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꿈

시 - 닿을 수 없는

공현 2008. 1. 10. 14:55

닿을 수 없는



아이들이 베란다서
수다를 떨고,
잔디밭에 둘러쳐진
하얀 로프와,
들어가지 마시오! 푯말
화창한 점심시간 벤치에서
소소한 얘기소릴 엿들으며
손톱을 하나하나 깎았어요

잔디 깎기 훑고 간 잔디밭엔 싸한 피 냄새
나른한 한숨 같은 비행기 소리
서서히 주위를 덮었고 손을 뻗어
보았지만 닿지 않았고
공기만 한 움큼

또각또각
물어뜯긴 손톱이 화난 듯 내게 튀어 오르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