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꿈2010. 6. 27. 03:35










최저임금은 거의 모든 서민들(부유층 외의 모든 사람들을 포괄하는 의미에서)의 문제입니다. 최저임금 언저리의 임금을 받는 저임금 노동자들 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한 법규들을 놓고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업체 기본급을 정할 때도 기준이 되지만 재난·사고 피해자나 사회변동 희생자, 서민, 사회적 약자 등에 정부가 돈을 지급할 때도 기준이 된다. 이렇게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활용하는 주요 법률은 14개, 사안별 제도는 20개로 모두 34개의 법제도에 적용된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투쟁은 대체로 고령 여성노동자들이 적극적으로 해왔습니다. 대다수가 청소노동자이고 민주노총 여성연맹 소속 조합원들인 경우가 많은 이 분들은 해마다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농성을 하고 집회를 해야 했습니다. 민주노총에서 적극적으로 노동자들을 조직하여 최저임금 투쟁을 하는 것도 몇번 있었으나, 몇 년 동안 꾸준히 해오지는 못했습니다.
(참 이런 거 보면, 사람들이 흔히 '여성운동'이라고 하면 최저임금 인상 투쟁 같은 건 생각도 잘 안 할 텐데... 이것도 굉장히 중요한 여성운동 이슈이기도.)



며칠 전에 청소년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인상 요구 발표 등에 참여하고나서, "이거가 최저임금 투쟁의 주체들이 더 많이 확대되는 거라고 보이려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청년유니온에서도 최저임금과 관련하여 실태조사 결과나 인상요구를 발표하기도 했지요. 그래서 최저임금 인상 투쟁을 주로 해온 여성 청소노동자 분들이 혹시 최저임금 인상 투쟁에 이제 10대, 20대 노동자들이 많이 참여하나보다 생각하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최저임금 인상 투쟁의 주체들이 넓어져간다는 것은 좋은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는 인식 속에서 광범위한 참여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최저임금 바로 언저리의 저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노동자들이 많아지면서 최저임금 인상 투쟁에 참여하는 주체들이 광범위해지고 있다는 것은 썩 좋은 일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학비는커녕 생활비도 마련하기 어렵다며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20대-대학생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올해 최저임금 인상의 목소리가 여러 곳에서 나오는 게 노동운동의 발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노동조건, 사회환경, 실질임금의 후퇴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동시에, 누가 '최저임금'을 받게 되는가 하는 문제도 생각하게 됩니다. 여성들, 청소년들, 20대들... 등등등. 지금 사회에서 돈을 벌어오는 '가부장'으로 불리지 못하는 이들 또는 노동의 가치를 폄하당하는 이들이 최저임금을 받는 당사자가 됩니다. 그리고 최저임금 인상 투쟁의 당사자가 됩니다. 최저임금은 인권의 문제입니다.


혹시 기대를 하고 계셨을 분들에게는 죄송한 일이지만, 청소년 노동자들의 조직화는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청소년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인상 요구 발표도 서명운동 형태로 이루어진 것이고 실제로 조직되어 있는 청소년 노동자들은 10명도 채 못됩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을 시작으로 해서 청소년 노동자들을 조직화하기 위한 노력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니까, 멀지 않은 시일 내에 10대 청소년 노동자들의 조직이 출범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해봅니다. (혹시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추천을!)





추신 : 그러니까 지금 경총 측에서는 시간당 최저임금을 10원을 올리네 15원을 올리네 하고 있는데, 노동자들이 주장하는 시급 5180원은 별로 많은 돈이 아니라는... 얼마 전에 1만5천원 정도로 최저임금을 정한 호주는, 물가를 비교해도 한국보다 좀 더 비싸거나 식품 등에서는 더 싼 것도 꽤 많고... 쨌든 5180원은 전체적으로 낮은 실질임금을 전제한 상태에서 나온 최소값입니다. =_= 근데 4110원에서 10원 올려서 4120원 하자는 뻘소리를 들어야 한다니. 최저임금 투쟁이 더 쎄져야 하는데 에구구...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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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이디어 없음!(<-)

    2010.06.27 21:28 [ ADDR : EDIT/ DEL : REPLY ]

걸어가는꿈2009. 12. 14. 13:30



경향신문 - [사유와 성찰]개인 삶을 희생하는 진보


2004년 총선에서 국회의원 10명을 배출한 민주노동당은 소속 국회의원과 보좌관, 중앙당 및 지역조직 상근자 등, 이른바 진보정치를 직업으로 삼게 된 사람들에게 평균 127만3000여원의 월급을 줬다. 국가 예산으로 지급된 국회의원과 보좌관 급여는 당이 환수했다. 이 모든 게 “노동자의 평균 임금을 받는다”는 논리로 이루어졌는데, 그 후 약간의 증액은 있었지만 그 원칙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서 지켜지고 있다.



(1) 소위 '좌파'나 '진보'로 분류되는 안에서 개인의 삶을 희생할 것을 요구하는 측면은 분명히 있다.
그리고 그것은 '윤리적' 요청일 때도 있지만 ,그보다는 전체적인 자원(무엇보다 돈 -_-)이 부족한 운동의 현실 때문일 때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특히 군소 운동들, 지역운동들이 그렇다. 그걸 어디까지 비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개선이 불가능한 현실을 놓고서.


(2) 그나저나 이 칼럼을 읽으면서 황당했던 부분은 따로 있다.
나는 국회의원이 '노동자 평균 임금'만 받고 나머지는 당에 환수하는 것은 좋은 제도라고 생각했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좋은 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국회의원이 '노동자 평균 임금'을 받는 것이 꼭 '혁명정부'/'민주주의'의 대립쌍 속에 이해되어야 하는 문제일까?

이 칼럼에서는 '보통 사람' 운운하며 이 논리를 전개하고 있는데,
'노동자 평균 임금'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 '가장 보통 사람의 수입'을 뜻하는 것이 아닌가?!

국회의원이 노동자 평균 임금을 받는 것은 대의 민주주의 틀 속에 존재하는 정당이더라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상황에서 문제제기해야 하는 것은, 한국 사회의 '노동자 평균 임금'이 왜 저따위로 저임금이냐는 것 아닐까? -_-

그리고 '노동자 평균 임금'을 받는 것은 좋지만 그것이 지금 사회 현실에서 현실적으로 생활비가 되지 못하므로,
노동운동이나 빈민운동이 책정하는 최저생계비 기준(정부 기준보다 훨씬 높고 현실적인)에 맞춰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쓰는 게 맞는 거 아닐까????


