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꿈

울지도 모른다

공현 2008. 12. 20. 01:24

종종 불 꺼진 고독이 나를 짓누르는 듯할 때도 나는 울고 싶지 않다
자주 피로감에 선 채로 졸다가 지하철에서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설 때조차 팔다리가 뻣뻣하더라도 나는 울고 싶지 않다
문득 너의 살내음이 그리워져 한기가 들 때도 나는 울고 싶지 않다

다만 어느 지나치게 조용한 밤, 내 손에 잡히는 게 psd나 hwp 파일 하나 뿐일 때 나는 울지도 모른다
추억이라고는 하나도 엮이지 않고 어느 누군가가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밤에 나는 울지도 모른다
아직 눈물샘이 마르지 않았다면.