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꿈

학교자율화 반대 4.19 청소년 촛불문화제, 후기와 짧은 생각들

공현 2008. 4. 21. 02:49
pre 집회

교육부의 이번 학교자율화 발표에 대해 학교자율화를 반대한다, 또는 학교자율화를 저지하자, 라는 식으로 구도를 설정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작년인가 재작년에 "3불정책 폐지" 얘기가 막 나왔을 때, 3불정책 폐지를 저지하겠다고 뭐 교육단체들 기자회견 하고 한 것에 대해서
분명히 그런 게 현재의 교육을 옹호하고 방어하려는 것처럼 보인다는 뭐, 그런 비판이 있었던 걸로 아는데
흠... 항상 평가를 하거나 비판을 해도 별로 반영이 안 되는 거 같군요, 교육운동 쪽은 특히-

여하간에 이게 지금 0교시 허용, 심야 보충수업 허용, 우열반 편성에 반대하는 운동 같은 식으로 이야기가 되고 있는데
교육부로서는 얼마든지 이거에 대해서 "0교시나 심야보충수업이나 우열반을 허용할 생각 없다. 교육청이랑 학교장에게 권한을 넘길 뿐이다."라는 식으로 넘어갈 수도 있을 거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방어적인 방식의 이슈 프레임 설정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0교시 심야보충수업 우열반 허용에 반대한다, 라는 걸로 하면 분명히 많은 공감대라거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진 몰라도
   0교시, 심야보충수업, 우열반을 공식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뭐 청소년들이 살기가 나아지는 것도 아니고...

물론 2005년 내신등급제 반대에서 촉발된 집회 등의 움직임에서 보이듯이 집회라거나 여하간 그런 행동을 하는 와중에 주장이 더 적극적인 것이 되는 경향이 있을 순 있지만
과연 그냥 "학교자율화에 반대한다" 식으로 하는 집회가 저절로 더 적극적 주장이 오가는 자리로 바뀔지도 의문이고

현재의 교육이나 제도를 방어하고 옹호하는 형태로 보이지 않게 하기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흠흠 언론이라거나 등등에서.


+ 그리고 이거는 개인적 경험인데 뭔가 1~2일만에 급조되는 행사나 활동은 대개
돈 많거나 사람 많이 모을 수 있거나 아니면 기존에 많이 해왔던 (교육단체 등) 단체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아수나로 같은 초고마한 단체는 발언력도 영향력도 약해지기 때문에 참가가 탐탁지가 않더군요-ㅂ-


++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대에 참여하게 만드는 이 '정세'라는 놈~~~~ 뷁





집회 현장에서

  우선 이틀만에 준비된 집회라는 점을 감안할 때, 130명이라는 참가자 수나 여러 가지 컨텐츠, 집회 진행 등에 많은 집중된 노동력(아마 밤샘)이 들었을 거라고 짐작되었습니다. 흠 -_-

  하지만 계속해서 걸리는 것들이 있어서, 편하게 앉아있기는 힘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사회자가 인터넷에 0교시 하고 하면 등교거부하기로 친구들과 이야기했다는 글에 대해서, "등교거부하면 우리만 손해다"라면서 등교거부 하지 않게 해달라 라는 식으로 말한 거라거나,
역시 사회자가 집회 참가자들을 "방청객"이라고 하던 거라거나,
사회자나 발언자(주로 학부모 등)가 시험기간인데 우리가 시험 공부도 못하고 나와서 고생하고 있다고 하던 거나,
 
그런 것들이 계속 걸렸고

그리고 집회 중간에 있던 프로그램 중에서 카메라로 들이대는 방식도 좀 그랬습니다.

전교조나 참학이나 홍세화 씨 발언은 솔직히 듣기 싫어서 아예 안 듣고 있었고-

따이루 발언도 별로 새로운 것도 없었고 ㅎㅎ 흠흠흠 -_-


집회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활기가 별로 살지가 않아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산만해졌습니다.

분위기 안 좋아지면 좀 빨리빨리 진행이라도 했으면 좋았을 텐데, 계속 끌어서 결국 한 2시간 20분 정도는 집회를 한 거 같네요.


그리고 솔직히 앞에 써둔, 이런 이슈로 이런 제목을 가지고 이런 행사를 하는 거에 대한 고민도 있어서
별로 즐겁게 참가하진 못하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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