(3) 그나저나 진짜 노동자 평균 임금은 왜 저따위로 저임금인 걸까 -_-;;
이명박 때문? 이라기보다는 책임을 묻자면 이승만, 박정희 때부터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한국 사회, 기업들, 노동운동, 모두에게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겠지만...

최저임금을 더 삭감하자고 설레발 친 이명박 정부에서의 일이 더 생각나는 칼럼이었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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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꿈2009. 12. 7. 16:59


버거세트 값도 안 되는 청소년 시급


마음 따로 얼굴 따로…“항상 웃어야”


[짱돌토크] 10대들의 ‘알바’ 뒷담화…“우리도 노동자예요”



겨울방학과 본격적인 아르바이트 시즌을 앞두고, 이번 ‘짱돌토크’는 10대 청소년들의 ‘알바’ 이야기를 준비해봤다. 주변을 둘러보면편의점, 패스트푸드점, 커피숍, 주유소 등에서 일하는 청소년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이들은 왜 알바를 할까.이들의 고민은 무엇일까. 

<레디앙>은 어른들의 문제에 가려져, 잘 조명되지 않았던 청소년들의 노동현실을당사자의 목소리로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해봤다. 이야기꾼으로 참석한 ‘짱돌’들은 현재 ‘커피숍 알바’를 하고 있는 김해솔양(17세)과 ‘패스트푸드점 알바’ 등의 경험이 있는 윤혜진 양(18), ‘옷가게 알바’ 등을 해본 한소영 양(17)이다.이들은 현재 고등학교 재학중이거나 탈학교 학생이다.



청소년 노동자들의 실


이들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시급 2,200원짜리 ‘헐값 노동’을 한 사연부터, 자신의 감정과는 달리 손님들한테는 항상웃어야 하는 애로사항, 선생님이나 부모님 모르게 알바를 하게 된 이유, 가게에서 만들다가 실패한 와플을 저녁으로 먹은 사연까지다양한 경험을 들려주었다. 또 알바를 뛰는 주변 친구들의 고민도 생생히 전했다.  

   
  ▲ 왼쪽부터 한소영 양, 윤혜진 양, 김해솔 양 (사진=손기영 기자)


청소년들이 알바를 하게 된 이유도 다양했다. 이들은 부모님에게 자유로워지기 위한 일종의 ‘독립 자금’ 마련부터, 학교에서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여가활동비, ‘사고’를 친 뒤 뒷수습을 위한 자금 마련 등의 이유를 들었다. 또 소비문화 및 사회적빈곤의 확산도 청소년들을 ‘생계 전선’으로 내모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좌담회에참석한 청소년들은 “우리들도 노동자”임을 강조하며, 학교에서 교칙으로 무조건 알바를 금지할 것이 아니라, 건전한 직업의식을형성하도록 ‘노동인권 교육’이 필하다고 밝혔다. 또 사업주에게도 청소년들을 노동자로 보는 인식의 전환을 요구했다. 이번‘짱돌토크’는 지난 3일 저녁 청계광장 주변 모 커피숍에서 2시간가량 진행되었다.

                                                  * * *

- 어떤 알바를 했나?

김해솔 = 저는 올해 처음으로 알바를 해봤다. 지난 8월부터 지금까지 계속 테이크아웃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체인점이 아니라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커피숍이다. 시급 4,000원을 받으면서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일을 한다.”

한소영 =중 3 때인 지난해 처음 알바를 했다. 그 때 동대문에 있는 옷가게에서 일을 했다. 손님들한테 사이즈를 물어보고 옷을 골라주는일을 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일하고 일당으로 25,000원(시급 2,200원 수준)을 받았다. 힘들어서 며칠뒤에 그만뒀다. 당시 돈을 많이 받는 줄 알았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완전히 ‘착취’였던 것 같다.  당시 최저임금이3,770원이었다.



10시간 넘게 일하고 25,000원 받아

올해에는 워크넷이라는 곳에서 ‘전화알바’를 했다.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을 상대로 ‘이번에 인턴을 뽑을 거나 정규직을 채용할거냐’ 그런 걸 물어봤다. 오전 8시반부터 오후 6시까지 일을 하고 일당 45,000원을 받았는데, 제가 미성년자인 사실이 들통이 나서 며칠 못하고 잘렸다.그밖에도 다른 곳에서 하루 동안 ‘주거조사 알바’도 해봤다.  

   
  ▲ 한소영 양 (사진=손기영 기자)
윤혜진 = “첫 알바는 초등학교 5학년 때의 하루짜리 ‘전단지 알바’인 것 같다. 이후에도다양한 알바를 했지만 올해에는 시급 4,000원을 받고 모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했고, 엑셀 작업을 하는 ‘사무보조 알바’도해봤다. 일당 2만원 수준으로 하루에 3시간 반 정도 일했다.”

- 알바를 하는 이유는 무언가.

해솔 =부 모님과 이런 저런 문제로 싸우면,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님으로부터의 ‘간섭’과 ‘도움’을 줄이기 위해 알바를시작했다. 요즘은 적금을 들고 싶다는 생각에 돈을 열심히 모으고 있다. 일종의 ‘독립자금’이다.(웃음) 당장은 힘들겠지만, 월세방을 마련해 보고 싶다.

주변 친구들은 용돈이 필요해서 알바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필요한 게 있지만, 그걸 사고 싶어도 경제권자인 부모님이 반대를 하면 사기 힘들다. 그래서 경제적인 문제 전반에 대해서 좀 더 자유롭고 싶어서 알바를 하는 경우가 있다.”

소영 =저 같은 경우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활동하는 것을 좋아해 차비가 많이 든다. 또 먹는 데에도 돈을 많이 쓴다.(웃음) 스트레스를먹는 것으로 푸는 것 같다. 특히 학생들은 시험 기간만 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시험 전에필통이나 노트를 새것으로 바꾸는 친구들도 있다.

시험이 끝나면 노래방에 가서 스트레스를 푸는 친구들이 많다.특히 시험기간 전후로 돈을 많이 쓰는 것 같다.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돈을 쓰게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알바를하는 것 같다. 또 요즘 청소년들이 소비문화에 많이 노출되어 있는 것 같다. 사고 싶은 것은 많아지는데, 갖고 있는 돈은 항상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고 싶은 건 많은데 돈은 항상 부족"

혜진 = “학교를 그만둔 뒤부터, 부모님한테 용돈을 달라고 말하기 미안해진 것 같다. 욕심 같아서는 이것저것 배우고 싶고 돈이 필요한데, 부모님들은 거기에 돈쓰는 걸 싫어하시는 것 같다. 수능을 위한 공부가 아니어서 그런 것 같다.

