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꿈

전교조 선거에 나선 분들에게 -학생인권 문제에 관한 실천을 구체적으로 내놓으십시오

공현 2008. 12. 5. 19:59

전교조 선거에 나선 분들에게

- 학생인권 문제에 관한 실천을 구체적으로 내놓으십시오
 

  전교조 선거에 나선 여러분들, 안녕하세요?
 이 글은 전교조 선거에 나서서 앞으로 2년 동안 전교조의 운동을 결정짓게 될 분들에게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의 의견을 전하기위한글입니다. 남의 단체에 왈가왈부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이야기는 이 사회에서 거의 유일하게 '참교육'을표어로 내세우며 학생들, 교사들, 학부모들이 행복한 교육을 만들기 위해 운동한다는 (학생인권에 우호적인 입장의) 최대의교사노조인 전교조에게 마땅히 가질 수 있는 기대이자 요구라고생각합니다.
  그러니 주의깊게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먼 저, 우리는 지금까지 다양한 학생인권문제들에 대한 전교조의 입장이 종종 다분히 선언적인 수준에서만 다루어져온 것을 아쉽게생각합니다. 전교조는 체벌이나 두발복장규제, 소지품검사 등을 비롯하여 학생인권 문제들에 대한 입장을 물을 때마다 원칙적인학생인권 침해 반대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입장이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루어진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간혹 전교조안의 관심 있는 소수 조합원들, 아니면 전교조 집행부의 활동가 일부만이 활동했을 뿐, 전교조의 조직적인 활동은 찾아보기어려웠습니다.

  그나마 전교조의 활동이 보이는 영역은 학생회 및 학생자치 분야와 입시경쟁 및 교육정책 관련 분야를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러나 학생자치에 대해서도 전교조가 개별 조합원들이나 소그룹적인 활동에만 의존하고 있고 전교조에서의 적극적인 입장과활동계획을확립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단적인 예로, 학생회 법제화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발의되었을때 이를통과시키자는 서명운동을 전교조에서도 1~2년 진행했으나, 그 성과는 5000명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전교조의9만조합원들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런 서명운동 성과도 그렇고, 전교조 교사들은 학생회에서 축제를 어떻게 하면 잘치르게 할 것인지 고민하기에도 버거워 보일 때가 많습니다.
  올해에 전교조 본부 집행부가 일제고사 반대 행동에 찬물을끼얹는 입장을 내기도 했던 것 등을 생각하면 교육정책 분야에서도 좀 불안불안합니다. 2006년에 떴던 "죽음의 트라이앵글 - 누가우리를 미치게 만드는가"라는 동영상 UCC에서 드러난, 전교조가 내신 위주 입시를 주장하여 죽음의 트라이앵글을 만드는 데일조했다는 학생들의 인식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특정대학(소위 '명문대') 합격을 광고하는 현수막에 반대하는 운동이 재작년부터 간간이 있어왔는데, 입시경쟁에 반대한다고 하는 전교조에서는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결합했습니까?

  이 문제는 학생들이 전교조에 대한 신뢰성의문제이기도 하기에 전교조 분들 입장에서도 중요하게 받아들여아 할 것입니다. 전교조는 교원 노동조합이지만 동시에 "참교육"을 외치며학생들의 생활을 개선하고 제대로 된 교육을 만들어가는 것을 중요한 존립 근거로 삼아왔고, 교사로서의 교육운동단체이기도 합니다.전교조가 조직적으로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실천을 하지 못한다면, 전교조는 자신이 내세운 그 중요한 존립 근거 중 하나를 스스로부정하는 셈이 됩니다. 전교조 교사인데 강제야자에 적극 동참하고, 전교조 교사인데 강제이발을 하고, 전교조 교사인데 체벌을 하는모습은 현장에서 학생들이 전교조 교사에 대한 불신을 키울 뿐입니다.


  우리는 이번 전교조 선거에 나온 모든후보들과 그 후보를 지지하는 조합원들이, 교사의 입장에서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명확한 실천 계획들을 고민하고 내놓길바랍니다.그것은 조합원들 모두에 대한 인권교육에서부터 조합원 중에 체벌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징계를 하는 방안과 같은 내부적강경책, 그리고 학생인권 보장을 위해 전교조가 국회에서건 거리에서건 학교에서건 어떻게 주장을 하고 활동할지에 대한 구체적인계획까지 모두포함하는 것입니다.

  전교조가 참교육을 표어로 내건 교사 교육운동단체로서 청소년들이 자신의 인권을주장하며 행동할 때 이를 지지하고 연대하는 것은 기본적인 일입니다.(때로는 그것조차 안 되어서 전교조 교사가 학생들의 투쟁에발목을 잡는 일이 없지 않았지만요.) 우리는 모호하게 연대하겠다, 학생인권을 위해 노력하겠다, 이런 립서비스들을 반복하길 바라는것이 아니며, 전교조 선거에 나선 분들이 학생인권 문제를 좀 더 구체적인 실천/정책 계획들로 이야기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당선된후에, 또 낙선된 후에도, 그런 계획들을 실행에 옮기길 바랍니다. 또한 필요하다면 선거가 끝난 후에 당선된 전교조 집행부와청소년인권운동을 하는 청소년들이 만남을 가지는 것도 검토하길 바랍니다.

  물론 우리는 이번 전교조 선거에투표권을가지고 있지 않고, 당연히 전교조 선거에 나온 분들은 우리의 의견보다는 전교조 조합원 교사들의 마음을 더 고려할것입니다.어쩌면 그래서 민감한 주제인 학생인권 문제에 관해 제대로 발언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만약 체벌한 조합원은제재하겠다고 하면 전교조 조합원 수가 팍 줄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것이 전교조가 정말 참교육을 외치는전교조이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권을 짓밟는 교육은 더 이상 제대로 된 교육이 아니며, 학생인권을 보장하기위해 할 수 있는 실천을 하지 않는 교사는 참교육을 말할 자격이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교조 선거에 나선 모든 분들이 우리의의견을 중요하게 고려하여 그 고민의 성과를 보여줌으로써 전교조가 학생인권에 대해 명확하고 구체적인 입장과 계획을 갖고 있다는것을 확실히 해줄 것을 요청합니다.


2008년 12월 1일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onlyasunar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