불법이 되어야 하는지..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2011.05.07 20:52 [ ADDR : EDIT/ DEL ]
    • 까만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여기에 맞서며 살고 있다" 이 말은 참 귀감이 되네요. '자랑'들은 이해는 할 수 있어도 그것은 결코 숭고한 행위가 아니죠. 지금 여기에 맞선다는건, 참 그 자체만으로 위대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이고 싶어요. 염산테러에 관련한 조곤님의 이야기,..에 대해서요. 제 생각입니다만, 그런 것들을 드러내는 것은 '경력주의'가 아니에요. 전혀 듣는 사람에게 역겹지 않고, 자격지심도 아니고 엘리트주의도 아니고 우월감도 아니잖아요. 그걸 드러낸다고 조곤님한테 뭔가 큰 이익이 되는것도 아니잖아요. 스스로의 비밀스런 아픔을 얘기하고 공유하는 것을, 일부 노동운동가들의 '역겨운' 행동 따위와 동일시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 공감은 인간의 아름다운 능력입니다. 경력주의 운동가들이 은근슬쩍 요구하는 '존경'과는 아예 그 급이,차원이 다른..

      주제넘게 잔소리한것처럼 느끼셨다면 죄송해요, 단지 선의의 표현입니다.

      아, 공현님 블로그에서 내용과 상관없이 주제를 확장시킨 것 같아, 공현님께도 다시한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__)

      2011.05.07 21:17 [ ADDR : EDIT/ DEL ]
    • 하청업체 노조에 대한 탄압은 매우 가슴 아파요. 특히 잔금을 주지않고 채권등으로 지급하는 대기업의 행태.힘이 세다는 이유로 그렇게 하고있는 행위에 대해서, 마음아프고 그들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보수주의자이니까. 죄송하고 속상한 마음을 대신 전합니다. 까만이님의 설명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더이상 논란을 만들지 않고 싶어서. 이쯤에서 끝내기로 해요.

      2011.05.07 21:26 신고 [ ADDR : EDIT/ DEL ]
    • 때때로 나의 정당한 행동이 전혀 관계없는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고 피해가 되기도 할때. 두 문제를 달리 결론짓고 해결해야 한다는걸 이젠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전 노동집회에서 더이상의 분신자살이나 영정사진이나 그밖의 폭력들, 전경을 희롱하고 자극하는 일체의 행위들이 근절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행동이 억울하고 가슴아픈 인민의 마음을 보듬는 일로 인식되는 것에 조금은 회의적입니다. "오죽하면 그랬겠나" 저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사회가 하나의, 유기적인 공동체라고 생각해보면 우리 행동들에 정당하든 정당하지않든 책임이 따르게 마련이지요.

      2011.05.07 21:39 신고 [ ADDR : EDIT/ DEL ]
  3. 저는 반말 존댓말의 구분이 그냥 동아시아의 문화인 줄 알았는데 중국어에는 그런 게 없다는 얘기를 듣고는... 아무튼 우리나라도 중국이나 다른 나라들처럼 나이주의를 어떻게 좀 아주 그냥 박물관으로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나이주의 타파하는 것 역시 일종의 민주화 운동이 아닐까 합니다.

    2011.05.03 01: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