주변 친구들 중에 ‘사고’를 쳐서, 그 돈을 갚기 위해 알바를 하는 경우도 있다.(웃음) 오토바이를 타다가 사고가 났을 때, 학교기물을 파손했을 때, 솔직히 부모님한테 말하기 좀 그렇다. 그래서 몰래 알바를 뛰게 되는 것 같다.

또 TV을보면 예쁜 연예인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그래서 성형을 위해 알바를 하는 친구들도 있다. 학교에서 여자들끼리 모이면 성형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누구누구를 닮고 싶다는…. 그리고 집안형편 때문에 알바를 하는 친구들도 있다. 점점 살기가어려워지니까, 이제 부모님뿐만 아니라 청소년들까지 사회에 나가 돈벌이를 하는 것 같다.”

- 알바 현장에서 겪었던 힘들었던 점은?  

   
  ▲ 윤혜진 양 (사진=손기영 기자)
해솔 = 보통 남학생들의 시급이 높은 편이다. 어떤 고깃집은 시급으로 여학생은 2,500원을 남학생은 5,000원을 준다고 들었다. 둘 다 하는 일도 거의 비슷한데….

또 편의점 야간 알바는 보통 남학생들만 뽑는다. 여학생들도 시급이 센 편인 야간 알바를 하고 싶지만 뽑아주는 곳은 거의 없다. 여학생들은 기회조차 박탈당한 것이다.


여학생 시급, 남학생의 '반토막'

소영 = 요즘청소년들 사이에서 인력업체에 가서 막노동을 하는 알바가 유행이다. 비교적 하루에 많은 돈을 벌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기에서똑같은 일을 해도 청소년은 돈을 어른의 절반정도 밖에 받지 못한다. 물론 여학생들은 써주지도 않는다.

예전 에편의점에 면접을 보러갔는데, 제 나이를 물어보더니 연락처만 적고 가라고 했다. 물론 이후에 연락은 없었다. 사장님들은 청소년이면알바를 금방 그만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면접에 가면 ‘6개월 이상 할 수 있느냐’고 꼭 물어 본다.

하 지만 우리들도 한곳에서 오랫동안 일하기를 원하다. 솔직히 일부 사장님들이 알바 청소년들에게는 말을 막하거나 힘들게 부려먹는 등그만둘 수밖에 없는 여건을 만드니까 그런 것이다. ‘빨리 그만 둔다’는 식으로 말하기 전에, 이런 것부터 생각해 봐야 한다.

해솔 = “지금 작은 커피숍에서 알바를 하는데, 사장님이 저녁식사는 보통 가게에 있는 재료를 가지고 직접 만들어 먹으라고 한다. 그런데 자꾸 눈치가 보여서, 제가 만들다가 실패한 와플 등을 먹게 된다.(웃음)

소영=사무보조 알바를 했던 제 친구한테 들은 이야기인데, 알바 첫날에는 직원들이 음식점에서 점심을 사줬는데, 둘째 날부터는 ‘자기돈으로 알아서 점심을 사먹으라’고 했다고 한다. 직원들은 따로 점심을 먹으로 간 것이다. 그 친구는 너무 황당해 하고 힘들어했다.



저녁식사는 '실패한 와플'로

혜진 = 예전에는 햄버거를 안 먹었다, 제 입맛이 고급이어서 그런 것 같다.(웃음) 하지만 모 패스트푸드점에서 알바를 했을 때, 배가 너무 고파서 어쩔 수 없이 햄버거 같은 ‘나쁜 음식’으로 배를 채웠다. 그리고 오전에 알바를 할 때는 아침식사로 베이컨이 들어간 머핀을 먹었다. 솔직히 그것도 몸에 안 좋은 음식인데…(한숨)

해솔 = 커피숍에 사람들이 엄청 몰릴 때가 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빨리 커피를 달라’고 보챌 때는 정말 짜증이 난다. 그래도 항상 웃으면서 주문을받아야하는 것이 정말 힘들다.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이제는 식당이나 커피숍에 가면 직원들한테 ‘빨리 달라’는 말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제가 그분들의 심정을 잘 알기 때문이다.

소영 = 전화조사 알바를 했을 때, 높은 직책을 가진 분 옆에서 일을 했다. 대기업에 전화하는 일이어서 자리 배치도 그렇게 한 것 같다. 눈치가 보이고감시를 당한다는 느낌이 들어 불쾌했다. 점심시간만 빼고 쉬는 시간이 거의 없었는데, 정말 숨 돌릴 시간도 없었다. 또 가끔대기업 인사팀에 전화를 할 때, 알바생이라는 이유로 마구 대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항상 상냥하게 전화를 걸어야 해야 했다.  


   
  ▲ 좌담회에 참석한 청소년들이 장난을 치며 웃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혜진 =

“예 전에 사무보조 알바를 할 때, 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 저를 뽑을 때부터 여학생이라는 것을이용했던 것 같다. 이상하게 처음에 청소나 설거지를 시키더니 주급을 주는 날 저를 앉고 애인이 되어달라고 했다. 그만두겠다고하니까 ‘주급을 두 배로 올려주겠다’고 했다. 사장이 저를 돈으로 사려는 느낌이었다.



애인이 되어달라는 사장님


그런데 당시의 상황이 마음속으로는 정말 불쾌하고 짜증이 났는데, 돈을 받는 날이어서 그런지 ‘막말’을 하지 못했던 것같다. 사장이 돈을 안 줄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인 것 같다. 다시 생각해보니 내 자신이 왜 그랬을까, 후회가 된다.”

- 선생님이나 부모님은 뭐라고 하시나?

해솔 =처음에 알바를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이 화를 많이 내셨다. 차라리 용돈을 올려주겠다고 말씀하셨다. 부모님이 자존심이 상해서그러신 것 같다. 하지만 나중에 부모님 몰래 알바를 구했다. 두 달쯤 지나니까, 부모님도 제가 알바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결국 저를 포기했는지 이후 그냥 내버려뒀다.

소영 = 제가 다니는 학교는교칙으로 알바가 금지돼 있다. 알바를 하는 친구들 대부분이 선생님 몰래한다. 알바 때문에 보충수업에 빠진다는 말은 꺼낼 수도없다. 인문계 학교여서 그런지 학생들이 돈을 버는 것보다 공부하는 걸 원하는 것 같다. 하지만 알바가 불건전하거나 나쁜 일도아닌데, 학교에서 이해를 했으면 좋겠다.


