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꿈

한겨레 [2030 잠금해제] 맘 편히 욕할 수 있는 조건 / 공현

공현 2014. 7. 14. 21:08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46685.html?_fr=mr1


[2030 잠금해제] 맘 편히 욕할 수 있는 조건 /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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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덕에 열심히 여기저기서 까이고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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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입장, 여러 관점에서의 비판은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니 항상 그렇듯 그렇구나, 하고 넘기면 될 일입니다.

다만 한 가지 좀 계속 억울하다면 억울하고, 거슬린다면 거슬리는 부분에 대해서만 몇 자 적겠습니다.


일단 다른 사람 글을 읽고 비판을 하려면 적어도 그 사람 글을 성실하게 읽어주기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학생과 교사 사이에는 이해관계의 차이가 있고 대립이 존재한다는 말이

곧 '학생과 교사가 적대적 관계라는 말'이 될 수는 없고, 또 '학교를 폐지하야만 학생인권 보장이 가능하다는 말'이 되지도 않습니다.


또한 저는 이 글을 쓸 때 어휘 하나하나를 상당히 골라가면서 쓴 편인데,

한 번도 전교조를 '싫어한다'라고 쓰지 않았고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할 수 없다' '마음에 안 든다'라는 소극적인 표현만을 썼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 위치에서 제가 전교조를 좋아할 수 없는 이유, 교사집단과 충돌하게 되는 위치에 대해 썼지, 전교조가 어때야 한다는 의견을 내거나 전교조 운동에 대한 보편적 관점의 판단을 내리지도 않았습니다. 이 글은 '내가(아니면 굳이 넓힌다면 청소년운동 활동가들이) 안 좋아하는 이유'를 언급하고 있을 뿐이며, 거기에 대해 일반적인 동의를 전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저는 제 조직이 아닌 전교조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별로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전교조가 저나 청소년운동에게 굳이 이쁨을 받거나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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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말을 보태자면,

재미있게도, 처음에 이 글감을 선택하게 된 동기는 '전교조'가 아닙니다.

세월호참사 희생자 문제라든지, 폭력피해자라든지, 차별경험을 가진 소수자라든지, 그런 문제들을 먼저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국가보안법 피해자나 통합진보당 등에 대해서도 생각했구요.


착상은, 내가 껄끄럽거나 싫은 상대더라도 부당한 일, 억울한 일에 대해 힘을 보태줘야 하는 수많은 현실의 상황들에 대한 이야기였고, 그 중에서 전교조를 주 소재로 택했습니다.

전교조에 대한 나의 지지/비판 또는 호불호를 떠나서 지켜야 하는 원칙이 있다는 것 정도가 처음 생각한 주제고, 맘 편히 비판하고 싸우는 데도 이런 상황들이 방해가 된다는 경험적 이야기도 쓰고 싶었습니다. 분량 관계상 뒷부분에 해당하는 건 거의 다 쳐냈지만요. 여튼 꽤 직설적으로 썼다고 생각합니다.


전교조가 아니라 세월호참사 희생자나 통합진보당 등을 가지고 썼다면 어떤 반응이 있었을까,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