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꿈

시 - 실려가며

공현 2015. 8. 19. 12:12



실려가며

눈꺼풀을 내리고 고개를 숙이고
몇센치의 동작으로 블라인드를 친다
잠드는 법을 잊은 듯하다
눈꺼풀 뒤편에 숨어 쉬는 와중에
끌어안은 꿈들이 가위 눌린 듯 쓰러지고
숨을 쉬는 법도 한번씩 재활이 필요한 법이다

내려둔 차양에도 새어들어 오고만다
인기척 웃음소리 어떤 고백
방 안을 헝클며 튀어다니는
당신의 여린 마음들

내릴 곳을 앞두고야
걱정들이 날아다닌다
눈 뜨기를 망설이다 지나치진 않을까
너무 많은 짐들이 끼이진 않을까
이제는 나를 안아온 맘들을 배웅하며
내가 알아온 것들로
눈꺼풀을 들어올려야 하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