알바가 금지된 학교…"나쁜 일도 아닌데" 

정규수업 시간은 어쩔 수가 없지만,알바 시간을 학교에서 배려해주면 좋겠다. 보통 아침 7시 정도에 등교해, 야자 등 보충수업까지 하면 밤 10~11시가 된다.그러면 방학 때 말고는 알바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없는 것이다. 자꾸 학교에서 알바를 못하게 하니까, 학생들이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마음의 상처를 입는 친구들도 있는 것 같다.”

- 현재 어느 정도 받나?  

   
  ▲ 김해솔 양 (사진=손기영 기자)
소영 = 제 친구가 현재 모 패스트푸드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데, 인턴기간이라고 1시간에2,000원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언제쯤 최저임금이라도 받을 수 있을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점장한테 직접 말을 하기가어려워서 편지를 썼다고 한다.


해솔 = 사장님한테 돈을 올려달라고 하면, 잘릴 것 같다는 생각부터 든다. 내년에는 최저임금이 110원정도 더 오르는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보통 저녁 7시에 알바가 끝나는데, 어제는 퇴근시간에 사람들 많이 와서 1시간을 더 일했다. ‘1시간을 더 일했다’고 사장님한테 말해야 하는데, 입이 잘 떨어지지가 않았다. 하지만 사장님이 체크를 해줘서 다행이다.



“돈 올려달라면 잘릴 것 같아”

혜진 = 제가 일했던 패스트푸드점에서 판매한 버거세트는 기본적으로 4,000원이 넘었다. 그런데 제 시급으로는 버거세트 하나도 사먹지 못한다는생각에 서글펐다. 특히 점심시간에는 버거세트를 몇 백 개씩 팔았지만, 그렇게 일을 해봤자 제가 받는 시급은 버거세트 하나도사먹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혜진 = 알바를 하는 청소년들도 노동자다. 하지만 사장님들은 우리를 노동자라고 생각을 하지않는 것 같다. 그냥 시키는 대로 일을 해야 하는 ‘일꾼’ 정도로 취급하는 것 같다. 우리들은 정말 ‘저급’도 안 되는 존재인것 같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노동자라는 사실을 인식시켜주고,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이 없는 것 같다.


해솔 = 특히 자영업을 하는 분들은 알바생의 ‘고용 문제’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 같다. 겨우 최저임금 정도 밖에 모른다. 근로계약서를 쓰는 것을 꺼려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


소영 = 학교에서 최저임금 문제 등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을 했으면좋겠다. 이런 교육이 잘 이뤄지면 사회에 나가서 어려움이 생겨도 잘 대응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알바조차 못하게하고 있다. 오로지 국어, 영어, 수학 이런 것만 죽어라고 가르친다. 알바 문제는 학교의 책임도 있는 것 같다.



2009년 12월 07일 (월) 09:13:03 손기영 기자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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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기랑 윤티랑 어쩔겨 쿨럭

    2009.12.07 16: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저처럼 사진을 못찍는 기자한테 걸려야 사진이 운좋게 안실리기도 하고 그런 거십니다.

    2009.12.07 17:27 [ ADDR : EDIT/ DEL : REPLY ]
  3. 이리될 것을 알면서도 난 왜 사진을 찍었지;;; 아- 요즘 이래저래 참 다운;;

    2009.12.07 22:27 [ ADDR : EDIT/ DEL : REPLY ]
  4. 반한나라당유격전투쟁단대장

    그렇다!

    여러분들도 노동자동지들이다.

    여러분들의 돈 벌고 싶은 권리가 있다.

    2009.12.17 00:55 [ ADDR : EDIT/ DEL : REPLY ]
  5. 반한나라당유격전투쟁단대장

    내가 지원해 주겠다.

    혼자 몸이겠지만

    2009.12.17 00:55 [ ADDR : EDIT/ DEL : REPLY ]
    • 투쟁단 대장이시라면서 왜 혼자몸이신지 ㅎㅎ;;;;;; 우선 감사드리지만- 음... 1명의 지원보다는, 좀 더 시스템적,운동적,조직적으로 접근할 방안을 강구할 필요는 있을 듯합니다.

      2009.12.17 17:18 신고 [ ADDR : EDIT/ DEL ]

흘러들어온꿈2009. 9. 23. 17:10


과연 경제학은 현실/진실을 말하고 있는 건가?



대학교 1학년 때 경제원론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맨큐의 경제학 책을 가져다놓고 수요 공급 균형가격 완전경쟁시장 고정비용 가변비용 기업의 퇴출, 담합... 뭐 그런 것들에 대해 배우는 수업이었다.
그리 모범생은 아니어서 수업 들은 내용이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는데, 그 중에 교역의 필요성에 대해 배우는 챕터에서 절대우위-비교우위를 설명하던 날은 비교적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이 수업을 듣고서 내가 수업 시간에 질문을 했던 게(무려 질문씩이나 하는 학생이었다;)...
일단 분명히 그 이론은 비교우위가 있는 상품에 주력해서 생산하면 총 효용이 늘어난다는 것은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아까 교수님은 비교우위에 주력하여 생산한 후에 둘 사이에 교환을 통해 둘 모두 이득이 된다고 가정하고 설명을 하셨다. 물론 둘이 교환을 할 수 없다면 비교우위에 주력하여 생산을 하지는 않을 테니 교환이 일어나긴 할 것이다. 하지만 그 교환의 결과가 둘 모두에게 이득이 되게 해준다는 보장은 없다. 교환의 비율 등 뭘 어떻게 교환하냐에 따라서 그 총효용의 증대가 양쪽 모두에 이득이 되지 않고 한쪽에는 손해가 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지 않나? 
 
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교수는 "그렇게 하기로 약속을 했다고 가정하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는 보증은 없긴 하다." 뭐 대충 이런 식으로 답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둘이 완전히 평등하고 합리적인 경제 주체로서 협상을 하게 된다면 결과적으로 둘 사이에는 서로서로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교환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둘은 완전히 평등하고 합리적인 상태에서 협상을 할 수 있을까? 둘의 합리성과 평등에 대한 가정 말고는 저 분배를 보증할 만한 장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장치가 없는 이상, 교역은 양쪽 모두 잘 사는 전략이 아니라 총효용은 늘리지만 한쪽이 다른 쪽을 착취하는 구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날 수업은 내가 그전부터 의구심을 품어왔던 주류 경제학의 허점 같은 걸 구체적으로 느낀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비교우위이론에 따른 생산으로 총효용이 증가하더라도 그 총효용이 꼭 공정하게 분배되리란 법은 없다.
경제성장률이 몇%가 되고 GDP가 늘더라도 그게 꼭 모두가 잘 살게 하는 걸나 보장은 없다.
오히려 세상에서는 특정 상품의 우위나 경제규모의 차이(환율 등으로 나타나는), 군사력 등등의 요인으로 불공정한 거래를 하게 되고 불평등은 더 심화되는 경우가 더 많다.

