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주의 4

그것이 바로 내셔널리즘 아닌가? - 〈아이 캔 스피크〉

그것이 바로 내셔널리즘 아닌가? ※ 〈아이 캔 스피크〉 미리니름(스포일러)이 가득합니다. 추석 연휴 직전에 〈아이 캔 스피크〉를 보았다. 그럭저럭 재미있었다. 최근 〈리얼〉이나 〈VIP〉나 〈군함도〉로 내려가 있던 한국 상업 영화에 대한 기대치와 상호 작용하여, 상대 평가를 한다면 꽤 높은 평가를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일본군 ‘위안부’ 내용을 다룬 대중적인 영화의 계보 속에서 이 영화가 실현한 미덕이나 진보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어쨌건 〈아이 캔 스피크〉가 한국 상업 영화의 역사 속에서 의미 있는 가치를 담고 있는 작품이라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재미있는 것 이후에라도 이 영화의 문제점이나 ‘해로움’을 좀 더 말해야겠다고 느꼈다. 어느 쪽으로든 말하고 싶어지는 욕망을 자극한다는 점에..

흘러들어온꿈 2017.11.05

난 월드컵에 반대한다

(본격 까달라는 글? -_-) 사촌동생에게 수학을 좀 가르쳐주러 갔던 날의 일이다.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과 대한민국(남한이든 한국이든 여하간) 축구 국가대표팀 사이의 경기가 끝난 바로 다다음날이라서, 아니나 다를까 월드컵 축구 이야기가 나왔다. 동생들 "우리가 아르헨티나한테 져서 기분 나빴어." 나의 삐딱한 입은 각각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5학년인 사촌동생들을 상대로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공현 "왜 우리야?" 동생들 "응?" 공현 "경기를 하고 진 건 한국 축구 대표팀이잖아. 니가 진 거 아니잖아." 동생들 "우리나라니까 우리지." 공현 "한국 국적을 갖고 있더라도 경기해서 니가 이기거나 지는 건 아니잖아. 왜 우리가 이기는 거고 우리가 지는 거야?" 동생들 "아 우리나라 팀이니까 우리지." ..

걸어가는꿈 2010.06.21

올림픽에 대한 불편함

나름 올림픽 시즌이라고, 올림픽 떡밥을 준비해봤습니다. -_- 그렇다고 해서 뭐 올림픽에 대해 금메달을 몇 개 딴 한국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태극전사가 어쩌구 하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당연히 아니구요. 오히려 저는 올림픽에서 많은 불편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 올림픽을 두고 평화와 화합을 위한 경기라고 이야기합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도 여럿으로 나뉘어져 있던 도시국가[폴리스]들이, 제우스 앞에서 온 국민의 화합과 단결을 위해 올림픽을 했다고 하고, (근데 정말일까요?) 또 근대 올림픽도 온 세계 여러 나라들이 화합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태극전사"라거나, 지극히 군사주의적이고 국가주의적인 여러 표현들을 보십시오. 해설을 보면 정말 전투용어들이 난무합니다. 그리고 한일전을 치룰 때는 그런 국민..

딱딱한꿈 2008.08.17

'광야에서'에 대한 불편함

찢기는 가슴 안고 사라졌던 이 땅의 피울음 있다 부둥킨 두 팔에 솟아나는 하얀 옷의 핏줄기 있다 해뜨는 동해에서 해지는 서해까지 뜨거운 남도에서 광활한 만주벌판 우리 어찌 가난하리오 우리 어찌 주저하리오 다시 서는 저 들판에서 움켜쥔 뜨거운 흙이여 ---> 이게 '광야에서'의 가사인데... 난 촛불집회에서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뭐가 걸린 것처럼 불편한데 사람들은 다 별 문제의식 없이 잘 부르는 것 같다. -;; 뭐 가락 자체는 좋아서 가끔 흥얼거리긴 하는데 역시 가사는 좀 예를 들어서 "하얀 옷의 핏줄기" - 이건 혈연 중심의 민족 개념을 강하게 환기시키는 표현이고 "해뜨는 동해에서~광활한 만주벌판" - 이건 동서남북 모두 우리가 정복하겠다는 거고 "다시 서는 저 들판에서" - 이건 결국 앞에 나온 만..

흘러들어온꿈 2008.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