가격균형에 대해서 배울 때도, 노동시장도 똑같이 수요 공급으로 설명하고, 가격하한제가 시장을 왜곡시키는 예로 최저임금제 이야기를 하는 걸 들으면서...
 '아니 그럼 균형가격이 형성되었을 때 그게 최저임금보다도 아래란 건가? 지금도 최저임금은 완전 쥐꼬리인데? 그거보다 더 아래면 대체 얼마인 건지. 그 임금이 도저히 먹고 살 만큼도 안 될 게 뻔한데 어떻게 하라는 거야?'
이런 생각에 도대체 이 경제원론이란 게 무슨 장난질인가 하는 생각이 머리 속을 스쳐지나갔었다.  (지금이야 "기본소득 도입ㅋ"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그당시 배울 때는 교수야 최저임금이 꼭 나쁜 건 아니다, 라는 식으로 설명하긴 했지만, 그럼 대체 어떻게 하자는 건지, 그런 답은 경제원론에서는 전혀 나오지 않았었다.
노동자들은 가격하한제(최저임금) 때문에 실업이 되어서 먹고 살지 못하거나, 아니면 최저임금도 안 되는 초저임금을 받으며 먹고 살지 못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란 말인가?

그런 경제학적 명제들 앞에서 생각했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주류' 경제학은 과연 제대로 된 현실/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일까? 오히려 현실을 왜곡하는 숫자놀음은 아닐까?






거지를 동정하지 마라? - 10점
로랑 꼬르도니에 지음, 조홍식 옮김/창비(창작과비평사)




거지를 동정하지 마라? - 경제학의 실업이론 비판
초판 2001년
지은이: 로랑 꼬르도니에                          옮긴이: 조홍식
펴낸곳: 창작과비평사



  이들은 실업자들이 결코 불행하지 않다고 주장하곤 한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과는 달리 실질적으로 실업자들은 참지 못할 정도로 불행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실업이론은 이같은 광경이 초래하는 도덕적 상처를 가리기 위해 붙이는 반창고 역할만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과학적인 설명이 진정 필요한 부분은 실업기간 동안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게으르다고 보는 것이다. 이 부분이야말로 가장 부도덕하고 충격적인 부분인데, 그렇다면 일이 없는 노동자들은 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그토록 고통스런 모습을 보이는 것일까? 경제학은 이들이 겪는 고통의 광경을 은폐하기 위해 또다른 쇼를 준비한다. 이 쇼에서는 실업자들이 부자이며 이익을 누리려 하고 게으르기 때문에 수혜자적 상황에 빠졌고, 그 책임 또한 그들에게 있다고 보여준다.
책 pp.95-96


"경제학의 실업이론 비판"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주류경제학의 환상들에 대한 알기 쉬우면서도 통렬한 비판이다.

(대개 신고전주의/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자발적 실업'과 같은 사람 홀리는 말을 써가며 실업의 원인은 노동자들한테 있노라고 말하며 최저임금과 복지제도 같은 정부의 개입을 배제하라고 말하는 것들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이론에 기반을 둔 것인지 이 얇은 책 한 권에 이렇게 쉽게 설명할 수 있다니!

이 책을 읽으면 신자유주의 [노동] 경제학에서 실업이론이라는 것은 "가난한 사람들이 못 사는 건 게으르고 못나서다"라고 외치던 저 [자유방임주의적이고 기독교도덕적인] 자본주의초기 담론을 더 복잡하고 이론적으로 꼬아놓은 것뿐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아~주 합리적으로 품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런 종류의 이론이 가지고 있는 '철학적' 목표를 빨리 간파할 수 있다. 실업은 노동자와 노동조합의 의도적인 행동의 결과이며, 따라서 불만이 있는 자들은 자신의 책임을 깊게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자유주의 담론의 문제가 있다. 이것이야말로 정신분열증에 가까운 심각한 상태인데, 논리적 사고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이런 증상을 보이게 된다. 왜냐하면 이렇게 만들어진 실업이란 자발적 실업이며, 이는 당사자들이 스스로 인정하고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실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연민의 정에 사로잡힌 자유주의자가 이렇게 복지를 누리고 있는 서민들의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유주의적 이상에 기초를 제공하는 유일한 이론에 따르면, 경제활동 인구의 86%를 차지하는 임금노동자들은 자신의 상황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데 왜 자유주의자들은 최저임금제를 철폐하여 완전고용을 이루려고 저토록 애를 쓰는 것일까? 왜 자유주의자들은 이미 행복해하고 있는 실업자들에게 선을 베풀려고 하는 것일까? 자유주의라는 것이 자본가계급의 경호견이 되려는 정치적 계획이 아니라면(물론 이럴 경우 완전고용이 이뤄져야만 최대한의 이윤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자유주의의 관심을 이해할 수는 있다) 이것은 매우 신비한 현상이다…….
책 pp.72-73

이 인용문과 같은 위트와 비꼬는 말들은 이 책의 장점 중 하나이다.
이런 부분들이 나올 때마다 독자들은 통쾌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지나치게 점잖은 사람들에게 이런 부분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요소일지도 모르지만.)


로랑 꼬르도니에 씨는 주류경제학의 실업이론들을 하나하나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 동시에 이를 논박한다.
먼저, 주류경제학에서 가정하고 있는 '노동자' 그리고 '노동시장'의 모델이 대체 어떤 것인지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그리고 마치 여가와 노동을 자유롭고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묘사되는 주류경제학에서의 '노동자'의 모델이 얼마나 비현실적인 것인지를 보여준다. ("경제학에서 만든 노동자는 아이스크림을 하나 더 사먹을지 아니면 15분 더 낮잠을 잘지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가며 번민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p.35))

특히 고전적인 경제학에 대한 비판이고 굉장히 타당한 비판(그러나 잘 수용되지 못하는 비판)을 다시 환기시킨다. 바로 경제학에서 가정하는 것과 같은 시장도 노동자도 결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결국 경제학은 현실을 분석하는 것이라기보다는, 현실이 이래야 한다는 당위에 가깝게 되어 버린다. 책의 표현을 인용하면 그것은 "실증적"인 학문이 아니라 "실천적 신화"이다.


  이론가들은 시장을 변호하기 위해 학문을 한다는 것은 단순화, 추상화, 가설 등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변명할 것이다. 좋다. 우리는 항상 '마치 ~처럼'이라는 태도로 임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치 ~처럼'을 너무 많이 하다보면 현실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지 않는가? 실증적 적절성을 전혀 갖지 못한 이 훌륭한 지적 건축물은 하나의 철학일 뿐이며, 일부 사람들이 세상에 강요하려 하는 실천적 신화에 불과하다. 우리는 바로 이 사실을 지적하고 싶을 뿐인데…… 그 옹호자들은 이런 분석을 가장 지독한 비난으로 생각한다.
책 p.58


그 이후에 책은 "최저임금 때문에 실업이 발생한다", "사회복지제도(예약임금) 때문에 실업이 발생한다", "노조가 노동자계급 전체의 이익을 늘리려고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등부터
"게으른 노동자 이론", "겁많은 노동자 이론" 등 노동자들에게 실업의 책임을 돌리는 실업이론들을 차례차례 짚어나간다.



특히 최저임금에 대한 논의를 하면서
▲'유효수요'의 문제   그리고  ▲상호보완적 노동(대부분의 노동들이 그렇다)에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때문에 경쟁으로 한 집단의 소득이 양극화되는 현상에 대해 논의한 것은 이론적으로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혹시라도 책을 읽기 전에 이런 논의의 요지를 간단하게 맛보기 하고 싶은 사람들은 다음 인용문을 읽기 바란다.


  의심의 여지없이 최저임금의 철폐는 반드시 완전고용을 창출하는 미덕을 발휘할 것이다. 만일 가장 비숙련된 노동자 집단의 임금이 자유롭게 변하도록 내버려둔다면 임금은 상당히 급격한 폭락 끝에 어느 수준에선가 멈춰서서 시장을 깨끗하게 정리할 것이다. 나는 한달에 10만원 정도라면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기적을 일으키리라는 것을 의심치 않는다. 이 가격이라면 사업가들은 비숙련 노동자의 고용을 분명히 늘릴 것이기 때문이다. ...(중략)... 여기서는 당연히 신고전주의자가 즐겨 사용하는 우화를 소개해야 한다. 최저임금이 100만원일 때 노동조합의 독점권이 제공하는 이익의 일부분을 받으면서 풍요롭게 생활하던 노동자들은 임금이 10만원으로 내려가면 집으로 돌아가 화초나 키울 것이다.
... (중략) ...
  하지만 지적 정직함이 있다면 어떤 임금 수준에서 이런 이론이 현실화될 수 있는지를 밝혀야만 한다(이런 작업이 가능하다면 말이다). 왜냐하면 비숙련 노동자의 임금 유연성을 막고 있는 요소들을 제거할 경우 임금이 즉각적으로 폭락할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이유는 정통 이론이 말하는 것과 다르지만 말이다. 다시 현실을 제대로 분석하면 최저임금제는 실업의 원인이 아니라, 실업의 가장 비참한 결과를 제한하는 구원의 방파제인 것이다.
  우선은 자유주의 담론의 기초가 되는 이론의 시발점에서부터 살펴보자. 사람들은 최저임금을 받는 자들이 가장 낮은 (한계)생산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노동자들의 일부가 실업상태에 있는 이유는 최저임금이 같은 직종의 비숙련 노동자의 완전고용에 해당하는 (한계)생산성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만일 사업가들이 합리적이라면 비숙련 노동자들의 (한계)생산성이 최저임금보다 떨어지는 순간 이들의 채용을 중단했을 것이다. 따라서 고용의 문이 닫히는 것은 어느 노동자가 전체 노동의 생산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최저임금보다 조금 적을 때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자.
  예를 들어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에게 고용주가 지불해야 할 비용이 1년에 1800만원이라고 하자. 이는 르노(Renault)의 고용주가 공장에 한 명의 비숙련공을 채용하더라도 1년 동안 라구나(Laguna) 자동차 한 대도 더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동자 한 명의 1년 자동차 생산량이 평균 열여섯 대 가까이 되는데도 말이다. 이처럼 경제학자들이 우리에게 르노에서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 한 명을 더 채용하지 못하는 이유가 너무나도 낮은 그의 생산성이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한계생산성이 정말 극적으로 하락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 신기한 역설 중 하나는 숫자가 나오기만 하면 경제학자들은 꼬리를 내린다는 것이다.
  르노의 고용주는 아마 추가로 노동자를 채용하지 않는 이유가 한계생산성이 낮기 때문이 아니라 추가로 자동차를 생산하더라도 이를 구입할 수 있는 수요가 없기 때문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결국 기업이 노동자의 채용을 중단하는 이유는 노동자의 생산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 아니라 수요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어떤 신비로운 요정이 나타나 완전고용의 상태에 가까이 가기만 하면 갑자기 노동자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수요의 한계라는 가능성을 잠시 고려해보면, 최저임금제 같은 제도의 필요성과 효율성을 쉽게 정당화할 수 있다. 최저임금이 실업의 원인이 아닐 뿐더러 유효수요의 부족으로 발생한 실업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매우 유용한 장치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책 pp.74-77


  경쟁제도에서 피해를 보는 자들은 다른 종류의 경쟁자들보다 필요로 하는 일의 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수가 많은 사람들이다. 만약 어떤 회사의 이사(理事)가 최저임금의 100배(간단히 말해서)를 번다면, 피아노 이사 우화의 경우 이 사람은 꼬리일꾼인 셈이다. 좀더 세속적으로 표현하자면 이사는 경리와 경영을 담당하여 돈을 셀 줄은 알지만(그의 능력) 노동자처럼 나사를 돌릴 줄은 모르기 때문에 경영 인력에 비해 육체노동을 제공하하는 노동력이 과잉공급되는 상황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사람들은 육체노동자들이 이사들처럼 경리를 담당하거나 경영을 할 수 없다고 너무나 쉽게 생각하고 있지만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제 같은 제도의 기능은 시장에서의 경쟁으로 인해 협상력이 취약해진 노동자집단의 소득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중략)... 따라서 최저임금은 일부 노동자들에게 강요되는 '이중의 고통'을 완화시키기 위한 정의의 장치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서 이중의 고통이란 실업으로 인해 이들의 임금이 계속 하락하는 경향을 보여주기 때문에 나타나는 고통과 바로 이 하락 경험을 초래하는 요인인 실업이라는 고통이다.
  전통적으로 자유주의자들이 최저임금에 대해 반대입장을 보일 때 그것이 전적으로 이데올로기적 성격만을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데는 이것만으로 충분하다. 문제는 이 최저임금이 비숙련('비숙련'이란 것은 매우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것을 이미 확인한 바 있다) 노동자의 한계생산성과 비교해보았을 때 너무 높은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담론은 유효수요의 부족이라는 문제에 대해 자유주의자들의 무능력(또는 의지의 결핍)을 감추는 데 필요할 뿐이다. 문제는 실업이 존재할 때 수요량을 늘리기 위해 노동의 가격을 내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노동의 수요를 이동시키는 데 있자. 그것은 각각의 가격 수준에서 노동의 수요량을 늘리는 것이며 최저임금의 수준에서도 모두가 일을 갖게끔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활동의 수준을 확장해야 한다. 바로 이 점이 현대 경제이론의 맹점을 보여주는 부분인데, 최근에 사람들이 거의 고정관념처럼 선호하는 의식은 신이 늙은 케인즈의 장례를 치르고 있다는 것이다. 케인즈가 유효수요 부족이라는 문제에 대해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고 살펴본 경제학자들 중의 한사람인데도 말이다.
책 pp.82-84





주류경제학이 의심스러운 상식인들을 위한 책


사실 주류 경제학에서 내뱉는 온갖 말들은 '상식'과는 다른 것들이 많다.
(이 책에 소개된 것만 해도 그런데, '최저임금'은 노동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일자리를 찾아다니는 것은 실업의 결과가 아니라 실업이 발생하는 원인이다, 월 60만원도 안되는 실업수당이 예약임금이 되어서 실업을 일으킨다 등등....)

물론 '상식'이 언제나 맞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적인 곡예와 비현실적인 추상화, 가정들에 입각하여 나온 이론이 '상식'보다 더 현실/진실을 말해주고 있다고 한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 아닐까?
그러나 '상식인'(요즘 한윤형 씨의 글을 읽다보니 지식인이나 엘리트에 대비되는 '상식인'이란 말이 입에 붙었다)들로서는 학자들이 도표와 계산을 제시해가면서 이렇다는데 뭐라고 딱 반박할 말이 안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뭔가 이상한데?" 싶으면서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거나, 아니면 빈부격차나 실업 등에 대해 어차피 그럴 수밖에 없는 거구나 하고 체념적으로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 결국에는 그런 경제학적인 이데올로기들은 하나의 '상식'으로 굳어져버린다.
교과서나 신문에 범람하는 '시장실패', '정부실패', '자발적 실업', '복지수혜자들의 도덕적 해이', '정부는 비효율적이고 시장은 효율적임' 같은 말들의 힘이다. )


그런 주류경제학의 노동시장, 최저임금, 실업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영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찜찜하던 사람들에게 이 책은 찜찜하던 부분은 분명하게 밝혀주는 불빛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뭔가 분명한 진실을 말해주는 것 같던 경제학들이 과연 얼마나 현실/진실을 말해주고 있었나 하는 회의가 들게 된다. 그러다가 열성적인 독자라면 결국 새롭고 대안적인 경제학 이론들을 찾아나서게 될 것이다.

나도 청소년노동인권에 대해 공부하고 활동하면서 최저임금과 일자리, 비숙련 노동 등의 문제를 많이 고민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많은 부분 좀 더 정리된 논리들을 갖추게 되었다.
최근 이명박 정부 이후로 한국의 복지는 상당 부분 축소되고 있고,
올해만 해도 경제 상황 악화와 일자리 등을 이유로 최저임금을 삭감해야 한다는 재계(자본가들)의 요구 때문에 최저임금이 (물가인상 등과 비교하여)'사실상 삭감'되었다.
청년실업의 문제, 서민 경제의 침체는 갈수록 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이 책은 나온 지 오래 되긴 했지만 대중적인 경제서로 읽힐 만한 의의가 있다.


노동경제학자이면서도 어렵지 않게(물론 노동시장을 설명하는 부분 같은 경우는 좀 머리를 굴려가면서 읽어야 하지만 대체로 쉽게 읽을 만하고 이런 부분은 좀 건너뛰어도 큰 문제는 없다;;) 이론적인 이야기와 상식적인 말 사이를 넘나들면서 좋은 책을 쓴 로랑 꼬르도니에 씨와 이 책을 번역한 조홍식 씨 등에게 다시 한 번 한 독자로서 감사의 뜻을 표한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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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 눈앞에 무슨 도표가 있어도 "기본소득ㅋ"

    2009.09.23 20:37 [ ADDR : EDIT/ DEL : REPLY ]
  2. ...라고 해도 어차피 경제학을 반박하는 사람도 마찬가지 정도의 '증거'와 '논리'로 무장하지 않으면 받아들여지지 않을걸? 내가 보기엔 아직 '체계'라고 부르기도 부족한듯 한데.

    2009.09.29 20:47 [ ADDR : EDIT/ DEL : REPLY ]
  3. 솔직히 경제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사회학'과 마찬가지로 현상에 대한 분석과 해석에 전념하는 분야라서, 예언적이거나 당위적 측면으로 넘어가면 문제가 '더럽게 많'기는 하지. 나는 근데 아무리 읽어도 '당신들의 가정에는 사악한 사상이 담겨있어'라는 피해망상적인 푸념이 들어있는것 같달까 -_-

    2009.09.29 20:55 [ ADDR : EDIT/ DEL : REPLY ]
  4. '최저임금' 문제만 해도 사실 거기에 대해선 '주류'의 의견이란게 없을 정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너무 높이거나 너무 낮추는 것은 노동환경이나 시장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정도는 대부분 인정하는듯?...하지만 "적당히 올리면요?" 라든지 "기본소득"은요? 라고 물으면 아무도 모름..) 솔직히 자유주의는 지금도 (경제학 내에서) 충분히 까이고 있기도 하고..

    2009.09.29 21:02 [ ADDR : EDIT/ DEL : REPLY ]
    • 책 원본이 나온 게 90년대인가 여하간 좀 오래됐으니까, 현재의 학계의 상황과는 다른 면이 있을 수 있겠지.
      그리고 이거 책은 실제로 읽어보면 나름 경제학자가 쓴 경제학 비판이라서 굳이 외부의 사회학이나 정치학적 논의를 끌어오지 않고 경제학적인 논리로 무장되어 있음(내가 리뷰에는 대부분 생략했지만)
      * "당신들의 가정에는 사악한 사상이 담겨있어" 내지는 "당신들의 가정은 사악한 결과를 유발하고 있어"라는 인식이 있기는 하지.

      2009.09.30 01:39 신고 [ ADDR : EDIT/ DEL ]

걸어가는꿈2009. 4. 20. 13:30


청소년노동인권과 최저임금에 대한 생각


0. 청소년노동인권 침해, 청소년노동 경시
  청소년노동인권이 침해당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청소년노동이기에 인권이 침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임금노동이기에 인권이 침해당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임금노동이라면 대부분 겪게 되는 착취나 차별, 소외, 폭력 일반이 있고, 청소년노동이기 때문에 겪게 되는 문제가 있다.
  청소년노동이기 때문에 겪게 되는 문제는 대개 청소년노동을 경시하고 평가절하하는 인식에 기초한다. 그러나 이런 인식은 단순한 ‘편견’은 아니다. 이는 가족임금제(가부장 한 명이 일해서 가족을 부양한다고 가정하기 때문에 가부장 남성의 임금이 높아진다. 임금이 높아지니까 좋은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여성과 아동의 임금이 낮아지는 효과.)와 청소년은 학교와 가정에서 교육받아야 하는 존재로 규정당하는 사회 구조와 제도에서 비롯된다.

1. 청소년노동인권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마주치게 되는 딜레마는, 본질적으로는 임금노동 자체에 숨어있는 딜레마와 같다. “노동하지 않을 권리”와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노동할 권리” 사이의 충돌.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 인권을 넘보다ㅋㅋ』에 실린 청소년노동인권 관련 글의 표현으로 바꾼다면, 근절론과 보호론이다. 이 둘은 물론 모두 보장되어야 할 인권이지만 그 내적 논리는 다르다. 제한적 변화냐 근본적 변화냐의 문제는 아니다. 둘은 모두 근본적인 성격과 제한적-개량적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1-1. 노동하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자본주의에서 임금노동을 하는 상황 자체가 청소년들이 착취를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즉 자기 노동력을 (대개 싼 값에) 팔아서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는 것 자체가 비인간적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청소년노동의 확대는 노동시장 전체에서 노동자들의 임금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노동력의 공급이 많아지고, 청소년노동은 대개 비청소년의 노동보다 싼 가격이므로.)
  그러나 노동하지 않을 권리의 주장은 결과적으로는 청소년들이 일하지 말고 학교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일종의 보호주의적인 논리와 연결되기 쉽다. “노동하지 않고도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 권리”가 “노동하지 않고 보호받으며 살 권리”가 되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청소년들이 노동을 하지 않는 것은 청소년들의 권리를 박탈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실제로 일찍 노동을 시작하는 나라일수록 선거연령이 낮은 경향도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에 참여하느냐 않느냐는 시민권을 부여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간주되곤 한다.)

1-2.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노동할 권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부분의 노동이 “정당한 대우를 받는” 노동이 아니라는 점에서 자본주의 체제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가 함축되어 있다. 또한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노동할 권리”는 청소년들의 경제적 권리를 비롯하여 다양한 권리를 실현하는 데 더 적절해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대개 ‘정당한 대우’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사람들의 생각이 다 다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합의된 기준이 필요하게 된다. 안타깝게도 현재 사회에서 ‘정당한 대우’의 기준이라는 건 전혀 정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청소년들의 ‘합법적인’(그러나 착취적인) 노동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을지도 모른다. 이는 청소년들의 양극화(빈곤 청소년들은 노동시장으로 내몰리고, 비빈곤 청소년들은 고등교육을 받아서 고소득을 보장받는)와 전반적으로 임금이 낮아지는 모습으로 연결될 수 있다.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노동할 권리’가 그냥 ‘합법적으로 노동할 권리’로 왜곡되면서 나타나게 될 현실은 더 암울해보이기도 한다.


2. 최저임금
  최저임금 보장을 요구하면서 청소년노동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사회에 문제제기하는 첫 걸음으로 삼는 것은 방법적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최저임금 보장이라는 요구에는 맹점이 있다. 예컨대 시급 2000원으로 2명의 청소년노동자를 고용하는 업소가 있다고 하자. 그런데 최저임금 4000원을 보장해야 한다고 압박하면, 그 업소는 1명의 청소년노동자를 해고할 가능성이 제법 높다. -_-; (사실 최저임금이 일자리를 적게 만든다는 이명박 정부의 지적은 타당하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일자리가 ‘뼈 빠지게 일해도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말도 안 되는 저임금 일자리’란 게 문제일 뿐.)
  시장법칙에 따라, 일자리의 수와 임금은 반비례한다. 그러면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노동시장'의 원리 자체를 전면적으로 재구성 - 말하자면, 혁명? - 하거나, 정부나 공공영역에서 개입하는 수밖에 없다.)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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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덧붙이자면, 수도권과 지방의 청소년 알바 임금 격차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몇 년 전 대학에 갓 입학한 아는 동생이 (부산 태생이고 부산 지역의 대학에 진학) 편의점 알바를 하는데 시급이 2800원 정도였거든요. 당시 법정 최저임금은 이미 3100원을 넘어선 상태였구요. 그래서 미니홈피로 "니가 지금 받는 임금이 법정 최저 시급 미달이다, 만 18세 미만 근로자의 첫 달 임금을 80%만 주는 시행령을 감안해도 지금 덜 받고 있다." 고 알려줬더니 답변이 "나도 적게 받는 걸 아는데 사정상 어쩔 수 없다고 한다, 나도 일을 계속하려면 그냥 알바 계속해야하고..." 라고 답하더군요. 그런데 실제로 부산을 비롯해서 다른 지방 출신의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물가 차이 (특히 식당이나 카페 같은 서비스업)가 상당해서 알바 임금 또한 서울보단 적다고 하더라구요. 이러다보니 서울에서 최저임금을 준수해도 지방으로 내려가면 사정이 달라지기도 하고.....
    몇 년 전 그것이알고싶다 에서 청소년 알바 임금 지급 문제에 대해 나왔었는데, 하루 왠종일 분식집에서 서서 일하면서 김밥 마는 동안 자기는 끼니도 거르고 시급도 2500원(!)만 받는 여중생이 "저 방송 나가면 안돼요 계속 일해야 되는데..." 라면서 울고, 악세사리 가게에서 알바하면서 역시 시급을 덜 받는 여고생도 울면서 방송 나가면 짤릴지 모른다고 제작진에게 부탁하던데.....'경험쌓기형 알바' 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임이 보여서 안타깝기도 했답니다.

    2009.04.23 12: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게 참- 맥도날드 이런 대형 업체는 오히려 여러 번 최저임금 문제로 맞아서 최저임금을 '딱' 지켜서 주는데 -ㅂ- 편의점 분식집 이런 영세 사업장은 수도권을 벗어나면 임금이 확 떨어지더라구요. 물가 차이도 있는데, 감독 부서에서 얼마나 단속을 하느냐 문제도 있는 거 같고...

      2009.04.25 01:40 신고 [ ADDR : EDIT/ DEL ]

걸어가는꿈2008. 6. 10. 17:52
Posted by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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